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를테면 정육점 주인이 다진 고기를 섞는 그릇에 상한 고기 한 조각이 잘못 들어가면 소비자들은 독이 어디로 들어갔는지 알 수 없으므로 다진 고기와 소시지를 전부 피하게 된다.
모기지에서 채무 불이행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CDO 같은 자산에는 아예 손을 대지 못하게 된다. 자산이 여러 번 잘게 쪼개져서 리스크를 추적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를 분산해서 타격을 흡수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장치가 오히려 시스템에 새로운 리스크를 가져온 것이다. 바로 신뢰의 상실이다. 리스크가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
『알고 있다는 착각』 p.140, 질리언 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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