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에도 읽힐 작품을 찾는 [이 계절의 소설] 두 번째 계절 #1

D-29
클라우드 쿠쿠 랜드실존했던 고대 그리스의 작가 안토니우스 디오게네스가 쓴 가상의 작품 「클라우드 쿠쿠 랜드」를 중심으로 700여 년의 시간을 오가며 다섯 인물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클라우드 쿠쿠 랜드』는 퓰리처상 수상 이후 작가가 7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안녕하세요! 소유정입니다. 지난 계절에 이어서 함께 이 계절의 장편소설을 탐색하게 되었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읽은 책들, 읽고 싶은 책들을 나누며 또 신나게 떠들고 싶습니다! 벌써 올려주신 책들이 있네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고 저희 집 책기둥도 훑어보고 오겠습니다ㅎㅎ
문득, 지운 편집자님이 추천해 준 작품 중 <명탐정의 제물> 소개 자료를 보다가 이런 다양한 랭킹들은 누가 다 만들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글 남겨 봐요 ㅎㅎ 2022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SR회 어워드 1위, 비실재 탐정소설연구회 1위, 리얼 사운드 미스터리 랭킹 1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10 2위…. 작품을 조명하는 방식이 조금은 더 사적인 느낌이 나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 만화가 대단하다!'가 존재하는 건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도 있길래 저도 찾아봤어요ㅎㅎ 꽤나 유서 깊은 가이드 북이더라고요. 나무위키(;)에 관련 정보가 꽤 소상히 적혀 있길래 공유해봅니다. https://namu.wiki/w/%EC%9D%B4%20%EB%AF%B8%EC%8A%A4%ED%84%B0%EB%A6%AC%EA%B0%80%20%EB%8C%80%EB%8B%A8%ED%95%98%EB%8B%A4!
소개해주신 책들 일단 부지런히 읽어봐야겠어요. 저도 관심이 있거나 흥미로운 책이 생기면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용준 작가님 재밌게 읽은 책들, 같이 읽으면서 좋아했던 적 많아서 기대하고 있어요!
우와! 벌써 이렇게나 읽고 싶은 것들을 잔뜩 추천해주셨네요. 이번에도 역시나 선생님들의 안목을 믿고 잘 따라가면 될 것 같습니다. ㅎㅎ
저는 일단 세 권 정도를 추려보았는데요. 개인적 호오나 궁금증과는 별개로,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은 그래도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하루키의 신작은 언젠가부터 읽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어떤 모종의 책임감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예약 판매 내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유지하고 예판 중에 3쇄까지 찍었다는 걸 보니 하루키 티켓파워(?)가 여전하긴 하네요..! 두번째로는 최은미 작가의 '마주'인데요. 2020년에 발표한 단편 <여기 우리 마주>를 장편소설로 확장한 작품입니다. 아직 책으로 출간되지 않은 단편소설을 리뷰하는 [이.단.아]라는 코너를 연재했던 적이 있는데, 그 코너의 첫 번째 작품으로 소개했던 적이 있어요. 단편으로도 워낙 인상깊은 작품이었던 터라 장편으로는 어떻게 확장되었을지 비교해서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01909360001805 세번째로는 김희재 작가의 <탱크>인데요. 앞서 '랭킹' 얘기해주셨던 것에 이어서 덧붙이자면 국내에서 훌륭한 장편 소설 발굴을 해온 문학상으로는 한겨레문학상이 있을 것 같아요. 심윤경과 박민규, 장강명과 최진영, 이혁진과 박서련 같은 한국문학의 중요한 이름들을 발굴한 문학상이기도 하고, 한겨레문학상 특유의 선정 기준을 신뢰하기도 해서 수상작은 매년 빼놓지 않고 읽으려고 합니다. 올해 수상작은 총 229편의 경쟁작 중 심사위원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선정되었다고 하기도 하고, 작가님이 드라마 음향기술자라고 하셔서 더 궁금해집니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고교생 에세이 대회에서 만나 서로 좋아하게 된 그들은, 화창한 여름날 순수한 한쌍의 소년과 소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진짜 내가 아니야. 진짜 나는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그 도시에 살아.” 소년은 소녀가 들려주는 도시 이야기에 빠져든다.
마주수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동시에 젊은작가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을 잇따라 수상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그 이름만으로도 설레게 하는 작가 최은미가 두번째 장편소설 『마주』를 펴냈다. 작가가 6년 만에 선보이는 반가운 장편소설이다.
탱크심사위원 만장일치 선정! 2023년 제2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어떤 믿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살기 위해 반드시 붙들어야 하는 문제였다” ‘탱크’라는 텅 빈 믿음과 믿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적 안간힘에 대하여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최진영의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장강명의 《표백》, 강화길의 《다른 사람》, 박서련의 《체공녀 강주룡》, 강성봉의 《카지노 베이비》 등
저도 <마주> 추천하고 싶었는데 8월 출간작이라서 망설이고 있었어요. 저 역시 하루키는 그냥 일단 읽어보려고 합니다. <탱크>는 아직 읽지 않았는데 마침 책장에 있으니 읽어보겠습니다.
저희가 지난 3개월간 출간된 작품, 그러니까 6/7/8월에 출간된 작품을 대상으로 하긴 하지만, 그 경계에 기계적으로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전제 하에, 저도 하루키 작품은 꼭 읽고 싶어요. 무엇보다 대화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고요. 더군다나 '노장'의 작가가 과거의 작품에서 '다시 시작'했다면, 그 도착지가 어디인지도 너무 궁금하고요.
<마주>는 저도 막 읽기 시작한 소설이에요. 최은미 작가의 소설을 단편 장편 가리지 않고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단편에서 장편이 된 소설들을 유독 흥미롭게 보는 편이에요. 장편소설이 어떻게 창작되는지에 대한 호기심도 충족되고, 하나의 이야기가 형식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더라고요. 그리고 펼치자마자 느낄 수밖에 없는, 작가가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 도착해 버린 듯한 그 분위기도 너무 좋아요.
사실 저는 하루키 소설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는데요... 아주 예전에 하루키 소설에 대한 전설적인 리뷰 하나를 읽고 너무 웃기고 공감이 되어서, 앞으로 읽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그 리뷰 제목이 <고독한 샐러리맨의 오징어 냄새나는 망상소설>인데요... 아무튼 그 ㅎㅎ 그런데 그 이후로 하루키의 에세이는 몇 편 정도 읽어보았는데 에세이가 좋더라구요. 그래서 언젠가 소설도 한 번 읽어봐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번에 신작이 나와서 '그럼 이번에 한 번?' 하는 마음으로 구해서 집에 놔두었습니다. 저도 이참에 하루키는 한 번 읽어보려구요... 그리고 김희재 작가의 <탱크>도 기대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꼭 한 번 읽어보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어요. 참고로 위의 리뷰는 어느 하루키 신작이 나왔을 때 아마존에 달린 댓글인데, 그 작품에 별 1개를 주었다고 해요. 궁금하신 분들은 https://blog.naver.com/sohyun890/130172072993 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읽어보고 싶었던 소설은 단요 작가님의 작품들인데요. 요즘 화제의 작가인 것 같고... 웹소설로 출발해 문윤성 SF문학상 대상, 박지리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하고 이를테면 좀 식상한 문구이지만 평단과 대중의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는 그런... 소설 자체도 워낙 재밌다는 감상이 많아서 꼭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마녀가 되는 주문불안한 앞날이 이어질 바엔 차라리 생의 단절이 나을까 고민하던 열일곱 살 서아는 비밀리에 운영되는 게임 서버에 ‘마법소녀’로 참가한다. 매주 목요일 밤 11시에서 새벽 1시까지, 게임의 비밀 서버가 열린다. 마법소녀, 혹은 마녀가 되는 주문으로 입장하면 ‘관리자’로 게임을 컨트롤하며 괴물을 처리하는 것이 서아의 주된 임무. 학교와 게임 서버의 이중생활을 적응해 가던 어느 날, 서아는 게임과 관련한 수상한 죽음이 15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개의 설계사스타 소녀가 기르는 로봇 개가 있고, 그 로봇 개의 인공지능을 슈퍼스타에 맞춰 설계한 설계사가 있다. 설계사의 동생은 쥐를 닮았는데 설계사를 감정적으로 학대한다. 한편 슈퍼스타의 전 애인은 자살한 상태인데 그 죽음에는 로봇 개와 설계사가 얽혀 있다. 각자의 필요와 욕망이 교집합처럼 모여서 이들을 소재로 하는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고, 여러 대화가 오가면서 전 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일종의 심리 미스터리’라고 작가는 자신의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불가능한 원판은 삶의 행적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하고, 이는 천국과 지옥에 갈 확률로도 이어진다. 따라서 어떤 이들은 청색 영역의 가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수레바퀴를 미워하는, 안티휠이 된다. 수레바퀴 출현 이후 세계는 바뀌고 있다. 르포 작가 ‘나’는 수레바퀴가 출현한 지 1년이 되는 시점에 다양한 사람들을 취재하면서 바뀐 세상에 대해 기록한다. 그들과의 인터뷰를 책으로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소설이다. 이 작품은 초월적인 존재인 수레바퀴
그런데 하루키는, 어디서 들은 이야기인데... 최근에 출판사에서 몇몇 서점들을 대상으로 현장 설문을 해보았대요. 대략 '하루키를 아시나요? 좋아하시나요?' 이런 질문이었는데 20대?의 절반 정도가 '그런 사람 모른다'라고 대답을 했다고... 사실 저 때만 해도 하루키는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작가이고, 뭔가 1q84때만 해도 지하철에서 다들 그 책을 읽고 있다고 기사까지 났던 기억인데 조금 격세지감이 있었어요. 물론 그렇다 해도 당연히 나오자마자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 1위 하고 여전히 엄청난 팬층이 있는 것 같지만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미묘한 상황 속에서 신작이 나왔다고 하니 뭔가 더 궁금해지고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습니다.. 과연 어떤 소설일지..
저도 서점 현장 설문 이야기 들었어요ㅎㅎ 표지를 모던하게 뽑은 것에도 젊은 독자들 잡으려는 의도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알라딘 기준으로만 보면 구매자 분포는 40대-30대-50대-20대 순서로 많더라고요.(주말에 어딘가에서 동네서점판 실물을 처음으로 봤는데, 그 디자인도 되게 예쁘더라고요.) 아무튼 주변에서 막 읽기 시작한 지인으로부터 글에서 나이듦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는데, 혹시 저희 평론단 가운데서도 독서를 시작하신 분이 계시다면 감상이 궁금합니다!
허걱....그런 사람(!) 모른다니...정말 격세지감이네요...돌이켜보면 저 역시 정확히 하루키붐을 관통한 세대는 아니지만, 지인들과의 대화에서든, 어딘가의 인용에서든, 대학 수업에서든 늘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이름이라 읽지 않고도 읽은 기분을 느끼게 한 작가가 하루키였던 것 같아요. 안읽어보고도 아는 척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작가였달까...그런데 (마찬가지로 식상한 말이긴 하지만) 요새는 교양 영역으로서의 책의 영향력이 많이 줄었으니 '안 읽어봤지만 이름은 들어본' 작가의 존재라는 것도 예전과는 그 의미가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새삼 이번 하루키 예약판매 구매층의 나이대가 궁금해지네요. 20대 독자가 얼마나 될지...
보원 평론가님이 링크 걸어 준 링크 읽었어요. 사실 읽으면서 반전은 없었는데, "고독한 샐러리맨의 오징어 냄새나는 망상소설"이란 멘트에 별로 이견이 없었거든요. <색채가 없는 다자키..>에 대한 평가 역시 대체로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고요. 차이가 있다면, 하루키 소설에 반복되는 망상 혹은 환상에 입혀진 리얼리티에 하루키 '특유'의 색채가 있다는 것 같고 저는 그 색채가 항상 기대가 된다는 정도인 것 같아요. 저 고독은 내 고독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계속해서 그 고독을 들여다보고 싶은 관음증적 욕망도 자극되는 것 같은데, 그런 은밀함 때문인지 저는 하루키 소설이 나오면 저는 '솔직히 궁금하다, 솔직히 읽고 싶다" 하는 마음이 되더라고요.
저 시작했어요. 저녁에 책 들춰 보기 시작해서 70쪽 정도 봤는데 이야기에 스스륵 빠져드네요. 심리적이고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것의 총체일 듯한 느낌을 주는 소설 같아요. 일단,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이 안 돼서 재밌어요. 나이듦이 느껴지는데, 그래서 더 좋아요! 요즘 부쩍 나이 든 작가의 오래된 생각, 오래된 표현, 오래된 필력을 좋아하고 있어서인지.
저는 <마주> 와 이번 하루키 신작 그리고 <탱크> 읽기 시작했습니다. <개의 설계사>도 주문했고 기다리는 중이에요. 하루키는 확실히 세대간 평가와 감상이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2년 전 교보문고에서 독서 모임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를 읽었어요. 하루키를 처음 읽은 독자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더군요. 아무래도 90년대 느낌의 남성화자에 대한 반감이 강하게 느껴졌고 학교에서 학생들과 종종 하루키에 관해 이야기할 때도 대체로 하루키를 '중년 남성 화자의 낭만 감상 소설'을 쓰는 작가로 인식하고 있더군요. <드라이브 마이카> 영화가 한참 입에 오르내릴 때도 소설은 별로고 영화는 좋다, 는 것이 문창과 친구들의 전반적인 의견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하루키가 그런 식으로 매도되는 것이 달갑지 않고 한쪽 마음에서는 분명히 많이 읽어보지 않고 혹 한편도 읽지 않고 그렇게 말했을 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하고 있지만 그런 반응은 젊은 독자들의 전반적인 경향인 것은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상실의 시대>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하루키의 소설을 즐겁게 읽어왔고 어떤 소설에서는 정말 좋고 놀라운 지점도 여전히 발견하기에 이번 하루키 작품도 편견 없이 기대감을 갖고 읽어보려고 합니다.
저도 여러 경로를 통해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던 게 생각나네요. 하루키 작품에 대한 여러 감상 중 '중년 남성의 판타지'적 측면들이 요즘의 젊은 독자들에게 크게 공감받는다는 것, 그로 인해 하루키 소설은 보지 않아도 되는 작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는 경향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제 생각에 그런 평가는 눈에 보이는 요소들만으로 지나치게 단순화한 시도처럼 보이고, 그렇듯 단순화해서 말하는 데에는 문학을 정치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바가 큰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럴수록, 문학의 고유성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디테일이 결정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그래서인지 더 하루키 소설을 냉정하게 평가해 보자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하루키 소설에 대한 이런 입장의 차이들은 이슈를 바꿔 가며 줄곧 있어 왔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그 점이 하루키 소설이 갖는 현대성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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