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인 중국 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자주 공금했던 부분입니다. '분명 중국에도 깨어있는 지식인이 있(을테)고 해외에 거주하는 많은 중국인들이 있는데 어떻게 갈수록 폐쇄적인 현 체제에 순응하며 사회가 유지될 수 있을까...?' 저자가 이 이슈에 대해 이야기해서 기대하며 읽었는데, 답은 조금 일반적이라 살짝 아쉬움이 남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닐 포스트먼의 설명을 이용한 것 자체는 참 멋진 표현입니다. 이 책 읽는 내내 글 읽는 맛이 참 좋다고 느끼고 있는데 이런 부분을 만날 때인 것 같아요.
[책걸상 함께 읽기] #48. <권력과 진보>
D-29
Jonas
Jonas
“ 1장에서 보았듯이 오늘날 테크 분야의 지배층은 AI를 불에 즐겨 빗대면서 자신을 테크놀로지의 힘을 인류에게 선물한 현대판 프로메테우스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현대의 디지털 테크놀로지에서 우리가 갖게 된 것은 프로메테우스가 아닌 페가수스인 것 같다. ”
『권력과 진보』 p.499, 대런 애쓰모글루, Johnson S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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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ey76
저도 닐 포스트먼 인용 너무 좋았어요.
himjin
벽돌책은 혼자 읽기 힘들어서 계속 같이 읽고 싶습니다.
이번에도 일정이 숨가빠서 3주 보다는 4주가 좋습니다.
<위어드> 좋습니다!
<진보와 권력> 11장 읽고 있는데요. 두꺼운 책인데 비해 잘 넘어가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3장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3장에 밑줄친 부분이 엄청 많아요. 좋은 책 같이 읽게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Jonas
저도 3장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다른 부분은 기존에 들었거나 읽어본 내용들도 꽤 있는데 3장 설득 권력은 내용 자체도 (제 개인적으론) 새로웠고 논리를 쌓아가는 과정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잘 쓴 논술 모범 답안 같다는 생각 많이 들었답니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논지이기도 해서 더 인상적인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이제 『권력과 진보』 읽기도 마무리 국면이네요. 계획으로는 어제(14일), 오늘(15일), 내일(16일)까지 11장을 읽으면 완독입니다. 11장에서는 저자 나름의 대안을 제시해 보려고 노력했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3주간 따라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방 닫히기 전까지 감상도 서로 나누고, 다음에 읽을 책도 같이 정하면서 훈훈하게 마무리해 보아요. :)
개와고양이
우리 사회는 테크놀로지의 현재 방향을 선회시켜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목적에 비추어 얼마나 유용한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기 계유용성"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권력과 진보』 p430, 대런 애쓰모글루, Johnson S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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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고양이
방 닫히기 4일 전인데 첫 글을 남기네요. ㅠ
책걸상에서 소개를 듣고 참여했고, 오늘 시간이 많아 8-9장을 읽었습니다. 3장 설득 권력도 매력적이었지만 저에게는 9장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인공지능 테크놀로지가 자동화나 대량 데이터 수집을 통해 인간을 대체하겠다는 방향성에서 벗어나
인간을 도와주고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도록 방향을 바꾸자는 주장이지요.
인공지능이 딥러닝을 통해 고양이를 잘 알아보게 되었다고 한들, 고양이는 3-4살 아이들도 당연히 알아보는 것인데 그만한 자원을 투입할만한 일일까요? 최근 신축한 모 병원의 혁신(?) 사례를 보니 몇 년에 걸쳐 병원에서 사용하는 로봇을 개발했지만 엘리베이터에 태우는 것도 힘들었고 사람의 앞길을 자꾸 막아서 여러 번 프로그램 수정이 필요했다고 하더군요. AI가 인간의 일을 대체할 수 있을 거라는 설레발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거죠.
개와고양이
“ 구글의 자율주행차 부문 최고기술경영자는 2015년에 당시 열한 살이던 자신의 아들이 열여섯 살이 되었을 때는 운전면허를 딸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2019년에 일론 머스크도 2020년 말이면 테슬라가 완전히 자동화된 무인택시 100만대가 도로를 달리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권력과 진보』 p452, 대런 애쓰모글루, Johnson S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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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고양이
문제는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진보의 방향을 어떻게 선회 할 수 있을 것인지인데, 10-11장에서 그 답을 주는지 주말에 계속 읽어 볼께요.
저마다의진실
책걸상과 페이스북에서 YG님의 책 추천과 해설(?) 통해서 많은 도움을 받다가 그믐 독서모임까지 오게 되었네요. 요점만 찍어주시는 가이드 감사드립니다. 애쓰모글루의 전작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와 <좁은 회랑>을 읽으면서 저자의 통찰에 감탄했던 터라 <권력과 진보>도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있다가 이 기회에 같이 읽게 되어 유익했습니다.
애쓰모글루의 저작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길항권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상호 견제하는 권력이 있어야 포용적 국가가 가능하고, 무정부 상태와 중앙집권적 국가 사이의 좁은 회랑을 통과해서 자유와 번영을 이룰 수 있으며, 기술이 다수대중의 삶을 억압하는 기제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읽었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권력과 진보>를 읽으면서 논조가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과 꽤나 겹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헨리 조지가 주장한 문명의 진보 원리인 '평등 속의 어울림'과 애쓰모글루의 '길항 권력'이 표현이 다를 뿐 같은 주장처럼 들리더군요. 다만 헨리 조지는 노동자와 자본가의 힘 중 자본가가 토지를 소유하면서 지대를 독점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어 권력의 균형추가 자본가에게 쏠리는 것을 논증하고 지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평등 속의 어울림'을 구현하려 했다면, 애쓰모글루는 '테크놀로지'가 노동자가 아닌 테크 자본가의 권력을 강화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 현실과 테크놀로지로 인한 지대를 노동자와 공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고 이해했습니다.
테크놀로지의 경로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달렸다는 저자의 말에 더 책임감이 들기도 하고요. 그리고 '그믐'의 역할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그믐이 테크놀로지를 악용(?)하는 SNS 기업들을 대항하는 길항권력으로 성장해나가길 기원합니다!
다음 벽돌책으로 <위어드> 읽고 싶네요! '그믐'이나 '책걸상'에서 YG님의 무보수 가이드 감사하긴 한데 약간의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무보수로 하면서 빨리 끝나는 것보다 어느 정도 수익을 내면서 오래 가이드해주시는게 양극단으로 나뉘어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길항권력'을 만드는 길 아닌가 싶습니다^^
goodboy
“ 진보 시대의 개혁운동은 우리가 현재의 곤경에서 벗어나는 데 꼭 필요한 공식의 세 가지 갈래에 대해 역사적 관점에서 시사점을 준다. 첫째는 내러티브와 규범을 바꾸는 것이다. 진보 시대 개혁가들은 사람들이 의원, 산업계 괴물, 이들과 연합한 황색 저널리즘이 하는 말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경제와 사회의 문제에 대해 탄탄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형성할 수 있게 했다. 타벨은 정치 선거에 나선 적이 없고 하나의 대의에만 헌신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탐사 저널리스트로서의 역량을 갈고 닦아 스탠더드 오일과 그곳의 지배자 록펠러에 대해 사실관계들을 폭로했다. 결정적으로, 진보시대 개혁가들은 사회에서 용인되는 기업 행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을 바꾸었고 평범한 시민들이 불의에 대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새로이 생각하게 만들었다. …… ”
『권력과 진보』 p. 551, 대런 애쓰모글루, Johnson S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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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as
“ 하지만 보편기본소득의 더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이 주는 심리적 이득과 관련이 있다기보다는 현재의 테크놀로지 방향 때문에 처한 문제에 대해 잘못된 지침을 주는 내러티브와 관련이 있다. 보편기본소득이 우리가 처한 문제에 대한 잘못된, 그리고 생산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어려운 해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편기본소득은 우리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거리가 없고 첨단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개발하는 소수의 사람과 나머지 사람들 사이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세계로 피할 수 없는 추세에 따라 나아가고 있다고 암시한다. 따라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조치는 대대적인 재분배뿐이라고 말이다.
<중략>
불평등과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는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누가 권력을 가져야 하는지와 테크놀러지의 방향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못 내려진 선택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고, 이것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다. ”
『권력과 진보』 p.590, 대런 애쓰모글루, Johnson S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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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as
최근 AI를 비롯한 기술 개발을 다룬 책에서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개인적으론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었습니다. 책걸상에서 소개한 찬/반 양쪽의 책들도 각각 읽어봤는데 위의 설명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어요. 기본소득에 대한 입장을 생각하는 것도 의미있겠지만, 변화의 방향 자체를 이미 디폴트로 해결책을 생각하는게 과연 옳은 것인가? 라는 질문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네요. 제게는 11장에서 소개한 여러 정책들만큼이나 귀한 포인트였습니다. ^^
Jonas
11장에서 유일하게 갸우뚱한 부분은 p.558의 투자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테크놀로지의 방향에 대한 선택은 투자자가 기업을 평가할 때와 투자의 성과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기준에 포함되어야 한다. 대규모 투자자들은 새로운 기술이 자동화를 할 것인지 새로운 업무를 창출한 것인지, 노동자를 감시할 것인지 노동자의 역량을 강화할 것인지, 정치 담론에는 어떻게 영향을 줄 것인지, 그 밖의 사회적 결과는 무엇일지를 투명하게 밝히도록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중략> 그럼에도,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사람에게 유용해지게 하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게 해서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테크놀로지에 투자하는 것이 투자 수익 면에서도 좋은 결정이 되게 하는 것은 가능하다. "
이상적인 방향이지만, 이게 과연 현실적으로 투자 수익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결정일까? 하는 궁금증은 생기는 부분입니다.
smiley76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흔히 ESG라고 하는 부분에 투자하는 사람들이고, 실제 수익성 도 나쁘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런 경우는 정부에서 장려하는 산업인 경우가 좀더 많은 거 같네요.. 대체에너지/대체식품 관련 사업이 주로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Jonas
네. 안그래도 2,3년전에 한창 임팩트 투자 이야기가 많았는데 책 읽다보니 문득 최근엔 관련 동향을 못 들은지 조금 됐구나 싶었거든요. 이것도 코로나 영향인지 당시에 책도 많이 나오고 소개가 많던거에 비해 실제 결과는 많이 못들은것 같아요. 혹시 여전히 산업에서도 고려되고 있는 부분인가 궁금했네요. 방향성은 저도 그러길 바라지만요^^a
Jonas
YG님 추천 덕분에 올해 읽은 비문학 중에 저는 가장 재밌게 읽고 많이 배운 책이었습니다. 내용도, 글도, 역사적인 지식도요. 무엇보다 저자의 스토리텔링이 너무 좋아서 사회과학 분야의 벽돌책이라도 가독성이 좋을 수 있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다음에 어떤 책을 할진 몰라도 <위어드>는 이미 주문 들어갔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다들, 책을 의미 있게 읽으셨다니 기분이 좋습니다. (물론, 사적으로 지루했다는 의견 주신 분도 있으셨어요. :)) 사실, 저한테도 이 책은 '2023 올해의 책' 가운데 한 권으로 자격이 충분할 만큼 의미가 있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기자 생활하면서 20년 동안 주야장천 떠들고 다녔던 이야기를 두 저자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둔 게 너무나 반가웠거든요.
최근에 챗GPT가 나오고 나서, (정치 사회 문제에도 관심 많은) 과학자나 엔지니어랑 얘기를 나누다 보면 모두 '과학기술 개발 방향은 정해져 있고' 단지 '그것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들이 얘기하는 "할 일"의 최대치의 아이디어가 기본 소득 같은 것이고요.
11장에서 설득력 있게 얘기했듯이, 실리콘밸리 기업가의 기본 소득에 대한 기이한 옹호도 사실 같은 맥락이죠. 어차피 미래는 '정해져' 있으니, 그 '정해진 미래'에서 마치 적선하듯이 푼돈이라도 줘서 보통 사람들이 먹고살게 해주는 게 기본 소득이라는 식이죠. 저는 그런 식의 기본 소득은 도입이 되더라도 장점보다는 단점이 훨씬 많이 부각하리라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심지어는 과할 정도로) 과학기술 개발 방향은 사회적 선택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고, 그 사회적 선택에 영향을 주는 일은 '비전'과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설득 권력'과 사회적 역관계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에게 다른 '비전'과 다른 '설득 권력'과 현실의 '길항 권력'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책의 11장에서 내놓은 여러 대안이 최선인지는 논란이 있을 듯해요. 너무 낙관적으로 보거나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한 것도 있고요. 하지만, 다른 비전과 다른 설득 권력과 길항 권력으로 지금 우리 앞에서 굴러가는 과학기술의 방향과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다들 3주간 함께 읽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저도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의 대목대목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생각나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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