[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④ 『에이징 솔로』 함께 읽기

D-29
혼자 사는 사람의 고독사에 대한 공포가 다소 과장되었다고 느낄 때가 있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246, 김희경 지음
우에노 지즈코는 혼자 사는 노인이 혼자서 죽는게 뭐가 나쁘냐면서 고독사 대신 "재택사"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그는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에서 "자기 집에서 살면서 방문 간병, 방문 간호, 방문 의료 3종 세트를 추가"하면 충분히 혼자 살고 혼자 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p.246~247, 김희경 지음
@흥하리라 앗, 이 부분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제가 지인들에게 『에이징 솔로』를 적극 권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176페이지 때문이에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에이징 솔로』 읽기 모임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주에는 모임 여러분들이 무척 활발한 토론을 나눠주시고 김희경 선생님이 모임에 들러주셔서 더욱 흥미진진한 시간이 되었네요. 이번 주에는 3장과 4장 그리고 에필로그까지 읽어볼 계획입니다. 3장 홀로 외롭게 나이 든다는 거짓말 ― 생계, 주거, 돌봄, 죽음을 준비하는 비혼의 상상력 4장 한국 사회에 솔로의 자리를 만들기 ― ‘나’와 ‘우리’를 환대하는 제도를 꿈꾸며 꼭 후반부가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문장 수집해 주시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 친구에게 털어놓듯 가볍게 올려주세요. 제가 4장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사례는 함께 살던 친구를 딸로 입양해 법적 가족이 되었다는 이야기였어요. "끊임없이 법적 가족을 요구하는 사회"에서의 노후 대비를 어떻게 수립하고 계신가요? 스크롤을 올려보면 우리가 읽기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빼곡히 빛나고 있네요. 마지막 주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고 벌써 아쉽기도 한데요... 저는 그럼 이번 한 주 동안에도 이 자리에서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
함께 살던 친구를 딸로 입양해 법적 가족이 되었다는 이야기 저도 참 인상 깊었습니다. 드라마 <남남>에서도 같이 살던 친구의 부모님이 딸 친구와 딸 친구의 아이까지 입양을 하죠. 그 장면이 저절로 떠오르는 부분이었습니다.
1인 가구로 이웃과 소통하며 지내는 것도 노후 대비로 좋을 듯,
공감해요! 요즘 이웃이라는 개념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홀로'이면서 '함께'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을 내가 사는 곳 근처에서 찾는 것은 정말 좋은 노후 대비인 것 같아요 : )
감사🙌
@희망 가까운 거리에 사는 이웃과 소통하며 지내는 노후를 저도 꿈꾸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
3장 초반에 40세에 시험을 치러 공무원이 된 김다임과 30세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약대에 간 송미영이 나오는데, 제 친구 중에 책에 나온 두 분과 완전히 같은 케이스가 있어서 너무나 놀랐습니다. 심지어 두 케이스 모두 커리어를 바꾼 나이도 책과 거의 같아서 더 놀랐네요. 뒤이어 나온 자격증 따는 분 이야기도요. 제 친구중에도 자격증콜렉터 있는데 그 친구는 포크레인 기사 자격증까지 땄거든요. (여성입니다.) 실제 직업이랑 전혀 무관한데 별별 자격증을 다 땄어요.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있고.
헉! 친구분과 완전 같은 케이스라니!! 진짜 신기하네요 >___< 훨씬 더 공감하시며 재밌게 읽을 수 있었겠어요!!
@고쿠라29 『에이징 솔로』는 우리에게 가까운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의 다성성으로 가득 차 있어 더욱 재미있고 의미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나의 사례와 친구들의 사례를 몇 페이지 건너씩 발견하게 되는 데에서 용기를 더욱 얻게 되더라고요.
삶의 마지막까지 자기능력껏 알아서 잘 죽을 방법을 찾아내지 않으면 비참을 피할 수 없는 현실. 이는 단지 1인 가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오늘날 한국 사회의 죽음의 풍경이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249쪽, 김희경 지음
3. 저도 이 부분을 읽으면서 주거문제, 부모님의 돌봄문제는 단지 솔로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그러면서 또 강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겠다 싶네요.) 나이가 들수록 자의가 아니게 이사를 준비하여야 하는 상황이 2년마다 노심초사하게 만들기도 하고, 가족을 이룬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학업문제때문에라도 함부로 이사할 수 없는 제약이 있기도 하고요.(본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한 때는 내가 산 집에 묶여 사는 것보다 필요에 따라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유가 아닌 불안정의 힘이 더 쎈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돌봄 문제에 있어서도 2~3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의 입원 시간이 생각납니다. 부모님 인근에 둘, 서울에 셋이 있는데 제가 서울에 있는 누나들한테 무조건 한 달의 반 이상은 우리가 번갈아가며 책임지자고 했고, (다행히 제가 일이 좀 없는 시간에 휴가를 내어) 저도 수 차례 일주일씩 몇 번 다녀왔었습니다. 형제들이 많아도, 자식이 부모님댁 근처에 있어도 가까우니까 더 자주 돌보라고 요구하는 것도 염치 없는 일이었어요. 평소에도 서울에 있는 자식들보다 훨씬 신경 많이 썼는데... 그리고 돌아가시고 생각하니 정말 그렇게 하길 다행이란 생각도 했습니다. (쓰다보니 어쩌면 입원의 기간이 길지 않아 가능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만약에 솔로인 형제가 있었다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가정이긴 하지만 어쩌면 벌어 먹고 사는 문제를 생각하면 동일한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어떻게든 산술적으로 라도 나눠 감당하는게 맞는 것 같고, 그러한 최소한의 마음가짐에서 형제들간에도 상황이 괜찮은 형제가 다른 형제의 상황을 감안해주리라 생각됩니다. 결혼하여 애 낳고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해 왔는데 책을 읽으며 어쨌건 에이징솔로들이 더 민감하게 사회의 어려운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솔로들을 위한 정책이 단지 솔로들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고 이 사회를 좀 더 탄탄하게 다지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중년에 다다르지 않은 상태에서 그려보는 제 노년의 모습은 막연하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합니다. 수술 동의 등 법적 가족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서도 알고는 있었으나 아직은 원가족과 멀리 사는 것이 아니라서 그런 상황을 생각해 보면 또 막연하고도 막막하게 느껴집니다. 아직은 멀게 느껴지는 중년과 노년의 모습이라 대비나 계획도 엉성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생각하고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day 저도 지금은 에이징 솔로로서의 삶이 충분히 만족스럽고 행복하지만, 노년의 삶은 막연하게 느껴지곤 했었어요. 이번 모임에서 제 노년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그려보며 계획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감사하고 좋았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가족의 중요도는 왜 이렇게 줄어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을까.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311, 김희경 지음
가족이 아니라 개인이 복지의 기본 단위가 된다면 복지제도의 사각지대도 최소화할 수 있고, 노인·장애인 등 일상적 돌봄과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가족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가의 제도적 지원을 제공받아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312, 김희경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이 나누시는 대화, 맛있게 읽고 있습니다. @고우리 님, 환영해주셔서 고마워요. 연결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들 하고 있어서 제 주변에도 돌봄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만들자, 모여 살자,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 여성들이 많아요. 제 친구들 비율은 기혼이 더 많은데 모여살자는 이야기는 자녀들이 이제 성년이 된 기혼 여성들이 더 많이 하는 듯요 ^^ @모시모시 님, 인문서 같다고 거리두지 않으시고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인터넷서점에 제 책이 '사회과학'으로 분류돼 있어서 잠깐 '이게 과학인가...'고민했습니다 ㅎㅎ 사회과학처럼 엄밀한 방법론을 적용하지 않아서 그렇게 분류되는 건 부적절한데 딱히 다른 카테고리가 없네요. 다소 무겁지만 에세이 같은 느낌으로 쓰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된 건 제 역량부족 탓입니다 흑~ ㅠ ㅎㅎ @고쿠라29 님 읽으신대로 '신나'로 바꿀까봐요 ㅋㅋ '산나'는 돌아가신 할머니가 저를 부르시던 이름예요. 조부모 부모 세대가 다 독실한 가톨릭이라 집에서는 저를 지금도 가톨릭 세례명으로 불러요. 심지어 대학 다닐 때 저희 아버지는 제 친구가 전화해서 '희경이 집에 있어요?'를 물으면 '전화 잘못 거셨다'고 대답하실 정도....가톨릭 세례명이 '수산나'인데 할머니는 꼭 '수'자를 빼고 '산나'라고 부르셨어요. 할머니가 저를 '산나'라고 부르시던 그 다정함이 저를 키운 것같아서 틈날 때마다 아이디로 쓰는 닉네임이랍니다 ^^ 고쿠라29님 리추얼 이야기랑 혼자 아프신 경험, 중간 공동체 이야기도 모두모두 공감하여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도 해마다 마지막날을 회고하는 날로 삼는데 고쿠라29님처럼 유서 라는 형식을 만들어서 되돌아보는 것도 좋아 보이네요. @흥하리라 님, 남성 솔로들 이야기를 책에 담지 않은 것에 대해 저도 맘이 좀 복잡해요. 제 생각이 짧았다 싶기도 하고요...갑자기 낮에 동네에서 본 장면 하나가 생각나네요. 서너살쯤 되는 남자아이랑 같이 걸어가던 아이 아빠가 계단에서 아이가 넘어질 뻔하다가 우니까 "뚝! 남자는 울지 않습니다!"하시더라고요. 전 '아니 왜요! 남자도 울어도 됩니다!'하고 외치고 싶었습니다만...ㅎㅎ 사회가 정해놓은 성별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고 남성들도 취약함을 드러내고 감정을 표현하고 자신과 서로의 일상을 돌보는 경험을 해봐야 나중에 혼자가 되어도 스스로를 돌볼 수 있을텐데 말이죠. 비혼남성청년을 연구한 논문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의외로 일상 생활, 특히 밥 차려 먹는 것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더라고요. 남성노인들만 그러는 줄 알았는데 청년남성도 다를 바 없다는 게 놀라웠어요. 쓰다보니 아이 울음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비약이 심하게 흘러가고 있네요 ㅎ 이만 줄이겠습니다 ^^
작가님께서 직접 답해주시니 더더욱 반갑습니다. 남자들이 혼자 사는게 더 힘든 것도 문화 환경과 관련이 있을까요? 대부분 옷차림도 허술하고 스타일도 좀 허술해 보이고… 이것도 편견일지… 아무튼 원인은 모르겠지만 버거워 보이는 것 같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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