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④ 『에이징 솔로』 함께 읽기

D-29
3. 결혼한 상태에서도 기가 막힌 타이밍에 혼자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아내가 처가에 간 날 밤에 딱 요로결석 통증이 시작되서 (지금 생각하면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새벽에 혼자 운전해서 병원 응급실에 갔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응급실에선 이에 대해 다른 조치를 못해준다고 그저 진통제만 맞고 제대로된 치료는 동네 의원으로 가서 치료받으라고 해서 혼자 돌아오는 길이 쓸쓸했었습니다. 한 번은 맹장이 터져 혼절해 있는 저를 잠깐 정신차린 틈을 타서 아내가 택시에 태워 병원으로 데려가서 수술에 늦지 않게 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혼자 있다가 큰 변을 당할 뻔했던 기억입니다. 책에서 언급된 품앗이 돌봄의 필요성은 절대적인 것 같습니다. 사례에 단체대화방에서 하루동안 숫자가 지워지지 않으면 전화를 해본다 하셨는데 조금은 더 빨리 연락해봐야 하는 상황이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혼자살기로부터 얻게 되는 유익한 장점과의 조화가 문제일 것 같네요.
@흥하리라 님 안녕하세요? 에이징 솔로가 아님에도 사려 깊게 질문에 경험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조금 더 긴급한 상황에서의 발빠른 도움이 필요한 사례도 우리의 도처에 널려 있겠어요. 모든 삶이 그러하지만 혼자 살기와 함께 살기 모두 명암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참여가 조금 늦었습니다. 잘 따라가 볼게요. 1장 1. 『에이징 솔로』 읽기 모임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솔로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솔로의 장점은 말해 뭐하겠습니까? 혼자 있다는 거죠. 집에 혼자 있으면 그냥 마음이 너무 편안하고 좋지 않나요? 맛있는 주전부리에 좋은 차 한 잔, 음악까지 곁들이면 천국이 따로 없어요. 저는 솔로는 아니고 결혼한 여성인데 남편이 어디 나가고 혼자 집에 있으면 그렇게 마음이 편안하고 좋더라구요. 혹시나 부부 사이가 안 좋아서 그런거 아니냐 싶으실 수도 있는데, 또 같이 있으면 재미나게 이야기도 잘 하고 둘이 같이 잘 놀아요. 그런데도 집에 혼자 있는 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그냥 성격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혼자 있으면 충만감이 차올라요.
격하게 공감합니다!! 남편도 아이도 없는 빈집에서 혼자 맛보는 천국! 근데 저의 경우 이 황금같은 시간에 자꾸 집안일을 하는(쓸고 닦을게 왜 이리 눈에띄는지...) 사태가 발생하여 "집안일 멈추고 혼자만의 시간 즐기기"를 의식적으로 실천하거나, 자유시간을 활용해 집 앞 카페로 뛰쳐나가(?)기도 한답니다.
집안 구석구석 먼지 쌓인 곳에 눈이 닿으면 아무래도 두고 보기가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의식적으로 책을 읽는다던지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리곤 합니다. ㅎㅎ
@모시모시 좋아하는 책 한 권만 있으면 빈집도 천국이 되어버립니다! ^^
@고쿠라29 혼자 있을 때의 충만감 만큼 행복의 절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1장 2. 자신만의 매듭이나 리추얼 저의 리추얼은 매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유서를 쓰는 거에요. 벌써 10여년 된 것 같아요. 유서 쓰면서 자산 정리도 좀 하고 (정리에 몇 초 안 걸리는 게 작은 슬픔입니다. T.T) 저의 죽음 이후 혼란에 빠져있을 가족들을 위해 미리 유품 정리도 일러 두고 또 감사의 인사도 표합니다. 유서는 그 날 편지로 적고 음성 녹음도 해 두어요. 주위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있는 리추얼입니다. 죽음을 생각하면 많은 것에 감사함이 느껴지더라구요.
@고쿠라29 12월 31일에 유서 쓰기! 정신이 번쩍 듭니다.
1장 3. 혼자 아플 때 저도 @흥하리라 님과 똑같이 가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심지어 그 가족은 프리랜서라 보통은 집에 있을 때였는데) 그 날 우연찮게 딱 남편이 바깥에 일을 갔어요. 일하느라 핸드폰도 꺼 두었고요. 저 혼자 집에 있다가 식중독인지 장염인지 토하고 설사하고 화장실에서 의식을 잠깐 잃었는데 이러다 죽을 것 같아서 직접 119를 불렀어요. 구조대는 금방 왔는데 쓰러져 있다 보니 현관문을 제가 열어주지 못해서 바깥에선 또 실랑이가 일어나고. 암튼 태어나서 처음으로 들것에 실려 그렇게 병원에 갔네요. 저는 너무 죽을 것 같은데 병원에서 저를 눕혀 놓은 침대를 보니 ‘비응급’이라고 쓰여 있더라고요. ㅎㅎ 약간 섭섭했지만 곧 옆자리에 손에 못이 박힌 분과 전신에 붕대를 감은 화상환자가 들어오셔서 나는 비응급이 맞구나 싶었어요. 노련한 프로들이 어련히 알아서 잘 구별해 주셨을라구요. 싶었어요. 처치를 받고 몸이 많이 좋아져서 퇴원을 하려 하는데 그 때까지도 남편이 일이 안 끝나서 혼자서 택시타고 오는데 조금 힘들었어요. 누가 옆에서 부축이라도 해주고 약이라도 대신 타주고 하면 참 좋겠더라구요. 혼자서 아픈 사람들 참 힘들겠다 싶었어요. 몸 아픈 거야 누가 대신 아파줄 수 없죠. 본인이 끙끙 앓는다 해도 옆에서 간단한 식사수발, 걸을 때 부축, 손발을 주물러준다든가 정도만 해줘도 아픈 사람한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실은 따뜻하게 챙겨주는 말만 들어도 좋구요. 앰뷸런스에 실려가면서 그 안에서 토했는데 몸이 아프기도 했지만 옆에 있는 구급대원에게 너무 미안하기도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분이 "괜찮아요. 이제 병원 다 왔어요." 라고 말하면서 비닐봉지를 입에 대줬는데 그 따뜻한 말이 잊혀지질 않네요.
책의 92 페이지에도 저와 비슷한 사례가 나오네요. 고독사라는 무서운 단어까지 떠올리지 않아도 혼자 있을 때 아픈 경우는 많은 거 같아요.
@고쿠라29 저도 92페이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독사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과 공포에도 공감이 갑니다. 혼자 있을 때 아픈 일은 일상에서 잘 일어나는 일인데, 사회가 고독사라는 단어로 공포를 조장하는 감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늦게 모임을 시작합니다. 이혜준입니다. 1. 솔로의 장점은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연애에 관한 논쟁이 많아지는 만큼, 연애를 하면 누군가와 만날 때는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걸 깨닫습니다. 또한, 누군가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나를 위한 선택들을 하면서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영합니다 혜준 님! 책과 함께 혜준 님의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 특히 '나를 위한 선택'에서 자유를 느낀다는 말이 완전 공감되어요!
@이혜준 님 안녕하세요. 저희『에이징 솔로』 읽기 모임에 새롭게 합류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최근 대두되고 있는 연애에 관한 다양한 논쟁에 저도 관심이 많은데요! 자극적인 논쟁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하고 끈질긴 토론과 제도적 개선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러한 논의의 연장선에서 『에이징 솔로』를 읽어 주시는 것도 신선했습니다. ^^ 저도 『에이징 솔로』 읽기 모임 여러들분과 이 책을 함께 다시 읽으며 온전한 나로 존재하는 자유로움과 즐거움의 길을 발견해 가는 중입니다.
2. 좋아하는 거나 흥미가 가면 무엇이든 해보는 편입니다.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을 가끔 마주합니다. 예를 들어, 청년공간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나를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그때의 경험은 예기치 못한 깨달음을 줄 때가 많으며, '오늘 한 번 보고 말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들어 더욱 편하게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저는 주기적으로 낯선 사람들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3. 혼자 아플 때는 서럽다는 감정이 올라옵니다. 그때면 '누군가가 있었다면 괜찮았을까'라는 생각까지도 하게 됩니다. 아플 때는 누군가가 위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만으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도 어느 정도의 네트워크 구축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녕하세요. 뒤늦게 책을 다 읽고 댓글 남깁니다. 1. 사실 솔로인 상태가 저에게 있어 의식할 만한 점이 아니라서 그 장점에 대해서도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질문을 통해 하나씩 떠올려 보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저는 혼자인 것을 편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해 이 시간과 공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이 제가 느끼는 큰 장점입니다. 책에 나온 것처럼 어떠한 일에 있어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 길에 가는 것에 대해 대체로 제 입장만 고려하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한 부분도 확실히 장점으로 느껴집니다. 2. 돌이켜보면 저는 매년 어떤 새로운,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나씩 해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연말이 되면 그 일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하고, 새해에는 또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고민도 해봅니다. 이 과정에서 배움과 경험이 쌓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게 돼서 아마 내년에도, 앞으로도 될 수 있는 한 계속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혼자 아플 때 지금까지는 몸을 못 가눌 정도로 아팠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걱정될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혼자 아플 때 병원 가는 길도 힘들지만, 가장 힘들다고 느꼈던 부분은 식사를 챙기는 일이었습니다. 밥을 먹어야 약을 먹을 텐데 몸이 좋지 않으면 식사를 잘 챙기기도 쉽지 않아서 대충 먹고 약을 먹는 일이 잦았던 기억이 납니다.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늘 고민하고 주변 사람들과도 계속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렇지만 매번 근처에 살거나 옆집에 사는 것, 연락이 되지 않을 경우 찾아가는 것과 같이 막연한 이야기만 해왔습니다. 어느 정도 혼자 앓고 지나갈 수 있을 만한 아픔이면 몰라도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쓰러지는 일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대한 대비,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day 님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해 이 시간과 공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것"은 에이징 솔로의 삶 중 가장 충만한 장점이 아닐까 해요.
우리는 모두 혼자인 동시에 오롯이 혼자만일 수 없다. 삶의 경계를 확장하고 곁의 자리를 만드는 목소리가 있어 ‘나’는 끝내 외롭지 않을 것이다._장일호(《시사IN》 기자, 『슬픔의 방문』 저자)
에이징 솔로 -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추천의 말, 김희경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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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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