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④ 『에이징 솔로』 함께 읽기

D-29
2장의 시작부터 정말 공감했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저에게도 너무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가장’이라는 말도 어려웠지만, 생각하다 보니 ‘사랑하는’이라는 표현도 어렵더라고요. 사실 저는 ‘가장 좋아하는 책’에 대한 물음에도 난감해하는 편입니다. 이 질문에서도 ‘가장’이 너무 어려웠는데요. 시기별로 좋아했던 책도 다르고, 깊은 인상을 남겼거나 생각 또는 가치관에 영향을 줘서 좋아진 책이 모두 달라 ‘가장’이라는 표현이 붙으면 답을 하기 망설여집니다.
@day 와, 너무 비유가 찰떡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책'에 대해 대답하기가 저도 늘 곤란하거든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갑자기 난감해졌다. 딱 떠오르는 얼굴이 없었다. ‘가장’이라는 최상급을 떼면 떠오르는 몇몇 얼굴들이 있다. 그런데 그냥 ‘사랑’ 말고 ‘가장 사랑’이라잖아. 가장 사랑하는 단 한 사람? 나의 온리 원Only One? 생각해 봐. 그게 누구냐고. 근데 이렇게 애써 생각해야 하는 사람이 ‘온리 원’이겠어?….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112, 김희경 지음
가족이 아닌 친밀한 관계를 말할 때 ‘가족 같은 사이’, ‘가족이나 다름없는 친구’처럼 계속 가족을 기준으로 삼아 비교하는 사고방식도 새로운 관계의 상상과 확산을 어렵게 한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135, 김희경 지음
혼자 사는 것은 가능하지만 역설적으로 혼자서만 살아가기란 불가능하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171, 김희경 지음
아직 “괜찮아, 오지 마” 세계의 거주자인 나도 언젠가는 “그래, 와줘”의 세계로 건너갈 수 있게 될까.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176, 김희경 지음
사회는 종종 1인 가구를 '취약 계층'이라고 바꿔 부른다. 그러나 혼자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취약 계층인 것도 아니고, 취약 계층이 따로 정해져 있지도 않다. 생애 굴곡에 따라 불운의 연타를 맞으면 극소수를 제외한 모든 이의 삶이 단번에 취약해질 수 있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192~193, 김희경 지음
4장까지 완독하였어요. 챕터 제목 중에 “가족이 돌보는 게 아니라 돌보는 사람이 가족”이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책 전체를 아우르는 한 문장 같습니다. 지나치게 혈연 중심으로 가족이 구성되어 있는 한국 사회. 가족이 이렇게 중요하다 보니 오히려 쉽사리 가족을 만들려 들지 않네요. 처음엔 제목 때문에 그냥 나이든 싱글들의 이야기인가 짐작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우리는 과연 미래에 어떤 모습의 사회를 꿈꿔야 할지, 삶에서 진정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까지도 던지네요. 많은 부분 맞아 맞아 공감하면서 잘 읽었는데요, 처음 예상한 것보다 꽤나 묵직한 질문까지 던지는 책입니다.
@고쿠라29 님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이번 읽기 모임에 푹 빠져들어 다양한 경험과 사례 나누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저도 고쿠라29님의 넓은 식견 덕분에 제 견해를 넓힐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
멘트마다 일일이 다정한 답글 달아주신 @동아시아마케터 님과 @동아시아 편집자님 감사합니다. @산나 작가님도 실제 강연 때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닉네임에 얽힌 사연까지도 공유해 주셔서 잘 읽었어요. ^^ 시민의 광장에 엄마,아빠,아들,딸로 구성된 4인가구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1인 가구들과 2인 가구들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또 그 가구의 구성 요소는 "핏줄"만이 아님을 되새겨 봅니다.
사실 내가 '나는 누구인가'를 생각할 때 주로 떠올리는 요소들은 내가 이러저러한 일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며 삶의 지향은 어떠한지 같은 조각들이다. 혼자 사는 문제를 나 자신의 정체성에 포함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어떤 특질에 대한 자의식이 약한 상태로 살아오다가도 다른 사람들과 제도가 나를 그 특질로 정의하면, 내가 원치 않아도 그 특질이 내 정체성을 구성하는 큰 조각이 되어버리는 듯하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284, 김희경 지음
『에이징 솔로』 함께 읽기 독서 모임이 오늘로 마무리됩니다. 모임에 참여해 주신 여러분의 경험과 책에서 좋았던 부분들을 나눠 읽으면서 『에이징 솔로』를 훨씬 더 많이 애정하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에 남겨주신 글들을 생각날 때마다 들어와 재독하곤 할 것 같아요. 모임을 처음 열 때의 설렘이 컸던 만큼 모임을 닫는 오늘의 애틋함도 깊네요. 반갑게 들러주셔서 『에이징 솔로』 읽기 모임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시고 소탈한 이야기 나눠주신 김희경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_♥ 한가위가 다가와 보름달이 크게 떴는데요, 『에이징 솔로』 읽기 모임 여러분 모두 밝은 달빛 아래 충만한 저녁 보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
감사
안녕하세요. 연휴를 맞아 모처에 도착해 서둘러 들어와봅니다. 방 마감 전에 인사 글 남길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 제 책과 함께 꽤 오랜 기간 생각을 나눠주신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책을 쓴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호사를 여러분이 제게 선물해 주셨어요. 못다한 이야기는 직접 만나서 나누기로 해요. 성북정보도서관에서 10월6일 저녁 7시 대화의 시간을 갖습니다. 사회는 무려 “슬픔의 방문”을 쓰신 장일호 시사IN 기자님이 맡아 주십니다. 두둥~ 모두 평안한 연휴 보내시고, 각자 자기 삶의 자리에서 홀로 그리고 함께, 다정한 마음 잃지 않고 살아가기로 해요. 모두들 안녕히! 김희경 드림.
감사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매일 매일 변화하는 내 자신에 놀라곤 합니다. 같은 자리에 있었던 적이 없는것 같아요.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와 다르고 ,어제의 나와도 달라서 가끔은 내가 어디에 서 있는건지 확인해야 할 때도 있답니다. <에이징 솔로>는 제목이 책의 내용을 잘 담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목보다 더 큰 생각도 담겨져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것은 '나이 먹어가는 솔로의 삶과 그들의 마음'뿐일까요? '싱글리즘으로 인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제도가 개선되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물론 그런 내용도 주요한 내용의 하나였지만, 결국 다 읽고 나니, '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우리네 삶' 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는 대다수가 잠재적 장애자일겁니다. 나이를 먹어가며 신체 기관에 이상이 오고, 하나 하나 망가져 가면서 장애 등급을 받을거고 종국에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순간이 올거에요. 건강을 잘 유지한다 하더라도, 운동과 식생활에 신경쓰고 내면을 잘 다듬고 노년을 준비하더라도 노화와 세월을 이기진 못 할 테니까요. 하지만 잠재적 장애인이더라도 현재는 이상이 없으므로 우리가 발 벗고 나서서 현재의 장애인들을 위해 제도 개선이나 시설 개선에 발 벗고 나서질 않습니다. 아직 찾아 오지 않는 미래니까요. 아마 그 상황이 닥치면 세상을 탓하며, 관심이 없다고 한탄할지도 모르지요. 비혼을 선택한 솔로와 비혼이 된 솔로들의 입장이 미묘하게 다를 순 있지만 100세 인생으로 볼 때, 우리가 잠재적으로 장애를 갖게 될 가능성이 큰 것 처럼 잠재적으로 솔로가 될 가능성도 크지 않나요? 정상 가족 프레임이 너무나 확고해서 혼인이 생애주기에 가장 큰 과업으로 여겨지지만 긴 삶 속에서 다양한 이유로 우리는 비혼의 삶을 살 가능성도 아주 클것 같아요. 그 기간이 아주 오래 될 가능성도 크구요. 기혼 여성들의 가족이 혈연 가족으로 국한된 개념인데 비해 비혼 여성들의 가족의 개념이 굉장이 넓고 커서 지역 공동체나 신앙공동체 활동도 적극적이고, 또는 협동조합이나 단체를 만들어 본인들의 바램을 실현해 가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비혼이 인구감소의 주요 원인인것처럼 거론되는데, 사실 사회 구조적 , 경제적 문제를 떠 넘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 부분을 냉정하게 지적해 주는 부분이 아주 사이다였습니다. 또한, 비혼 여성들이 사회에 기여하려는 열의가 더 크다는 것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구요. 이 책을 읽고 우리가 너무나 견고한 생각의 틀에 갇혀있는데, 그 틀을 깨면 와르르 무너질것 같아서 괜한 소리만 해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한민국의 현실이 비혼이 양산될 수 있는 사회적 특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면 비혼에게 공정한 방법으로 그들의 이익을 돌려줘야 하구요. 사회 문제로 여길게 아니라, 비혼의 돌봄 공동체의 선례를 통해 우리 나라의 노인문제, 돌봄의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배워가야 하지 않을까요? 노인 돌봄은 혈연가족에게 정말 무거운 짐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그 문제를 사회에 함께 해결하자고 요구하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기혼이든 비혼이든 우리는 앞으로 삶의 다양한 순간에 혈연 가족이 아닌 사람들과 살게 될 가능성도 아주 많다고 생각해요. 과거 우리가 가족이란 말만큼 식구(食口)라는 말을 썼었잖아요. 식구라는 개념이 점점 커지는 세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혈연 가족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이유로 함께 살게 될 미래의 식구들을 생각한다면, '생활동반자법 '이 제대로 만들어져서 지금 내가 함께 살고 있는 사람, 사람들에게도 내 혈연 가족과 같은 권리와 의무를 나눠 줄 수 있어야 할거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자연스럽게 비혼이 되던 선택해서 비혼이 되던 나이들어 가는 비혼들의 외로움에 개인적인 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책이 내용과 통계를 통해 '외로움'은 '누구와 함께 있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함께 있지 않으면 찾아오는 것'이라는 걸 느꼈네요. 기혼들이 꽤 하는 이야기 ' 둘이 더 외로워' ,' 다수 속에서 외로워'와 대조적이더라구요. 내가 섣부르게 생각하던 많은 이야기들이 깨지고 깨지게 만드는 내용들의 연속이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모두를 환대하는 누구나 환대하는 세상이 되어야 할 이유를 확실하게 찾은것 같습니다. 미래의 가족은 우리가 '가족 사진'프레임에 넣고 싶은 사진 컷들이 좀 더 다양해 지지 않을까 싶어요. 정형화 되지 않은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담기길 바래봅니다. 우리 사회의 정상 가족의 틀이 깨지길 바라는게 아니라, 이제는 가족이 굴레가 되거나, 가족 때문에 상처 받는 사람들이 줄어들길 바라기 때문이죠.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에이징 솔로>가 '혼자'라는 느낌으로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니 <에이징 솔로>가' 함께' 하는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좋은 책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큰 배움 얻고 갑니다. 명절이라 너무 정신 없이 바뻐 두서 없이 적어서 송구해요.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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