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하지 않고 지켜보려는 노력 “알고 있다는 착각” 같이 읽기

D-29
이를테면 정육점 주인이 다진 고기를 섞는 그릇에 상한 고기 한 조각이 잘못 들어가면 소비자들은 독이 어디로 들어갔는지 알 수 없으므로 다진 고기와 소시지를 전부 피하게 된다. 모기지에서 채무 불이행이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CDO 같은 자산에는 아예 손을 대지 못하게 된다. 자산이 여러 번 잘게 쪼개져서 리스크를 추적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를 분산해서 타격을 흡수하기 쉽게 만들어주는 장치가 오히려 시스템에 새로운 리스크를 가져온 것이다. 바로 신뢰의 상실이다. 리스크가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알고 있다는 착각 p.140, 질리언 테트
대학교 4학년때 금융기관론이라는 과목에서 증권화의 개념을 듣고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채권자와 채무자가 1:1로 매칭이되면 채권자가 갖게되는 신용위험(채무자의 부도위험)이 커서 거래가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지만 그러한 채무들을 한바규니에 모은 후 지분으로 쪼개서, 즉 100명에 대한 부채의 한묶음의 1/100씩 나눠 갖고 있으면 설사 1~2명이 부도를 내더라도 98명한테서 채무이행만 이뤄지면 투자로부터 이익을 낼 수 있다는(신용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더불어 은행은 증권화로 다시 자금을 조달해서 또 돈을 빌려줄 수 있게되고 무한 공급의 과정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채무자들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전반적으로 커지면 2차, 3차 증권화된 상품에서 해당 위험을 선별하는게 불가능해지고 아무도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2008년에 경험한 것입니다.
4. 위에서 인용한 문구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금융기관은 낯선 영역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무슨 말인가 싶은 약어들도 많이 나오고 그래서 읽기가 힘들었을 수도 있지만 그 용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게 작가의 입장과 동일한 선상에 서는게 아닐까요? ^^) 아무튼 이 장은 제 과거 경험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은행조직이 굉장히 폐쇄적이고 업무차 국제부 직원을 만나 질문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일단 약속 자체를 거부하려고 합니다.(의무적으로 만나서 질문을 해야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무척 고압적으로 나옵니다. "네가 이걸 알아 보겠어(듣겠어)?" 뭐 대략 이런 마인드로 살아가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전에 왔던 사람들은 회계팀에서 알아서 답변했는데 니들은 왜 직접 찾아오겠다는 거냐?' 작가가 낙후된 지역의 낯선 문화를 연구하는 인류학자들이 소위 선진국, 특히 금융 선진국을 낯선 대상으로 보고 연구 주제로 삼았다는게 흥미로웠습니다. 우리보다 많이 배우고 경험 많은 이들의 리그는 그냥 받아들일 대상이지 낯설게 보고 연구하는 대상으로 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단지 서구에서만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금융 사고가 터지고 중요한 원인이 뭔지 몰라 헤매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업계에 무소불위의 지휘 & 감독권을 갖고 있지만 특정 상품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딱 이 문장이 떠오릅니다. "알면 다쳐!!"
"그래서 직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나름의 대처 전략을 고안했다. 바로 책임 전가 문화다". (중략) "직원들이 서로를 칭찬할 때보다 비난할 때가 일곱 배 더 많다" 제가 일하고 있는 곳과 똑같네요. 우리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있고 뭘 바꾸어야 하는지도 알고 있지만 바꿀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서 더 무기력해 집니다. 반드시 좋고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것에 모든 사람이 찬성하는 것도 아니고요. 나쁜 것을 지속시키고자 하는 경우도 많고요^^....
이런 문제는 내부인들만으로는 절대 안바뀌는 것 같습니다. 결국 회사가 여유가 있다면 (이미 답을 알고 있더라도) 외부 컨설턴트를 이용해야겠지요. 저자가 인류학자라서 우리가 맞닥트린 문제의 해결책이 인류학처럼만 보이기도 하지만 그 동안 너무 조직의 효율에 집중해온 우리나라에서 특히나 개개인이나 개개조직의 서로 다른 문화나 특정 업무에 대한 이해의 차이를 조정할 수 있는 인류학자들이 자주 동원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좋은 책에 도전해서 기쁩니다. 일부러 주말에 시간을 내서 쭉 끝까지 읽어보았습니다. 모든 내용이 그저 새롭고 사고를 흔드는 이야기 였습니다. 트럼프 현상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었고 기자들의 글을 제법 객관적인 시각이라 혹시 내가편견이 있었나 생각해보았고.. 말하지 않는 것이 더 많은 것을 말할수 있다는 것에 충격 비슷한..착각하고 살았던 시간을 반성하고 벌레의 눈으로 관찰하는 삶을 살아보려고 합니다 .
아... 벌써 다 읽으셨군요.. 저는 그믐에서 이 책과 또 다른 책을 함께 읽어나가고 그러면서 또 개인적으로 읽고 싶은 소설도 읽으려고 욕심을 내서 스케줄에 겨우 맞추고 있습니다. 어떤 특정한 일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태도나 솔루션은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때는 인류학자의 뷰로, 다른 때는 경제학자의 뷰로 볼 필요가 있겠지만 역시나 우리에게 부족한건 인류학자의 눈이겠죠. 미리 저 사람은 어느 부서 출신이고, 어느 지역 출신이고, 어느 학교 나왔으니 이럴거라는 선입관부터 바꾸고, 일단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대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5. 가까이에 있지만 우리는 서로를 너무 모른다!! 같은 장소에 모여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그 모임의 성격을 서로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 GM에서 있었던 부품부족사건의 사례가 정확히 어떤 면을 부각하려고 했는지 모호하게 읽었습니다.(너무 늦은 시각에 졸린 상태에서 읽어서였을까요?ㅜㅜ) 그래서 제 나름대로 좀 학교다니면서 배웠던 내용을 덫붙여 이해해보려고 합니다. 일본 자동차사, 특히 도요타자동차가 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생산관리에서 몇 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고, 성공을 거뒀는데 그 중 대표적인 제도가 JIT(Just In Time)제도입니다. 수 없이 많은 부품의 조합체인 자동차업계에서 완성차 업체 창고에 수백, 수천의 부품을 모두 충분히 쌓아두며 생산할 경우 어마어마한 창고가 필요하게 되기때문에 차량별 소요되는 부품 및 그 남은 수량을 고려하고 생산계획을 고려하여 적시에 부품회사에 주문을 넣으면 사전에 예정된 시간 내에 정확히 납품이 이뤄지는 제도입니다. 이러한 제도를 GM에서도 도입했지만 (상대적으로 조직화가 잘 되어 있는) 일본 기업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온게 아닌가 싶습니다. GM에서는 정확한 시간에 부품 조달이 이뤄지지 않아 컨베이어벨트가 쉬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은 아닌지... 일본자동차업체가 도입한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여 미국자동차업계 반영하는 과정에 경영진과 직원, 그리고 납품업체간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들이 하는데 우리가 못할 이유가 뭔가? 당연히 할 수 있을거라고 덤비는 것에서 예상치 못한, 아니 어쩌면 더 난감한 각자도생-부품을 조금씩 빼돌려 내 공정에서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귤이 회수를 건너 탱자가 되"지 않고 그래도 귤이 되려면, 아니면 더 좋은 다른 무엇이 되려면 단지 귤만 들여와서는 안되는 것이겠지요.
6. 서구인의 이상한 특성에 관한 이론 추석 연휴의 시작이네요!! 조금씩 조금씩 미뤄지는 일정을 이번 연휴에 좀 만회해 봐야겠습니다. 이번 장에서 '서구인'이라고 했지만 내용을 읽다보면 인간 대부분이 자신이 아는 세상을 전부로 생각하는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다만 서구인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보니 서구인의 편향된 목소리가 일상처럼 여겨지는 상황이 많을 뿐이 아닌가 싶어요. 자신이 생각하는 세상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도 같을 거라는 착각의 사례-프림로즈스쿨의 이야기에 정말 이거야말로 우리나라 이야기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공감했습니다. 프림로즈스쿨의 경영자와 동일한 나이대의 저도 전문가나 선배에 대한 상당한 신뢰를 바탕으로 일을 배워가는데 비해 요즘의 청년들은 그러한 권위보다는 자신들과 유사한 또래로부터의 의견을 더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업무와 관련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후배들끼리 머리를 모으며 열변을 토하는 걸 보면서 한편으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이러저러한 문서를 확인하고 난 후에 논의를 하더라도 해야 하는데 전혀 다른 산에 올라서 헤매고 있는 모습을 봤으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론 그들이 놓친 그 부분만 개선한다면 기존의 권위대로 따라가는 세대에서 자신들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가는 세대가 올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나 선배세대에게 묻지 않는 이유가 이질적인 세대와의 대화를 어려워하는 것 같아서 이 문제에도 (프림의 경영자들이 학부모들의 선호도를 따라간 것과 같은) 현명한 해결책이 나왔으면 합니다.
“저널리스트든 사회과학자든 작가든, 타인을 연구해 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명심해야할 교훈이 있다. 우리는 모두 문화적 환경의 산물로서 게으르게 짐작하고 편견에 휩쓸리기 쉽다는 점이다." 내가 미국 대선이 치러지기 전인 2016년 10월에 한 칼럼에서 언론이 트럼프 지지자들을 잘못 해석한다고 개탄하면서 쓴 글이다. 나는 유일한 해법으로 언론이 인류학적 방법론을 빌려와서 인류학에서 ' 더러운 렌즈' 문제라고 일컫는 현상, 곧 저널리스트가 배양점시 위의 현미경(중립적이고 일관된 관찰 도구)처럼 굴지 않는 현상에 관해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실 저널리스트들의 마음의 렌즈에는 편향(때)이 끼어 있다.
알고 있다는 착각 p.208, 질리언 테트
7. 설마 트럼프가... 였던 생각이 진짜 트럼프가!!! 로 되었던 순간의 충격(?)을 재소환하는 장이었습니다. 그 동안 (겉으로나마) 정의로운 말만 해왔던 미국의 대통령 후보가 시시콜콜하고 유치한 이야기를 할 때, 미국인들이 자존심이 있지 저런 인간을 뽑을까? 소위 미국의 좀 먹고 사는 사람들의 생각들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트럼프의 말 실수에도 비웃음으로 가볍게 넘기고 그래서 대통령이 되리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겠지만 그들이 보고 싶어하지 않은 수 많은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그런 말실수는 실수로 여기지도 않으면서 뭉쳐가고 있었던 것이었나 봅니다. "우리는 모두 문화적 환경의 산물로서 게으리게 짐작하고 편견에 휩쓸리기 쉽다"(p.208)는 말은 그래도 더더욱 현재를 사는 우리가 명심해야 할 말인 것 같습니다.
8.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식의 메시지가 있을 때 그걸 읽어볼 생각을 한 번도 안해봤지만 그 내용의 대부분은 내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데 동의하느냐는 것이란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동의가 단지 컴퓨터를 통해 내가 검색했던 물건의 광고를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정도로 사용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보다 더 깊은 함의를 끄집어내서 내가 원하지도, 생각해보지도 못한 곳에 사용하고 있었군요. 법의 틈을 파고 들어가 단지 개인 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바대로 상황을 조작하는데까지 이르렀다니 섬뜩합니다. '이용자(소비자)들은 편리하게 이용하세요. 나머지는 저희가 다 알아서 해드릴께요.'라는 이면에 숨겨진 것들을 어디까지 관심을 갖고 알아야하나, 아니면 우리를 대신해서 이러한 부당한 거래(물물교환), 아니 부당하기보다는 한쪽에서만 일방적으로 거래의 진실을 알고 있는 거래를 항상 살피고 경고 알람을 날려줄 누군가에 기대어야 하는 것인지... 우선은 각종 SNS서비스가 무료라는 생각부터 버리고 우리의 개인정보가 사용될 수 있다는 알림에 머무리지 않고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들은 또 보험 약관처럼 알아보기 어렵게 장문의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의 문장으로 대응하겠지요! 어쨌건 이러한 현상이 '무료서비스'라는 인식에서 '물물교환'이라는 인식으로 변화하는 것이 첫걸음이 되어 그렇다면 물물교환의 상호 교환되는 서비스와 정보의 가치는 공정한지에 대해서도 향후에 심도있게 따져볼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정말 저도 비슷하게 생각했습니다. 수많은 곳에 동의를 누르면서 사실 그 약관들을 다 읽을 수도 없는 상황이 많으니까 괜찮겠지..로 일관하면서 동의 동의 누르는데 정말 세상에는 공짜가 없겠지요 그 정보들이 어디서 어떻게 또 부당하게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저도 무서웠습니다. 예전에 한 유튜브 방송에서 다크웹에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이며 전화번호며 메일주소까지 다 돌아다니고 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는데 그야말로 섬뜩하더라고요.. 말씀하신것처럼 무료라는 인식 대신 적극적으로 알아보려는 의지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게 쉽지 않을 수도 있고 개인의 능력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닐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인식을 바꾸는 게 많은 차이를 가져올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9.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많은 사무직들이 경험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일반적으로는 거래처 회사에 나가서 일 하고, 회사 사무실로 돌아와 정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는 밖에서 다른 이들을 만나서 일을 합니다만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2020년~2022년까지는 집에서 일을 많이 했습니다. 필요한 자료는 전화나 메일로 요청해서 다시 메일로 받고 궁금하면 메일이나 메신저로 소통하고... 처음에는 출퇴근시간 아낄 수 있고, 야근하다 피곤하면 책상에 엎드리는 것이 아니라 침대에 10~20분 편하게 누웠다 일어나서 일하는게 업무 능률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통상 3~4명이 모여서 일하면서 잡담도 하고, 내 업무 중에서 막히는 일에 대해 가볍게 운을 띄우면 가볍게 주고 받는 대화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도 하고 했던 것들이 모두 배제되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면서부터는 다시 회사에 출근하고 동료들을 만나서 일하는 게 다소 간의 효율은 떨어지더라도 일을 제대로 마무리 할 수 있는 환경임을 깨달았습니다. 애매한 문제를 만났을 때 혼자서는 어떻게든 (사실 대충) 결론 짓고 문서를 마무리해버리려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비해 함께 있을 때는 뭐라도 대화를 나누며 처음 생각을 조금씩 수정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일 나간 회사의 중요한 상황파악을 거래처 사람들과 함께 담배를 피우면 듣게 된다는 이야기를 우스게처럼 말하곤 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흡연자였던 저는 대부분 흡연자였던 사람들과 일하면서 뭔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도 했고, 가끔은 자판기 커피 빼들고 담배 피우는 곳에 같이 가 있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재택근무의 경험을 통하면서 한편으론 회사의 경영진에서 이전의 직원 수보다 훨씬 적게 고용하고, 업무 공간도 고용인원보다 줄여도 회사가 돌아갈 수 있음을 경험하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싶은 우려도 생겼지만 회사에서 만나서 일하면서 주고 받는 비공식적인 정보의 중요성을 깨닫는다면 함부로 이러한 결정을 내리면 안되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2017년에 다보스의 엘리트들은 진보가 후진할 수도 있다는, 더 정확히 말하면 역사의 추세가 진자처럼 움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08년 금융위기를 통해 적어도 금융계에서는'혁신'이 항상 선하다는 믿음이 깨졌다.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거라는 가정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정부가 금융계를 비롯한 경제의 다른 부문에도 개입했다. 세계화가 모든 영역에서 후퇴했다. 민주주의가 공격받는 듯했다. 서구 각국 정부의 지위와 신뢰가 세계의 다른 모든 곳에서, 특히 아시아에서 추락했다.
알고 있다는 착각 p.286, 질리언 테트
코로나19 범유행으로 기업과 비즈니스 세계는 터널 시야의 위험성뿐만 아니라 기업의 재무 또는 경제라는 좁은 렌즈로 미래를 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알게 되었다. 주변을 둘러보려는 욕구가 자극된 것이다. 코로나19 범유행은 또한 모두에게 과학을 무시하거나 지구 반대편의 상황을 무시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일깨워주었다.
알고 있다는 착각 p.297, 질리언 테트
10. 마지막까지 왔습니다. 10장에서는 인류학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이끌려는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거의 막판에 주변을 둘러보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그 연장에서 기업에게도 그러한 의무를 지우는 ESG경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90년대에 대학을 다닌 경영학 전공자로서 기업의 존재 의미를 여러가지로 설명하면서 '주주 부의 극대화'가 가장 중요한 의미로 여겨졌습니다만 21세기에 여러가지 중요한 과제에 직면하게 되면서 기업도 환경과 (주주를 비롯한) 회사의 여러 관련자(노동자, 고객, 규제기관)를 두루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제가 일하는 업계에서도 ESG에 관한 논의가 한참 진행 중인데 아직까지는 뭘하려는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마도 꼭 재무적인 수치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활동을 외부에 공개하고 회사가 나름의 ESG활동을 적절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검증을 받으라는 요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검증의 주체가 아직 미정인 상황이라 여러 외부 감시자, 가장 두드러지게는 공인회계사 또는 국가의 규제기관이 주도권을 쥐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ESG는 인류학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돈벌이에 혈안이 되지 말고 각 주체의 규모나 위상에 맞게 주변도 돌볼 것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스케줄에 의하면 각 챕터 외에 별도로 에필로그에 대한 일정까지 남았지만 책을 끝까지 읽어보니 따로 남길 것까진 없을 것 같고, 무엇보다 이제 일정이 3일밖에 남지 않아 "알고 있다는 착각"에 대한 일정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비록 여러 참여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어설픈 글이나마 끝까지 남긴 것에 만족하며 그믐의 시간 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중간에 여차저차 많이 참여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버려서 아쉽지만, 나누어주신 이야기들 모집장님 글들 읽는 것만으로도 여러 점들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어요 감사드립니다. 또 좋은 책을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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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 그믐,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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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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