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요! <러브 몬스터>는 지난 시즌에 추천만 되고 논의 대상으로 삼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읽어보았는데 무척 흥미로웠어요. 이두온 작가는 이전 작품부터 그 에너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 <러브 몬스터>를 읽으니 장르 안에서 확실한 자기 길을 내고 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사랑'이라는 주제를 사이비 종교라는 소재에 녹여내는 자신감과는 별개로 저는 좋은 문장도 많았던 것 같아요.
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두 번째 계절 #1
D-29
범한소
박혜진
막상 이렇게 신간에 집중해서 살펴보고 나니, 이렇게 읽지 않으면 좋은 책들이 너무 쉽게 사라진다는 걸 더 체감하게 돼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관심 가지면 후두둑 장바구니에 넣고 결재하게 되는.
소유정
언급해주신 책들 모두 아주 흥미로운데요*.* 저는 최근 이북리더기를 새로 구입해서 종이책과 함께 병렬독서를 하고 있어요! 장편소설이 볼륨감이 있다 보니 이동할 때는 읽기가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넘 좋더라고요ㅎㅎ 앞서 이야기했듯 집에서는 <마주>를 읽고 있고요(하루키 신작은 벽돌처럼 얹어만 놓고 아직 펼쳐보진 못했네요.. 연휴에 슬쩍 들여다 볼 생각이에요! 기대가 됩니다), 리더기로는 정해연의 <못 먹는 남자>와 청예의 <라스트 젤리 샷>을 읽고 있어요. 정해연 작가는 <홍학의 자리>로 인상 깊었던 작가고, 최근 <유괴의 날>이 드라마화되어서 그것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요. <못 먹는 남자>도 설정이 흥미롭더라고요. 음식을 먹으면 타인의 죽음을 볼 수 있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인데요...생각만 해도 정말 끔찍한 능력인 것 같지만, 궁금한 마음에 읽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라스트 젤리 샷>은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대상을 받은 작품이라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어요. 이 소설에는 인봇 삼 남매가 등장하는데, 각각 이름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 것에서부터 강렬하게 사로잡혔어요ㅋㅋㅋ
못 먹는 남자죽음을 예견할 수 있는 주인공, 제영. 하지만 죽음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예견하는 것은 살기 위해 음식을 먹을 때뿐. 그런데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제영 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라스트 젤리 샷초단기간 내 다수 공모전을 휩쓸며 데뷔, 철저히 준비된 작가 청예의 등장 “작가가 쓰는 동안 즐거웠으리라. 시종일관 유머가 흐르고, 활력감이 있다.” -심사평 중에서 2023년, 『라스트 젤리 샷』으로 제6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차지한 청예 작가는 철저히 준비된 작가였다. 약 3년 만에 〈K-스토리 공모전〉,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컴투스 글로벌 콘텐츠 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 했고 “가장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을 받았다. 급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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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보원
<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게 일어난 소설 같은 일>은 거칠고 직선적인 맛이 있는 소설이네요. 그래서 우선 잘 읽히기도 하고, 소설을 써보겠다고 막 결심한 젊은 청년의 이야기라 특유의 치기어린 모험심 같은 게 저한테는 오랜만에 접해보는 감수성이란 생각이 들어서 좋아요. 소설 소개에도 나와있듯 볼라뇨의 영향도 큰 것 같고 그 점도 저는 싫지 않고 반가운 느낌을 주고요. 아직 초반부만 읽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으면서 필립이 결국 어떻게 될지를 궁금해하는 마음도 생겨서 시작이 괜찮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혜진
이 많은, 읽고 싶은 소설들 중에서, 어떤 책을 읽을지 결정하는 건 정말 어렵네요. 차라리 주사기 던지기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래도 이 가운데에서 더 읽고 싶은 책, 혹은 같이 읽고 싶은 책을 결정해야겠죠? 지난번에 신인 작가의 책을 선정해서 그런지 이번에는 대중의 관심이 많이 기울어 있는 책과 발굴의 의미가 있는 책을 같이 선정해 보고 싶단 생각도 들어요. 그런 점에서 하루키 소설이나 이언 매큐언 소설을 같이 읽고 싶어요. 다른 분들은 어떤 책 같이 읽고 싶나요?
김지운0
저는 다른 분들의 언급 빈도를 고려하다 보니 우선 하루키, 최은미, 단요 작가 신작에 주목하게 됐는데요! 혜진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신 발굴의 관점에서 한 권을 더 꼽아보자면, 보원 선생님께서 읽고 계신 『필립 로커웨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밖에 어떤 작품이 선정되더라도 열린 마음으로 읽을 준비가 돼 있사오니(이랬는데 막상 직접 읽기 시작하고 후회하는 거 아니겠죠?🥹) 편히 의견 주시면 잘 따라가겠습니다✨
정용준
다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짧게 읽어본 소감을 짧게 말해보자면 하루키 소설은 언제나 하루키적인 그 느낌 그대로입니다. 그런 의미로 하루키를 읽는다면 긴 시간 대중적인 사랑(미움)을 받는 하루키적인 현상을 새롭게 이야기해보는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언 메큐언 소설은 sf고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여서 이야기와 소재적 측면에서의 자연스러운 예상이 있었는데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설정은 그렇게 했지만 사유적이고 철학적인 측면이 강한 소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기도 하고 이언 메큐언 특유의 사유와 내면 묘사가 sf와 만나니 굉장히 설득적이더군요. 최은미의 소설은 제가 좋아하는 최은미적인 힘과 매력이 그대로 들어있어서 재확인되는 좋음이 있었고요. 단요 작가의 글은 말 그대로 재밌고 흡입력이 있어서 술술 읽어나갔습니다. ... 다른 추천작들은 구입 및 대출만 하고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하루키와 이언메큐언 중 한권 최은미와 단요 중 한 권 이렇게 선정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강보원
저도 느낌은 하루키 단요 최은미 작가의 책들 중 두 권을 읽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셋 중 하나 제외시킬 것을 고르기가 정말 어렵네요 ㅠㅠ 물론 저도 이야기된 어느 작품이든 다 좋은 것 같기는 해요. 다른 분들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박혜진
하루키와 이언 매큐언, 그리고 최은미. 이렇게 3권을 선택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하루키는, 비단 하루키뿐만 아니라 하루키 소설에 대한 여러 반응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대화 내용이 기대가 돼요. 그리고 그만큼 대중적 반응들이 많지는 않지만 이언 매큐언 소설 소설이 사색하는 방식에 대해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는 개인적 욕구가 늘 있었어요. 그리고 최은미와 단요 중에서는, 최은미 <마주>를 조금 더 같이 읽고 싶어요. 이 대화를 보시는 분들에게 최은미 소설의 다양한 색깔들을 전하는 것 또한 좋은 정보가 될 것 같아서요. 하루키 소설과 이언 매큐언 중 한 권을 고른다면, 하루키를 해 보고 싶어요.
범한소
이 많은 추천작들 중 함께 읽을 책을 딱 두 권만 골라야 하다니!! 그래도 미리 읽어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고르기가 너무 막막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ㅎㅎ개인적으로는 최은미 작가의 <마주>를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코로나가 벌써 옛날 일처럼 아득하게 느껴지는데, 그 시기에 한국 사회와 우리 각자가 겪은 일들을 다시 돌이켜보고 무엇을 기억하고 남기면 좋을지 이 작품을 매개로 얘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서요. 이언 매큐언과 하루키는 아직 끝까지 읽지 못해서 결정하기 어렵지만, 작품 뿐만 아니라 작품 바깥으로도 나눌 얘기가 풍성한 쪽은 아무래도 하루키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에서 저희가 얘기 나눴던 것처럼, 과거의 하루키와 오늘날의 하루키가 한국 독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짚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ㅎㅎ 그런데 이렇게 말하고 나니 두 권 모두 제가 읽고 싶다고 했던 작품이라 어쩐지 민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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