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35.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D-29
저는 10장 읽으면서 먹은 점심에 체하기까지 했었어요. 진짜 명치끝이 눌린듯 답답하더라고요.
어제 완독후...한참 생각해봤는데, 저도 세벽서가님 의견과 같아요. 이 책에서 희망을 보신 분들은 넘나 대단하신 분들이십니다. 저는 책 덮자마자, 바로 다 들킬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라진 요양원 할머니부터 경찰이 찾아나설테고 블라블라. 모두다 들통나면 앞으로 이들은 어떻게 되는걸까요. ㅠㅠ
딴소리지만 스크래치 수리비가 6천이라니...벤틀리는 거리의 흉기 아닌가요. 무서워라...O.O
저는 대중교통과 택시를 이용하는데. 아주 가끔 벤틀리 같은 차가 앞에 있으면 버스나 택시 기사님이 방어 운전하는 게 딱 느껴지더라고요. 택시 기사님께 여쭤보면 "어휴, 조심해야죠!" 이러심.
@새벽서가 @바나나 방송에서 저도 마지막에 "운수 좋은 날"을 언급한 게 꺼림칙하다, 이런 얘길 했었죠. 소설 속 주인공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이죠.
저는... '운수좋은날' 언급이...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줄치며 외우던 의미가 아닌, 작가님의 새로운 '정의'읽고 싶었어요. 왠지 명주와 준성이, 한뼘정도 큰 후에, 할머니를 만나서, 왠지 운수 좋게 잘 해결할 것 같은... (제가 별명이 폴리아나 이긴 하지만). 꽉 막히고 답답해도, 서로에게 의지(? 반 강제 의지겠죠? 공범느낌으로)할 수 있는 존재가 생겼다는게, 어찌나 희망적이던지요... (언젠가 저에게도 닥칠지 모르는 돌봄 노동의 공포를 애써 외면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일 수도 있지만요..)
처음 몇장을 읽으면서 과연 내가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읽을면 읽을 수록 묘한 궁금증에 한숨에 읽어버렸습니다. 가슴속에 뭔가 모를 희망과 불안을 안고 잠이 들렀는데 꿈속에서 명주를 보고 말았습니다. 꿈속에서 -트럭 할머니가 있어 - 장면이 보이고 명주보고 빨리 떠나라고 제가 하고 있더라구요 YG님 말씀처럼 준성이 오늘은 운수 좋은날이라고 말할때 어쩐지 불안하더라구요 불안은 현실이 되고 누가 명주 준성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지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지 사회의 불합리에 다시한번 화가납니다 완독후 며칠째 명주 준성이 떠나지 않고 맘속에 남아있네요.
어찌 보면 힘든 소설이었는데 끝까지 읽고 좋은 의견 주셔서 고맙습니다. 트럭에 탄 근처 요양원에서 나온 할머니는 작가가 독자에게 열린 결말로 던진 장치인 것도 같아요.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면, 할머니가 자연스럽게 어머니를 대체하니 또 다른 대안 가족이 생길 가능성이겠고요. 나쁜 쪽으로 생각하자면 (현실적으로 생각하자면) 요양원에서 할머니 실종 신고를 하고 나서 경찰이 할머니를 찾다가 명주, 준성의 죄까지 캘 수 있으니... 아무튼, 소설 속의 일이 지금도 어디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무섭고 아픕니다.
그들을 따라오는 경찰차 소리가 희미해지다가 안들리기를 기원하며 책장을 덮었습니다. 여운이 너무 남네요.
역시나 늦게 읽어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앞에분들이 다 하셨어요 여러가지 생각들이 많아지게하는 책이네요 @박혜진 고독사워크숍은 작년에 저의 베스트 였구요 이웃비 기대되요 이웃이 비처럼 감싸준다?라고 예상했는데 비용이라니! 참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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