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7. <더 파이브> 읽고 기억해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3-1. 여러분은 3부를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 깊었던 부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한국 부동산에서 차지하는 커피하우스의 역할과 빅토리아 시대의 커피하우스의 그것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 흥미로웠습니다. 미세먼지처럼 익숙해서 무감각해지기 마련이지만 한국에서 사는 게 나름 고난이도 입니다.
엘리자베스는 스웨덴에서 온 이민자인데 스웨덴에서나 영국에서나 선택할 수 있는 삶의 양태가 매우 한정적이네요. 특히 당시 치료법이 딱히 없었던 매독 때문에 더욱 힘든 삶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또 앞의 희생자들과 마찬가지로 또 술이 문제가 되는군요.
3-1. “도시 여자가 미덥지 못했다면, 시골 여자는 순진하고 취약했다.” 202쪽 글처럼 스웨덴 시골에서 자라난 엘리자베스는 시골 여자의 순진함은 취약한 존재로 만들어 버렸죠. 결국 공공의 여자라는 딱지를 붙이는 미덥지 못하는 도시의 여자로 여기게 된 것이죠. 여자에게 고용살이의 과정이 젊은 노동자계급 여성이 인격을 수양할 수 있는 경험으로 여겼지만(203쪽) 효과보다 더 큰 위험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요? 준 노예와 같은 하인의 위치에 여자로서 성적 강요까지 당하면 결국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 화가 났습니다. 게다가 스스로 갖는 죄책감으로 앨리자베스에게 온 행복이 이어가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 상황은 안타까웠습니다. 당시 여자에게 모든 것이 불리했던 당시 사회의 모습이 순진한 앨리자베스를 불행하게 만든 근본 원인이란 생각이 듭니다. 14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분명 지금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당시 영국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여성을 성적으로 생각하고 아이를 낳는 역할에 국한하여 생각하는 보수적인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잭 터 리퍼의 희생자의 이야기를 지금에서야 우리가 제대로 듣게 되었듯이 더 이상 여자의 삶이 억압되고 숨겨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p198_토지를 소유했더나 임대하는 농부의 딸은 집에서 고용한 일꾼 등 사회계급이 더 낮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성장했으나, 계급이 다른 남녀의 결혼은 금기시되었다." 북유럽은 나에게는 멀게만 느껴지고, 그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사실 아는것이 없네요. 그래서일까요. 스웨덴에서도 계급간의 결혼이 금지되었던 계급사회라는 것이 생소하게 다가왔습니다.
사생아를 낳았다는 이유로 수치 뿐만 아니라, 매춘부 취급까지 받아야 했던....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시대! 매독 치료법으로 수은제를 사용하다니!!!
앞의 두 여인도 마찬가지였지만, 배운것 없고, 기댈 언덕 없는 가난한 여성인 엘리자베스는 성병에 옮아서 임신할때마다 아이도 잃고, 같은 여성으로서 너무 가슴 아프고 한숨 나오더라고요. 역시나 같이 성병이 걸려도 그 탓은 여성에게 돌아가는 것도 너무 기가 막혔구요.
그때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그것을 누가 결정하게 될지 알 수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더 파이브 p.201, 핼리 루벤홀드
인생의 앞날을 모른다지만 그 변화가 너무 극단적이라서 슬펐다. 누군가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공공의 여자"가 되길 원했을까? 그런 표식을 달고 살아야만 했던 엘리자베스가 가엾다.
이민자의 삶이 고되지만, 꿈을 이룰 희망을 보여주는 여타의 문학과 다른 지극히 참담한 현실이 느껴집니다. 유럽에서 하층민으로 태어난 딸들은 누군가의 집안에 들어가 돌보는 역할을 하게 되었지만, 그들중 평범하게 남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살지 못한 여인들, 이민자로서 새출발을 하고 싶었으나, 결국 망가져버린 엘리자베스의 마지막이 너무 슬픕니다.
그 시절 여성은 매춘부와 매춘부가 아닌 자로만 분류됐나봐요. 기준조차 모호하고 그저 '내가 보니 그 여자는 문란하다' 싶으면 매춘부로 인식됐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엘리자베스가 과거를 숨기면서 산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수수께끼 같은 그의 삶을 치열하게 추적하며 재현한 기록이 마치 프로파일링을 닮은듯 하네요.
2부의 애니 이야기보다 3부의 엘리자베스의 이야기가 전 개인적으로 더 흥미있었습니다. 공공의 여자 97번이라는 낙인 효과가 그녀의 삶을 더욱 문제적으로 만든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여전히 너무나 많은 낙인들에서 살고 있고 말이죠. 사실 빈민의 삶이란 위태롭기 마련인데 여기에 사회적 낙인이 더해질때 초래되는 결과를 보는 기분이라서 사실 많이 씁쓸했습니다
엘리자베스가 이민자로 새롭게 시작해보려는 시도가 잘 되지 않고. 과거의 병이 현재를 발목잡는게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여자에게 이민자라니 더 힘든 현실!
어쩔 수 없었던 상황들이 만들어 낸 결혼.출산.가난.성매매.알콜중독 등 가난한 노동자계급의 여성들이 겪는 스스로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사회구조의 결과로 그 큰 피해는 여성이 더 많이 겪어야하는 점이 안타깝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3-2. 3부를 읽으면서 공유하고 싶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 221/커피하우스는 저녁이면 독서 공간이 되었다. 집에서 안락하게 생활하지 못하는 수천 명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단돈 몇 페니로 따뜻한 난방과 밝은 조명, 신문과 잡지 간단한 음료를 즐길 수 있었다. - 230/여자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가 어머니라는 역할로 규정되었던 시대에 아이를 낳지 못하는 상황이 엘리자베스를 절망케했을 것이다. 게다가 사회와 교회는 엘리자베스의 불운이 그 자신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믿게 만들었다.
"우린 다 망했고 우리가 어떻게 되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다음번엔 우리 중 누군가가 살해당할 거야! 누구 한 명이라도 우리 같은 사람을 진작에 도와줬더라면 우린 절대 이 꼴이 되지 않았을 거라고!" 나중에 바너도는 그 말을 한 사람이 엘리자베스 스트라이드였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곳의 모든 여자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이드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엘리자베스는 그 모든 여자가 되려고 했다. 모두이자 아무도 아닌 사람이. 그는 이름 없는 사람이었다. 그의 이야기와 그의 역사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었다. 그는 세상이 자신이나 자신이 겪는 고통에 신경스지 않는다는 걸 진작 깨닫고 그것을 무기 삼아 삶을 살아 나가기로 결심한 사람이었다.
더 파이브 p.248, 핼리 루벤홀드
3-2 여자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가 어머니라는 역할로 규정되었던 시대에 아이를 낳지 못하는 상황이 엘리자베스를 절망케 했을 것이다. 230쪽 “우린 다 망했고 우리가 어떻게 되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 다음번에 우리 중 누군가 살해당할거야! 누구 한 명이라도 우리 같은 사람을 진작에 도와줬더라면 우린 절대 이 꼴이 되지 않았을 거라고”! 248쪽
화이트 채플에서 그는 '과부 엘리자베스', '참사 피해자 엘리자베스'였다. 정체성이라는 것은 새로운 동네로 이사하는 일만큼 간단히 바뀌었다.
더 파이브 p. 240, 핼리 루벤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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