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D-29
3. 저는...수집벽이 있어요. 제가 관심있는 분야의 책이 눈에 띄면, 일단 집으로 들이고 봅니다. 그래서 안 읽고 쌓아둔 책으로 집이 터지려고 해요. 어려운 점이라면...집이 좁다는 것. 최고의 인테리어는 아파트 평수더라고요 ㅎ
아.... ㅎㅎ 기자님의 좋은 책을 계속보려면 아파트 평수가 늘어나길 기도드려야 하는걸까요...
예상치 못한 답변에 빵 터졌습니다. "최고의 인테리어는 아파트 평수다" 이 문장을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작가님:)
아파트 평수. 완전 공감이요. 🤣 이 많은 책 어떻게 해야 하나. 책은 무겁기도 하고. 이사 라도 가려면 정말 골치 아프죠.
주택에 살 때 마당에 자리잡은 길고양이 새끼 2마리와 연이 닿아 함께 산 지 10여년이 넘었습니다. 같이 늙어가고 있어요. 어미가 갑자기 사라져서(아마도 죽었겠지요) 떠맡았는데 그래서인지 우리 가족을 어미를 대신하는 다른 큰 고양이라고 생각하는 것같아요. 밤에 조용히 제몸을 나에게 기댈 때, 나를 가만히 빤히 쳐다볼 때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지만 고양이가 자신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어요.ㅎ 그런데 인간인 저와 비인간 고양이가 서로 의사표시를 하고자 할 때 표정과 소리와 몸짓을 사용하는 게 똑같은 것을 보면서 저는 '비인간인격체'라는 개념에 수긍이 갑니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 동물권력이라는 말이 좀 낯설었는데인간과 동물이 모두 속한 동물정치공동체 주폴리스(zoopolis) 개념을 제시한 학자들의 의견이 어떤 역사적 상황에서 나온 건지 알게되면서 왜 이 단어를 썼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남종영 기자님의 다음 책도 기대할게요.
1. 저는 반려견도, 반려묘도 키워본 적이 없어 '스스로를 타자화해 생각하는' 그들의 모습을 접한 적은 없지만, '비인간인격체'로 도덕과 의지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성적 사유를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점이 어떤 면에서는 인간보다 더 순수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2. 아...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마음이 아프기도,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인간의 욕심으로 생겨난 실험 같았고, 그 실험에 대한 책임은 지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았거든요. 뜬금없지만 어릴 때 봤던 영화 "에이 아이"가 떠올랐습니다.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대신하고자 데려온 '데이빗'이라는 로봇이 결국에는 쓸모를 다하고 버려지는 슬픈 내용이죠. 그 영화의 내용과 이 실험의 결과가 너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언제든 버려지고 마는, 책임은 지지 않는, 뭐 그런 것들이요. 3. 질문보다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잘 몰랐던 동물권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갈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비록 이 책의 내용을 온전히 숙지하며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단 한방의 해결책'에 집중하기 보다는,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작은 행동이 뒤틀린 관계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작가님의 말씀처럼, '정동을 일으키는 힘'을 믿어보고 싶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최근에 있었던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어요. 지난주에 강화도로 2박 3일 동안 혼자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숙소에 상주(?) 하고 있는 고양이와의 교감이요. 첫날에 사장님이 '고요'라는 그 아이를 저에게 소개해 주셨는데, 그때는 서로 데면데면 했거든요. 더 정확히는 '고요'가 저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죠(슬픈 짝사랑의 서막).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 마지막 날 새벽에 숙소를 나서려고 샤워를 하는데, 누가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 거예요. 문을 열고 나갔더니 고요가 화장실 문 앞 앉아 저를 올려다보고 있었고, 그 뒤로도 집에 갈 준비를 하면서 분주하게 방과 부엌, 거실을 오가며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까지 졸졸 따라오는 고요의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저는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버스를 두 대나 보내면서 한참을 고요와 시간을 보내다 숙소를 나섰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때의 일들이 겹쳐서 벌어지니 뭔가 기분이 묘하면서도 동물에 더 관심(보다는 애정)이 생기기도 했어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지나친 감상주의는 경계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짜 진짜 마지막으로, 369쪽에서 재니스 카터와 루시의 포옹사진이 잊혀지질 않아요. 한동안 멍하게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재니스 카터와 루시의 사진 정말 너무 따뜻하지요? 저도 눈길이 오래 머물렀어요. 보통 함께 한 기간이 길면 정이 깊어지는데 재니스의 경우는 루시를 돌보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 아주 오랫동안 함께하고 나서가 아니라 어떤 사람인지 그녀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어요.
2. 일부 이야기는 아는 이야기였는데 들여다보고 읽어보니 맘이 아프네요. 시대적 한계가 있지만 인간 위주로 동물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고 속상합니다. 가너와 루시와 포옹하는 모습을 한참 봤어요. 올해 유인원과의 산책을 잘 읽었는데 루시도 알 수 있어 좋고. 침팬지와의 대화를 읽어보려고요. 이 책을 읽으니 읽고 싶은 책이 많아져요. 3. 책 한 권에 책 수십권과 자료가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기 힘드셨을텐데 그 기준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거울 실험 관련돼서 책에 나오지 않는 비하인드가 있을까요. 전 읽으며 몇번 눈물을 흘렸는데요. 작가님이 가장 마음 아팠던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책을 쓰고 싶은지도요.
아 오타가 있었네요. ; 가너 →카터 입니다.
참, 에필로그에 나오는 반달곰 오삼이는 지난 6월 사망했어요. 민가 등에 출몰한 오삼이를 포획하는 과정에서 마취총에 맞고 계곡에서 익사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반달곰이 지리산 바깥에 살도록 용인했던 정책 조율 과정이 무색하게 오삼이가 세상을 떠나서 씁쓸하더라고요. 관련 소식 공유해 봅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95995.html
@연해 그 적당한 '선'을 찾는 게 가장 어려운 거 같아요.
3부를 보고 뒤늦게 의견 덧댑니다. 1. 저에게 사실 동물 영웅은 경찰견이나 인명구조견 정도의 이미지였어요. 안내견이나요. 그래서 그런 친구들에게 영웅이라는 칭호를 주는게 인간의 고마움이나 미안함을 표현하는 방식이라고만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이 역시 제가 마음 편하자고 생각한 합리화 였네요. 얼마전에 <안내견 곰> 이라는 만화를 읽었었어요. 한 안내견이 눈이 안보이게 되면서 자신의 쓸모없어졌다고 여기고 눈을 고치기 위해 가출을 감행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거였어요. 결국 주인은 그 안내견에게 너는 그냥 내친구라고 눈이 보이고 보이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다는걸 이야기해주는데 그걸보면서 전 사실 굉장히 감동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파트를 읽고 나니 참, 염치가 없어지더라고요. 사실 그 쓸모라는 것도 인간이 임의로 부여한 임무인데 말이죠. 전 혼자 인간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감동하고 그랬네요. 많은 것들을 우리가 임의로 인간의 시선으로 해석하는건, 사실 어쩌면 우리가 모든 걸 이해할 수 있다는 오만과 당연히 인간을 위해 그들이 헌신하는게 전제가 되어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네요. 일전에 주인이 죽었는데 그 곁을 떠나지 못하는 개의 이야기가 보도되면서 충성스런 개라고 이야기하는걸 보고 어쩌면 저 개는 그냥 죽음을 몰랐거나 혹은 정말 나갈 용기가 없었던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적이 있거든요. 2. 우리는 늘 넘지 않을까요? 아이를 기른다면 더 자주 넘겠지만, 제 어린시절을 상기해보면 말입니다. 그저 사람과 사람사이에서도 우리는 늘 그 경계를 넘었다 돌아왔다 하는 것 같아요. 전, 비교적 긴 시간 제 삶을 함께 하고 있는 저와는 정반대 성향을 가진 동반자와 살아서 인지 종종 이런 고민들을 한거 같은데 나름 제가 정리한 사랑과 구속의 기준은 상대를 위한거면 사랑이고 날 위한 거면 구속이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어 늦어지면 연락해달라고 하는 것도 어떤 때는 상대방의 안전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 전 상당수 제 맘편하자고 하는거거든요. (제가 연락해도 될텐데 말이죠...) 그래서 간혹 그 선을 넘고싶은 욕망이 아주 강하거나 아주 세게 넘었다는 생각이 들때면 내가 이걸 지금 누굴위해서 하고자 하는지를 생각해보려고 노력해요.
인간이나 동물은 모두 정서적인 주체다. 동물은 고통을 느끼고 희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안다.
동물권력 142, 남종영
반달곰 오삼이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반려동물이 있는 분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더라고요. 반려동물울 키우시는 분들은 동물권력 책을 읽으며 어디에 더 중점을 두고 계시나요?!
2. 다음은 남종영 기자님이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답변을 애타게 기다리고 계신다는 후문이..) 육아의 시기를 겪으면 참 넘고싶어도 절로 넘어지는 기분입니다. 늘 정답을 모르는채 헤매는 기분이 들어요. 🥹
틸리쿰은 그저 비좁은 수족관이 참을 수 없어서 반란했다. 갑갑한 일상이 죽을 만큼 싫어서 반란했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엄마가 생각나서 반란했다. 그리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것이 사람의 마음을 바꾸었고 세상의 변화로 이어진 것이다.
동물권력 남종영
보호자로부터 버림받지 않을 권리, 학대당하지 않을 권리, 서식지를 침범당하지 않을 권리 같은 것들 말이다. 전통적인 동물권 이론과 동물 운동이 요구했던 바다.
동물권력 남종영
저는 아직 3부를 읽고 있습니다. 14장 <사자는 지도를 볼 줄 모른다> 편을 읽다가 오열... 할 뻔했습니다. 제가 편집자이다보니까 내용은 물론이고 글의 흐름이나 짜임새, 문장 등도 보게 되는데, 모든 것들이 너무나 조화롭고 유려하여 @남종영 기자님, 소설 한 편 써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장의 초반부, 세실의 죽음과 제리토의 우정이 펼쳐질 때, 먹먹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사냥꾼들은 더러운 피로 얼룩진 사냥을 합법적으로 세탁하기 위해 사자를 철길 밖으로 유인했다. 야생동물 사체를 차량에 매달고 천천히 사자를 유인하거나, 칠길 밖의 나무에 고기를 걸어놓고 냄새를 풍겨 사자를 기다렸다.” 이게 바로 “폼 나는 머리 트로피를 만들기 위해서”라니요.. 세실과 제리코의 연대, 세실의 죽음 이후 제리코가 세실 ‘프라이드’를 돌보는 대목을 보면서... 동물들 사이에도 ‘우정’이 있는 것일까요? 야생동물 국립공원을 둘러싼 복잡한 사정을 보면서는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처음 듣는 얘기라 충격도 받았고요. 인간의 탐욕, 신자유주의가 손을 뻗지 않은 곳이 없네요. 저는 이 문장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아요. “이들이 설파하는 야생 보전 담론은 집단적 ‘종’의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둔다. 개별 개체의 ‘생명’이 아니다."
“이들이 설파하는 야생 보전 담론은 집단적 ‘종’의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둔다. 개별 개체의 ‘생명’이 아니다." => 그래서 타노스가 인구의 절반을 날리려고 그랬나봐요. 절반 정도 남아 있으면 집단으로의 인류는 지속가능한거 아니야? 그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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