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는 폴리와는 또 다른 면에서 시대의 희생양중 하나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아계셨다면 지금은 100세쯤 되셨을 저의 조모님이 흡연을 하는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았었는데, 임신중에 아침마다 헛구역질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당신의 시어머니께서 담배로 속을 가라앉히라며 권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절할뻔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에는 아파도 술을 주고, 몸이 불편해서, 불면증이어서, 기타등등 너무 많은 이유로 사람들이 쉽게 술에 노출되었고, 애니가 그런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더라구요.
[그믐북클럽] 7. <더 파이브> 읽고 기억해요
D-29
새벽서가
바르미
p. 168 얄궂게도 애니는 바로 그러한 불명예를 스스로 인식하고 있었기에 그 "수모를 잊고자" "여성 음주" 행각을 계속했다.
이런 삶을 두고 '모순'이라 하겠죠? 술 때문에 수치를 입었으면서도 그 수치를 잊기 위해 또 술에 의지하는 삶!
술만 아니었다면 애니의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그런 나약한 여자들을 노린 살인마에게 분노를 느낍니다.
메이플레이
2-1
알콜중독이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애니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가 조장한 문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는 알콜에 대한 잘못한 이해로 약과 동일시되어 너무나 쉽게 술에 접할 수 있었던 당시의 사회의 현실이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알콜이 자신의 현실을 더 어 렵게 만들어감을 알지만 한번 빠져버린 알콜중독에 헤어나기가 쉽지 않았죠. 남녀 모두 알콜중독에 빠지기 쉬운 현실에서 남자보다 여자의 알콜중독을 더 문제 삼는 것이 답답했습니다. 알콜중독에서 벗어 나려는 애니의 노력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는 상황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더 문제는 이렇게 무너져 버린 애니의 삶이 이제 다시 회복이 불가능하게 되니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들어 버리네요. 가정을 벗어나는 순간 이제 애니를 지켜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도 참 답답합니다.
꼰냥
“ 애니의 인생 마지막 몇 년에는 여러 가지 비극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뼈아픈 사실은, 자신이 원하기만 했다면 그날 밤, 아니 그 모든 밤, 그 거리들에 있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이다. ”
『더 파이브』 p.188, 핼리 루벤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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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냥
안정적인 가정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으며 자랐지만 형제들과 아버지의 비극적인 죽음과 어린 나이부터 가정부 일을 하며 산다면 마음의 상처와 불안이 깊었으리라 생각된다. 나름 중산층으로 살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별개로 단조로워진 생활때문에 어릴때부터 시작된 알코올중독이 더 심해졌고 그것이 결국 개인의 파멸로 연결되었다는 것이 안타깝다. 물론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라하지만 사회적으로 매장될 수 밖에 없던 배경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메롱이
셜록 홈즈로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빅토리아 시대의 일반인들의 생활상의 묘사가 2부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네요. 알프레드 페니워스와 같은 배트맨 집사의 전통이 역시나 영국에서 시작되었구나 싶은 부분을 새삼스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행운의 편지부터 시작해 영국으로부터 시작한 게 많네요.
제인맘
본질적으로 다른 두 세계 부분을 이야기 하는 곳에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20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두 세계는 존재한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하면서, 나는 어느 세계에서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도원
앞서 폴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희생 여성들이 모두 남편과 별거하면서 상황이 급속도로 안좋아지는 것이 공통된 것 같아요. 당시 여성들이 얼마나 독립적으로 살기 어려웠는지를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공통적으로 알콜중독에 빠지는 것 또한 안타까운 일이네요. 그러나 팍팍한 삶을 영위해 가면서 술의 힘을 빌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많은 일이 그러하겠죠.
독서의흔적
여성에게 혹독했던 시대상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네요.
남성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선택권이 적었던 여성이기에 술이 주는 달콤한 유혹을 쉽게 떨칠 수 없었겠지요. 사회에서 쫓겨난 여성이 아니라 사회가 쫓아낸 여성이 아닐까요. 폴리때와 마찬가지로 모두에게 안도감을 주기 위해 '죽임을 당해도 될만한 여성'이어야만 했던 이들이 너무 안쓰럽고 안타까워요.
솔빛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세대에 걸쳐 고통받는 이야기가 맘이 아팠고. 애니가 마지막에 정말 외로웠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프렐류드
19세기를 배경으로 하는 영국드라마는 산업화로 세계의 모든 부가 모이고, 역동적이며 활기찬 런던을 보여줬는데, 이 책을 통해 두번쨰 에피소드까지 읽게 되니까 암울한 도시의 그늘을 보게 되어 마음 한 구석이 아려옵니다.
greengable
언론들이 도덕적 공황의 기미를 포착하고 싶어했다는 부분이 씁쓸하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클럽지기
2-2. 2부를 읽으면서 공유하고 싶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마리우스
마지막에 메리 제인 빼고는 전부 40대 여성이군요. 40대면 이제 인생의 안정을 향해 가는 나이일텐데. 19세기 후반, 영국은 해가지지 않는 왕국이라는데, 여성의 삶은! 조금만 발을 잘못 딛어도 헤어나올 수가 없네요. 충분히 중산층의 삶을 살수 있었을것 같은데,,,,,
마리우스
p118 일반 사병의 결혼은...."자신을 좋아해 주고 가끔 만나기만 하면 되는여성과 친교를 형성할 기회가 생기면 매우 기뼈"했다. 게다가 군 입장에서도 사병과 착실한 노동자 계급 여성의 일부일처적 관계는 "병사에게 전염병을 옮길 가능성이 작고".......그러나 이러한 관계가 남자 쪽에는 이로웠을지 몰라도, 상대 여잔ㄴ 난처한 입장, 어쩌면 파멸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하곤 했다. 1841년 1월 루스가 바로 그런 처지였다.
Claire
“음주라는 죄악은 본질적으로 성적 문제가 아니었음에도 빅토리아 사회는 ‘망가진 여자’와 ‘타락한 여자’를 구분하지 않았다. 본인의 나약한 정신력 때문에 남편과 헤어지고 가정을 잃은 여자는 혼외정사를 저지른 여자 못지않게 혐오스러운 존재로 여겨졌다.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망신을 사는, 외양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품위 있는 가정에 속하지 않거나 자신의 품행을 통제해 줄 남편 또는 가족이 없는 여자는 매춘부만큼 타락한 여자였다. 그 둘은 하나가 되었다.”
Claire
“애니는 런던의 반대편 구역에 있는 모친 집이나 자매들 집에서 지내며 간호받을 수도 있었고, 결핵을 치료받을 수도 있었고, 자기 아이들의 따뜻한 품에서 위로받을 수도 있었다. 그를 나락에서 끌어올리려 손을 뻗는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었다. 그러나 그 반대쪽에서 끌어당기는 중독의 중력이, 수치의 악력이 더 셌다. 이 힘이 애니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었고, 이미 수년 전부터 애니의 희망과 생명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날 밤 살인자가 가져간 것은 악마의 음료가 다 쓸어 가고 남은 애니의 껍데기뿐이었다.”
새벽서가
According to the era’s definition of womanhood, she had failed. She had proven her inability to mother her children, to maintain a home for her husband, or to care for anyone, even herself. The female drunkard was considered an abomination, one who allowed “their most brutal and repulsive penchants to come to the surface,” one who “abandons herself to sensuality, and who . . . becomes unsexed in her manners.”
당시의 시대상에 따르면 여성성은 엄마라는 이름을 다는 순간부터 정의되었다고 할 수 있을텐데, 아이를 출산하지 못한 애니는 그런 면에서 실패한 여성이었네요. 아이를 갖지 못한다고 여성을 그렇게 취급하다니… 가슴 아픕니다.
바르미
경찰은 화이트채플 살인 사건의 범인이 매춘부를 갈취하는 하이립 갱단 아니면 매춘부를 골라 살해하는 단독범...이라는 가설을 고수했으므로, 피해자는 매춘부여야만 했다.
『더 파이브』 p. 177, 핼리 루벤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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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미
매춘부가 아니었음에도 경찰들은 본인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매춘부라 계속 주장한 모습에서, 공권력이 오히려 더 폭력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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