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란 무엇인가?』 혼자 읽기

D-29
포딜착은 한편으로 주관적인 재미의 경험과 다른 한편으로 계층적인 결정에 대한 항구적인 이슈를 조명한다. 그가 말한 계층이란 구조적이고 인위적인 산물로서, (개개인의) 전기에 나타나는 것이다. 그에게 재미를 위한 조건은 전기적이고 사회적인 불평등이 평등하게 될 때만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권력 편차가 지속되거나 두드러질 경우 나타나는 유머의 특성과 반대다. 권력은 명백하게도 사회적 맥락의 이해에 중요하며, 재미는 맥락 속의 관계에서 태어난 현상이다. 포딜착이 말하는 것처럼 재미에서 권력의 역할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알 수 있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단순히 불평등의 반대가 아니라, 권력 차등의 유지나 권력이 재미를 활용하기 때문에 재미가 묘사된 상황도 있다. 이것은 권력 양도에 의해 도드라진 흥분된 상황에서 재미가 더욱 종속적인 형태로 사용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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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주제는 재미가 맥락적이라는 것이다. 사회적 환경은 우리가 가진 재미의 종류를 만들거나 발생시키거나 창조한다. 이러한 맥락은 구조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묶여 있다. 설사 그것이 가장 친밀하고 개인적인 종류의 재미라 하더라도 말이다. 경험의 지향성은 경험 이전에 형성된다. 이런 의미에서, 경험에 대한 반응은 우리가 가진 문화적·사회적인 기대를 지지하거나 틀렸음을 입증한다. 베커의 《마리화나 사용자 되기》에 따르면, “마약은 나쁘다. 그러나 놀랍게도 나는 당신이 나에게 준 그 ‘E’3를 정말 즐겼다”, “마약은 나쁘다. 그리고 당신은 내 저녁을 망쳐버린 그놈의 ‘E’를 내게 주려고 했다”, “마약은 나쁘다. 나는 그 ‘E’를 가지고 있었고, 그냥 걱정만 하다가 밤을 세웠다”, “마약은 좋은 거다. 그리고 당신에 내게 중 그 ‘E’는 효과가 정말 끝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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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의 재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사회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의 상황에서 재미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 책은 재미가 사회생활 속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몇 가지 분명한 사례들을 다루겠다. 이러한 내용들은 늘 외면되어 온 경향이 있다. 재미와 관련하여 소개하고자 하는 사회생활 영역의 고려는 재미있는 질문들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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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용주들이 일터에서의 재미와 관련해 의미 있는 시도를 하고는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일과 재미를 연결시키지는 않는다. 사실은 오랫동안 일은 재미에 대한 평형추로 상징되었다. ‘생활’은 재미있다, 라고 칭하는 것과는 다른 영역의 활동에 속한다는 뜻이다. 일과 생활의 균형담론은 일을 즐거운 경험에서 격리된 위치의 성격으로 넘어간다. 사실 이런 일은 다른 장소에서 벌어지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일터에서의 경험을 정확하게 묘사하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일’ 하면 기대하게 되는 것이 ‘아, 짜증!’이라는 식으로 느낀다. 이는 곧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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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의 재미’를 고양하고자 하는 고용주들에게 당면한 문제는, 재미라는 것이 다른 이들이 재미있으라는 말로 자극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슷한 사람들에 의해 비슷한 방식으로 경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재미는 개인에 의해 소유되는 것이다. 내 경우, 수습기간에 매니저가 와서 함께 일하는 것보다 더 짜증나는 일도 없었다. 이는 나를 회사 분위기로 끌어들여 내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재미있는 사내 활동이나 이벤트가 기획될 것임을 시사하기도 한다. 조직된 재미가 예상되면 내 마음은 어느 정도 가라앉는다.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 하면, 내가 하기로 한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나는 재미를 느꼈다. 유치해지거나 약간은 반항적이 된 것이다. 여기서 요점은 언제 어떻게 재미를 추구할 것인지와 우리가 결정하지 않으면 재미라는 것이 생겨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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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는 수도꼭지처럼 쉽게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이들에게 업무시간은 다른 이들의 스케줄에 따라 짜인다. 우리들 대부분은 월급 주는 사람들의 요구에 따를 뿐, 자기 마음대로 시간을 쓰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짓궂고 반항적인 표현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공동체 시간과 업무이다. 일에서 재미라는 것이 고용인의 입장에서 그대로 진척되지 않는다. 물론 이것은 그저 직장에서 재미의 일부분일 뿐이며 과장되기 쉽다. 일터에서 재미의 가장 강력한 원천은, 어디에서나 그러하듯, 역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다. 대부분 직장인들은 타인들과 어우러져 일을 하며, 이러한 관계 속에서 재미도 창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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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사람들이 시간을 보내는 가장 구조적으로 결속된 공간은 아마도 학교일 것이다. 학교라는 곳은 완전히 규칙 그 자체이며, 규칙 준수 강요는 우리의 전 교육과정을 통해 점점 강화된다. 영국의 유아교육에서 놀이와 재미는 교육방식의 핵심 수단으로 강조된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린아이들은 활동적이고 재미있는 교육방법을 통해 가장 잘 배우는 법이다. 교육과정을 통해 어린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강조점은 재미에서 가차 없이 진지한 공부로 이동한다. 이는 의아한 일이다. 아직도 뇌가 말랑말랑하고 훈련을 통해 만들어져 가는 단계인 유아들에게는 놀이와 재미가 학습을 위한 핵심 수단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학교에 입학하면 16세가 될 때까지 재미를 격리시키거나 제외시켜 버려서, 재미라는 것은 교실에서 있어서는 안 될 것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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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표에 맞춰 생활하고 직장에서 훈련을 받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우리는 언제 어떻게 전복적인 재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은밀하게 배우게 된다. 유아들은 억제되지 않은 재미를 추구하지만 그리 반항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10대가 되면 확실히 그렇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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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으레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이 나이가 들면 절대 용납되지 않는 법이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고함을 지르거나 크게 노래를 부른다거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내키는 대로 훌떡 옷을 벗는다거나, 게임을 한다거나, 주변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까불어대고 하는 것이 모두 어린아이 시절에는 통하지만 살아가면서 점차 규제를 받는 그런 일들이다. 학교 어디를 가도 재미를 접할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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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을 슬쩍 어기는 일이 많은 학생들에게 점점 더 큰 즐거움의 원천이 된다. 게다가 학교는 우정 어린 행동이 형성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우정이야 거의 매일 뒤바뀌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일상적 반복은 젊은이들의 일상적 대화에서 채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반복과 진지함의 결여가 학교에서 급우 사이의 상호작용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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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여가의 내재적 관계는 일반의 기대만큼 그리 안정적이지 않다. 사람들이 여가시간을 잘 즐기지 못한다거나 여가시간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게 자동적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현상적 재미’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가 있다. 우리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어떤 일을 할 때, 진짜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그것이 재미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본인이 경험하고 있는 것을 적절하게 표현해보라고 질문을 하면 ‘재미’는 즉각적으로 마음에 떠올리는 단어가 아닐 수 있다. 아마도 섹스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섹스는 재미에 포함되기도 한다. 그러나 성범죄 현장을 목격했던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 묻는다면, 온갖 얘기들이 다 나와도 ‘재미’라는 단어가 과연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가를 즐기는 시간에도 책임을 다하고, 학습하고, 헌신하고, 발전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등 많은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런 일들은 최소한 블라이드와 하센잘이 논의한 재미와는 반대편에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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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의 맥락을 만드는 일, 가족, 교육, 여가 등의 요소들을 열거하며, 이들이 일반적인 사회적 맥락임을 살펴보았다. 문화적·사회적으로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은 재미가 나타나는 특정한 경우의 풍경을 보여준다. 이들은 재미의 주관적인 경험으로서, 특정 개인에게는 고유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미시적 맥락들은 그 자체로 재미가 벌어지는 시간과 순간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를 묘사하기 위해서 다양한 연령대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이야기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글로 쓸 경우, 개인에게 고유한 경험들의 보편화된 성질들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경험에 대한 해묵은 이분법이 있다. 어떤 개인에게 완전히 고유한 것으로서 그가 재미있었다는 것과, 그 재미를 타인이 경험할 수 있게 공감시키고 재연하는 것은 다르다. 나는 내 인생에서 특정하게 재미있었던 순간들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대체로 재미를 느꼈던 그 장소와 관련된 맥락 속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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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에서 재미를 이론화하려는 시도는 드물었다. 학계의 다른 분과에서도 구체적인 사례를 찾기 힘들다. 재미를 느끼는 것과 이론화의 필요성이나 가능성을 상상하는 것이 너무 상반되게 느껴지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우리는 재미를 그저 단순한 해프닝 정도로 간주하는 상당히 자연주의적 시각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재미를 상대적으로 이론화가 가능한 행복이나 웰빙의 부산물 정도로 취급해왔다. 그러나 재미는 사회적 행위나 상황과 함께하기 때문에, 긍정적·감성적 현상의 것들과 구분하기 위해서 이론의 대상으로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사회학에서 이 책은 이러한 분야의 첫 시도이다. 다른 학제에서는 잘 알려진 노력들이 있었다. 심리학의 울펜슈타인, 여가연구의 포딜착,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연구 분야의 블라이드와 하센잘과 같은 이들이 두드러진 사람들이다. 이 책은 사회적 환경에서 정서적·감성적 도구로서 재미를 논의하고 있다. 이는 사람들의 일상적 경험으로서의 재미를 탐색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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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연구에서 세계대전 이후 시기는 매우 중요하다. 삶에 대한 전반적인 태도에 지각변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의 트라우마는 삶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했다. 보다 무겁고 진지한 것에서 벗어나 기분전환의 생각이 약화되더니, 사회계층을 막론하고 얼마나 재미있게 사는지를 나타내는 것이 중요한 정도가 되었다. 울펜슈타인에 의하면, 이런 전환은 매우 빨라서 전쟁 이전에 자신을 자제력 있고 금욕주의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요구되었던 시절보다 다른 압박을 가져왔다. 금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의심의 대상이 되었던 재미는, 이제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너무 재미를 느끼면 죄의식을 가져야 했던 데서, 이제는 충분히 재미있지 않으면 부끄러워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일과 놀이 사이의 선명한 경계가 무너져버렸다. 작업 공간에는 유희가 침투했고, 놀이에 있어서 성과에 대한 자기평가가 도드라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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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전의 연구이긴 하지만, 위 글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 미디어를 떠올리게 만든다. 사용자가 그들의 일상이나 정체성을 사진으로 재현하고 편집하고, 그러한 방식으로 자신의 일상을 세상에 드러내는 일이 바람직한 일로 여겨지게 되었다. 그저 재미를 경험하는 것과 반대로, 재미있었던 일을 재현하는 데 상당한 에너지가 들어간다. 삶을 점점 더 렌즈를 통해 살아가게 된다는 불평은 흔하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사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소셜 미디어 게시물들은 마치 그것이 끊임없이 영속된다는 듯이 지나치게 재미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휴가 중에, 혹은 주말에, 파티에서, 집 안에서 행복했던 사례들과 신나고 흥분되었던 시간들을 포스트하고, 재현하고,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미디어에 지루한 일상을 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거나, 일상의 삶을 정교하게 재현해야만 하는 것은 핵심이 아니다. 1951년 울펜슈타인이 기술했던 시나리오와 유사하게, 우리가 얼마나 재미있는 사람들이며, 우리가 얼마나 재미있게 사는가를 표현하기 위해 미디어에 의지해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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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펜슈타인이 재미의 재현에 대해 밝히고, 특히 어머니들의 책임감과 연계해서 설명했던 때와 거의 같은 시기에, 일과 고용을 연구했던 학자들은 노사관계에서 기분전환의 역할에 주목했다. 재미를 그저 부가적인 덤이나 하찮은 시간 낭비로 보는 시각대신에, 워커, 게스트, 로이 같은 학자들은 재미를 생존전략이자 현장 노동자 간의 유대 메커니즘으로 생각했다. <바나나 타임>에서 로이는 ‘단조로움이라는 괴물’을 이겨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쓰고 있다. 그에게 ‘잡담, 재미, 장난은 ‘심리적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책’이었다. 이 두 영역에서 우리는 지난 2, 3백년 간 재미에 대한 개념과 동반되었던 긴장을 알 수 있다. 재미는 삶을 충족시키는 데 필수적인 것이고, 하찮은 시간낭비이고, 생산되고 소비되는 상품이고, 심리적 웰빙을 위해 중요한 것이고, 실제로는 적든 많든 보이고 드러내야 할 어떤 것이다. 재미에 대한 태도와 가치를 보여주는 1950년대 자료들은 귀중하다. 그러나 재미가 무엇이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를 이해하기 위한 혼신의 노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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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딜착의 연구에서 가장 유용한 것은 재미 연구에서 권력을 거론한 부분이다. 그는 ‘재미는 사회적 위계 형성과 사회의 불평등에 명시적 도전으로 비치기 때문에 이론화가 되지 못했다’고 말한다. 포딜착에게 재미의 핵심 속성은 불평등의 수준을 평탄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쾌락이나 즐거움이 사회적 위계를 유지하는 것과 반대되는 지점이다. 울펜슈타인과 같이, 포딜착은 여가라는 개념은 재미를 ‘음주, 격식 없는 모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빈둥대는 것이나 혹은 성적인 행위와 같이 사회적·도덕적으로 열등한 형태의 자유 시간에 따른 상호작용’으로 치부해버린다. 따라서 재미의 이론화에서 시작점은 재미가 쾌락, 행복, 즐거움과 서로 관계는 있되, 열등한 현상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데 있다. 재미는 권력과 위계와 관계가 있거나, 혹은 둘 중 하나가 부재하다고 본다. 또한 재미는 비현실적인 어떤 것이라기보다 순간의 경험과 관련이 있으며, 격식의 부재라는 특징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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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자료들에서 재미에 대한 짧은 글들은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상당히 학술적이라고 할 참고도서들을 보자면, 재미는 전반적으로 미개척 분야다. 울펜슈타인은 이에 대해 ‘만족감, 깊고, 강렬하며, 산발적인’이라고 쓰고 있다. 나는 이 표현을 좋아한다. 의미 있지만, 제한적이고, 일시적이고, 내재적인 어떤 것에 대한 주관적인 경험을 요약하고 있어서다. 1962년 드 그라지아는 ‘재미와 자유는 거의 동의어인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인간은 재미있는 순간 자유로우며, 자유로울 때만 재미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미가 도덕이나 정치 관념과 무관한 것으로 여겨지는 반면, 이 문구는 자유시간은 도덕적이고 사회적으로 억눌러진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드 그라지아는 울펜슈타인의 매우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설명으로 나아가, 재미가 사회적으로 처해 있는 상황의 구속성을 조명한다. 재미가 자유시간이라는 위치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사실과 함께, 다시 재미의 표면적인 모순이 흥미롭다. 1950년대와 1960년대 제기된 이러한 정의들은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적절하게 활용되지 못했다. 1991년 포딜착이 제시했듯, 재미는 여전히 이론화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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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딜착에게 재미는 사람들 간의 권력 차이와 위계를 균등하게 만드는 것과 결부되며, 타인과 관련을 맺는 상호작용적 현상이다. 포딜착은 유용하게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나는 주체가 포딜착이 제시한 것보다 더욱 도드라진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재미있기 위해 위계의 평준화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흔히 알려진 것보다도 훨씬 권력 관계를 조롱한다. 이 책의 후반부에 다룰 것이지만, 재미에는 권력차를 예상할 수 있는 대리경험과 같은 어떤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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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를 이해하는 데 시간을 투자했던 사람들 중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들과, 특히 컴퓨터 게임 제작자들이 있다. 무엇이 플레이어들에게 게임을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는 걸까. 경제적 긴요함이 재미에 흥미를 갖게 했다. 재미가 무엇인지 규정할 수 있다면, 그 재미의 핵심 요소을 게임 안에 체계적으로 장착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블라이드 등에 따르면, 재미는 쉽게 생산해서 병에다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은 게임 안에서의 경험이 재미있는가의 문제는 논쟁의 대상이다. 솔직히 컴퓨터 게임을 하는 어린아이들을 관찰해보면 진짜 재미가 있는지 전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상당히 집중하는 와중에, 좌절하고 화를 내고, 아드레날린과 분노가 솟구친다. 게임의 진행은 목표에 강하게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지, 그리 큰 재미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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