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D-29
우리는 동물에 대해 모순적인 태도를 보인다.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면서도 동시에 사랑하는 까닭은, 동물에 대한 사물화와 의인화를 분열증 환자처럼 오가기 때문이다.
동물권력 p.203, 남종영
"엄마 린, 차에 가자, 집에 가자." 그녀는 찬텍에게 아프냐고 물어보았다. 찬텍은 "아프다"라고 대답했다. "어디가 아프니?" 찬텍은 "마음"이라고 대답했다.
동물권력 p.303, 남종영
하... 저도 이 문장 읽으면서 마음이 먹먹해졌어요.
저도 이제사 3부 다 읽었습니다. 앞장에서 코끼리 부대에 대해 읽을 때도 놀랐는데 동물을 전쟁에 이용한 역사와 사례가 이렇게 오래되고 많은 줄 처음 알았습니다. 수사자 세실 사건을 신문에서 읽을 당시에는 저도 그사람 집 앞에서 피켓들고 소리라도 쳐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한편으론 트로피 사냥꾼의 돈이 필요한 가난한 아프리카 정부가 있고, 야생보전구역으로 쫓겨난 원주민들은 굶주린 동물들과 원수가 되고. 동물권에 대한 생각도 더불어 복잡해집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제 이야기를 풀어놓는 거예요. 그런데, 이러한 자리를 통해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고 있구나! 느끼면서 충만함을 느낍니다. 또한, 이 책이 단순히 '동물권을 쟁취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서 읽히는듯 해서 기분이 좋고요.^^ 오랑우탄 찬텍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이 아파요. 영국에서 일년 머무르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비비시에서 찬텍과 관련한 짧은 다큐를 했어요. 그때 찬텍을 처음 알게 됐고, 무작정 린 마일스에 이메일을 보냈지요. 린은 '인간-유인원 공동문화센터'를 만들고 싶다고 했죠. 좀 생소했어요. 하지만, 린 마일스가 찬텍에 대해 느끼는 미안함, 그 미안함을 풀기 위해 뭐라도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어요. 인간-동물 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복잡한 단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단 한방의 해결책'에 집중하기보다는, 오히려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작은 행동이 뒤틀린 관계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마치, 일주일 머물려고 루시를 따라갔다가 한달이 되고 반년이 된 재니스 카터의 이야기처럼) 교차 양육 실험은 지금에 와서 평가하면, 잘못한 일인 게 확실하지만, '시대적 한계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어요. '그것은 잘못이야!' 하고 윤리적으로 비난하는 데 집중하는 것 반대로 '그때는 그게 잘못이 아니었다!' 라면서 입 닦고 모른 체 하는 것. 극단적인 두 태도보다는 '동물에 대한 미안함'에 집중하는 게 건설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공감합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일 일수 있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삶에서도 늘 있는 일들이니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는 맞았던 일들 혹은 지금도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일이 정말 맞는 일인가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경험이 저에게는 중요할 것 같아요. 좋은 책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두 공감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실은 교차 양육 실험을 했던 학자들에게 많이 화가 났거든요. 그들의 무책임함과 나이브함이 너무 싫었는데 제 삶을 돌아보면 저 역시 그러한 상황들이 많았겠지요. 한편 그 때는 우리들이 동물에 대해 그만큼이나 무지했다는 걸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어요. 그러한 시행착오와 눈물을 넘어 지금의 성취(라는 것이 있다면)와 공감이 얻어진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주폴리스(zoopolis)는 근대성 너머의 인간-동물 관계를 제시한다. 길들인 동물에게는 시민권을, 야생동물 에게는 자치권을,경계동물에게는 거주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8장 P.343
동물권력 남종영
100년이 흐른 지금, 기차와 자동차 그리고 농기계는 동물을 완전히 대체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옆에 존재하는 노동자 동물도 있다.18세기 막장을 기던 영국 탄광 노동자처럼, 열악한 동물원, 수족관, 야생동물 카페 등에서 일하는 동물은 지금도 막장을 긴다.
동물권력 118, 남종영
가슴이 아프네요
고통에 기반한 이론들은 '공장식 축산 반대'라는 대문자 정치나 '채식'으로 끝나는 개인적 윤리 지침에서 멈춰버리고 만다. 학계에서는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철학, 지리학, 인류학에서 만개하고 있지만, 정치학에서 여전히 동물은 소외된 주제다. 우리가 동물을 다룰 때 돌봄을 받는 대상, 해방이 되어야 할 '수동적 객체'로만 여길 뿐 우리 사회를 이루는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이라고 생각지 않기 때문이다.
동물권력 p. 342, 남종영
주파수대가 다르면 서로 소통할 수 없다. 발화했지만 도착하지 못하는 언어를 가진,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 이 고래는 '52Hz 고래'로 불리며 외로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동물권력 p. 349, 남종영
행위자들이 연결되고 활동하면 세상이 바뀐다. (중략) 과학자들과 시민들은 동물의 소리에 응답하고, 동물을 존중하고, 동물에 주의 깊게 다가갔다.
동물권력 p. 355, 남종영
8월 들어서 행방이 묘연했던 범고래 탈레쿠아는 8월 8일 미국 워싱 턴주 올림픽반도 부근에서 다시 사람들에게 목격됐다. 여전히 그의 죽 은 새끼를 들어 올리며 헤엄쳤다. 그리고 이튿날 마침내 탈레쿠아는 새 끼를 심연의 바다 밑으로 놔주었다. 그때까지 1,600킬로미터를 헤엄쳤 다. 17일 동안의 장례식이었다.
동물권력 295, 남종영
우리는 흔히 자연과 문화의 이분법을 가지고 세상을 본다. 교차 양육 실험은 양육과 본능의 한계를 시험해 보는 의도에서 출발했지만, 동물을 극단적으로 인간화했다는 측면에서 문화가 자연을 장악하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침팬지의 섬에서 카터와 루시 공동의 삶은 자연과 문화 어느 것에도 구속되지 않은 중간 지대에 터를 잡았다. 거기서 감정적으로 교류하고 각각의 언어를 가르치고 배우며 삶을 만들어 나갔다.
동물권력 p. 366~367, 남종영
긴 참고문헌을 전부 다 훑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중에 조금 더 읽어보고 싶은 글들이 있어서 인터넷 기사 몇 개는 접속해 보았습니다. 주소가 아주 길어서 오타가 나지 않는지 몇 번씩 확인하면서요 ^^ 워싱턴 포스트 기사도 흥미롭게 읽었고요 (뉴욕 타임즈는 유료 회원만 가능하도록 되어 있더라고요.) https://www.nonhumanrights.org/client/happy/ 소개해 주신 위 단체는 활동이 궁금해서 좀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공유해 주신 글도 잘 읽었습니다. "2005년 해피는 자기 인식의 지표로 간주되는 거울 자기 인식 테스트를 '통과'한 최초의 코끼리가 되었습니다."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는데, 이 책 읽고난 직후라 아는 내용 나오니까 은근 반갑기도 했어요. 야생에서 태어난 코끼리를 가두고, 안락사시키고, 그 모든 행위를 보호라는 명목으로 당연시하는 게 참담하네요. 소송은 22년 12월 13일을 마지막으로 기각 당하고 끝난 것일까요? 해피의 자유권이 여러 번 등장하는데, 법정 밖에서도 계속 투쟁을 이어가는 활동가들의 모습도 응원하고 싶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부쩍 더 느낀 건데, 이제 동물원은 못 갈 것 같아요. 우리에 갇혀있는 그들의 모습이 마냥 귀엽다고만 생각했던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저는 또 감상주의로 빠져들고 있는데(타고난 기질을 피할 수가 없네요), 이 글을 읽다 문득 소설 <긴긴밤>이 떠올랐어요.
세심한 자료 준비와 팩트체크 등으로 집필 과정에 얼마나 @남종영 작가님 노고가 크셨을지요. 제가 가끔 농담으로 머릿속에서 떠오른 거 그냥 쓰면 되는 소설에 비해 논픽션은 가성비가 너무 안 된다는 이야기 하거든요. 그 실제 예가 여기 있었... ㅋㅋㅋ 많이 고민하시고 준비하신 책 잘 읽어보았고 너무 좋았습니다. 우리 광장에 인간만 있으면 안 돼요. 그럴 수도 없구요. 우리 광장을 주폴리스로! @YG 님의 광기 어린 추천이 책 읽기 전엔 갸우뚱이었는데 읽고 나니 아, 이래서 그렇게 적극 추천하셨구나! 이젠 납득이 가고요. 모임 잘 이끌어 주신 편집자 Y, 마케터 H 님 수고 많으셨어요. 함께 읽어나가며 여러 이야기와 사연들 남겨 주신 분들도 너무 감사합니다. 동물과 연관된 각자의 작은 일화와 생각들 알 수 있어서 참 재미있고 좋았어요.
긴긴밤은 펭귄과 코뿔소의 아름다운 우정을 그린 소설로 저는 읽을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작년도 성북구 한책이었던 '긴긴밤'의 주인공이 펭귄과 코뿔소였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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