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마주> 읽고 있는데 비슷한 것을 느꼈습니다. 아직 다 읽지 않 아 정리된 감상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최은미 작가의 글은 작가 입장에서는 치열하고 꼼꼼하게 만들어놓은 장면들이, 독자 입장에서는 몰입하며 그 다음을 바라보게 되는 집중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두 번째 계절 #1
D-29
정용준
범한소
"주인공 여성들을 전형성에서 탈피시키는 내공"이라는 표현에 너무 공감해요! 지난 시즌 오프라인 북토크에서 장진영 작가의 <취미는 사생활>을 놓고 이야기하며, 최은미 작가가 생각났다고 말했었는데요. 박혜진 선생님께서 언급해주신 지점에서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남들이 보는 자신의 모습, 남들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 그리고 자신의 내면이 각각 어긋나면서 입체화되는" 인물과 과정들이 <취미는 사생활> 속 여성 인물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설명인 것 같아요. 시즌을 이어서 장편소설을 이야기하니 작품 개별뿐 아니라 큰 흐름 안에서 장편소설을 서로 비교해보며 읽을 수 있어 또 좋네요. ㅎㅎ
강보원
여성들을 전형성에서 탈피시키는 내공이라는 말에 공감이 가네요 저도 <마주> 읽으면서 그런 점에서 <취미는 사생활>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캐릭터를 잡아가는 데 있어서 그 인물이 가진 약간의 다른 관점 같은 걸 슬쩍만이라도 보여주는 게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체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박혜진
단요 작가는 얼마 전 시상식 자리에서 한번 만나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어요^^ 정말 오랜만이다 이런 사람, 하는 느낌이었거든요. 선언적이고 당당한 모습이 뭐랄까.. 다들 정해진 대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고 있는데, 갑자기 밑에서부터 걸어가 정상에 서 버리는 사람 같달까. 놀이의 규칙을 바꿔 버리는 사람처럼요. 설정만 보고 아직 읽진 않았는데, 박지리문학상 수상작인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에서도 그런 인상을 받았어요. 함께 일하는 편집자 동료로부터 <개의 설계사> 를 추천받기도 했고, 상반기에 가장 주목받은 신인 중 한명이라 말하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단기간에 수상을 많이 하기도 해서, 아무래도 관심이 많이 가는 작가예요. 단요 작가 작품도 마침 제 손에 들어와 있어서 살펴보려 해요.
강보원
하루키를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여러 방면에서 중요한 작가라는 걸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ㅎㅎ 저도 이참에 읽어보고 매력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저희가 이야기를 하며 언급된 작품들을 주문했는데, 주문하는 김에 전에 다른 일로 필요해서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까지 같이 구매를 했는데요. 구매 버튼 누르려는데 손이 자꾸 떨려서 혼났네요... 아직도 사고 싶은 책은 넘쳐나는데... 일단 적어도 다음 달까지는 도서관을 정말 열심히 다녀보려고 합니다...
박혜진
책 주문할 때 손 떨리죠.. 그래서 한때는 저도 도서관 정말 열심히 다녔는데, 책 반납할 때를 놓쳐서 늘 연체되는 것 때문에 또 심장이 떨리고.. 그나마 온라인 서점 미리보기에서 본문 30여 쪽까지는 미리볼 수 있어서, 이계절의 소설 대화할 때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ㅎㅎ
정용준
저도 언급한 소설들 다 구매하기는 부담스러워서ㅎㅎ 학교 도서관에 모두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읽지 않아서 추천할 수는 없지만 제가 이번에 개인적으로 구매한 소설 중 신작 장편소설은 나보코프의 <프닌> 이언 매큐언의 <나 같은 기계들> 페터 슈탐의 <세상의 다정스러운 무관심> 입니다. 나보코프의 소설은 '나보코프의 모든 소설 가운데 가장 코믹하고 가장 애달프코 가장 단순한 소설이다.'라는 소개에 마음이 움직이더군요. (그리고 <악인의 서사>도 구매했습니다 ㅎㅎ)
박혜진
저도 이언 매큐언의 <나 같은 기계들> 읽어 보고 싶어요. 이언 매큐언 소설에 대해서는 한번쯤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같이 읽어 보고 싶단 생각도 해요. 더욱이 이번 소설은 인공지능이 소재여서, 가즈오 이시구로가 '클라라'를 통해 보여 준 인간에 대한 정의랑 어떻게 다를지도 조금 궁금하더라고요.
나 같은 기계들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이언 매큐언의 열다섯번째 장편소설이자 그의 유일무이한 SF 소설로, 과학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가상의 과거를 배경으로 인류 최초의 인조인간을 손에 넣은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인공지능시대의 윤리를 집요하게 묻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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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0
저도 나보코프와 매큐언 작품 궁금했어요! 나보코프는 다른 작품들과 어떤 면에서 구별되는지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기도 하더라고요. 페타 슈탐 소설은 출간 소식을 모르고 있었는데, 말씀해주신 덕분에 알게 됐네요!
(앗, 작가님, 구매 감사드립니다ㅎㅎ 본문에 언급된 작품을 쓰신 작가님들로부터 책을 읽거나 구매하셨다는 말씀을 듣게 될 때 느끼게 되는 감사함/뿌듯함이 또 남다른 것 같습니다!)
김지운0
저는 지난주부터 『명탐정의 제물』을 시작했습니다. 소설은 1970년대 남미의 가이아나라는 나라에 위치한 종교 공동체에서 시작됩니다. 첫 장면에서부터 구원받을 수 있다는 교주의 말만 믿고 200명이 넘는 신자가 집단 자살을 하는데, 그 시기에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자체로 자극적인 이야기라서 압도감을 느끼는 한편, 누군가는 선정적 소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후로는 배경이 뜬금없이 일본으로 넘어와, 사이비종교와 투자 사기가 결탁해 일본 내에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을 주인공 탐정이 추적하며 이야기에 속도가 붙기 시작합니다. 대륙을 넘나들다 보니 소설의 스케일 자체가 크게 느껴졌는데, 앞으로 일본와 가이아나의 이야기가 얼마나 그럴듯하게 이어질지 주목하며 마저 책을 읽어가려 합니다.
박혜진
사이비종교와 투자 사기가 결탁했다고 하니 저도 너무 궁금하네요. 선정적인 뉴스 형태로 접하게 되는 스토리이다 보니, 오히려 저는 그런 이야기를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에요. 소설적 서사 안에서 뉴스 형태로는 접하기 힘든 인간들의 기이한 경도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날이 갈수록 인간의 나약함과,그 나약함에서 비롯되는 기이함을 직접적으로 목격하는 상황이 많아져서 더 그런가 봐요. 곧 추석인데, 번접한 시간에 몰입해서 읽기 좋은 책일 것 같아요.
정용준
설정만 봐도 엄청 소설적이지만 그만큼 부담스러운 설정인 것 같아요. 실제로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실제가 워낙 비현실적이고 부조리해서 그것을 소설에서 얼만큼 자연스럽게 있을법하게 그려냈는지가 궁금해지네요. 그럴듯하게 이어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네요.
김지운0
지난 시즌에 언급해주신 『러브 몬스터』와 정보라 작가의 신작 『고통에 관하여』도 장르적으로는 스릴러이면서 종교 단체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꽤 상통하는데, 세 작품을 비교해 읽어봐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러브 몬스터‘한국 문학계의 새로운 흐름’이라는 찬사와 함께 미야베 미유키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힌 작가 이두온의 세번째 장편소설. 작가는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강력한 캐릭터와 압도적인 서사로 풀어내며 우리 문학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것 같은 긴장감 넘치는 사랑 이야기를 펼친다.
고통에 관하여『저주토끼』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며 국내를 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준 작가 정보라의 신작이 다산책방에서 출간된다. 『고통에 관하여』는 붉은 칼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소설로, 정보라 특유의 치밀하고 치열한 설정과 서늘하게 파고드는 문장, 어둡게 번뜩이는 사유가 더욱 돋보인다. 이야기는 고통을 무력화시킨 진통제 ‘NSTRA-14’를 만든 제약회사와, 고통이 인간을 구원에 이르게 한다고 주장하는 종교단체의 갈등에서부터 시작된다. 정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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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한소
“ 사실은 사랑이 결코 그가 기대한 그런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애정 관계라는 것은 그 안으로 들어가려 하면 할수록 장벽이 올라가고 포가 날아오는, 사람을 고독한 전시 상태로 몰아넣는 어떤 것으로, 사랑이 그를 외로운 죽음에 이르게 하리라는 사실을 조우경은 어렴풋이 깨달았다." ”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두번째 계절 #1』 이두온 <러브 몬스터> 1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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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저는 이번 달에 대화 시작한 이래 <클라우드 쿠쿠 랜드> 한 권만 추천을 한 상태인데요, 분량이 주는 압박감이 워낙 커서 선뜻 추천하기 힘든 책임에도 불구하고 읽은 독자들 말마따나 물 흐르듯 흘러가는 소설인 건 확실해 보여요. 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서사가 아닌 건 확실해서 호불호가 두드러질 수도 있겠지만, '여기'를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큰 스케일의 이야기 속에서 소설이 주는 자유가 뭔지 체감할 수 있는 소설인 것도 확실해 보이고요. 모든 소설가는 독자를 삶으로부터 자 유롭게 하는 작품을 쓰고 싶어 할 것 같고, 사실 비평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 본다면 이 소설은 정말로 독자를 자유롭게 하는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몽상이 허락하는 자유이긴 하겠지만.
정용준
<클라우드 쿠쿠 랜드>는 아직 읽기 전인데 물 흐르듯 흘러간다는 말과 독자를 자유롭게 한다는 말이 몹시 궁금해집니다. 이것도 어서 시작해봐야겠어요. 그나저나 대화에 참여할수록 읽기 욕심만 커지고 리스트만 늘어나게 되네요. 간만에 이런 좋은 압박. 반갑습니다.
범한소
그나저나 흥미로워보이는 새로운 작품들이 또 보이는데, 이미 언급해주신 작품만으로도 너무 풍성(!)해서, 더 이야기 했다가는 저도 장바구니가 파산하거나 도서관 도서 신청 목록이 한없이 길어질 것 같다는 걱정이 들고요...이렇게 모여서 이야기하니 세상에 정말 읽고 싶은 것도, 읽을 것도 참 많네요. ..
강보원
ㅎㅎ 뭔가 저도 이번에는 유독 책을 많이 사게 된 것 같아요 이야기된 책들 중에서 이 모임 때문이 아니더라도 사놓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 많아서.. 저번에는 이렇게 시기를 정해두고 찾아본 경험이 처음이라 그랬던 건지 많은 책들이 눈에 들어온 건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달라서 조금 신기한 기분이 드네요..
김지운0
https://blog.aladin.co.kr/709642118/14847111
이미 많은 작품을 언급해주셔서 딱히 실효성이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ㅎㅎ 처음에 해외소설 출간작들 살펴보며 추렸던 목록 한 번 공유드려봐요!
김지운0
가장 중점적으로 언급하시는 하루키/최은미 신작이 공히 단/중편에서 확장된 장편이라는 점도 흥미롭네요~ 기존 작품이 어떻게 개작/확장됐는지 엿봄으로써 장편소설만이 취할 수 있는 접근이나 구조 등을 곱씹어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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