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새벽에 목포가는 KTX 예매한다
[8명의 작가들과 떠나는 온라인 목포 여행!_『소설 목포』 출간 전 이야기]
D-29
김학찬
전석순
목포의 땅 중 원래 바다였다는 게 참 신기했어. 소설에도 썼었는데 먹갈치가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참아서 상처가 생긴 갈치라는 것도... 예전에는 인천 부산과 나란히 할 정도로 큰 도시였다고 하더라. 그래서 백화점도 있고. 그 뒤엔 수탈의 역사가 자리잡고 있어 씁쓸하지만...
유달산이 돌로 이뤄진 산인데 여러 노력 끝에 나무가 자랐다고도 들었어. 이건 정확한 정보인지 모르겠다.
김학찬
지리 시간에 졸아서 그런가, 생각보다 목포가 남서쪽에 있더라. 막연하게 생각했던 목포 위치는 영광이나 고창 정도였거든. 하긴, 목포가 고창에 있으면 고창은 또 어디로 가야하나... '서쪽'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남쪽' 도시이기도 하더라. 지도를 한참 보면서 단편을 썼지. 유달산 높이가 228m라는 것도 신기했고, 목포 앞에 펼쳐진 섬에 대한 이야기도 언젠가 하고 싶고...
정진영
목포에 제주 출신이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어. 4.3사건 당시 많은 제주도민이 살기 위해 뱃길로 가까운 목포로 탈출했다더라. 슬픈 역사지. 사실 그 이야기를 확장해 쓸까 잠시 생각했는데, 감히 단편으로 짧게 다룰 사이즈가 아닌 것 같아서 깨끗이 접었어. 목포가 고향이거나 목포를 잘 아는 작가가 한 번쯤 다뤄 볼 이야 기가 아닌가 싶어.
김경희
며칠 전에 다큐 촬영이 있어서 울산에 다녀왔는데, 거기서 경력 40-50년의 울산 해녀분들을 만났어. 그분들의 어머니들이 제주에서 건너온 해녀들에게 물질을 배웠다고 하더라. 목포에도 제주 출신이 많구나...우리가 알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이야기들이 참 많은 것 같애.
강병융
정말 그런 것 같아. 채워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
김경희
병융이가 블랙핑크 좋아한다고 했던가? 목포에 가서 새롭게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K팝의 원조 걸그룹인 '김시스터즈'가 이난영의 딸들이라는 거였어. 더 재밌는 건 이난영 역시 한국 최초의 걸그룹 '저고리시스터즈' 출신이었고. 저고리시스터즈는 조선악극단에서 활동했던 이난영을 중심으로 1939년에 결성된 걸그룹이래. 족두리와 한복을 쓰고 활동했다고 하던데, 너무 재밌지 않니? 이왕 시작한 김에 이원이가 장편으로 써주면 좋겠다는!
강병융
이번 작품을 쓰면서 목포에 <미스김라일락>이라는 재미있는 카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더불어 "미스김라일락"이라는 꽃이름의 재미있는 유래도 알게 되었어. 목포에 몇 차례 랜선 여행을 갔는데, 구석 구석 너무 예뻐서 놀라고 또 놀랐어. 가장 놀랐던 것은 "중깐"을 부정적으로 평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
박생강
미스김라일락, 이란 카페가 있다니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할 어감의 이름이네 ㅎㅎ
나는 목포 골목을 좀 어슬렁거렸는데, 오르막길을 오르내릴 때마다 바다가 보이는 경치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나.
김경희
미스김라일락, 방금 검색해봤는데 진짜 있네? 담에 꼭 가봐야겠다 ㅋ 중깐은 여기저기서 다하는 메뉴가 되어서 부정적인가보다..근데 진짜인 집을 가면 정말 맛있어서, 아마 깜짝 놀랄거야!
백이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라면.. 목포역과 유달산 사이에 정명여고가 있어. 1903년 목표여학교로 개교해서 지금까지 이어왔으니 역사가 깊지. 목포 3.1운동을 주도하기도 하고, 학생 독립운동가를 배출하기도 하며 꿋꿋하게 버텨오던 학교가 자진폐교를 결정했던 순간이 있었어. 일제가 신사 참배를 강요하자 그걸 거부하고 그냥 학교 문을 닫아버렸어. 1937년의 일이래. 그 기개가 참 멋지고 존경스럽더라. 앗 그리고 목포에 가서 새롭게 알게 된 또 한 가지! 목포는 어느 식당엘 가도 음식이 맛있고 푸짐하다! 적어도 내가 경험한 목포는 그랬어. ㅎㅎㅎ
바람의아이들
작가 여러분이 『소설 목포』를 집필하는 동안 목포에 관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을 정리해 볼게!
1. 목포역에서 속보로 걸어가면 10분 정도 후에 바로 항구가 나온다. 목포는 걸어서 금방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다.
2. 목포에는 ‘만인계터’라는 복권 추첨 언덕이 있다. 가난한 조선인 마을을 정비하기 위해 조선인상인회 같은 곳에서 복권을 발행했다고 한다.
3. 목포에서 중깐을 시키면 밑반찬으로 탕수육이 나온다.
4. 목포의 땅 중 일부는 원래 바다였다. 예전에는 인천, 부산과 나란히 할 정도로 큰 도시였다.
5. 먹갈치는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잡아서 상처가 생긴 갈치를 뜻한다.
6. 유달산은 돌로 이루어진 산인데 여러 노력 끝에 나무가 자랐다고 한다.
7. 목포는 우리의 생각보다 남서쪽에 있다. 유달산 높이는 228m라는 사실!
8. 목포에는 제주 출신 사람이 많다. 4.3사건 당시 많은 제주도민이 살기 위해 가까운 목포로 탈출했다고 한다.
9. K팝의 원조 걸그룹 ‘김시스터즈’는 이난영의 딸들이다. 이난영 역시 한국 최초의 걸그룹 ‘저고리시스터즈’ 출신이었다.
10. 목포에는 ‘미스김라일락’이라는 재미있는 카페가 있다. 그리고 중깐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바람의아이들
목포에 가본 적도 없는 내가 이렇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니 너무 좋다 +_+
조만간 목포에 가면 중깐을 꼭 먹어보고 싶어. 복권 추첨 언덕도 가보고 싶다!(복권 사는 거 좋아하는 편)
네 번째 질문은 조금 특별한데, 내가 묻고 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작가 여러분이 서로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
『소설 목포』에 관한 질문도 좋고, 그믐에서 수다 떨며 생긴 궁금한 점을 물어봐도 좋아.
질문에 답변한 작가는 다른 작가에게 질문 바통을 넘기는 방식이 쉽고 간편하겠다.
누구부터 질문하는 게 좋을까? @박생강 작가에게 첫 번째 바통을 넘길게.
박생강
그리고 질문 바통을 넘기기 위한 추가 질문
@정진영 소설에서 평양냉면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은근히 느껴지는데, 진영의 최애 냉면집에 대한 정보를 부탁해.
박생강
아 약간 이 책의 비하인드이긴 한데, 원래 내 소설 제목이 <목포의 달>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내가 제목 바꾼 게 목포 들어간 단편이 네 편이나 된다해서 <식물을 사랑하는 아르띠잔 대표님>의 부탁으로 제목을 바꾼 거거든.
근데 책이 나올 때 보니 목포 들어간 제목이 하나도 없는 것이야.
그래서 원래 제목에 <목포>가 들어갔던 작가들은 누구? 원래 목포가 들어간 제목은 뭐였는지 궁금해.
그리고 다들 주말 잘 보내기를~
강병융
내 작품의 원래 이름은 <긴 코의 목포>, 나도 같은 이유로 제목을 바꿨어. 수록 제목은 <긴 코와 미스김라일락>. 두 제목 다 좋지만, 당연히 편집자는 후자가 좋다고. 나도 후자가 좋은 듯.
정진영
내가 제일 좋아하는 평냉은 충주에 있는 삼정면옥이야. 40년이 넘은 노포인데, 맛이 정말 기막혀. 씹을수록 입안에 퍼지는 고소한맛과 감칠맛이 일품이야. 서울의 평냉과는 좀 성격이 다른데 죽이는 맛이지. 그냥 충주냉면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어.
정석적인 평냉으로는 의정부 평양면옥과 강남의 진미냉면을 좋아해. 그야말로 평냉하면 떠오르는 정석. 단 제육에 한정하면 필동면옥이 원탑.
옥천냉면도 정말 좋아해서 양평 근처로 갈 일 있으면 꼭 먹어. 돼지로 육수를 내고 오래된 간장으로 간을 하는데 감칠맛 폭발이야. 황해도 냉면 계열이야. 남은 육수에 밥 말아 먹어도 죽여.
진주냉면도 엄청 좋아해. 근처에 갈 일 있으면 하연옥에 꼭 들르곤 해. 가까운 사천에 있는 재건냉면도 일품이야. 여긴 사천냉면으로 따로 분류하던데, 돼지 육전이 술안주로 대끼리지.
냉면은 소주 안주로 최상급이라고 생각해. 안주에 환장해서 안주를 주제로 산문집을 쓴 일이 있는데, 거기서도 냉면을 소주 안주로 강추했었어.
자 다음은 @김의경 작가에게 바통 터치 👍
가장 좋아하는 안주 추천과 추천 이유 부탁 🙏
더불어 목포에서 먹고 싶은 음식도.
박생강
역시 물어보길 잘 했네. 글 쓰면서 입에 침 고였을 듯. 이렇게 많은 평양냉면 집에 대한 정보 감사! 충주 삼정면옥그 쪽으로 취재 갈 일 있음 꼭 가봐얄 듯. 옥천냉면은 먹어봤는데 밥 말아먹는 팁은 또 몰랐어. 필동면옥은 대학 다닐 때 가까이 있었는데 그때는 냉면 맛을 잘 모를 때라서, 자장면 짬뽕이 훨씬 좋을 때라. 오히려 대학 졸업 후에 몇 번 가본 듯.
김의경
좋아하는 안주 너무 많은데.. 오늘은 맥주에 스트링치즈를 먹었어. 또 회를 좋아해서 청하하고 종종 먹어. 내 주량이 딱 청하 한병이거든. 하지만 가장 자주 생각나는 건 맥주에 꾸어맨이야. 마감 임박하면 꼭 먹게 돼.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이십대에 자취할 때 자주 먹었던 안주라서 그런거 같아. 꾸어맨을 바삭 소리를 내면서 씹어 먹으면 까맣게 잊고 있던 옛날 일도 생각나고 피로도 풀려.
목포에 가면 낙지호롱구이 먹고 싶어. 저번에 갔을 때 먹으려다가 못먹었거든. 그날은 육회산낙지 탕탕이를 먹었는데 그것도 맛있었어. 진영이 추천해준 냉면에 소주는 생각못해봤는데 한번 도전해볼게.
다음은 @김경희 작가에게 바통 넘길게. 목포를 세번이나 가봤다고 했잖아. 나는 목포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으려고 눈앞에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가 맛이 없어서(목포에서 맛없는 식당에 들르는건 드문 일이라네) 밥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나왔는데 아는 목포 맛집이 있다면 소개해줘.
김경희
지난번 소개에서 내가 생계형 방송작가라고 했었잖아? 방송 일을 하다보니 전국을 떠돌아(?) 다닐 일이 많은데, 신입 조연출의 경우 촬영지에서 출연자나 스텝들이 식사할 맛집을 얼마나 잘 찾느냐가 중요한 안목으로 꼽히고 있어.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 일은 힘들어도 잘 먹고 다니자? 가 내 지론이야.
목포 맛집은 1. 중화루 '중깐' 2. 유달콩물 '흰콩물' 3. 코롬방제과 '새우 바게트' 이 정도? 반찬이 어마무시 하게 나온다는 백성식당이나 민어 거리의 민어회 맛집인 '영란횟집'은 줄이 길어서 갈 때마다 포기했어. 아! 그리고 코롬방 제과의 이름이 너무 예뻐서 물어봤는데 프랑스어로 '들비둘기'라고 하네?
다음은 @전석순 작가에게 질문할게. 이번에 발표한 <두 겹의 웃음>을 읽어보니 목포의 주요 관광지를 세심히 살펴봤다는 생각이 들더라. 다시 목포에 가게 된다면 누구와 함께 가고 싶은지, 그리고 어느 곳에 함께 가보고 싶니?(혹은 독자들에게 누구와 어디를 가보면 좋을 것 같다..이렇게 추천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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