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경 님도... 정말 반갑습니다. 지난 계간 미스터리 여름호(78호) 독서모임에서 뵈었던 분을 여기서 만나게 되면 보람차고 기쁘고 그렇습니다. 소중한 의견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
저도 사실은 사람, 귀신, 자연재해(기후위기 포함) 중에서 사람에 대한 공포가 제일 큽니다.
살아오면서 누구나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겪습니다.
제 경우는 지금까지 살아온 걸 되돌아보면 친했다고 생각했던 사람과 어떤 일로 갑자기 관계가 단절되었을 때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끼곤 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상태가 나아지지만, “아무도 믿을 수 없다”라는 생각을 연거푸 하게 되더라고요. 덧붙여 제가 누군가에게 순수한 호의를 베풀었는데 나중에 저에게 악의와 모욕으로 되갚는 사람을 겪고 나면 “이젠 아무에게나 친절하지 말아야지” 이런 방어적인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열등감이 심하거나 자신의 불행을 전시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포를 느낍니다. 그런 사람과 가까워지면 그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저 자신이 부정적인 생각의 하수구가 된다는 생각에 피하게 됩니다. 그런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거리를 두게 되지요. 아마 제가 아이를 셋이나 키우다보니 에너지와 체력에 한계를 느껴서 더 그러는 거 같아요. 저에게 사랑스럽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쓸 에너지도 부족하니까요. 저도 개인적으로 느끼는 점은 여기까지만... ㅎㅎㅎ
아무튼 이렇듯이 인간에 대한 공포는... 그 결이 다양하고도 풍부하다고 봅니다. 호러가 가미된 심리 스릴러들이 주로 이런 점들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아요. 곧 호러영화 <잠>이 개봉되는데요, 잠이 들면 달라지는 남편과 그 남편을 지켜보는 아내에 대한 공포영화라고 하더라고요. 으스스하지요? 개봉하면 보러 가려고요.
[박소해의 장르살롱] 1. 호러만찬회
D-29
박소해
세모낮달
공감합니다
여실지
안녕하세요, 수상해씨입니다. 처읍뵙겠습니다. 모두 반갑습니다.
아직 주문한 책이 안 와서 책을 못 읽고 있습니다만...도착하는 대로 어여어여 읽겠습니다.
저는 공포문학을 무척 좋아합니다. <전설의 고향>이나 <검은고양이> 같은, 무섭지만 권선징악이 드러나는 이야기 말이죠. 그리고 뭔가 섬뜩한 이미지를 줘서 오싹하게 만들지만, 우리 현실과 동떨어져서 안심하고 내 삶과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게 만드는 그런 이야기들을 좋아합니다. 그게 바로 공포문학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ㅎㅎ
요즘 사태를 보면서 예전에 읽었던 <<호러국가 일본>>이라는 책이 떠올라서 다시 찾아봤어요. 일본인이 쓴 책인데, 어려워서 여러번 읽고 또 읽어보는데...이 책 저자는 무너진 사람과 붕괴된 인간들이 "해결불가능한 것에 의한 내적파괴"를 공포의 표상으로 삼는다...어쩌고 저쩌고...라는데... 뭔 말을 이리 꼬아 싸는지... 일본이 호러문학이 성행하는 건 아마도 붕괴된 사회를 거짓으로 포장해낸 여러 '혀'들을 간파해낸 이야기꾼들 덕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 일본 왜이리 싫지. 일본과 달리 한국 호러가 늘 성행하지 않는 건 다행이라고 봐야 하나요?? ^^;;;
아무튼. 사회가 무너지고 혼란스러울 때, 호러문학이나 관련 컨텐츠들이 성행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 과거 IMF 때 여고괴담 붐이 일고, 군부독재 때 전설의 고향이 히트쳤듯이 말이죠. 요 몇년간... 호러문학은 꽤 잘 나갈 것입니다. ㅋ
이야기는 이야기일뿐이겠지만, 공포는 공포대로 즐기면서 우리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사히맥주 먹지말고, 카스 드시길.
박소해
@수상해 씨 님 소중한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아... 저런 아직 <호러만찬회>가 도착하지 않았나요! 어서 도착해서 즐겁게 읽으시길 바라며...
공포문학을 좋아하신다니 반갑습니다. 전 초등학교 시절에 애드가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로 호러팬이 됐습니다. 제가 읽은 첫 공포문학이었지요. 그때부터 앨런 포 작품은 전부 챙겨봤던 거 같아요. <어셔 가의 몰락>도 좋고... 추리소설의 효시인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도둑맞은 편지> <황금충>까지 섭렵했지요. 아마 앨런 포의 영향으로 지금 제가 추리소설과 호러소설을 쓰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ㅎㅎㅎ
<호러국가 일본>이란 책은 아직 일독하지 못했지만 깊은 관심이 가는군요. 조만간 찾아서 읽어봐야겠습니다. 음... 말씀하신 바대로라면 왜 일본에서 호러가 인기가 있는지 잘 알겠네요.
저도 일본이라는 국가에 대해서는 혐오가 들 때가 종종 있지만 일본인에 대해서는... 좋은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접했던 일본인들 중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어요. 다만 안타까운 건 전체주의가 강한 나라다보니까 개인이 너무 묻히고, 정부나 국가권력이 잘못된 결정을 내릴 때 거기에 대항해야 한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약한 것 같아요. 오염수 방류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적은 걸 보고 경악했습니다. 저게 일본의 한계인가 싶고요. 거꾸로 한국에게 희망이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사회가 혼란스러울 때 호러문학이 유행한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호러만찬회>를 협찬해주신 텍스티 출판사에서 앞으로 론칭할 계획인 ‘사회파 호러’ 소설 라인업에 깊은 관심이 가는데요. 추리소설 중에 사회파 추리소설이 있듯이 호러소설 중에 사회파 호러 소설이 있답니다. 텍스티 신간 목록에 관심 부탁드려요. :-)
제가 추리와 호러소설 이렇게 크게 두 가지 장르를 쓰고 있는데요. 앞으로 호러소설을 쓸 때 더 많은 생각을 하고 더 공들여 써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침 첫 장편소설이 호러 스릴러여서, 더 집중할 생각인데요. 이번 <호러만찬회> 독서모임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듭니다. 앞서 서은건 독자님 말씀처럼 참여 독자 여러분의 토론 수준이 너무 높아서 접속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매번 옷깃을 바로 잡고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수상해씨 님.
여실지
아, 일상에서 공포는... 저는 잘 못 느끼는 편입니다만.. 통장 잔고를 볼 때 가끔 공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ㅠ.ㅠ
박소해
@수상해씨 ㅎㅎㅎ 텅 빈 통장잔고야말로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 중 압권이겠지요.
들판에
미지의 어떤것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이겠죠..어렸을 적에는 귀신이나 초자연적인 현상이 공포의 대상이었다면 요즘은 묻지마 살인 같은 인간이 저지르는 낯선 상황이 가장 무섭습니다. 아직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어떤 무서운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 박소해 작가님 너무 멋짐 ㅎ
박소해
@들판에 님! 드디어 들어오셨군요. 사진 보고 바로 알았습니다 ㅎㅎㅎ 제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말도 못해요 ㅎㅎㅎ 그래도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소중한 의견에 감사드려요.
저도 사실 인간에 대해 느끼는 공포가 제일 커요. 자연재해나 외계인 같은 더 큰 공포는 당장 와닿지 않는데요, 인간에 대해 느끼는 공포는 바로바로 와닿거든요.
지난주에 서울에 갔을 때 지하철 혼자 타는 게 무서워서 택시 카풀을 해서 친정집에 왔답니다. 인간에 대해 느끼는 공포는 저의 일상에 직접 반영되고 영향을 끼치기에 더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참여 기대합니다. 들판에 님 반갑습니다.
예스마담
반가운 분들이 보이니 너무 좋네요..박소해 작가님 열정이 넘치십니다~^^ 작가님이 이끌어주시는 이번도 정말 기대가 큽니다..모두 편안한 밤 보내세요~
박소해
@예스마담 님 와주셔서 반갑습니다. ^^ 계간 미스터리 여름호(78호)에 참여했던 독자님들이 장르살롱에 들어와주시면 너무 기뻐요. 이번 독서모임을 위해 <호러만찬회> 주문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앞으로 지난번 계간 모임처럼 활발하게 참여해주실 거죠? 기대합니다~~~~
Henry
‘호러’의 사전적 의미가 궁금해서 위키 검색했더니…
무서움(영어: horror 호러[*])과 두려움(영어: terror 테러[*])는 고딕물에 있어 서로 구분되는 심리적 개념으로서 존재한다. "두려 움"이란 앞으로 무시무시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을 예상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이다. 이에 반해 "무서움"이란 무언가 공포스러운 것을 보거나, 듣거나, 경험했을 때 발생하는 혐오감으로서, 무언가 끔찍한 것을 인지했거나 매우 불쾌한 무언가를 경험하고 나서 발생하는 감정이다.
두려움과 무서움을 구분해서, 호러란 무서움으로 정의내리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그 경계가 모호하기도 하거니와 혼재해서 함께 들이닥치는(!) 경우가 많다 싶습니다.
그래서, 저의 가장 최근의 경험들로는…
1) 급하게 나선 지방 출장길에서 주유표시등에 불이 들어온 걸 늦게 인지했는데 다음 고속도로 휴게소까지의 남은 거리가 상당했을 때 가 기억납니다. ㅎㅎ
2)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불가역적이라는 공포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시달릴거 같습니다.
박소해
@Henry 님. 계간 미스터리 여름호(78호) 독서모임에서 뵙고 여기서 또 만나니 정말 반갑습니다. 소중한 의견에 감사드립니다.
늘 지적이고 차분하신 헨리 님 답게, 무서움(horror)와 두려움(terror)에 대한 정의를 알려주셨어요. 무언가 공포스러운 것을 볼 때 무서움을 느끼고 앞으로 무시무시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을 예상할 때 공포를 느낀다고 적어주셨습니다. 이런 지적인 발언 환영합니다. 저도 이 두 가지 정의는 막연하게 알고 있었는데 정확하게 짚어주시니 큰 도움이 되네요. 감사해요. 맞아요 일상에서는 이 두 가지가 혼재해 있는 경우가 많지요.
언급해주신 경험 중 1)은 정말... 긴장과 스릴이 장난 아니었을 것 같고요, 2)는 ㅠㅠ 앞으로 우리가 두고두고 걱정하고 두려워할 사안이라 저도 걱정이 큽니다...
앞으로도 활발한 참여 부탁드립니다!
Henry
지적이고 차분하다… 제 정체성 고민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ㅎㅎ. 아무튼 올라오는 글들의 면모가 무시무시(!)하고 벌써부터 후끈해서 무척 기대되고 그렇습니다.
좋은 독서와 나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도 화이팅!
예스마담
지적이고 차분하다에 한표 던집니다! 헨리님 반가워요^^
Henry
아… 여기서 이러시면 ㅎㅎ;;
반갑습니다! 좋은 나눔 또 기대할게요~
박소해
@Henry 여 기서 이러시면... ㅎㅎㅎ 너무 좋으시죠? :-)
박소해
@예스마담 님 그렇죠? ㅎㅎㅎ 헨리 님이 겸손하신 듯요...
박소해
@Henry 혹시 서평단 되셨을까요? :-)
흠... 저와 예스마담님 합쳐 무려 두 명이나 헨리 님이 지적이고 차분하다고 말했다면 이미 2표를 받으신 거니까 그런 걸로...
계간 여름호에 이어 두 번째로 참여해주셔서 감사하고요, 9월에 열릴 두 번째 방과 10월에 열릴 세 번째 방도 재미있는 책으로 준비하려고 하니까 기대해주세요.
이번 장르살롱방에서도 헨리 님의 대활약 고대하겠습니다. ^^
Henry
네. 감사하게도, 서평단에 당첨되어버렸네요^^
예정 중인 세번 모두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의 프로페셔널한 진행 또 한번 기대해보면서 말이죠~
2표 받았으니 더욱 겸손하게 차분함과 지적임을 견지토록 하겠습니다 ㅎㅎ
박소해
@Henry 님 서평단 되셨군요, 오와 축하드립니다~~ SNS에 간단한 책 리뷰와 장르살롱 소개를 짬 날 때 남겨주시면 제가 감사할까요 안 감사할까요?ㅎㅎㅎㅎ
헨리님~~ 차분하고 지적인 의견,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아까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넘 많이 먹었더니 배부른 진행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