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D-29
@박생강 작가님, 안녕하세요. 오늘 작가님 소설 읽고 얘기 나누는 날이네요. 어제 받아서 재미있게 읽으셨단 분도 계시고요. 작가님이 모임방에 오셔서 글 남겨주시니 이곳이 더 활기찬 분위기로 느껴집니다.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책을 받고 한 편 혹은 벌써 꽤 많이 읽으신 분들도 계신 듯합니다. 박생강 작가님의 '수사연구 기자의 이상한 하루'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뭔가 수상한 사건이 벌어질지 기대하며 읽으셨을지, '달'의 등장에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소설에 등장하는 소설가와 문학평론가 모두 실존 인물이라서 더 생생한 느낌으로 읽었답니다. 박생강 작가님이 목포에 도착해 바닷가 근처를 거니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고요. "소설 목포"에 실린 소설에 대해 한 편씩 얘기 나누기로 한 첫날이네요. 오늘은 박생강 작가님의 '수사연구 기자의 이상한 하루'입니다. 읽은 소감, 재밌게 읽은 부분, 인상적인 장면이나 이미지 등 자유롭게 올려주세요. ^^
목포에 만인계가 들어온 것은 20세기 초반이었는데 목포 가 막 개항도시로 성장하던 시기였다. 당시 목포의 일본인 거 주지는 화려했지만 조선인 거주지는 환경이 열악했다고 한 다.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27페이지
김준1님, 반갑습니다. 소설에서 이 부분이 인상적이셨나 봅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만인계 복권이 탄생했고, 복권 추첨에서 1등을 하려면 '달'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내용이 이어지죠. 이 글을 읽으며 달이 정말 존재하는 것만 같아서 작가님께 질문할 뻔했어요. 정말 있... 겠죠?
만인계는 제가 목포에 대해 찾아봤을 때 제일 기억에 남는 곳중 하나였어요. 그래서 목포에 갔을 때 찾아찾아 복권통이 설치된 공원까지 가봤는데, 공원은 소소하니 자그마했습니다. 복권당첨보다 술래잡기하면 재밌을 것 같은 규모랄까요?
박진규 기자는 그 설명에 집중하면서 앞으로의 대책에 대한 다음 질문을 생각했다. 하지만 소설가인 나는 그냥 항구를 걷는 중이었다. 기자의 좌뇌와 소설가의 우뇌가 각기 다르게 작동했다. 항구를 걷고 있는데 물에 빠진 뭔가가 뭍으로 올라온다. 항구가 기니까 괴물도 그에 맞춰서 길어야 좋지 않을까. 다리는 열여덟 개, 허리는 길고, 갑각류에 어울리는 눈알과 입에서 뚝뚝 흘러내리는 핏물…… 아니면 다리 하나가 1킬로미터인 낙지 괴물 같은 걸로 할까?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25쪽, 박생강, '수사연구 기자의 이상한 하루'
@김준1 님이 문장모음 올리신 거 보고 저도 다시 읽으면서 인상적인 부분을 찾아보았습니다. 살아가면서 여러 역할을 동시에 혹은 비슷한 시기에 해내야 하는데, 가끔은 그 사이에 머물기도 하는 거 같아요. 무엇, 그 사이, 정체성... 이런 것에 대해 생각하다 눈길이 간 문장입니다.
'수사연구 기자의 이상한 하루'를 통해 전문지 기자의 일상을 엿볼 수 있어 신선했습니다. 저도 꽤 오래 기자 생활을 했는데 전문지, 일간지, 방송사 등 일하는 곳에 따라 근무 패턴이 천차만별이거든요. 사실 같은 신문사에서 부서만 달라져도 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거든요. 서로 무슨 기사를 썼는지도. 그래서 소설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정진영 작가님, 안녕하세요. 모임방에서 만나니 반갑습니다. 그러고 보니 기사로 다루는 분야가 참 다양하네요. 박생강 작가님을 통해 수사 전문지 기자의 일상을 접해서 좋았습니다. 저는 어릴 적 재밌게 읽은 셜록 홈즈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
사실 나는 일간지 기자가 대단해 보이거든. 앗, 여기는 존대를 쓰는 방이었군요. 저는 사실 전문지 기자라기보다 설렁설렁 논다는 기분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경찰서에 마실 가는 기분? 물론 모든 전문지 기자님이 저처럼 일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일간지 기자의 생활은 저는 엄두가 안 나요. 타이트할 것 같은 여러 분야에 능통해야 할 거 같고, 기자의식이 투철해야 할 거 같고 그런 선입견(?)이 있습니다.
일상이 정신 없이 돌아가다 보니 뭘 돌아볼 여유가 없더라고요. 뭔가 채워 넣기도 전에 쏟아내야 하는 일상. 전문성을 쌓을 여유도 없고. 일이냐 소설이냐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왔고, 결국 소설로 결정했습니다. 딱 마흔에 퇴사하고 3년 넘게 지났는데, 전혀 후회 안 합니다 😁
아, 일간지와 방송은 마감 맞추려면 정말 빠르게 움직여야 할 듯요. 그간 엄청 바쁘게 보내셨겠어요. 소설 쓰기에 전념하기로 결정하신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이거 술 먹다가 붙인 게 떨어졌는데 잃어버렸어요, 조금 더 기다려보려고요. 이게 뭐 급한 것도 아니니까.
[아르띠잔] 《소설 목포》 함께 읽기 p19, 박생강, '수사연구 기자의 이상한 하루'
뭐가 떨어진 걸까요? 조금, 이 조금, 이 아닌... ^^
꽤 오래전에 뵙고 잊고 지내던 정대훈 선생님을 여기서 만날 줄이야! 저 대사에서 그 분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어요? 영화 속 한 장면인 줄....홍상수 감독 영화 느낌? ㅎ
작가님, 안녕하세요. 문학평론가 정대훈 선생님이 박생강 작가님과 만나는 장면이 생생하게 다가오셨나 봅니다. 실감나는 대사를 읽다 보면 박생강 작가님의 소설이 영화화되어도 재미있겠다 싶어요. ^^
사실 정대훈 선생님을 만난 것이 목포 소설을 쓰게 된 계기였습니다. 그리고 오해가 있는 듯한데 정대훈 선생님은 평론가는 아니고 한국작가들을 돌봐주고 선물 같은 이벤트도 마련해 주시는 문학계의 산타 할아버지 같은 분입니다.
"아 너무 어색해요." 평론가 선생님이 맥주잔을 들며 말했다. "사실 나도 그래. 그럴 때는 그냥 달밤에 체조한다고 생각하지." 18p 보통 나도 사건 기사를 취재하러 갈 때면 신경을 곤두세웠다. <수사연구>의 취재란 기자와 형사가 함께 범죄의 길을 되짚어보는 식이었다. 23p "그거 우리 할머니가 그러는데 그 괴물 이름이 달이래요. 목포에만 있는 괴물이라고." 27p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라 인상깊은 구절 몇 개 적었어요. 왠지 수사연구라는 잡지를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목포에 사는데..아직 달의 울음소리를 못들어봤어요. 간혹 뱃고동 소리는 듣습니다. 비오는날에는 어느 동네에서나 비릿한 바다냄새가 나요. 달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이 몇군데 더 있다던데...무척 궁금하네요.
jjaann님, 안녕하세요. 무슨 말을 할까 고민될 때 끌리는 문장을 따라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해요. 박생강 작가님이 "수사연구"라는 잡지에, 달이라는 존재에, 그리고 목포에 호기심을 갖게 하시네요. 아, 목포에 사시는군요. 반갑습니다. 뱃고동 소리... 그게 혹시...? 제가 자꾸만 소설을 현실로 가져오려는 걸까요? ^^
저도 목포에서 달의 울음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이 있네요. ㅎㅎ 저는 올해 목포를 처음 갔는데, 반했어요. 그 이유는 제 소설에 은근히 배어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사연구는 목포 못지 않게 신비로운(?) 잡지로 한때 형사들만 알고 아무도 모르는 잡지였지만, 뭔가 일반 독자들과 접점을 찾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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