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D-29
자꾸 오타가 나서 '목포'를 '목표'로 입력했다 지우고 입력했다 지우면서 <두 겹의 웃음>이 '목표'에 대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헌에겐 목포에 가야 할 이유와 특정한 장소가 있었죠. 즉 목표가 있었다는 말입니다. 화자 나에게는 원활한 문학기행을 위한 답사라는 명시적 목표가 있었지만 덤으로 헤어진 지훈과의 추억을 곱씹게 됩니다. 목포의 거리를 답사하면서 목표한대로만 일이 진행되지 않음을 그렇다 해도 꼭 나쁜 결과를 맞게 되지는 않음을 두 사람은 깨닫습니다. 먹갈치가 "상처가 났어도" 은갈치와 "다르지 않은" 갈치인 것처럼 우리의 상처 난 삶도 먹색 그대로의 삶으로 인정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내릴 때는 목표로 삼은 종착역 목포가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이 된다는 문장에서 은근한 싱그러움이 느껴져서 좋았답니다.
누구님, 안녕하세요. 목포를 목표로 잘못 적다가 목표에 초점을 맞추셨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그러네요. 나에게도 헌에게도 목포에 가야 할 목표가 있었네요. 누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목표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 그럴 수 있다는 걸 살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아요. 종착점이 다시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는 것.
안녕하세요 전석순입니다. 섬세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소설의 원래 제목에도 목포와 목표가 들어갔었답니다. 소설 속 인물에게 목포는 도시인 동시에 목표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정하게 남겨주신 감상 잘 간직하겠습니다.
거꾸로 올라가는 책 읽기, 전석순 작가님의 '두 겹의 웃음'입니다. 몽실몽실한 대학생 시절, 청춘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도 했어요. 끝까지 헌의 스토리가 밝혀지지 않는 것이 (유추는 되지만요) 독특했습니다.
시인은 아니고 주민이 쓴 시 같았어요. 목포에 오면 휘파람이라도 불자, 로 시작하는.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187p
187쪽을 읽으면서 헌의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괜히 시쓰는 주민이 되고싶어지는 밤이 되었어요.
jjaann님, 안녕하세요. jjaann님 말씀처럼 저도 왠지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요. 어느 날 시를 쓰는 순간을 마주하시길...
헌의 휘파람 소리가 독자님께 가닿았다니 다행입니다. 목포를 걷다보면 누구라도 좋은 문장을 얻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럴 때 살짝 휘파람을 불어도 좋겠습니다.
어쩌면 지금 헌도 지나온 시간만큼 비워지고 지워졌을까. 아니면 도리어 점점 선명해지기만 했을까.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174쪽, 전석순, '두 겹의 웃음'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기억의 조각이 있는 것 같아요. 어쩌면 그 기억은 실제와 거리가 있을지도 모르죠. 시간의 무게가 더해져 다른 색깔이 더해지거나 특정한 면이 부각되기도 하고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소설 목포"의 일곱 번째 작품 전석순 작가님의 '두 겹의 웃음'을 읽은 감상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올려주시고, 상처 난 삶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주신 분, 시에 대해 말하는 부분을 읽으며 휘파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신 분도 계셨지요. 이 소설을 읽으며 지난 시간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 안고 가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봅니다. '두 겹의 웃음'에 대해서는 한 편씩 다 읽고 난 후에 더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를 건네고 또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은 정진영 작가님의 '안부'를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한때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를 찾아 떠나는 과정을 따라가봅니다. 직장에서 잘못 흘러가는 일을 바로잡고자 힘들게 싸우는 동료를 챙기지 못한 미안함을 안고 떠나는 여행. 그때 미처 챙기지 못한 안부를 조심스레 묻는 나... 둘의 미래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까요? 이 소설 '안부'를 읽고 함께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안부'를 읽으면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공감하셨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지 편하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시선이 멈춘 문장을 올리고 감상을 적어주셔도 좋습니다.^^
누군가 나서야 하는 일이지만, 그게 굳이 나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안부>, p.202
많은 일들에 있어서 화자 '나'의 저런 생각을 하고 사는데요. 후일에 그 '누군가'가 아니었음을 후회하는 날을 마주할 때가 또 종종 생깁니다. "굳이 나일 필요"는 없지만 나서는 사람이 있어야만 하는 일이라면 '굳이 내가 아닐 필요'도 없는거니까. 때때로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님, 안녕하세요. 그러네요. 당장 다른 일을 먼저 해결하느라 혹은 익숙하지 않아서 등 여러 이유 혹은 핑계로 굳이 내가 아니어도, 라고 생각하고 넘기는 일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참여가 많이 늦었어요. 책을 들고 다닌지는 오래되었는데 벌써 마지막 작품인 정진영 작가님의 '안부' 차례네요. 전 뒤에서부터 앞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읽어보려고요. 앤솔로지니까 이런 점이 좋네요. ㅎㅎㅎ
고쿠라29님, 안녕하세요. 아, 그렇게 읽어보셔도 재밌겠네요. 책장을 펼쳐 눈에 들어오는 것부터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목포에 평양냉면 노포가 있다? 마치 지리산에 3대째 이어온 광어회 맛집이 있다는 말처럼 믿기지 않았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200p
목포 평양냉면집 진짜있어요. 소설속에 묘사된 그 모습과 맛으로! 저도 일부구간만 자전거타고 돈 적이 있어서 담양에서 목포로 영산강 자전거길응 따라 달려 평양냉면집까지 오는 주인공의 모습이 잘 그려지네요. 갑자기 보고싶은 친구가 생각나고 달려갈 수 있을때 그 친구가 알려준 맛집에 찾아가 안부를 묻는 거, 저도 언젠가 해보고싶네요.
이번에 목포문학박람회에 가서 또 먹고 오려고요.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목포에 가서 또 먹겠습니까.
저도 꼭 먹어봐야겠습니다. 평양냉면을 목포에서 아니 평양냉면은 목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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