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김원영 작가님의 『사이보그가 되다』 함께 읽기

D-29
반갑습니다! 『사이보그가 되다』를 함께 읽게 되어 기쁩니다. 이미 유명한 책이라 재독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네요~ 저는 첫 독서라 떨리고 기대됩니다! 더불어 같이 읽는 분들의 생각도 궁금합니다 :) 이 모임은 특별한 가이드는 없습니다. 각자의 속도로 다양한 생각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그믐’에 익숙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모임에 올리시는 글은 등록 후 29분이 지나면 수정이 불가합니다. 이 점 유의하셔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마음에 들었던 글귀, 읽다가 번쩍인 생각, 서로 나누고픈 이야기. 9월 한 달 동안 풍성해지길 바랍니다.
기대됩니다.
사이보그가 되다채로 움직이는 세상, 첨단 기술을 동원해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은 신체들이 이끌어가는 사회는 고통도 갈등도 불가능도 없는 편리하고 매끄러운 곳일까? 열다섯 살 전후로 신체의 손상을 보완하는 기계들(보청기와 휠체어)과 만나 ‘사이보그’로 살아온 김초엽과 김원영은 인간의 몸과 과학기술이 만나는 현장에 줄곧 관심을 가져왔다. 두 사람은 오늘의 과학과 기술이 다양한 신체와 감각을 지닌 개인들의 구체적인 경험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발전해가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한 번 읽었지만 다시 읽으면서 더 깊이,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보고 싶은 책입니다.
반갑습니다. 이 책 사두고 읽어야지만 여러번 하다 좋은기회 같아 함께읽기 모임을 신청했어요, 기대됩니다!
안녕하세요. 김초엽 작가님을 좋아해서 이 책도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소설을 좋아해서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이 기회에 함께 읽어보고 싶어 신청했습니다~
책만 사두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같이 읽고 싶어서 신청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원영 작가님의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을 무척 재미있게 읽고 이 책도 바로 샀었는데, 여러 이유로 다 읽지를 못했어요. 이번에 '함께' 읽게 되어서 기쁩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너무 사랑하는 책인데 마침 독서모임을 모집하고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신청했습니다! 재독하면서, 다양한 분들의 의견 들으면서, 더 많은 이야기로 확장시켜 나가고 싶어요.
참여하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 조금씩 함께 읽어요!
김초엽 작가님의 <책과 우연들>에 나온 글들을 보고 이 책 꼭 읽고 싶었습니다. 함께 읽으면서 좋은 글 많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좋은 책모임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지런히 읽으면서 글 올리겠습니다.
네 저두요! :)
이런 책이 있었군요. 처음 들어서 검색해보니 내용이 넘 끌려요. 함께 읽어보고 싶어요.
책과 우연들“이야기를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근원에 있는 마음을 묻게 될 때 나는 가로등 길을 따라 집으로 걸어 돌아오던 열여덟 살의 밤을 생각한다.” 김초엽의 첫 에세이 『책과 우연들』은 “읽기 여정을 되짚어가며 그 안에서 ‘쓰고 싶은’ 나를 발견하는 탐험의 기록이다.” “읽기가 어떻게 쓰기로 이어지는지, 내가 만난 책들이 쓰는 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의 과정과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의 독서로” 나아가며 마주친 “우연히 책을 만나는 기쁨”의 순간들
p.40 그 미래는 언젠가 노화하고 취약해지고 병들고 의존하게 될 모든 사람이 마주할 미래이기도 하다.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어떤 시기에는 정상성의 범주에서 밀려난 존재가 돤다. 단지 그것을 상상하지 않으려 애쓸 뿐이다. 그래서 나는 장애인 사이보그를 이야기 하는 것이나 기술과 취약함, 기술과 의존, 기술과 소외를 살피는 것이 결국 모든 이들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하고 싶다. 독립적이고 유능한 이상적 인간과 달리 현실의 우리는 누구도 취약함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든 취약함에서 자유롭지 않다.’ 저자는 취약함의 보편성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도, 나이가 들어서건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걸 간과하고 살아가지요. 이와 다르지만 비슷한 맥락으로 김승섭 교수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서 한국인들의 차별에 대해 지적한 부분이 생각났습니다. <한국을 떠나면 당신도 소수자입니다>라는 챕터에서 ‘인터넷과 일상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는 이들은 자신들 역시, 한반도만 벗어나면 소수 인종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망각의 동물이지만 기억해야 하는 건 기억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바뀔지 고민하게 되네요 ~
아픔이 길이 되려면 - 정의로운 건강을 찾아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다사회역학자인 김승섭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차별 경험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한다. 차별이나 폭력을 겪고도, 말조차 하지 못할 때, 혹은 애써 괜찮다고 생각할 때 실은 우리 몸이 더 아프다는 것을 연구들은 보여준다. 김승섭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몸은 정직하기 때문’이다.
과학의 발전은 분명 장애가 있는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고 고통을 줄여나가고 있다. (…) 그러나 과학이 장애에 관한 정체성 물음을 ‘장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네가 인간이며, 조만간 그 장애를 극복될 것이므로 너는 더 ‘온전한’ 인간 공동체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제하는 이상, 장애 그 자체의 의미를 규정하지(identify) 않는다는 점을 성찰해야 한다.
사이보그가 되다 2장 우주에서 휠체어의 지위 _ p.60, 김초엽, 김원영
<가만한 당신 - 스텔라 영> 일부 발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501030443580112 TED 시드니강연에서 한 말의 요지도 그거였다. “장애는 나쁜 것도,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비장애인에게 감동을 주고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흔히 소개되는, 장애인 운동 선수들의 슬라이드 사진 몇 장을 보여준 뒤 그는 그것들을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대상화하는 ‘감동 포르노(inspiration porno)’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는 당신들에게 영감이나 감동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I’m not your inspiration)”라고 말했다.
p.87 장애인들의 몸은 설령 같은 유형의 장애라 해도 규격화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며, 사람마다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한다. (...) 테크노에이블리즘은 장애와 기술에 대한 사회의 협소한 관점을 드러낸다. 온정과 시혜로 뒤덮힌 시선들은 장애인 사이보그의 현실에는 눈을 감고, 미래적인 이미지만을 기술낙관주의의 홍보대사로 내세운다. 지금 이곳의 장애인들이 경험하는 고통과 장벽을 해결하는 일을 ‘언젠가’ 기술이 발전할 미래로 자꾸만 유예한다. 경사로와 엘레베이터, 수어통역을 실현하는 데 최첨단의 놀라운 기술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지금 당장 장애인분들에게 필요한 것은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값비싼 첨단기술과 낙관적인 미래의 이미지가 아니라 경사로와 엘레베이터, 수어통역 같은 배려들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네요.
이런 기술들이 장애인의 삶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다. (…) 하지만 스마트폰과 달리 장애인을 위한 기술에는 항상 온정적 시선이 따라 붙는다. 장애인은 기술을 사용하는 주체가 아니라 누군가가 베푼 온정의 수혜자로 위치한다. 우리 사회가 장애 접근성과 장애 권리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사라지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특정한 기업이나 단체가 소외된 장애인을 위해 시혜를 베푼다는 서사만이 반복되고 있다. 이 온정이 서사 안에서 기술과 실제로 복잡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는 장애인들의 진짜 필요는 쉽게 지워지고 만다.
사이보그가 되다 p72, 김초엽, 김원영
이 부분을 읽고 영화 <코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 영화의 평점은 9.1로 아주 높다. 나 또한 보고 나서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주인공이 ‘농인’이 아니라 ‘청인’이기에 더 공감하고, 큰 감동을 받은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평점을 높게 준다는 건 여러 갈래가 있겠지만 이 영화와 같은 드라마 장르는 이해와 공감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과연 주인공이 농인이었다면 많은 이해와 공감을 받을 수 있었을까? 다수가 청인인 관객들은 어떤 평점을 줬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시혜적인 시선이 나에게도 있음을 느끼게 되어 부끄럽다.
트랜스휴머니즘이 인간의 죽음과 질병, 장애의 종말을 내세우는 것의 또 다른 문제점은 그것이 언제나 미래의 약속이라는 점이다. (…) ‘약속의 과학’은 편리와 건강을 약속하며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민간 투자와 정부의 지원을 끌어들인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첨단 과학의 특성이 과학 연구를 마치 주식시장처럼 돌아가게 하고 있다.
사이보그가 되다 p80, 김초엽, 김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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