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7. <더 파이브> 읽고 기억해요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5-3. 메리 제인은 당신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에 남을까요? 메리 제인을 떠올리며 추모글 한 줄을 쓴다면 어떻게 쓸까요?
항상 즐겁게 보이고 매력이 넘쳤던 그녀와, '나 어릴 적 어머니 무덤에서 뽑은 제비꽃'을 부르는 그녀의 모습이 중첩되어 보이네요. 누구도 진정한 모습을 알지 못했던 메리 제인을 기억합니다.
5-3 비록 메리제인인 사기로 외국에 팔려간 신세가 되어 무일푼으로 영국에 돌아왔지만 당당히 집세를 내겠다며 방을 달라고 하는 당당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삶이 회복되지 못하지만 자존심을 버리지않고 언제나 당당했음을 기억합니다.
메리 제인이 불렀던 <나 어릴 적 어머니 무덤 속에서 뽑은 제비꽃>의 한 소절에서 슬픔으로 가득찬 그의 삶을 추모하고 싶습니다. 어린 내가 저 아래 초원을 거닐던 지나간 행복한 나날의 기억을 담아 모두 떠나고 남은 여기 슬픔 속의 삶의 기억을 멀리하고 아버지, 어머니, 자매와 형제가 묻힌 흙속으로 돌아가리.
자신의 이름을 찾지 못한 이여. 편히 쉬시길
자신의 삶을 진심으로 신물난다고 했던 그녀가 다시 성매매를 시작했을때 그녀의 절망이 어땠을지 참 여러번 곱씹게 됩니다.
후기에 나오는 ‘어떤 삶의 물건들’의 부분에 남겨진 많은 소품들처럼 메리 제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그나마 나은 삶을 살았던 희생자였습니다만 그럼에도 그 하드코어함은 어쩔 수 없었던 거 같습니다
"진심으로 신물이 나는 삶"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즐거움을 잃지 않으려 한 당신을 상상해보았어요. 얼룩이 튀었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옷, 주위를 함께 거니는 '즐거운 여자들', 늘 다정함을 잃지 않았던 옅은 미소를요. 동시에 애써 숨겨야만 했던 슬픔도 상상해봅니다. 당신에겐 어떤 이야기들이 있었을까요. 소문만 무성했던 과거를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게 당신에겐 위로일까요. 수수께끼 같은 당신이지만 당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만 기억해볼게요. 그곳은 더 큰 즐거움으로 가득하길.
사는 동안 진실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살았을 것 같다. 한때 순수했던 소녀가 거친 세상에 나와 화려한 삶을 누리다가 인신매매의 위기를 겪고 늘 위협속에서 가난을 벗삼아 살게 된 것, 이 모든 흐름이 끝내 더 큰 비극으로 마무리되었다는 것이 안타깝다. 저 세상에서는 진실된 본인의 모습 그대로 고통없이 살 길..
어떤 삶을 살았길래 그녀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을까요. 밤늦도록 노래를 부르다 살해가 된 거 보면 자기를 누가 죽였는지도 알았을거 같고, 잘 곳이 없어 방황하다가 살해된 것도 아닌데다 한창 젊은 나이에 희생되어 제일 불쌍하게 느껴졌어요.
4-1. 지금까지 네 명의 여성들 중 가장 자유로운 삶을 살 다가 간 인물이 케이트였다고 느꼈습니다. 그 당시 시대배경 속에서 부족한 가정에서 꽤나 어렵게 성 장했지만 어쩌다 알게 된(?) 자유를 끝까지 추구하 며 살았다는 측면만 놓고 본다면.. 네 명의 여성 중 가장 행복한 삶이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비록 끝 이 안타까운 건 사실이지만..) 그러고 보면, 현대를 살고 있는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겪는 여러 비교에 의한 고통들이.. 얼마나 사치인지를 보다 깊게 생각해보게 됩니다. 누울 집이 있고 끼니 걱 정을 하지 않을 정도만 되도 얼마나 행복한건지를 다시 생각해보며 지금까지 나름 잘 살아왔다며 스스로 자부심을 느껴도 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4-2. 케이트와 존은 그날 벌어 그날 먹고사는 형편상 어느 한 장소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중략) 20년 넘게 방랑한 그에게는 떠도는 삶이 그 어떤 정주된 삶보다도 편안했을 것이다. 토머스를 통 해 배운 행상으로서의 삶은 그 누구에게도, 심지 어 가족에게도 빚지지 않는 삶을 의미했기 때문 이다.(중략) 존 켈리가 다른 누구와도 달리 케이트와 잘 지낼 수 있었던 이유는 거의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듯한 그의 성격 때문이었다. 둘의 관계를 아는 모든 사 람, 즉 케이트의 자매들부터 쿠니즈 여인숙의 친구 들까지 모두가 한목소리로 두 사람이 "서로 진심으 로 좋아했으며" 케이트가 "그 밖의 다른 어떤 남자 와도 어울리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렇지만 이들 의 관계는 정서적 친밀감보다도 현실적 필요성 위 에 형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중략) 존은 7년이나 함께 산 파트너였음에도 케이트에 대해 아는 것이 놀라울 만큼 적었고 심지어 그가 울버햄프턴에 살았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존 본 인이나 다른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두 사람은 거의 다투지 않았다.(중략) 케이트와 존은 다른 무엇보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서로가 필요했을 것이다. 존을 만나기 전까지 케이트는 가족 대부 분과 사이가 틀어졌고,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어 린 아이들을 잃었으며, 구빈원행과 지독한 굶주 림과 질병의 고통을 겪었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곳'이었다. 바꿔 말해, 고통 을 잠재울 술과 배를 채울 음식을 손에 넣는 것이 었다. 거리에서 자신을 보호해 주고 이따금 돈을 벌어 오기도 하는 존을 곁에 두면 살아남기가 좀 더 수월했다. 가진 것이 거의 없는 여자는 그 정도 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p.325~327 4-3. 비록 가난하고 힘들었지만 끝까지 자유를 지향하며 살아낸 단단한 사람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스스 로 힘든 삶이라 생각했을 지, 그래도 괜찮은 삶이었 다고 생각했을지는 제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제 가 본 기록물만 놓고 봤을 때는, 자유롭게 살다가 간 부분들을 더 기억하고자 합니다.
<더 파이브> 완독했습니다. '나오며'에서 다음과 같은 대목이 인상깊네요. "그를 살아 숨 쉬게 하려고 우리는 피해자들을 잊어야 했다. 이 망각에 대해 우리는 공범이다"..잭 더 리퍼 뿐만이 아니겠지요. 이 책을 읽음으로써 앞으로 피해자들에 대해 더 생각해 볼 것 같습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사실 브리지워터가든스의 낡고 좁은 집에 사는 엠마의 형편이 누가 부러워할 만한 것은 아니었지만 케이트에게 엠마의 삶은 자신이 되지 못한 모든 것을 상징했을 것이다.
더 파이브 p.319, 핼리 루벤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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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 ‘나오며 : 그저 매춘부일 뿐’ & 어떤 삶의 물건들 & 감사의 말 ■■■■ 이제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 ‘나오며’에 다다랐어요. <더 파이브>를 읽는 동안, 어떠셨나요? 아무래도 마음이 무겁고 힘들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읽고 기억하기 위해 함께한 여러분, 같이 읽었기에 저도 끝까지 올 수 있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꾸준히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여러분, 모임이 10월 2일 월요일에 끝나는데요, 끝이 나면 더이상 글을 남길 수 없어요. 혹시 이 점을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한 번 더 이야기 드려요. 읽는 진도를 놓쳐서 아직 앞부분을 읽고 있는 분들도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 모임이 닫히기 전까지 편하실 때 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E-1. 어떻게 읽으셨나요? ‘그저 매춘부일 뿐’ & 감사의 말’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을 적어주세요.
나오며를 읽으며 살인마 잭더리퍼를 우리가 어떤 식으로 소비하고 인식하였는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다른지에 대해서도 곱씹어보게 되네요.
E-1 “이들이 무슨 약을 먹었든, 이들이 무슨 일을 했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해를 끼칠 자격은, 아물며 이들을 살해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390쪽) 2008년 재판에서 크로스 판사의 글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겉으로 보이는 열악한 환경에서 의지라는 것 없이 막산다고 여겼지만 그들에게는 그럴 수밖에 없는 불평등한 사회가 존재했습니다. 노동자계급가정에, 여자라는 이유로 불평등한 빈곤의 상황에 쉽게 처할 수 밖에 없는 사회였습니다. 먹고살기위해 천하다고 하는 막일, 부도덕한 일을 한다고 불필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분명 아니라고 대답해야겠죠. 하지만 무시하고 비난하는 일은 아직도 많이 보입니다. 확인되지 않는 거짓 뉴스로 하루아침에 타락자로 취급해버리는 것은 잘못된 일이죠. 우리는 어떤 누구든 해를 끼칠 자격도, 살해할 자격도 없음을 기억해야겠죠.
399/잭더리퍼의 이야기는 일방적인 이야기이고 살인자를 무대 중심에 세우는 이야기이다. 그리하여 악한이 주인공으로 변모했다. 이제 그는 사악하고 불가사의한 정신이상자 오늘날까지도 이 게임에서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영리한 선수이다. 비유하자면 우리는 이 기적 같은 악행을 구경하고 조사한답시고 그가 실패한 이들의 몸을 밟아 넘어섰고 어떤 때는 발로 차기까지 했다. 살인자의 모습이 점점 커질 수록 그 피해자의 모습은 점점 희미해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살인자와 피해자 모두 현실과 분리되었다. 피해자들의 경험과 이름이 민간전승과 음모론 속에 파묻히게 되었다. 장사꾼에게 그들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닌 만화속 인물이라, 그들의 처참한 이미지를 티셔츠에 인쇄하고 그들의 죽음을 우스운 엽서로 제작하고 그들의 창자로 스티커를 만들 수 있다.
결국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작가가 찾을 썼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이 무겁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를 마음에 새겼어요.
우리는 오직 이 사람들을 되살림으로써만 잭 더 리퍼와 그가 상징하는 것들을 침묵시킬 수 있다. 이들이 말하게 함으로써, 이들의 경험을 이해하고 이들의 인간성을 확인함으로써 우리는 마땅한 존중과 연민을 이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 잭 더 리퍼의 피해자들은 '그저 매춘부'가 아니었다. 그들은 딸이었고 아내였고 어머니였고 자매였고 연인이었다. 그들은 여자였다. 그들은 인간이었고, 이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더 파이브 403p, 핼리 루벤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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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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