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④ 『에이징 솔로』 함께 읽기

D-29
“타인에게 조건부가 아닌 절대적 지지를 보내줄 알게 되면서, 만나는 사람이 누구든 환대할 줄 알게 되면서, 그렇게 설레는 시간을 모아 하루에 5분씩 채워가면서, 자신의 취약함과 결핍에서 스스로 해방되었다.”125쪽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예를 들면서 인간은 타인을 받아들이며 함께 할 때 비로서 진정 나스스로 혼자 설수 있는, 아니 나를 스스로 인정하게 되는 것이란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혼자산다는 솔로가 아니라 진정한 내가 되는 솔로의 의미로 느껴졌습니다. ‘2장 솔로는 혼자 살지 않는다’ 타이틀이 꼭 솔로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이기에 모두가 관계 속에서 나를 건강하게 세워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에이징 솔로가 친밀감을 추구하는 방식은 식욕이 다르듯 저마다 다르다“ 많이 공감되는 글입니다. 사람이란 모두 다르잖아요. 앞서 서로의 관계 속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지만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은 모두 다른 것 같아요. 서로 다른 성격으로 어울림 속에서 관계의 정도도 달라질 수 밖에요. 그래서 억지로 식욕을 바꾸면 탈이 나듯 친밀감을 추구하는 방식을 서로 인정해주고 천천히 받아주어야 할 것 같아요. 요즘 들어 사랑하게 된 사람은 바로 ‘나’라고 생각합니다. 소심한 성격에 남을 많이 의식하던 터라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가 나를 가장 사랑해야 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타인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사랑해주고 그 사랑이 충만해 다른 사람에게로 사랑이 넘쳐나면 좋겠습니다.
@메이플레이 님의 사유처럼 이 책의 내용들이 꼭 솔로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부분이 상당하기에, 많은 이야깃거리들이 더 확장되고 퍼져나가며 우리에게 의연한 목소리를 내게 해주는 것 같아요. 메이플레이님 말씀처럼 나에 대한 선제적인 사랑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될 때 타인 속에 살아가는 우리 관계의 핵도 조금 더 튼튼하고 건강해질 수 있게되지 않을까 싶어요.
2. 솔로들이 그냥 혼자 살아가는게 아니라 물리적으로 가까이 살면서 서로 연대하며 정통적인 가족간의 관계에서는 하지 않았던(할 수 없었던) 공감을 키워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주변에 있는 남성에이징솔로들을 돌아보게 되었는데 작가님께서 서두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남성과 여성의 행태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남자들의 케이스를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한 내용과는 오히려 상반되는 상황인데 제가 알고 있는 남성에이징솔로들의 삶은 상당히 단절된 삶을 산다고 느꼈습니다. 심지어 특정 지역에 모여서 서로 돕는 사례를 보면서 남자들이었다면 과연 저렇게 살 수 있을까, 혹시라도 모이면 술잔치에 게임홀릭이 되지는 않을까 더 걱정스러운 모습을 상상했는데 제가 실제 모습을 모르는 상황에서 너무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만 줄입니다. 사내아이들만 키우는 상황이고 연애하는 것도 조심스럽고, 결혼하는 것도 힘든 시절이기에 (아직 겉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결혼 유무를 떠나 어디든 터 잡고 인근에 같이 살고 싶은 생각이 단지 부모라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결혼하는 것을 원하지만 그 바램과는 무관하게 어떻게 살아갈지는 모르는 상황에서 형제들과 근처에라도 살아야 서로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익명성의 도시에서 살면서 누리는 자유로움 뒤에 찾아오는 외로움을 형제들이 커버해 줄 수 있지 않을까(좀 어색한 문장인가요? ^^)
@흥하리라 재미있는 말씀이시네요. 알고 계시는 남성 에이징 솔로들의 면면도 나눠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우정에 대한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 사랑하게 된 것에 저도 강아지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친구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강아지를 키우면서 귀엽다는 면에서도 큰 위로를 받습니다만, 제가 울고 있을 때 같이 끙끙거리면서 위로해줬던 순간에 강아지에게 가장 큰 위로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존재만으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이혜준 '존재만으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라는 말에 담긴 크고 작은 사랑이 정말 크고 싶게 다가옵니다. 친구와 딸 친구까지 입양을 하는 드라마 <남남>도 흥미로워 정보를 찾아봤어요. 좋은 작품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밑줄 그으신 문장도, 식욕에 비유한 문장도 굉장히 공감했습니다. 미디어에서 대체로 나오는 이야기가(예전보다는 줄어들었을 수도 있어도) 사랑이다 보니 사랑에 대해서는 더 높게 평가하는 부분도 존재하고 그에 비해 우정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하는 부분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와 제 주변은 혼자 살아가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외로워하지 않고 혼자 있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매일같이 연락하지 않아도 괜찮고, 어느 날 문득 약속을 잡아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불편함 없는 편이라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는 친밀감의 정도나 방식이 비슷해 관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day 님이 말씀해 주신 것처럼 "매일 연락하지 않아도 괜찮고, 어느 날 문득 약속을 잡아도 어색하지 않고 불편함이 없는" 사이가 이상적인 우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는 칼릴 지브란의 싯구처럼요. ^^
올해 들어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지 스스로 계속 물어보는 중입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사람이나 사람이 아닌 다른 무엇인가를 사랑하고 사랑하던 순간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그게 쌓여서 또 나아갈 힘이 생긴다고 느끼는 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시기마다 달라졌기 때문에 한 명 한 명 짚기가 어렵지만, 책과 음악, 종이와 펜은 지금까지 변하지 않고 사랑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보호자는 왜 늘 가족이어야 하나>. 저와 같은 1인가구들은 대공감했을 챕터입니다. 새롭게 알게 된 건 병원에서 보호자로 가족을 요구하는 것이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관행'일 뿐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단순히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을 넘어서 자신의 존재 조건이 사회에서 체계적으로 무시되고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뜻한다는 말에 밑줄 그었어요. 이런 의료 편의주의는 어느 세월에 바뀌려나요. ㅠㅠ
@고우리 우리가 사회에서 요구받는 것들 중 많은 부분이 견고한 근거를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 고우리님이 짚어주신 것처럼 단지 관행일뿐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때의 충격은 번개가 치는 것처럼 충격적인 것 같아요.
도와달라고 말할 줄 아는 것이 도와줄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거죠. 그런 게 자기 돌봄이라고 생각해요. 성향에 따라 다르기도 하니까 너무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받을 줄은 알아야 해요. 도와달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가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누군가 손을 내밀고 나를 도와주려 할 때 감사하게 받을 줄 아는 것도 공동체 정신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김희경 지음
2장을 읽으면서 가장 와닿았던 말이에요. 잘 받을 줄 알아야 잘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저도 이 부분 기억하려고 메모해두었어요. 도와달라고 말하기가 참 어렵더라구요.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거 조금씩이라도 노력해봐야겠어요.
@하비 님 덕분에 저도 이 부분 더 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하 님 저도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이 아직은 많이 어려운 에이징 솔로예요. "너무 노력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받을 줄은 알아야 해요" 저도 여기서 필압 강하게 밑줄을 그었습니다.
그는 외로움을 "우리가 친밀하게 느껴야 하는 사람들과 단절된 기분이면서 우리 자신과 단절된 느낌, 사회와 가족이라는 맥락에서 제대로 지지받지 못하는 느낌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배제된 느낌”으로 정의했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88, 김희경 지음
@하비 외로움에 대한 얼음처럼 명징한 정의를 응시인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여기 댓글을 쓰면 위에 댓글 쓰신 분들에게도 다 보이는 거 맞겠...지요? ^^; 안녕하세요. 저는 감사하게도 여러분이 읽고 계시는 ‘에이징 솔로’를 쓴 김희경입니다. 반가워요!!! 제 책이 여러분께 다양하게 말을 건 흔적들을 보면서 혼자 막 좋아하고 있다가 저도 회원가입하고 댓글을 씁니다. 저처럼 혼자 사시는 분들의 댓글은 맞아 맞아, 공감하며 읽었고 배우자와 자녀가 있는 분들이 쓰신 댓글을 보면서는 혼자이면서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 책을 읽고 생각과 경험을 나눠주셔서 기뻤습니다. 저는 여름 내내 전국 독립책방들과 도서관을 돌면서 이 책의 독자들과 만났답니다. 인상 깊었던 장면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한 도서관에서 강연할 때였는데요. 열심히 메모하면서 듣던 중년 여성이 손을 들고 고민을 털어놓으셨어요. 비혼인 자신이 아픈 부모를 혼자 돌보는데 기혼 형제자매는 나 몰라라 하고 있고, 자신도 일해야 하는데 돌봄 시간은 점점 늘어나서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되고…. 고립무원의 처지를 호소하시는데 마음이 아릿하고 죄송했어요. 그분께 ‘독박 간병’은 피해라, 고립되면 안 된다, 절대로 일을 그만두지 말라는 둥 뻔한 조언을 건네면서도 속으론 제 말이 다 무슨 소용일까 싶었거든요... 제 말이 끝나자 뒤에서 누군가가 그에게 “힘내세요”라고 외쳤고 응원의 박수가 이어졌어요. 끝나고 강연장에서 나오던 길에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다른 두 명의 참가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그분과 마주쳤어요. 그분이 활짝 웃으며 말씀하시더라고요. “이 두 분도 혼자 사신다길래 제가 손을 덥석 잡았어요. 우리끼리 티타임 가지려고요. 이렇게 시작해봐야죠.” 그분에게 필요한 건 요원해 보이는 정답이 아니라 곁의 연결이라는 걸 목격한 순간이었달까요. 제가 책을 쓰면서 만났던 다른 분들처럼요. 북토크에 오신 분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고 많이 이야기하신 주제도 ‘연결’이었어요. 제 책 2장의 제목이 ‘솔로는 혼자 살지 않는다’인데, 과연 그렇다는 걸 실감했답니다. 딱히 친구들과의 연결망이 없다고 하신 분도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좋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믐에선 어떤 연결이 이어질지 궁금해집니다. 물론 이야기하고 스쳐 지나가면서 가끔 통하는 순간들뿐이어도 좋구요. ^^ 또 들르겠습니다!
김희경 선생님! 책으로만 뵙다 여기서 뵈니 더욱 반갑습니다! 전작 <이상한 정상가족> 읽으면서 많이 배웠는데요, 이 책은 특히 공감 포인트가 많아서 맞아 맞아! 를 연발하면서 읽었습니다. 요새는 젊은 친구들뿐만 아니라 저 같은 40대, 그리고 50대 비혼 인구가 많아서, 말씀하신 대로 "솔로는 혼자 살지 않는다"를 외치는 이 책이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더불어 개선해야 할 정책적인 지점도 콕 짚어주시니 뭔가 희망이 생기고 후련함도 있고 그랬습니다.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자주 들러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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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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