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7. <더 파이브> 읽고 기억해요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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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추천의 말 & 다섯 인생의 궤적 & 들어가며 ■■■■ 책이 배송되는 동안, 그믐북클럽 7기 신청해주신 이유랑 살인마와 관련한 창작물에 대해서 적어주신 글들을 읽었어요. 신청해주셨을 때의 마음처럼, 우리 같이 이 책을 잘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나 많이 ‘잭 더 리퍼’에 대한 창작물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피해자 서사 이야기는 더 많이 나와야한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구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내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살인범을 잡아 그 이름을 밝히려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 나는 다섯 사람의 발자국을 다시 추적하고, 그들의 경험을 그 시대의 맥락 안에서 살펴보고, 빛과 어둠을 가리지 않고 그들의 행적을 따라가려고 했다. 그동안 우리는 그들의 껍데기만을 보아 왔으나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의 이야기이다.’ (‘들어가며’ 중에서) 그믐북클럽 7기에서 29일 동안, 핼리 루벤홀드 작가가 기록한 ‘빛과 어둠’을 함께 따라가보면 좋겠습니다.
1. 전 <잭 더 리퍼>를 단순한 살인마가 있는 고어물 정도로만 여겼는데 이번 <더 파이브>를 읽으며 우리가 얼마나 수많은 소리없이 사라진 희생자들을 외면하고 재미에만 집중했는지 반성하게 되더라구요. p26 빅토리아 시대 초기부터 여러 기자와 사회개혁가, 선교사가 이스트엔드의 참황을 목도하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음에도 1870-1880년대의 이른바 '장기 불황'은 빈곤 문제를 급성으로 악화시켰다. 런던에 넘쳐나는 비숙련노동자들은 직물을 바느질하고 세탁하는 일 벽돌 나르는 일 상품 조립하는 일 거리에서 물건을 파는 일 뱃짐을 하선하는 일을 하며 저임금으로 불안정하게 살아갔다. (...) 더욱이 집세는 계속 오르기만 했다. 런던 곳곳에서 기존 빈민 구역을 갈아엎고 철도를 놓거나 넓은 신작로를 내면 여기서 쫓겨난 사람들은 이제 얼마 안 남은, 그러잖아도 과밀한 빈민 구역으로 흘러들었다. p 30 사회 연구자들이나 개혁가들도 이런 주방에 앉아 성인은 물론 어린이까지 일삼는 기괴한 거친 언어에 경악했다. 그러나 그들이 정말로 주목한 문제는 폭력적인 행동, 비인간적인 불결함, 넘쳐흐르는 변기, 거리낌 없는 신체 노출, 방종한 성교, 알코올중독, 아동방임등이었다. 공동 여인숙에는 이 빈민가의 가장 역겨운 요소가 빠짐없이 한데 응축되어 있었다.
'두 도시 이야기'에 묘사된 런던의 빈민가의 모습이 참으로 참혹했습니다. 이전에 읽은 장강명 작가님의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에 나오는 체험기계를 통해 화이트 채플을 체험한다면 트라우마가 상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다시는 제 2의 화이트 채플이, 제 2의 다섯 희생자가, 제 2의 잭 더 리퍼가 사회에 등장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하고 사회시스템 구축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되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P-1. 어떻게 읽으셨나요? 인상 깊었던 내용을 적어주세요.
p31, '잭 더 리퍼의 공포 정국 동안 언론은 빈민가의 삶을 적나라하게 묘사함으로써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화이트 채플의 여인숙들이 '사실상 매음굴'이며 극소수의 예외는 잇지만 그곳에 사는 여성 대다수가 죄다 매추부라고 단언'----우리도 어떤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경우를 봅니다. 끔찍한 일이죠
1887년의 런던은 두 가지 서사로 존재한다. 하나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고, 다른 하나는 그렇지 않다.
더 파이브 p. 17, 핼리 루벤홀드
첫 문장이 인상 깊었습니다. '두 가지 서사' 1887년만의 일은 아니지요. 현재도, 지금 이 순간도 우리에게 언제나 두 가지 서사가 펼쳐지고 있으니까요. 기록된 서사가 아닌, 감춰진 서사를 알아가는 건 사실 좀 두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아야 할 이유가 있겠죠!!
P21 구빈원에 들어가면 아들과 생이별해야 했으므로 그는 매일 밤 숄로 아들을 감싸고 함께 노숙하는 쪽을 선택했다. P29 영국의 도덕적인 중산층이 보기에, 인간관계의 바탕인 선하고 고결한 본성이 이토록 야만적이고 뼈저린 궁핍 앞에서는 완전히 무너지고 없었다. P34 그들이 빼앗긴 것은 존엄성이었다.
"잭 더 리퍼의 공포 정국 동안 언론은 빈민가의 삶을 적나라하게 묘사함으로써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고, 그 과정에서 화이트채플의 여인숙들이 “사실상 매음굴”이며 극소수의 예외는 있지만 그곳에 사는 여성 대다수가 죄다 매춘부라고 단언하기를 일삼았다. "31쪽 잭 더 리퍼의 희생자들의 상황을 설명하는 부분이죠. 언론의 이런 억측은 범인을 잡는데 노력보다는 희생자들을 가십거리로 만들어버린 것 같아요. 오늘날도 있는 사실이 아닌 언론매체에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언론매체의 오도는 변함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하네요.
사실 이런 역사책들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이 공간들은 입체적으로 그려내지 못해서라는 생각을 해요. 비교적 우리 역사가 쉬운것 우리가 익숙한 지명과 장소성에 의해서 쉽게 이미지화 가능한데 조금만 공간이 달라져도 어렵죠 그런데 이 책에서 지도와 여러배경을 들을 나눔으로써 그런 부분들을 잘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에필로그 구성이 그런면에서 뛰어나다고 봤고 이 책의 메시지 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서 좋았습니다.
"그들의 삶은 빅토리아 시대의 다른 수많은 여성과 비슷했지만, 죽음은 너무도 이례적이었다. 나는 그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우리가 이제라도 그들의 이야기를 분명히 들을 수 있기를 바라며, 또한 그들이 목숨과 함께 그토록 잔인하게 빼앗겼던 것들 그들에게 돌려줄 수 있기를 바라며. 그들이 빼앗긴 것은 존엄성이었다.(34p)" 그들이 빼앗긴 것은 존엄성이었다는 마지막 문장이 주는 울림이 크네요. 가십만 좇는 언론 덕분에 가해자의 서사와 변명이 부각되는 동안 피해자는 "죽을만한 행동을 해서 죽은사람"이 되는 현재와 크게 다르지 않은것 같아요. 우연히 피해자가 되지 않을 수 있었던 다수를 안심시키기 위해 피해자에게서 흠을 찾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듯 합니다. 더 이상 존엄성을 빼앗기는 이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1887년의 런던은 두 가지 서사로 존재한다. 하나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고, 다른 하나는 그렇지 않다.
더 파이브 p.17, 핼리 루벤홀드
빛과 어둠,이라는 말이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같은 시간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서사. 당시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언급도 많이 되었지만 역사는 기억에서 지우는 서사. <더 파이브>를 읽으며 지워진 역사를 다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이지고, 그들의 존엄성이 조금이라도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가 이제라도 그들의 이야기를 분명히 들을 수 있기를 바라며, 또한 그들이 목숨과 함께 그토록 잔인하게 빼앗겼던 것을 그들에게 돌려줄 수 있기를 바라며. 그들이 빼앗긴 것은 존엄성이었다.
더 파이브 p.34, 핼리 루벤홀드
첫 문장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두 가지 서사'. 늘 표면적으로 나와있는 것이 사실인 것 마냥 사람들의 뇌리에 박힙니다. 그래서 인지 새로운 면이 발견되면 더욱 놀라운 것 같습니다.
- 4/수많은 연쇄살인 사건 이야기들은 대체로 어떤 방식으로든 살인범에 대한 매혹을 깔고 있다. 잭더리퍼 사건은 그중에서도 가장 소란스럽게 그리고 아무런 수치심 없이 소비되는 사건이다… 아무도 잭더리퍼가 누군지 몰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럴 수록 잭더리퍼는 더 유명해졌다. - 33/잭더리퍼는 매춘부를 골라죽였다 혹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어왔다. 그러나 다섯 피해자 중 셋은 매춘부였다고 말할 만한 확실한 증거가 전혀 없다. - 34/내가 이 책을 쓴 목적은 살인범을 잡아 그 이름을 밝히려는 것이 아니다.
살인이 계속 일어나면서 뉴스가판대에서 신문이 불티나게 팔리자 기자들이 ‘가짜뉴스’에 혈안되는 모습을 보니 백오십여년전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의 모습에 기가 막히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어요. The fibers that have clung to and defined the shape of Polly, Annie, Elisabeth, Kate, and Mary Jane’s stories are the values of the Victorian world. They are male, authoritarian, and middle class. They were formed at a time when women had no voice, and few rights, and the poor were considered lazy and degenerate: to have been both of these things was one of the worst possible combinations. 저는 동네 전자도서관에서 빌린 영어책으로 읽고 있어서 페이지수를 적는건 별 의미가 없을거 같네요. 위의 문장들이 와닿더라고요. 남성 권위주의/중산층이 이 다섯명의 피해자들에게 드리운 잣대가 현재의 그것과 크게 달라진게 있나 싶기도 했구요.
세상이 기억한 것은 니컬스가 아니라 니컬스를 죽인 범인이었다. 사람들은 그에게 매혹되었고 심지어 음미하듯 그의 이름을 되뇌었다. 시체를 찢어발기는 살인마, ‘잭 더 리퍼’라는 이름을.
더 파이브 p.23, 핼리 루벤홀드
피해자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사건의 잔인성에 더욱 도취되어 피해자들이 더욱 쉽게 잊혀지고 잘못된 정보로 이해되고 받아들여졌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ㅜ
주말에 여행을 다녀와서 진도가 조금 늦었습니다 :) '들어가며'는 이 책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네요. 특히 당시 언론들의 보도가 사실들을 마구 윤색시켰기에, 저자의 '나는 그러한 자료에는 신중하게 접근했으며 그 안에 쓰인 그 어떤 것도 절대적인 사실로 취급하지 않았다'(p.34)이란 말이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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