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D-29
김준1님, 반갑습니다. 백이원 작가님의 '귀향'에서 가장 처음 문장을 뽑아 올려주셨네요. 고맙습니다. 어린 여자의 턱밑에 번진 멍의 푸르스름한 빛깔과 능선으로 번지는 쪽빛이 겹쳐서 아프게 다가옵니다.
앗 저도 이부분이 좋았어요. 아침을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다는 것. 무력한거 같지만 또 마냥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기도 해서.
jjaann님 안녕하세요. 아, 말씀하신 부분에 공감합니다. 그러네요. 발끝을 한껏 들어 올린다고 달라질 건 없겠지만, 그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라면... 그것에 최선을 다 하는 여자의 모습에서 간절함과 단단함이 느껴집니다.
@박생강 작가님, 안녕하세요. 독자님 말씀에 세심하게 답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작가님의 글을 읽으신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궁금증이 해소된 부분도 있고요. 아, 정대훈 선생님은 평론가가 아니군요. 제가 착각하고 위에서 잘못 얘기했어요. 작가님께도 제가 쓴 걸 보고 그렇게 믿으신 분들께도 죄송합니다. (소설을 현실로 가져와버리다니...) 소설을 쓰기 전 찾아가신 곳, 목포의 달에 대한 이야기, 수사연구에 대한 정보 등을 전하며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는 모습에서 많이 느끼고 배웁니다. 아, 앞으로 수사연구 기자의 행보가 소설 속에서 어디로 나아갈지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
…… 무엇이 되고 싶었을까. 여자는 그것이 몹시 미안해졌다. 더는 떠올리지 못하는 그 아이의 무엇, 그 무엇이 무엇일지 더는 상상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52쪽, 백이원, '귀향'
준 혹은 준코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는 아이를 찾다 아이가 꿈꾸었던 게 무엇이었을지 떠올려보는 여자의 마음... 안타깝고 아프게 다가왔어요. 아이는 제가 배운 것을 제대로 쓰고 싶다고 했는데...
그러고 보니 한 주에서 가장 피곤한 목요일이네요. (금요일은 주말을 앞두고 있어 에너지가 다시 생겨나는데, 목요일은 한 주간 쌓인 피로가 몰려오는 듯해요. 주중에 못 끝낸 일이나 약속 등을 해결해야 할 때도 있고요.) 오늘 다들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 보내고 계신가요? '귀향'을 읽고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는지, 기억에 남는지, 어떤 이미지를 그리셨을지 궁금합니다. 문장모음 짧게 올려주시거나 감상 남겨주시길... 기다리고 있을게요. ^^
저는 백이원 작가님의 '귀향'을 읽으면서 구체적인 설정을 따라 이미지와 분위기가 그려져서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1930년대 무렵의 풍경을 떠올리다 소설에 나온 장소와 상황 속에서 여자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패션과 화장법, 분위기 등을 상상하며 읽으니 인물이 평면인 종이에서 공간으로 나와 실제로 움직이는 것만 같았답니다. 탄탄한 구성과 각 상황에 따른 인상적인 묘사가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백이원 작가님의 '귀향'을 읽으면서 구체적인 설정을 따라 이미지와 분위기가 그려져서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1930년대 무렵의 풍경을 떠올리다 소설에 나온 장소와 상황 속에서 여자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패션과 화장법, 분위기 등을 상상하며 읽으니 인물이 평면인 종이에서 공간으로 나와 실제로 움직이는 것만 같았답니다. 탄탄한 구성과 각 상황에 따른 인상적인 묘사가 인상적이었어요.
앗, 글을 약간 수정하려다 같은 내용을 두 번 올렸네요. 삭제가 안 되어서 그냥 두어야겠네요.
어머니가 보따리의 매듭을 단단히 묶어뒀던 밤, 아직 어린 애였던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침을 기다리는 일이었다. 발꿈치를 힘껏 들어 밤새 창틀에 턱을 얹어놓는 일. 일단 그것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기에 최선을 다했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41p
내가 그 애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여자는 구겨 신 은 구두를 득득 끌며 생각했다. 오직 만나야만 한다는 생각만 했지 막상 마주 했을 때를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너를 잡으러 은 부모의 사자라고 할 수 도 없고 너와 뜻을 함께하는 동 지라고도 할 수 없다. 친구, 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떨어져 있 었지만 결국 친구일 수밖에 없는 둘 사이의 아득하고 처연한 관계에 대해 오래도록 생각했다. 일단 사과부터 해야겠지. 양동에서 부렸던심술에 대해, 말없이 양동을 떠났던 것에 대해, 그리고 괜찮다면,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김경희 님의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면" 을 읽으며, 산 정상에 올라 시가지를 내려다보면서 아버지가 한 말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 여름이 끝나버리는 게 슬프구나" 한 사람 인생의 시작이 봄이라면 여름은 격정적인 젊음의 시기가 아닐까요. 열정과 도전의 시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 이제 다가올 겨울만 기다리는 삶! "끝내 모던보이가 되지 못하고 서울에서 택시를 몰던 청년의 귀는 해가 갈수록 아래 방향으로 기울었다" 정말 탁월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범한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짱구뽀빠이님, 안녕하세요!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면’을 쓴 김경희작가입니다. 모던보이가 되지 못하고 서울에서 택시를 몰던 청년은…실제로 저희 아빠의 이야기에요. 1960년대 후반에 꿈을 쫓아 서울로…서울로…올라간 청년들은 눈 뜨고도 코베인다는 서울에서 해가 갈수록 귀가 쳐지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합니다. 공감해주시니 감사!
작가님 전 아버지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주인공이 너무 외로워보여서 마음이 아팠어요. 그냥 소설 속 인물이겠죠?? 살짝 실제 인물인가 싶을정도로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거북별85님, 사이 사이 제 경험도 있지만, ‘나’는 실제는 아니고 소설 속 인물 맞습니다^^ 어쨌든 사람은 누구나 외로우니까요.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짱구뽀빠이님, 안녕하세요. 어릴 적 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 아버지게에도 인생의 여름이 있었다는 걸, 꿈을 쫓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생각하게 해준 문장이었어요. 짱구뽀빠이님 말씀처럼 평범한 아버지의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소설 목포"의 두 번째 작품 백이원 작가님의 '귀향'을 읽은 감상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올려주셨는데, 겹치는 분이 있었지요. 발꿈치를 힘껏 들어 올리는 어린 시절의 여자가 눈에 어른거립니다. '목포의 눈물'이 서글프게 들려오는 것도 같고요. 이번에 '귀향'에 대해 못 다 한 이야기는 한 편씩 읽고 난 후에 함께 이야기하기로 해요. 이야기를 건네고 또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은 김경희 작가님의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면'을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어느 날 내 눈앞에 나타난 삼색 고양이. 수미가 목포를 여행하면서 오래전 자신이 어릴 적에 아버지와 함께 목포에 온 기억을 떠올리는 과정에 삼색 고양이가 함께합니다. 삼색 고양이는 어디서 나타난 걸까요? 수미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싶었던 걸까요? 아버지와 드문드문 연결된 어떤 끈을 이어주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을지 궁금합니다.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면'을 읽으며 어떤 감정을 느끼고 공감하셨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지 편하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시선이 멈춘 문장을 올리고 감상을 적어주셔도 좋습니다.^^
그 말을 할 때 아버지는 부러 목소리 톤을 낮추기까지 했다. 그러고는 다 지나간 옛일이라며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믿지 않았다. 다 잊기는커녕 여전히 그 시절에 머물러 있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p.76
<소설 목포>에 아버지를 떠올리는 단편이 많아(?) 보였습니다. 어머니보다 상대적으로 더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아련한가 싶은 의문이 들었고요.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면>의 아버지가 목포 오거리를 누볐던 시절을 상상해보기도 했습니다. 화자가 다시 삼색 고양이를 따라가서 만나고 싶은 '잃어버린 누군가'는 또 누굴까, 소설 속에 등장하지 않은 누군가였으면 싶다는 생각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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