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D-29
중년의 남자치고는 순진무구한 눈빛이었다. 나도 그를 따라서 어색하게 웃었다. 수미야, 가볍게 살아. 그제야 허공에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78쪽, 김경희,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면'
저는 이 부분이 읽으면서 마음 아팠어요. 그러면서 앞으로 여자가 살아가는 데 힘이 되어줄 거란 생각이 들었고요. 아프면서 동시에 의지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수미야, 가볍게 살아. 이렇게 다시 읽어보니 참 좋네요.
jjaann님, 반갑습니다.짧은 말 한마디에 많은 게 담긴 것 같아서 들여다보게 되는 문장이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소설 목포"의 세 번째 작품 김경희 작가님의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면'을 읽은 감상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올려주신 분도 게시고,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 얘기해주신 분, 목포의 여러 장소를 생각하며 노을에 대해 이야기해주신 분도 계셨지요. 이 소설을 쓰신 김경희 작가님이 모임방에 글 남겨주셔서 독자 여러분들도 반갑게 읽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면'에 대해서는 한 편씩 다 읽고 난 후에 더 이야기하기로 해요. 이야기를 건네고 또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은 강병융 작가님의 '긴 코와 미스김라일락'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이 소설은 시작부터 형식이 독특해서 호기심이 생겨납니다. 긴 코로 고민하는 내가 겪은 여러 상황에 따른 에피소드를 읽으며 안타까우면서도 왠지 웃음이 나는 그런 장면이 이어집니다. 미스김라일락 카페에 미스김을 만나러 떠나는 길, 어떤 일이 펼쳐질지 함께 읽고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긴 코와 미스김라일락'을 읽으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공감하셨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지 편하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시선이 멈춘 문장을 올리고 감상을 적어주셔도 좋습니다.^^
기약 없는 '다음'은 과거보다도 무의미한 시간인 경우가 많다. '다음'은 언제나 가장 불안하고 불완전한 시간이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p.108
이토록 마음에 박히는 문장이 있고 '세로 방향 읽기'라는 인상적인 형식적 실험이 '디러움'이라는 한 단어에 묻힐 수 있다는 놀라움을 선사하는 소설이었습니다. <긴 코와 미스김라일락>이 제겐.
누구님이 이 문장을 올려주신 덕분에 그 부분을 다시 읽으며 '기약 없는 다음'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때로는 기약 없어도 다음이 있을 거란 믿음으로 살아가기도 하지만, 다음은 언제나 가장 불안하고 불완전한 시간이라는 말, 공감합니다.
<긴 코와 미스김라일락> '목포에 가면 대단한 일이 생길지 몰라. 상상도 못한 대단한 일이' 긴 코가 목포의 미스김라일락에서 겪는 멋진일을 그린 작품이었다. 우선 처음에는 주인공이 남과 다른 외모로 겪는 고통이 안쓰러웠지만 목포에서 멋진일을 경험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런데 긴 코라는 설정은 어디에서 온 걸까요? 옛날 영화 중 <엘리펀트맨>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가 떠올라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목포에서의 근사한 인연을 응원합니다.
거북별85님, 안녕하세요. 저는 <긴 코와 미스김라일락>에서 화자인 내가 코로 힘들어하는 상황과 그에 얽힌 마음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작가님 특유의 유머 감각 때문인지 유쾌함이 묻어난다는 점이 좋았어요. 남다른 외모로 힘들어하는 인물을 안타까워하며 응원하는 마음, 저도 함께 응원하고 싶습니다.
<긴 코와 미스김라일락> 드디어 로맨스 단편 등장! 길고 큰 코 때문에 외모 콤플렉스가 있던 주인공이 어머니의 권유로 소개팅에 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소개팅 대상이 목포에 있다고요. 목포에 가면 뭔가 좋은 일이 생길지 몰라요. ‘미스김라일락’ 이라는 꽃의 종류가 있군요. 꽃이름의 유래를 알게 되니 정말로 사랑스럽습니다.
고코라29님, 저도 미스김라일락의 유래를 듣고 나니 그 이름이 왠지 친근감 있게 다가왔어요. 미스김라일락 카페에서 미스김을 만난 나, 에게도 목포에 가는 누군가, 에게도 좋은 일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목포, ‘목’이라고 할 때, 콧가의 공기가 입안으로 들어왔다. 목포, ‘포’라고 할 때는 모였던 공기가 길게 멀리 퍼졌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102p
목포, 를 발음할 때 왠지 이렇게 따라해보게 될 것 같아요.
중간에 빌리 아일리시나 두아리파 노래들은 그 부분을 읽을때 들으면 좋은 노래일까요? 귀향읽고서는 이난영 노래를 찾아듣고 이번에는 빌리 아일리시노래를 들었네요^^
빌리, 두아, 에드는 강병융 작가님이 좋아하는 가수들이라고 합니다. 모두 사랑에 관한 얘기들이고요. ^^
- 미스김라일락에 온 미스 김입니다. 미스김라일락에서 미스 김을 만난다. 김은 자리에 앉아 웃으며 자신을 소개한다. 웃음소리에 나는 슬며시 고개를 들어본다. 김은 여전히 나를 보며 웃고 있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106쪽, 강병융, '긴 코와 미스김라일락'
저는 이 부분이 그가 터미널에서 중학생들에게 시달리고, 입국 심사대에서 난처한 상황에 처하는 등 곤란한 상황과 마주하며 지낸 지난날과 다른 모드로 전환하는 장면으로 다가왔어요. 환한 햇살이 비추는 것처럼요.
나는 노을이 지는 산 아래 펼쳐진 시가지를 바라보았다. 그 청년은 서울로 가기 전날 단골 양장점에 들러 오을 맞워 입고 멋들어진 모자도 하나 샀을 것이다. 그리고는 비스듬히 모자르 엊어 쓰고, 시가지를 당당히 걸어슬 테지. 자신이 곧 모던보이가 될 거라고 철석같이 믿으면서 그때 청년의 귀는 예민하게 쫑긋 섰을. 것이다. 끝내 모던보이가 되지 못하고 서울에서 택실를 몰던 청년의 귀는 액가 갈수록 아래 방향으로 기울었다. 산 정상에서 불어온 바람 ㅎ나 자락에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이 여름이 끝나면 가을이 오겠지 아무런 예고나 징조도 없이 아버지가 사라진 겇처럼 나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몽상인지 모르겟지만 유달산 상공에 둥실둥실 떠 있는 것처럼 몸이 가벼워 졌다. 그리고 문득 누군가에게 안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81
김준1님이 올려주신 글을 다시 읽어봅니다. 여자가 홀로 시간을 보내며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노을이 지는 풍경과 함께 그려집니다. 언젠가 유달산에 올라 마음을 가다듬는 순간을 만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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