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④ 『에이징 솔로』 함께 읽기

D-29
도와달라고 말할 줄 아는 것이 도와줄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거죠. 그런 게 자기 돌봄이라고 생각해요. 성향에 따라 다르기도 하니까 너무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받을 줄은 알아야 해요. 도와달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가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누군가 손을 내밀고 나를 도와주려 할 때 감사하게 받을 줄 아는 것도 공동체 정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김희경 지음
2장을 읽으면서 가장 와닿았던 말이에요. 잘 받을 줄 알아야 잘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저도 이 부분 기억하려고 메모해두었어요. 도와달라고 말하기가 참 어렵더라구요.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거 조금씩이라도 노력해봐야겠어요.
@하비 님 덕분에 저도 이 부분 더 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하 님 저도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이 아직은 많이 어려운 에이징 솔로예요. "너무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받을 줄은 알아야 해요" 저도 여기서 필압 강하게 밑줄을 그었습니다.
그는 외로움을 "우리가 친밀하게 느껴야 하는 사람들과 단절된 기분이면서 우리 자신과 단절된 느낌, 사회와 가족이라는 맥락에서 제대로 지지받지 못하는 느낌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배제된 느낌”으로 정의했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88, 김희경 지음
@하비 외로움에 대한 얼음처럼 명징한 정의를 응시인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여기 댓글을 쓰면 위에 댓글 쓰신 분들에게도 다 보이는 거 맞겠...지요? ^^; 안녕하세요. 저는 감사하게도 여러분이 읽고 계시는 ‘에이징 솔로’를 쓴 김희경입니다. 반가워요!!! 제 책이 여러분께 다양하게 말을 건 흔적들을 보면서 혼자 막 좋아하고 있다가 저도 회원가입하고 댓글을 씁니다. 저처럼 혼자 사시는 분들의 댓글은 맞아 맞아, 공감하며 읽었고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분들이 쓰신 댓글을 보면서는 혼자이면서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 책을 읽고 생각과 경험을 나눠주셔서 기뻤습니다. 저는 여름 내내 전국 독립책방들과 도서관을 돌면서 이 책의 독자들과 만났답니다. 인상 깊었던 장면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한 도서관에서 강연할 때였는데요. 열심히 메모하면서 듣던 중년 여성이 손을 들고 고민을 털어놓으셨어요. 비혼인 자신이 아픈 부모를 혼자 돌보는데 기혼 형제자매는 나 몰라라 하고 있고, 자신도 일해야 하는데 돌봄 시간은 점점 늘어나서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되고…. 고립무원의 처지를 호소하시는데 마음이 아릿하고 죄송했어요. 그분께 ‘독박 간병’은 피해라, 고립되면 안 된다, 절대로 일을 그만두지 말라는 둥 뻔한 조언을 건네면서도 속으론 제 말이 다 무슨 소용일까 싶었거든요... 제 말이 끝나자 뒤에서 누군가가 그에게 “힘내세요”라고 외쳤고 응원의 박수가 이어졌어요. 끝나고 강연장에서 나오던 길에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다른 두 명의 참가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그분과 마주쳤어요. 그분이 활짝 웃으며 말씀하시더라고요. “이 두 분도 혼자 사신다길래 제가 손을 덥석 잡았어요. 우리끼리 티타임 가지려고요. 이렇게 시작해봐야죠.” 그분에게 필요한 건 요원해 보이는 정답이 아니라 곁의 연결이라는 걸 목격한 순간이었달까요. 제가 책을 쓰면서 만났던 다른 분들처럼요. 북토크에 오신 분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고 많이 이야기하신 주제도 ‘연결’이었어요. 제 책 2장의 제목이 ‘솔로는 혼자 살지 않는다’인데, 과연 그렇다는 걸 실감했답니다. 딱히 친구들과의 연결망이 없다고 하신 분도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좋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믐에선 어떤 연결이 이어질지 궁금해집니다. 물론 이야기하고 스쳐 지나가면서 가끔 통하는 순간들뿐이어도 좋구요. ^^ 또 들르겠습니다!
김희경 선생님! 책으로만 뵙다 여기서 뵈니 더욱 반갑습니다! 전작 <이상한 정상가족> 읽으면서 많이 배웠는데요, 이 책은 특히 공감 포인트가 많아서 맞아 맞아! 를 연발하면서 읽었습니다. 요새는 젊은 친구들뿐만 아니라 저 같은 40대, 그리고 50대 비혼 인구가 많아서, 말씀하신 대로 "솔로는 혼자 살지 않는다"를 외치는 이 책이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더불어 개선해야 할 정책적인 지점도 콕 짚어주시니 뭔가 희망이 생기고 후련함도 있고 그랬습니다.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자주 들러주셔요!!
@고우리 정말 <에이징 솔로>는 정말 '맞아'를 연발하게 되는 책이죠! 꼭 내 마음과 동기화가 된 것 같이, 우리가 나이 들어가며 했던 살아 있는 고민들에서 더욱 뿌리를 뻗어나가는 사유들에 황홀해지는 그런 책이었어요.
@산나 우와! 김희경 선생님 들러주셔서 감사드려요. 저도 어머니 병간호를 하다가 계획했던 것과 다른 경로의 삶을 살게 되었기에, 도서관 강연에서 중년 여성이 나눠주신 진솔한 경험에 힘찬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어요. 책에서 비혼인 딸과 원가족의 경계는 어디까지일지에 대한 고민을 읽으면서 눈물나게 공감이 갔어요. 이렇게 '에이징 솔로' 읽기 모임에서 서로의 경험이 녹아 있는 대화를 나누며 연결되는 찬란한 순간을 목격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
작가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누어주신 사례도 감동적이네요. 저는 아이 있는 40대 기혼여성인데 많은 부분 공감이 되었습니다. '에이징'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부분이고 '솔로'라는것은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기에 자의든 타의든 언제든지 내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빼곡한 조사와 인용으로 가득한 인문서 같아서 거리감이 느껴지다가도, 당사자성을 가지고 책을 이끌어가주시는 작가님의 목소리덕에 에세이처럼 술술 읽었습니다.
@모시모시 님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시모시님 말씀처럼 책을 이끌어 가는 작가님의 목소리 덕에 술술 읽히는 책이죠. ^^
작가님, 안녕하세요. 순간 닉네임을 ‘신나’로 읽고 신이 났는데 다시 제대로 읽어보니 ‘산나’이네요. 닉네임에는 무슨 뜻이 숨겨져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들려주신 사례가 참 좋네요. 뻔한 정답을 읊기보다는 옆에 있어 주고 응원해 주는 것, 연결과 연대가 주는 귀한 힘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쿠라29 『에이징 솔로』 읽기 모임으로 연대의 성좌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도 김희경 선생님의 말씀에 완전 공감합니다! <에이징 솔로> 북토크를 참여할 때마다 울컥한 적이 되게 많은데요, 그건 한 권의 책을 통해 비슷한 마음들의 연대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 경험을 이 곳에서도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 )
비혼인 딸의 독립을 인정하기 어려워하는 부모들에 비해 솔로들은 원가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대체로 강력한 가족주의 문화 속에서 성장했으나 자신의 새로운 가족을 만들지 않은 솔로에게 가족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132, 김희경 지음
마음 한편으로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 누구의 얼굴도 떠오르지 않아 당황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은 많은데, 그 상황에 떠오르는 압도적 1인이 없는 거예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가족이어야 한다는 심리적 검열이 마음속에서 작동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127, 김희경 지음
어쩌면 친구가 줄어드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고 우정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예외적인 일인지도 모른다. 네덜란드 사회학자 헤랄트 몰렌호르스트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7년마다 사회적 네트워크의 절반을 바꾼다. 친구의 반을 잃고, 다시 새로운 친구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147, 김희경 지음
돌봄이 이렇게 ‘젠더화, 시장화’되고, 장기요양제도가 있어도 여전히 미흡한 상황에서 존엄한 돌봄과 인생의 마무리는 돈이 얼마나 많은가와 어떤 간병인을 만나는가 하는 운에 좌우된다. 송병기는 이를 각자도생에 빗대어 “각자도사各自圖死”라 불렀다. 삶의 마지막까지 자기 능력껏 알아서 잘 죽을 방법을 찾아내지 않으면 비참을 피할 수 없는 현실. 이는 단지 1인 가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오늘날 한국 사회의 죽음의 풍경이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김희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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