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원했으나 어디서나 불합리했던 , 부당한 대우를 당한 삶!
[그믐북클럽] 7. <더 파이브> 읽고 기억해요
D-29
제시이
바닿늘
2-1.
애니의 이야기에서는 특히 '알코올 중독'에 대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얼마 전에
재밌게 읽었던 책 <걸리 드링크>도 떠올랐어요.
술의 역사는 정말 긴데.. 그 중 반 이상은 흑역사
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술=중독or취함
이라는 연상이 자동으로 드니까요. 멀리 볼 것도
없이 제 삶을 돌아보더라도 그런 것 같습니다.
스스로 알코올 중독은 아니라고 우기고 싶지만
기준으로 치자면 중독에 해당된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이제는 과음은 하지 않는다는 핑계는
솔직히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조금 취한 수준으로 매일 먹어도 해롭다는 받아
들이기 싫은 연구 결과도 알고 있으니까요. ;;;;)
그때 당시에는, 중독을 끊어내기가 정말 더 힘들
었을 것 같아요. 힘들고 고달픈 삶을 위로해주는
유일한 친구였을테니까요. 오죽하면 숙박비 마저
포기하고 술을 마셨을지.. 그 마음이 아주 조금은
애주가(?)의 입장에서 이해가 됩니다...
2-2.
애니의 인생 마지막 몇 년에는 여러 가지 비극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뼈아픈 사실은, 자신
이 원하기만 했다면 그날 밤, 아니 그 모든 밤, 그
거리들에 있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이다. 애니는
런던의 반대편 구역에 있는 모친 집이나 자매들
집에서 지내며 간호받을 수도 있었고, 결핵을 치
료받을 수도 있었고, 자기 아이들의 따뜻한 품에
서 위로 받을 수도 있었다. 그를 나락에서 끌어올
리려 손을 뻗는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었다. 그러
나 그 반대쪽에서 끌어당기는 중독의 중력이, 수
치의 악력이 더 셌다. 이 힘이 애니를 아래로 끌어
내리고 있었고, 이미 수년 전부터 애니의 희망과
생명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날 밤 살인자가 가져
간 것은 악마의 음료가 다 쓸어가고 남은 애니의
껍데기뿐이었다. p. 188
2-3.
어쩌면 그 당시에 알코올 중독은 사회적 약자들
에게 '유일한 도피처' 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느 뉴스에선가 경기가 어려운 것
에 비례하여 술 소비량도 함께 올라간다는 내용
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불평등이 급격하게 벌어
지고 있는 그 시대를 살았던 빈민층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게 그것 뿐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씁쓸한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추모
의 글이라고 하기엔 조금 그렇지만.. 그때부터
130년도 더 지난 지금, 우리 인류가 아직도 각
종 중독을 극복하지 못했으니.. (심지어 어떤 부
분에서는 더 심각해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드니..)
너무 스스로 자책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바닿늘
...
괜히 찔려서 조금 더 보태보자면..
술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즐기는 수준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만 마신다면..
음주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고
아직까지는 생각중입니다.
.. 뭐 그냥 그렇다고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 4. 케이트 ■■■■
21일인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4부 ‘케이트’를 읽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4부를 읽는 기간에는 주말이 끼어있다보니, 아직 3부까지 읽지 못 하신 분들은 앞에서부터 천천히 읽으며 4부까지 오시는 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4부에서는 총 네 챕터가 나와요. 자신만의 속도에 맞추어서 편하게 읽고 감상 나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그중에서 반복되는 단어가 ‘자매’입니다. 케이트의 일곱 자매 이야기로 시작해 ‘아무것도 아닌’으로 끝나는 4부… 어떤 삶이 펼쳐질까요.
<더 파이브>를 읽으면서 희생당한 개인의 삶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져요. 그리고 그들이 살아갔던 환경과 구조에 대해서도 더 생각하다보니 생각이 많아져요. 자연스레 현재 한국의 상황과도 비교하게 되구요. 여러분의 생각도 궁금합니 다.
4부를 읽는 동안 ‘추분’도 찾아오는데요. 아침 저녁으로 한결 선선해진 요즘, 책읽기 좋아요. 4부도 여러분과 함께 시작할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4-1. 어떻게 읽으셨나요? 4부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을 적어주세요.
도원
앞서 다른 희생자들과 마찬가지로 '케이트'도 술이 상당히 문제가 되었던 것 같아 안타깝네요. 그리고 더 나은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별로 없고, 뭘 택하든 뻔하고 시궁창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에 더욱 '지금, 여기'에 충실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다른 희생자와는 달리 언론의 태도나 희생 이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다뤄지진 않네요.
꼰냥
다른 희생자들에 비해 케이트에게는 능동적인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다. 악몽같은 삶을 사느니 자유롭게 살겠다는 에너지랄까, 노래를 잘 불렀다고 하니 요즘으로 따지면 연예인이 될만한 자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를 잘못 탔기 때문에 가혹한 최후를 맞게 된 것 같아 안타깝다.
메롱이
신문이 발행되고 증기 기관이 가동되던 빅토리아 시대에 케이트의 전남편처럼 음유시인에 가까운 직업군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판소리와 비교할건 아니지만 서편제를 떠올리면 근대화 이후에도 소리꾼의 삶이 계속되긴 했었으니까요.
메이플레이
4-1
당시 열악한 사회는 좀 더 나아지길 바라는 케이트에게 달라질 기회를 주지 않았죠. 그런데 과거였기 때문은 아닌것 같아요. 지금도 케이트와 같은 비슷한 삶이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별반 달라지지 않고 존재하네요. 특히 결혼 후의 모습은 100년이 지난 오늘도 거의 비슷한 것 같아요. 거기에 가난이 겹친다면 케이트와 같은 삶과 비슷할 것 같아 씁쓸하네요.
바르미
가난한 여성이 살기엔 너무나 위험에 내몰리는 환경이었다는 사실이 마음 아픕니다. 그리고, 그 환경을 이용해 자신의 만족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악마가 있다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것도 남자는 죽이 않고, 자신보다 약한 여성만 죽인 악마!
프렐류드
일곱자매의 집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케이트는 작가나 가수 같은 예술가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관습적인 삶이 아닌 떠도는 삶을 선택하고, 노래를 부르고, 책을 만들던 일이 중산층 집안에 태어났다면 재능있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칭송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책을 읽으며 19세기 영국에 음주로 인한 사회문제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심각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낮의휴식
케이트가 문신을 하고 전복적인 삶을 살았던 부분에 대한 서술이 흥미로웠습니다. 이 부분들을 읽으면서 앞서의 3명의 희생자들도 그렇고 그녀들이 가진 공통점은 어쩌면 만족하지 않는 것, 용기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존의 여성에게 주어진 삶을 답습하지 않고 원하는 것들을 쟁취하려고 했던 혹은 인습에 거부했던 일들이 빚어낸 비극이라는 생각이드네요.
솔빛
그 당시 자녀들을 많이 낳으면 어떻게 키우나 궁금했는데. 계급에 따라 어떻게 나눠지는지 알게 됐고. 케이트가 예술쪽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 능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헤 안타깝습니다.
독서의흔적
케이트의 모든 순간이 인상적이었어요. 행상인 첫 남편을 따라 이곳저곳 방랑을 하며 글을 쓰고 노래도 부르며 삶을 있는 힘껏 즐기고자 한 케이트가 멋있어 보여요. 제약이 많은 사회에 보란듯이 한 방을 날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케이트도 가정폭력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무척 슬프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4-2. 4부를 읽으면서 공유하고 싶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도원
“ 울버햄프턴에서든 버밍엄에서든, 권투 선수의 집에 살든 양철공의 집에 살든, 케이트의 일상은 그대로였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똑같은 일과를 반복할 것이었다. 결혼한 후에는 엄마로서 살아갈 터였다. 그 삶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출산의 고통, 육아의 피로, 걱정, 배고픔, 탈진, 그리고 최후에는 병과 죽음이었다." ”
『더 파이브』 p.291, 핼리 루벤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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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냥
- 도망쳐 온 곳이 어디든 똑같았다. 울버햄프턴에서든 버밍엄에서든, 권투 선수의 집에 살든 양철공의 집에 살든, 케이트의 일상은 그대로였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똑같은 일과를 반복할 것이었다. 결혼한 후에는 엄마로서 살아갈 터였다. 그 삶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출산의 고통, 육아의 피로, 걱정, 배고픔, 탈진, 그리고 최후에는 병과 죽음이었다. (p.291)
- 지주나 고용주는 집이나 회사에서 합법적이지 않은 커플을 발견하면 가차 없이 쫓아내거나 해고했으며, 이에 뒤따르는 모든 하쇠적 지탄은 여자 혼자 감당해야 했다. 남자는 동거 관계를 쉽게 정리할 수 있고 그 어떤 뒷일도 감당할 필요가 없었던 반면, 그동안 스스로 돈을 벌 능력은 줄고 먹여야 할 자식들이 생긴 여자는 곧 극빈 상태에 빠졌다. (p.299)
- 가족과의 추억이 깃든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 괴로운 과거를 잊고 주변의 모든 사람을 내칠 생각만 하는 것 같던 그에게 그 작은 물건들이 뭐라고 속삭였을까? ...(중략)... 케이트는 원체 유쾌한 사람, 노래하며 즐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그의 마음은 상처투성이였을 게 틀림없다. (p.340)
꼰냥
“ 그는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자신에게 허락된 휴식을 취했다. 닻 없이 표류하는,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는 당장이라도 누군가 나타나 그를 그 자리에서 치우리란 걸 알고 있었다. ”
『더 파이브』 p.340, 핼리 루벤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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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롱이
- 268/사회개혁가 시봄 라운트리에 따르면 노동자계급의 인생에는 잘살 때와 못살 때가 번갈아 찾아왔다. 이들의 가계 형편은 식구 중에 돈을 벌 수 있는 사람 수에 따라 좋아졌다 나빠졌다 했다.
- 278/빅토리아 시대 노동자계급의 아들딸에게 유년기란 빠르게 지나가는 삶의 한때였고 집안 사정으로 인해 갑자기 짧게 끝나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 312/문신은 19세기 말에 가서 잠깐 유행하기도 하지만 빅토리아 시대 중기에는 사회 최하층의 독점적인 상징물이었다.
- 318/이처럼 가정 폭력의 책임을 여자에게 돌리는 경향은 빅토리아 시대 노동자계급으 전형적인 태도였다 가정의 규율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폭력이 필요하다는 게 이 사회의 통념이었다.
메이플레이
4-2
"울버햄프턴에서든 버밍업에서든, 권투 선수의 집에 살든 양철공의 집에 살든, 케이트의 일상은 그대로였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똑같은 일과를 반복할 것이었다. 결혼한 후에는 엄마로서 살아갈 터였다. 그 삶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출산의 고통, 육아의 피로, 걱정, 배고픔, 탈진, 그리고 최후에는 병과 죽음이었다. " 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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