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D-29
남들은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나와 최애의 관계가 남녀간의 사랑보다 사소하거나 가볍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151p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함으로 인해 그것과 관계되는 또 다른 많은 것들을 살펴보고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는 그런 확장이 참 좋아요. 저는 학교다닐때 최애의 이상형을 좋아하게 되서, 그녀가 나오는 영화를 다보고, 원작 책도 찾아읽고 그랬어요. 그런 열정을 불태우는 순간을 만들어줘서 또 참좋네요. 나와 최애의사랑이란!
jjaann님, 안녕하세요.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이 다른 세계로 확장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 좋아하는 대상을 궁금해하는 마음, 그로 인해 나에게 또 다른 세계가 열릴 테고요. 고맙습니다.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삶을 생각한 적이 없었던 그는 한국의 삶도 한국 밖의 삶도 어색하기만 했던 그는 일상이 싫어서 최대한 하루를 늦게 시작하려 했던 그는 이상하리만큼 식물에 집착하며, 라면을 자주 먹던 그 생각 없이 라면을 먹으며, 책이나 읽던 그런 삶 길고 슬픈 이야기를 쓴 에드몽로스탕이 전부였던 삶 지나치게 단순하게 살았던, 읽고, 읽고 또 읽던 삶. 몰이해가 편했던 시간, 세상을 이해하기 싫었던 삶 라면이나 끓여 먹으며, 화초를 돌보며 보냈던 삶.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88페이지
서대전역에 선다. 매번 기차가 설 때마다 긴장이 기차가 서대전역에 서자 그 긴장감이 더 진하고 깊어 다른 역에서보다 기차를 타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 여기저기서 웅성댄다. 사람들이 객실 안으로 급하게 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93페이지
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창밖을 보고 있는 척하지만, 고개만 창을 향할 뿐 신경은 온통 객차 안으로 쏠려 있다. 불륨을 낮 춘다. 사람들이 한둘씩 자리를 찾아 앉는다. 기차가 천천히 움직이자, 서서히 긴장감이 안도감으로 치환된다. 안도감이 100퍼센트가 되기 직전, 누가 내 옆에 앉는다. 나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차창을 바라본다. 순간, 숨소리가 나지 않는다. 숨이 멈춘 것이 아니라, 코에 힘을 꽉 주고 숨을 참는 것이다. 숨을 참고 있으면, 내 코가 조금이나마 작게 보일지도 모른다. 는 오래된 착각. 숨을 참자, 코끝이 찌릿찌릿해진다. 몸이 살 짝 뒤틀리며 재채기가 나오려 한다. 어금니를 있는 힘껏 꽉 깨문다. 양팔에 닭살이 돋는다. 아무리 애를 쓰고 참아보려 해도 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다시 키우라! 재채기와 함께 커 다란 코가 휘청 움직이며, 차장을 힘껏 내려친다. 콧구멍 깎 으로 분비물이 흩날린다. 보지 않아도 옆자리 사람의 놀란 표정이 뚜렷하게 보인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94페이지
김준1님, 안녕하세요. 올려주신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제가 마치 열차의 객실 안에 있는 듯 긴박한 상황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에요.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집중하게 되고요. 고맙습니다.
아이유의 노래는 그에게 휴식처였을 것이다. 취업이나 실연과 같은 인생의 중요한 사건에 아이유의 노래가 배경음악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147쪽, 김의경, '최애의 후배'
어떤 시기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듣기도 하고, 때로는 그 시기에 우연히 들었던 음악이 훗날 그 시기를 떠올렸을 때 함께 떠오르기도 하는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소설 목포"의 여섯 번째 작품 김의경 작가님의 '최애의 후배'를 읽은 감상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올려주시고, 얻는 것과 잃는 것이 함께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주신 분도 계셨지요. 이 소설을 읽으며 나에게 최애는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을 것도 같아요. '최애의 후배'에 대해서는 한 편씩 다 읽고 난 후에 더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를 건네고 또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은 전석순 작가님의 '두 겹의 웃음'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나와 헌이 떠나는 목포 문학기행을 위한 사전답사 길에 동행하며 나와 헌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봅니다. 목포역에서 시작해 역 주변 시가지, 목포 근대역사관, 옥단이길, 고하도 등 목포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이 소설 '두 겹의 웃음'을 읽고 함께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두 겹의 웃음'을 읽으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공감하셨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지 편하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시선이 멈춘 문장을 올리고 감상을 적어주셔도 좋습니다.^^
전광판에 우리가 타야 할 열차가 나왔다. 예정보다 조금 지연된 출발이었지만 언제든 도착만 하면 되니 괜찮았다. 몇 분 늦는 것쯤은 상관없었다. 아까 목포역에 내릴 때는 종착역이었지만 이제는 다시 시작이었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두 겹의 웃음>, p.188
자꾸 오타가 나서 '목포'를 '목표'로 입력했다 지우고 입력했다 지우면서 <두 겹의 웃음>이 '목표'에 대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헌에겐 목포에 가야 할 이유와 특정한 장소가 있었죠. 즉 목표가 있었다는 말입니다. 화자 나에게는 원활한 문학기행을 위한 답사라는 명시적 목표가 있었지만 덤으로 헤어진 지훈과의 추억을 곱씹게 됩니다. 목포의 거리를 답사하면서 목표한대로만 일이 진행되지 않음을 그렇다 해도 꼭 나쁜 결과를 맞게 되지는 않음을 두 사람은 깨닫습니다. 먹갈치가 "상처가 났어도" 은갈치와 "다르지 않은" 갈치인 것처럼 우리의 상처 난 삶도 먹색 그대로의 삶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내릴 때는 목표로 삼은 종착역 목포가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이 된다는 문장에서 은근한 싱그러움이 느껴져서 좋았답니다.
누구님, 안녕하세요. 목포를 목표로 잘못 적다가 목표에 초점을 맞추셨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그러네요. 나에게도 헌에게도 목포에 가야 할 목표가 있었네요. 누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목표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 그럴 수 있다는 걸 살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아요. 종착점이 다시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는 것.
안녕하세요 전석순입니다. 섬세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소설의 원래 제목에도 목포와 목표가 들어갔었답니다. 소설 속 인물에게 목포는 도시인 동시에 목표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정하게 남겨주신 감상 잘 간직하겠습니다.
거꾸로 올라가는 책 읽기, 전석순 작가님의 '두 겹의 웃음'입니다. 몽실몽실한 대학생 시절, 청춘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도 했어요. 끝까지 헌의 스토리가 밝혀지지 않는 것이 (유추는 되지만요) 독특했습니다.
시인은 아니고 주민이 쓴 시 같았어요. 목포에 오면 휘파람이라도 불자, 로 시작하는.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187p
187쪽을 읽으면서 헌의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괜히 시쓰는 주민이 되고싶어지는 밤이 되었어요.
jjaann님, 안녕하세요. jjaann님 말씀처럼 저도 왠지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요. 어느 날 시를 쓰는 순간을 마주하시길...
헌의 휘파람 소리가 독자님께 가닿았다니 다행입니다. 목포를 걷다보면 누구라도 좋은 문장을 얻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럴 때 살짝 휘파람을 불어도 좋겠습니다.
어쩌면 지금 헌도 지나온 시간만큼 비워지고 지워졌을까. 아니면 도리어 점점 선명해지기만 했을까.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174쪽, 전석순, '두 겹의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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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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