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④ 『에이징 솔로』 함께 읽기

D-29
@메이플레이 님 『에이징 솔로』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힘찬 박수 짝짝짝!) '솔로여서 부모의 돌봄을 전담하게 되는 고단함'에 안타까움을 표현해 주셨는데 말씀해 주신 것처럼 '본인이 죽음에 직면할 때 누가 앞선 돌봄의 역할을 담당해 줄 것인가'하는 부분과 겹쳐 사유해 주신 것이 저의 마음에도 파문을 일으키네요. 본문에 인용된 것처럼 "방문 간병, 방문 간호, 방문 의료 3종 세트" 등 홀로 나이들어가는 1인 가구를 위한 사회제도의 설계와 우리 삶으로의 개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가능하면 살던 집에서 죽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는다고 해서 그게 꼭 나에게 불행한 일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도 어쩌다 혼자 죽는 일이 일어날 수 있고,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지내도 누가 지켜보지 않을 때 혼자 죽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살아 있을 때 고립되지 않고 생의 마지막까지 인간적 돌봄을 받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248 , 김희경 지음
많이 공감이 가는 문구여서 가져왔어요. 모든 죽음은 결국 고독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고독사에 대한 공포는 별로 없는 편이에요. 집에서 죽던 병원에서 죽던 장소가 중요한 것 같지 않고, 마지막 순간에 사랑하는 이들이 옆에 있어주면 정말 좋겠지만 찰나의 그 짧은 순간 제가 그 사실을 인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시체가 뒤늦게 발견되는 부분에 있어서도 죽고 난 뒤 일이라 사실 좀 심드렁한 것도 있고요. 발견한 사람에겐 충격일 수 있지만 저는 이미 죽었잖아요. 죽을 당시 그 순간의 걱정보단 살아 있는 동안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편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어서 책 속 문구가 많이 다가오더라구요.
@고쿠라29 "'재택근무'처럼 '재택사'라고 부른다면 고독사의 처연한 기운은 줄어들지도 모르겠다."라는 바로 앞 문장도 공감이 가더라고요.
어딜 가도 사람들이 모두 당연하다는 듯 중년 여성을 “사모님” “어머님”이라 부르는 문제가 284쪽에 나와요. 중년 여성은 거의 늘 누군가의 배우자, 누군가의 엄마처럼 관계적 호칭으로 불린다고 작가님께서 써 주셨는데 이 부분은 사실 중년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그분들도 “사장님” “아버님” “아저씨”로 불리지 않나요. 저는 이 현상은 젠더 이슈라기보다는 서비스 직군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손님” “고객님” 보다 “사모님” “어머님”을 상위 호칭으로 여겨서 나름 높임말을 쓰시는 거라 생각해요. 기분 좋으라고 이런 호칭들을 써 주시는 거고 그 근원은 “커피 나오셨습니다.” 와 비슷한 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런 호칭을 바라지 않지만 “손님”이라고 부르면 화를 내는 진상 몇 명 때문에 결국 이렇게 되버린 거 아닐까 싶어요.
그쵸.. 주제에서 조금 벗어나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소수의 진상들이 가치중립적이거나 존경의 의미의 말들을 나쁜 말로 바꿔버리는 것 같습니다. 전 사무실에서 직급이 없는 사원들에게 존경을 담아 "~~씨"라고 호칭하는게 편한데(도저히 "~~님"은 안나오더라구요.) 시대가 바뀌니 그렇게 부를 수도 없고, "사원님!"이라는 정말 낯선 호칭도 어색합니다. 누군가가 부당하게 낮춤말로 취급하는 단어를 피하다가는 언젠가는 사용할 단어가 없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ㅜㅜ
모모 씨 = 모모 상 = 미스터 모모 가 다 같은 위계였던 것 같은데 모모 씨가 낮은 말이 되면서 우리나라에선 모모 님 이 이 자리를 대체하게 되었지요. 이러한 호칭 인플레가 계속될지 어느 순간 멈출지 궁금합니다. 최근에 등장한 호칭으로 '선생님'이 대세이죠. 공무원들은 민원인들을 나이 상관없이 전부 선생님이라고 많이들 부르시는 것 같더라고요.
@고쿠라29 유사품으로 "이모님"도 있구요. 가족중심주의적인 언어 사용에서 자유로워질 필요성이 있는 것 같아요.
어머니가 아프지만 상대적으로 건강한 아버지는 돌봄에 무심하다.(중략) 아버지를 보면 남편이 있다고 해서 내가 아플 때 돌봐줄지 의문이라고 했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221~222, 김희경 지음
저희 부부가 매번 상기하는 대화입니다. '우린 건강하게 같이 살아야 한다. 우리를 돌봐줄 수 있는 건 배우자뿐이다.' 전통적인 남녀관계에서는 이주원씨의 생각이 대부분 맞을테고 여전히 그런 전통(?)이 남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희 부부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젊은 시절에 이미 크게 아팠던 경험이 있었고, 지금도 그 여파로 응급실을 가야할 일이 종종 발생했다는 학습이 있었기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젊어서의 학습이 아니더라도 부부라면 나를 돌봐줄 수 있고, 내가 돌봐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잘 알고 살거예요. 에이징솔로들의 가장 큰 숙제이고 이웃에 친구나 자매가 살면서 이 문제를 관리해가는 사례를 읽기도 했지만 장기간의 돌봄이 필요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는 모든 이에게 걱정일 것 같습니다.(그런 면에서 결혼한 이들은 배우자 1인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에이징솔로들이 모여사는 마을엔 여럿이어서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단 두 명이 건강하게 서로 번갈아가며 돌볼 수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ㅜㅜ)
저희 부부가 매번 상기하는 대화입니다. '우린 건강하게 같이 살아야 한다. 우리를 돌봐줄 수 있는 건 배우자뿐이다.' 전통적인 남녀관계에서는 이주원씨의 생각이 대부분 맞을테고 여전히 그런 전통(?)이 남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희 부부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젊은 시절에 이미 크게 아팠던 경험이 있었고, 지금도 그 여파로 응급실을 가야할 일이 종종 발생했다는 학습이 있었기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젊어서의 학습이 아니더라도 부부라면 나를 돌봐줄 수 있고, 내가 돌봐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잘 알고 살거예요. 에이징솔로들의 가장 큰 숙제이고 이웃에 친구나 자매가 살면서 이 문제를 관리해가는 사례를 읽기도 했지만 장기간의 돌봄이 필요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는 모든 이에게 걱정일 것 같습니다.(그런 면에서 결혼한 이들은 배우자 1인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에이징솔로들이 모여사는 마을엔 여럿이어서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단 두 명이 건강하게 서로 번갈아가며 돌볼 수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ㅜㅜ)
@흥하리라 부부 공동체를 이루신 분의 입장에서 에이징 솔로들의 돌봄의 입체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씀해 주시니 또 신선한 시각으로 보여지네요. ^^
세상이 비혼인 중년을 취약하고 비정상적이며 비참해질 것이라고 바라보는 이유는 나이 들어서도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 생애 과제들을 제대로 치러내지 못하리라 예단하기 때문은 아닐까.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12, 김희경 지음
내 삶의 한계를 인정해야 비로소 내 삶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에 만족할 수 있게 된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70, 김희경 지음
좋고 나쁨으로 양분되지 않는 복잡한 마음을 납덩이처럼 안고 사는 게 일상이 된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227, 김희경 지음
누군가가 나를 감당해 주기 때문에 나도 누군가를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이 공동체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본 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257, 김희경 지음
식구는 같은 공간에서 일상을 함께하면서 서로 돌보는 사람들로, 혈연관계나 법적 관계가 아니어도 누구나 식구가 될 수 있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301, 김희경 지음
@이혜준 식구의 정의를 내릴 때 보수적인 관습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정의하기 시작하는데서 에이징 솔로들의 다정한 미래가 양생한다고 생각해요.
나는 오래 혼자 살아왔지만 누군가와 함께 살게 될 수도 있고 다시 혼자 살게 될 수도 있으며, 친밀한 누군가와 함께 살지는 않되 가까이에서 지내고 싶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삶 안에서도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고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38~39, 김희경 지음
비혼을 정치적 견해 표현으로 여기는 사람이든, 자신에게 알맞은 삶의 방식을 고르다 보니 어쩌다 비혼이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든, 그 선택의 바탕에는 제도를 통해 다른 사람의 삶에 묶여 있지 않을 때 자신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공통된 가치관이 있다.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p.60, 김희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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