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무비클럽] 3. 다큐멘터리, 오늘을 감각하다 with DMZ Docs

D-29
저는 현장 리뷰단으로 오늘 두번째 영화를 봤습니다. '파라다이스'란 영화인데요. 2021년 여름 시베리아 지역의 산불을 취재한 다큐에요. 러시아 연방은 산불을 끄는데 일정비용을 초과한다고 나오면 산불을 끌 의무가 없다고 합니다. 산불로 위험에 처한 숄로곤 마을이 영화에 나옵니다. 마을 사람들은 온 힘을 합해 산불을 조금이라도 지연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마지막에 비가 기적처럼 올 때 눈물이 나더라고요. 기후 위기로 매년 산불 피해가 심각하다는데요. 올해는 괜찮았는지 모르겠어요. 기후위기의 심각함과 마을사람들의 숭고한 노력. 영화에서 보여주는 영상미가 아름다웠던 작품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늦었지만 많은 분들이 올려주신 내용과 영화를 보며 찬찬히 따라가겠습니다 떠오르는 다큐멘터리는 해양산업으로 바다생태계를 오염시키는 현상을 고발한 <씨스피라시>, 수라 갯벌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린 <수라>, 이 작품을 만든 황윤 감독의 전작인 <잡식가족의 딜레마> 등입니다 환경문제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들입니다
첫번째 작품 <신원미상의 이름>에 대한 답변입니다 1-1. 법의학자에 대해 범죄수사물을 중심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부랑자, 가출청소년, 이주민 등의 신원미상자를 밝히는 일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1-2. 유전과 환경, 자의식에 의해 형성된다, 라고 써봅니다 이번 무비클럽을 포함해, '자기소개'를 할 기회가 적지 않은데요 대개는 나이, 성별, 이름, 직업 등을 말하고, 다음부터는 출신학교나 전공, 소속, 거주지, 키나 생김새를 중심으로 한 신체적 특징을 말하거나, 취미, 기호 등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MBTI로도 많이 표현하지요 이것들을 '정체성'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운데 대부분 이것으로 자기를 표현하고 설명하게 됩니다 최근 주변의 지인들과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 나눌 때는 '노동자 엄마' 또는 '읽고 쓰는 사람' 같은 표현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 1-3. 역시 '범죄'와 관련해서만 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수사물에 익숙한 탓일까요? '지문'을 통해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으로만 믿고 있었고, 확인이 되지 않는 경우는 대개 '불법체류자'처럼 국가와 사회에 공식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사람에만 한정하는 부정적 인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의도적으로 몸을 숨기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고 할까요 대한민국은 경찰행정 같은 분야가 굉장히 발달되고 관리와 통제가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거리마다 CCTV가 있고 주민등록이나 카드 사용내역 따위로도 (신분뿐 아니라) 일상이 노출, 관리, 보호되는 나라라고 여겨 왔습니다 사회의 일원으로 보호받는 한편, 사생활 어느 것도 숨길 수 없는 환경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1-4. 많은 사람들이 관심갖지 않는 분야에 관심을 두고, 신념과 끈기로 이어나가는 사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크리스티나의 표정이나 행동이 연기가 아니라 실제임에, 피로와 갈등이 그대로 느껴진 것 같습니다 1-5. 불과 얼마 전까지 '매장' 문화 일색이던 우리나라에서 지금은 '화장' 문화가 흔해졌습니다 죽은 사람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삶을 돌아보고 남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데에 있어 특정 계층에만 허례허식을 집중하기보다 형식 대신 실질적인 일상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점은 환영할 만하지만, '기억'이나 '위로'와 같은 감정과 절차를 경시하고 당장의 현실에만 급급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혈연이나 가족관계 등에 과거보다 비중을 두지 않는 흐름이 좋다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래 세대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에 대해 더욱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지나갈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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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DMZ Docs는 오늘 (9월 21일) 폐막합니다. 그러나 온라인 상영은 22일 자정까지 가능해요. 아직 작품을 못 보신 분들은 1, 2번 작품 그리고 마음에 드는 작품을 선택해 꼭 관람하시길 바랄게요:)
두번째 작품 <숲길을 걷는 시간>에 대한 답변입니다 2-1. 담백하게 보았습니다 MRI라는 단어부터 중반 이후의 흐름이 예상되었는데, '신파' 대신 '일상'으로 전개되어 좋았습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고 때로는 가슴 먹먹할 수 있지만 또 때로는 그저 살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2. 저같은 경우는 어린 시절 단독주택에 살며 뛰어놀던 골목과 동네의 유일한 놀이터가 떠오릅니다 평일 점심 시간에는 학교 운동장, 방과후에는 골목에서 술래잡기나 다방구, 공기놀이, 축구 등 다양한 놀이를 하며 놀았고, 일요일마다 (집에서 약 300-500m 떨어진) 놀이터에 가서 그네나 미끄럼틀 등 기구도 이용하고, 오빠와 친구들의 야구도 구경했네요 소중한 추억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저, 그랬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쓸쓸한 기분입니다 2-3. 요즘 아이들은 이사가 잦고 도보보다 차량 이동이 많아, 동네, 공간에 대한 밀도 높은 추억이 형성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와 영화, 공연, 전시를 보고 '티켓북'이라는 미니 앨범에 티켓들을 모아 두거나, 홈페이지를 만들어 함께 한 여행 사진이나 동선, 감상들을 모아 두고 있는데요, 아날로그적인 추억의 공간이라기보다는 데이터 저장소 같은 느낌입니다 2-4. 지금 이 순간,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에 대해 찍어 보고 싶어요 아이가 지난 여름부터 조금씩 채식을 하고 있는데, 학교 단체 급식에서나, 가족, 친구와 함께 외식을 할 때 모두 먹거리가 마땅찮은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채식을 하고 싶은 마음, 소신을 지키려는 노력, 어쩔 수 없는 타협과 조율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담는 1인칭 다큐멘터리를 찍어 주고 싶습니다 황윤 감독님의 <잡식 가족의 딜레마>와 같은 대작은 아니더라도, 일기를 쓰듯 지금 삶을 담아 보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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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무비클럽 3기와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려요. DMZ Docs에 출품된 작품을 함께 보고, 이야기하는 온라인 영화제를 이 곳에서 열었습니다. 그믐무비클럽과 함께해주신 DMZ Docs 관계자 분들과 작품을 연출하신 발렌티나 치코냐 감독님, 마티아 콜롬보 감독님, 김단아 감독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감독님들의 질문 덕분에 더 영화를 흥미롭고도 깊이있게 볼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무비클럽 함께해주신 그믐 회원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특히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는 타 장르에 비해 아무래도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 하는데요, 이번에 이렇게 여러분들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무비클럽에서 남겨주신 다양한 의견들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고, 배급하고, 상영하는 영화계에 큰 힘이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든 질문에 답을 해주신 멤버분들에게는 이메일로 다음주에 그믐무비클럽 수료증과 영화제의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영화를 이미 보았지만 아직 답변을 달아주지 못 한 분들이 계시다면 모임이 닫히기 전까지 꼭꼭 글 남겨주셔요. 꾸준히 답변 남겨주신 분들 중에서도 혹시 놓친 질문이 있다면 모임의 마지막날인 23일(토)까지 살펴보시고, 미처 남기지 못한 답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선택한 세번째 작품 <젊은 여자 (这个女人)>에 대한 답변입니다 3-1. <젊은 여자 (这个女人)>는 장아란 감독의 작품입니다 부동산 업자로 10여 년간 일하며 어린 딸을 키우는 베이베이는 생활력 강한 가장이고 업무 능력도 있는 여성이에요 가정에 소원한 남편과 데면데면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육아는 동거하는 어머니 손에 주로 맡긴 채 이런저런 남자들과 연애, 혼외정사를 나눕니다 낭만적 사랑에 대한 집착이 없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고독하고 쓸쓸한 모습, 오락가락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전통적 성 역할에 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씩씩한 삶을 살아갑니다 https://voda.dmzdocs.com/work/?BM44356817516442 3-2. '젠더'라는 키워드로 검색된 몇몇 작품 중 현대 중국영화를 보고 싶어 이 영화를 골랐고 매우 만족하였습니다 예전에 중국에 살았던 경험이 있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베이징, 통저우, 푸젠성 우이산 등의 모습이 친근하였고, 코로나 시기 중국의 일상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점도 좋았습니다 픽션으로 제작된 중국 영화의 대부분은 무협 사극이나 정치색이 강한 작품이거나, 지나치게 무겁고 웅장한 작품들인데 반해, 과장되거나 포장되지 않은 작품을 볼 수 있어 그야말로 제대로 '다큐멘터리'를 즐기는 느낌이었습니다 3-3. '오늘을 감각하다'는 슬로건처럼, 회상이나 상상이 아닌, 지금 현실 그대로를 바라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존하는 문제들, 우리가 직면한 상황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는 의외로 흔치 않은,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
안녕하세요! 인사가 너무 늦었네요. 세기말서림 입니다. 저번에 부천 영화제로 활동했었는데 의미있고 재미있어서 이번에도 신청 하게 되었구요! 평소에 다큐멘터리를 간간히 보기도 하고 토론도 나눈 적이 있다보니 다 이번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그리고 최근에 본 다큐중에서는 지상파 방송에서 제작한 청춘, 고독사, 짠테크에 관한 다큐 영상을 많이 찾아보고 공감 했었던 거 같아요
오늘 모임이 끝나네요. 마음은 많은 작품을 보고 싶었으나 그렇지 못해 아쉽지만 그래도 그믐 덕분에 직접 가서 영화를 보면서 다큐의 매력을 알게 되고, 백석 cgv홀 군데군데 놓여있는 빈백에 누워서 졸다가 홀 이벤트였던 피아노 연주도 감상하고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여러 생각들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책도 좋지만 영화제도 좋은 것 같아요. 다음에 또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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