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의 읽기

D-29
연을 쫓는 아이는 제목만 알 뿐, 읽어보지 못했어요.^^
나는 이 사진들을 기획한 전담팀의 노력에 감탄했다. 이들은 기존의 고가 패션 촬영물에 들이는 명암, 색조, 보정의 기술과 노력을 다양성을 추구한 중저가 상품 화보에서도 똑같이 동원해 고급스러운 질감의 화보로 만들어냈다. 당연한 결과로 사진은 감각적인 매장 분위기에 녹아들듯 어우러졌고, 다양한 인종과 체형의 모델이 모두 '전문적으로' 아름다웠다. p120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홍예진
6시쯤 깨서 삼둥이 밥주고 저는 책을 봅니다.^^
아마도 그는, 그를 아는 사람이 없는 도시에 와서야 허물어졌을 터였다.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입고 있던, 비통함을 내비칠 수 없게 만들었던 일상의 갑옷을 벗어 버릴 수 있었던 곳에 와서야. p128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홍예진
성큼 다가온 무채색 계절의 징후에, 존재의 남루함에, 끝없는 삶의 허무에 휘둘리던 호흡에서 무게를 거두어내고 달관한 모성의 미소를 연출하는 변덕쟁이. 짐짓 초연한 척, 김을 올리는 스튜를 한 스푼 떠올리고 후후 분 다음 입에 넣는다. 계절을 앓느라 건초가 된 마음에 온기가 퍼진다. p130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홍예진
사과와 눈물, 이를 압도하는 답은 무엇일까. 선 안으로 들어가기 전 용의주도해야 한다고 버티는 나와 감정의 서사 앞에서 주저앉는 나는 결국 한 사람이다. 복잡하다가도 단순하기 그지없는.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76, 홍예진
저는 야간자율학습이 싫어서 옥상에 올라가서 별을 보곤 했어요. 그때 제일 친한 친구가 문과였는데 이름은 권현신 지금 중학교 교사를 하고 있고요. 친해지게 된 계기가 둘다 책을 좋아해서 도서관에 많이 있었어요. 그때 그 친구가 사람의 그릇에 대해 물어보면서 관계가 시작되었고요. 저때문에 별보러 다니다가 선생님께 많이 혼났다는..
좋아하는 것이 같고 함께 하는 친구가 있다는 건 참 큰 복이네요. 그 친구에게도, 작가님에게도요.
어떤 때는 인상적인 작품 하나가 같은 화가의 다른 작품들까지 동일한 정서로 이어주어 애정의 면적을 넓히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p136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홍예진
개인의 어깨에 실린 허무의 무게를 그림 속 인물들이 함께 받쳐주고 있는 것 같은 위무 또한 체험하게 된다. p137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홍예진
화려한 물성을 지닌 것들 아래에서 위태로운 영혼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현실 속 남자와 소설 속 개츠비가 중첩되어 느껴지기 때문일까.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175, 홍예진
삶의 실체를 어렴풋하나마 가늠할 수 있게 되어도 마음이란 때로 미풍에 휙 뒤집히는 낙엽처럼 이리저리 부딪히고 쓸려 다니곤 한다.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176, 홍예진
퇴근 중에 이 부분을 보고 있어요^^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님 덕분에 두 권의 책을 완독하게 되어 제가 더 감사하죠 문장수집을 하면서 읽으니 더욱 좋고요 저는 아직 남아있는 부분이 있어서요 마무리까지 잘 할게요
저도 조금 남았어요. 아껴뒀어요.🙂
어느 시절의 단락이나 으레 그렇듯 조금 더 각별하게 남아 있는 것들, 나를 지금의 나로 오게 하는 것에 힘을 보탰달까 싶은 이정표의 조각들이 있다.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192, 홍예진
문득 시선의 방향을 스스로에게 되돌리고 새삼스럽게 자아를 의식하면 돌연 먹먹한 감정에 휩싸이고 만다. 흐릿하게 지워진 나의 윤곽이 다시 또렷해지면서 군중 밖으로 돌출되고, 공간에서 내가 떨어져 나오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208, 홍예진
음악이나 드라마, 영화 등이 주목받는 걸 보면서 한국인들은 '문화'를 퍼뜨리고 있다고 여기지만, 문화 인식이란 으레 역사를 기반으로 한 지속성이 동반되어야 깊숙한 곳까지 흡수되는 정서이기도 하다.
나의 외로운 지구인들에게 p.216, 홍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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