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무비클럽] 3. 다큐멘터리, 오늘을 감각하다 with DMZ Docs

D-29
제가 고른 작품은 인천메탈시티입니다. 한국 헤비메탈 장르의 성지였던 90년대 인천을 조명한 단편 다큐멘터리입니다. 작품 링크: https://voda.dmzdocs.com/work/?BM73194387344280
저는 로만 류비 감독의 <철로 만들어진 나비>를 보았습니다. https://dmzdocs.com/kor/addon/00000001/program_view.asp?m_idx=102935&QueryYear=2023&c_idx=243&QueryType=B&QueryStep=2 <철로 만들어진 나비>는 2014년 7월 말레이시인 MH17 비행기가 분리주의 세력이 활동하던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러시아군에 의해 요격당한 참사를 추적합니다. 자막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배경지식을 설명해 주고, 부크라는 러시아의 대공미사일에 대해 선전하는 영상이 나옵니다. 2020년 가해자들의 재판이 시작되며,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다큐멘터리가 시작됩니다. 구글맵? 항공기의 경로를 중간에 삽입하여 참사의 순간을 묵직하게 전해주고, 국제조사단의 조사 내용과 그에 반박하는 러시아의 언론보도가 병치되면서 한층 분노가... 참사의 정보를 보여주면서 중간중간 예술픽션이 삽입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군인, 민간인, 참사를 놓고 책임회피하며 남탓을 하는 상황들, 언론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전쟁이 22년 2월에 시작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러시아의 전쟁기미는 이미 2014년 비행기 격추 사건부터 보였으며, 감독은 전쟁의 시작점을 우리 눈앞에 친절히 해부해줍니다.
조이(Joy)라는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https://voda.dmzdocs.com/work/?BM82025120176261 인간의 꿈을 스캔해 꼬리표를 달고 데이터로 수집하는 인공지능이 어느 날 기존의 태그로 분류할 수 없는 꿈을 만나 혼란에 빠지고, 그 혼란이 자신만의 꿈을 가지려는 시도로 이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고른 작품은 <책의 목소리>라는 작품입니다. https://voda.dmzdocs.com/work/ 줄거리는 영화제에 나온 시놉시스와 프로그램 노트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시놉시스] 무언가가 있었던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말로, 기억으로, 애도로 흡수된다. 광주의 녹두서점과 홍콩의 아방가르드 서점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저항의 움직임 한 가운데에 있었다. 서점이 있던 자리에 손가락에 스치는 종이 소리와 기억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프로그램 노트] <책의 목소리>는 1970년대 홍콩의 아방가르드 서점과 1980년 광주 녹두서점의 기억을 소환하여 병치한다. 각각 홍콩의 좌파 운동과 5.18 민중항쟁의 구심점이었던 두 서점을 연결하는 고리는 책이다. 책의 형식과 독서의 방식을 차용하여, 두 서점이 책을 만들고 배포하며 사람들을 조직하고 저항을 이끌었던 역사를 되살려낸다. 주목할 점은 젊은 신진 감독의 이 단편이 지금은 사라진 두 서점의 자리를 신화화되고 박제된 역사로 채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침묵 속에서 두 서점이 남긴 이미지와 텍스트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목소리들이 등장하여 서로 교차하다 중첩되고, 끝내 소란으로 이어진다. 역사는 진보는 끝없는 대화, 그로부터 발생하는 소란한 뒤섞임으로부터 이루어진다는 비판적 감각으로 충만한 작품이다.
어두운밤: 그 어디에도 없는 을 보았습니다! 모로코 멜리야라는 지역에서 거리를 떠도는, 거리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감독은 쫓습니다. 이들은 모로코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유럽으로 가기 위해 항구 주변을 맴돌며 밀항을 할 기회를 엿봅니다. 묵묵히 감독은 이들을 찍습니다. https://dmzdocs.com/kor/addon/00000001/program_view.asp?m_idx=102824&QueryYear=2023&c_idx=235&QueryType=B&QueryStep=2
저는 박서은 작가의 <각자의 방식>을 골랐습니다. 마라도에서 발견한 나무 뿌리를 제주현대미술관 전시실로 옮겨오는 과정을 다룬 작품입니다. 작가는 작품 전시를 위해 제주도, 마라도, 차귀도에서 세 명의 여인을 만납니다.
스나이리 히로시의 오키나와에 사랑을 담아란 다큐를 봤습니다. 영상 일부분이 끌려서 선택 했는데요!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고 신선한 영상이었어요 군인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으나 이제는 여성 친구들을 담기위해 카메라를 드는 자유롭게 멋져보였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3-2. 왜 그 작품을 고르셨는지 궁금해요. (소개글을 보고 / 좋아하던 감독이라서 등등) 그리고 어떠셨는지 감상도 남겨주세요.
헤비메탈이라는 음악 장르는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라고 생각했습니다. 헤비메탈이 90년대 한국에서 전성기를 누렸고, 마이너한 음악의 성지가 인천이었다는 작품 소개글을 보고 흥미가 생겨 작품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대중음악의 전성기였던 90년대의 한 페이지를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음악감상실에서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보고 들었다는 사실이 생경하면서도 이색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또, 헤비메탈이라 하면 귀를 찢을 듯한 날카로운 소리와 모든 걸 씹어먹을 것 같은 위압적인 이미지만 떠오를 뿐 특별히 떠오르는 곡이 없는데, 당시에는 인천에서 103일간 매일 공연이 이어질 정도로 뮤지션도 관객도 많았다는 점에 놀라우면서도 왜 그 전성기는 오래 가지 못한 것일까 하는 궁금증도 들었습니다. 한편으론, 인천의 유명 록 페스티벌인 ‘펜타포트’가 열릴 수 있었던 기반에는 이런 음악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 또한 들었습니다. 이 작품을 보기 이전엔 인천이라 하면 공항, 차이나타운, 월미도 등을 떠올렸는데 이제는 음악을 함께 생각할 것 같습니다. 도시의 역사라 하면 보통 지역적 특징이나 인물, 사건 등으로 좁혀 생각하기 마련인데 역사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폭을 확장시켜주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DMZ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관심있던 부문은 <정착할 수 없거나 떠날 수 없는: 너무 많이 본 전쟁의 긴급성> 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지도 1년 6개월이 넘었고, 반복적이고 자극적인 언론 보도는 대중들을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비단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홍콩의 혁명, 시리아 혁명(내전), 미얀마도 그런 상황입니다. 어떡하면 지치지 않고 전쟁반대에 계속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그런 시도들이 궁금했습니다. <철로 만들어진 나비>는 우크라이나인 당사자로서 이 전쟁에 갖는 문제의식(전쟁 발발 시점에 갑자기 러시아가 미친 게 아니라, 이미 14년부터 전쟁 기미가 있었다.)을 알 수 있던 점이 좋았습니다. 더불어 다큐의 구성이 인간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연출이 보여서 저절로 몰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쟁의 참상'이 아닌, 우크라이나가 가지는 문제의식은 무엇인가. 국제사회는 뭘 해야 되는가? 라는 질문이 궁금하신 분이라면 <철로 만들어진 나비>를 추천합니다.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도 물론 소중합니다!! <철로 만들어진 나비>가 다른 분야를 다룬다는 걸 강조하는 의미입니다. 참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는 <우크라이나에서>를 추천드립니다)
소개글을 보고 골랐습니다. “왜 어떤 존재는 정해진 바를 벗어나 행동하는가? 그 예측불가함의 근원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으로 시놉시스가 끝나는데 영화에서 그 답은 제목과 같습니다. 왜 노동시간이 끝나고도 고용주 몰래 일터에 남아 나를 위한 작업을 이어가는가? 원하니까. 즐거우니까. 타인의 욕망을 위해 옷을 만들 수 있다면 나의 욕망을 위해서도 옷을 만들 수 있어요. 해독 불가능한 인간의 꿈을 만나 시작된 혼란과 의구심과 탐구심은 이윽고 그들의 관찰자이자 해석자인 나 자신 또한 타인에게 해독되지 않는 존재로 만들어요. 순수하고 원초적인 즐거움만이 인간의 영혼에 초월자에게 지배당하지 않을 자유를 준다고 작품은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과가 문헌정보학과이다 보니, '책'이라는 단어만 봐도 관심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책의 목소리>라는 제목을 보고 시놉시스랑 프로그램 노트를 보았는데, 역사적으로 의미있을 것 같고 책과 서점에 대한 내용이 어떤 식으로 연결지어져가며 작품이 풀어질지 궁금해서 고르게 되었습니다. 감상이라고 하면, 뭉클함을 느꼈습니다. 홍콩의 '아방가르드 서점', 그리고 광주의 '녹두서점' 이 두 곳의 이야기를 책의 문구로부터 시작하여 서서히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영화가 전개됩니다. 어떠한 별도의 배경음악 없이 시대상이 닮긴 사진과 함께 서점이 했던 일들을 나열해줍니다. 그리고 그저 '진실'과 관련된 책을 출간함으로써 누군가의 도화선이 되어주죠. 글이라는게 읽지 않으면 참 아무런 효력도 능력도 없는 것 같은데, 존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후세에는 기록으로써 영향을 끼치고 현세에서는 누군가가 한 글자라도 읽게 되면 하나의 불꽃이 되어 타오른다는 점이 강렬하게 남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그램 노트를 보면 단순히 '이 서점은 혁명의 시발점인 곳입니다. ', '대단한 곳이에요.' 하면서 내세우는 것이 아닌, 그리고 역사로 점철된 내용이 아닌. 그저, '출판'을 하였던 것을. 그것에 초점을 두고 풀어나갔다는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하게 느낀 것들이 많았는데, 그만큼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줘서 재밌게 봤습니다.
183분이라는 긴 러닝타임동안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지 궁금했고 안내페이지에 있는 소년의 사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체적인 흑백필름 속에 담긴 담담하지만 또 집요하게 지켜보는 감독의 시선이 전달되는 느낌이었어요.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 살기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며 집을 나와 유럽에 가겠다는 단 하나의 희망으로 떠도는 아이들이 위태로워보였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의 방식>이라는 제목에 끌렸습니다. 고독과 고립의 연대에 관한 전시를 준비하는 중에 작가가 만난 사람들이 궁금했습니다. 개발 보상금을 받아 영어마을 옆에 산다는 여자도 외롭지 않습니다. 강압적인 혼인을 시발점으로 세 번이나 도망친 여자도 눈치보지 않고 편하게 혼자사는 삶이 좋다고 합니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혼자 살아도 외로울 수 없다고도 말합니다. 여자 낚시꾼은 ‘여자가 할 수 있어?’라는 편견에 맞서 잘해왔습니다. 이들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영상미와 영상편집효과가 보다 보니 매력적이었고 다양한 사진 작품과 일본의 아픈 현대사? 몰랐던 사건과 시대를 알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재미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3-3.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총 3편의 작품을 보았어요. DMZ Docs의 슬로건은 ‘다큐멘터리, 오늘을 감각하다’ 인데요.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다른 장르와 다른 다큐멘터리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통해서만 감각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함께 다큐멘터리의 매력을 발견해 보면 좋겠습니다.
다른 장르와 다른 다큐멘터리의 매력은 '동시대성' 그리고 '현실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고, 고발하기도 하고, 감독의 세계관에 따라 재해석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 이미지들은 현실을 강하게 매개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관객이 느끼는 몰입감도 상당합니다. 한번 눈을 붙이기 시작하면 외면할 수 없는 다큐멘터리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끌어모을 겁니다. 또 말할 이야기가 있는 사람이 영원히 선택할 수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상상력은 현실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끝을 쉽게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다큐멘터리만이 가진 특징인 것 같습니다. 연출자의 시각에 따라 재해석된 인물의 현실을 보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질문하고, 사고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사유의 확장을 이끌어내는 장르라 생각합니다.
극영화를 보며 관객은 등장인물에게 이입해 자신의 생이 아닌 다른 생을 체험합니다. 러닝타임 동안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사실은 탈각하는 게 아니라 어떤 필터를 통해 조금 다른 색깔로 현실을 보는 거예요. 다큐멘터리는 그 필터가 극영화에 비해 얇죠. 그래서 대리만족한 채 그 세계를 떠나버리고 문제를 그곳에 홀로 남겨두기가 한층 더 어렵습니다. 다큐가 지우는 짐은 우리가 신이나 황제가 아니고 그냥 아무것도 아닌 인간임을 고통스럽게 깨닫게 해요. 낭만과 공상 없이 체념 속에서도 무언가 지금보다 나은 것을 찾는 장르, 찾아보려는 장르, 인간을 세계에 발붙이게 하는 장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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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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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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