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D-29
3부-2. 뻔한 이야기이지만 결국은 상대(아이 또는 동물)의 행복이 그 경계 아닐까요? 아이에겐 미래에 대한 걱정이 너무 크기때문에 부모가 어느 정도 능력이 있을 때 많은 것들을 "만들어 놓고" 싶은 욕심이 사교육시장에 과하게 내놓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돌고래를 사랑하기에 바다로 내놓기를 거부하는 조련사의 입장이 부모의 입장과 비슷한가에 대해 계속 생각해보지만 잘모르겠습니다. 바다로 간 동물은 수족관에 있을 때보다 자유로울 수도 있고 분명 위험요소도 더 많아질텐데, 그 모습이 아이들의 모습과 겹쳐보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돌고래에 대해서는 방류 쪽으로 쉽게 선택이 되지만(아마도 내 자식도 아닌데 & 바깥 위험은 내가 잘 모르니까..) 아이들에 대해서는 선뜻 방목하기가 쉽지 않네요. ㅜㅜ
동물 세계에서 자식을 기르는 목적은, 그를 독립시켜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라고 해요. 인간도 마찬가지겠죠. 그런데, 자꾸 우리는 자식을 풀장 안으로 가두려고 하는 건지도 몰라요. 저도 부모지만 쉽지 않은 거 같아요.
1. 동물 영웅이란 말도 인간 입장에서 만들어낸 거라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들은 그들 삶을 살아야 하는건데. 인간 때문에 그 삶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전 아이를 키우면서 그 점을 고민하는데요. 어리니까 알려주고 익혀야 할게 많은데 바로 바로되진 않으니 갑갑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내가 다하는게 도움을 주는 게 아니니까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익숙해질때까니 지켜보는게 사랑이고. 구속은 동물도 그렇지만 자신 있는 그대로 살지 못하게 하는게 구속이란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늑대는 지도를 볼 줄 모른다. 사자도 지도를 볼 줄 모른다.
동물권력 p.264, 남종영
동의하지 않는 이데올로기 싸움의 소용돌이에 빠져 전쟁에 강제 동원된 동물과 마찬가지로 14장에 등장하는 세실을 읽으면서 야생 국립공원에서 나름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듯 보이는 동물들도 자신들이 정하지 않은 경계선과 그 경계선을 넘으면 받게 되는 페널티에 대해 무지한 채로 인간이 정해 놓은 처분에 맡겨지게 된다는 점이 가슴 아팠습니다. 이 부분과는 별도로 저는 트로피 사냥을 나간 미국의 치과 의사 월터 파머도 좀 안타까웠습니다. 일단 당시 트로피 사냥은 합법 아니었나요? 짐바브웨에서 쿼터를 정해 놓았고 그 기준에 맞춰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한 것 같은데요. (저는 트로피 사냥이 좋은 취미라고 생각하지 않고 왜 비싼 돈을 들여 이런 짓을 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건 저의 개인적 견해이고요) 월터 파머는 불법을 저질렀거나 세실을 고문하다 죽였다거나 하는 잔혹한 행위 없이 당시 트로피 헌팅의 규칙에 의거 사냥을 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당시 트로피 헌팅을 함께 했을 다른 사람들과 달리 큰 이슈가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제가 잘 모르는 어떤 논쟁거리가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여기서 논지가 더 이어지면 동물과 환경을 보호하자고 하는 선진국 vs 여기 돈 없어서 사람 죽어가요라고 하는 개발도상국 이렇게 까지도 고민이 이어질 수도 있겠구요. 저도 답은 모르겠습니다. T.T
인간과 동물의 행동은 종종 서로에게 오해를 사곤 한다. 종마다 행동 양식이 다르기 때문에, 인간을 무서워하는 동물의 행동을 우리가 도리어 위협적으로 느낄 때가 있다. 따라서 하람베를 사살한 조처가 정당했는지, 잘못됐는지 따지는 일은 생산적이지 않다. 오해를 빚어내고 위험한 상황을 발생시킨 '동물원'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우리는 성찰해야 한다.
동물권력 p. 212, 남종영
그렇다. 동물들에겐 아무런 선택권이 없었다.
동물권력 p. 229, 남종영
구속이 없다면 사랑, 구속하려고 하면 구속, 사랑보다는 구속하려는 것이 본능이 아닐까? 이성으로 극복해야 할 사항이라고 봐요
이들이 설파하는 야생 보전 담론은 집단적 '종'의 지속가능성을 목표로 둔다. 개별 개체의 '생명'이 아니다. 또한 실용주의와 사실에 기반 한다고 주장한다. 항상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이를테면 여의도만 한 면적에 사자가 '지속가능'하려면, 최소 몇 마리가 있어야 되는지를 계산한다. 나머지는 돈을 버는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개개 생명의 가치는 교환가치로 환원될 수 없다. 마을의 번영을 위해 매년 사람 한 명을 이무기에게 바치는 게 괜찮다고 여기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매년 쿼터를 정해 놓고 사자를 죽이는 게 동물의 왕국을 위해서 불가피한 일 이라고?
동물권력 p.279, 남종영
1. 비둘기 셰르아미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독일군의 총탄을 쏘고, 쓰려졌다 다시 날아 편지를 미군에 전달하고 194명이 살게 되고, 지금도 워싱턴 D.C. 국립미국사박물관에 박제돼 전시하고 있는 동물 영웅 중 하나인데, 인간에 의해 의인화된 영웅담이란 생각이 들어요. 비둘기는 자신의 생존과 습관으로 그렇게 한 것이고, 사실 인간을 도와줄 마음도 없었겠죠. 인간은 영웅이라고 해서 사람 사체를 박제해서 전시하진 않는데, 동물 영웅은 박제해 전시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인 듯해요. 하람베와 빈티 주아 또한 인간이 그들의 행동을 쉽게 판단하고 결정 내리면서, ‘무자비한 동물’과 ‘영웅’을 결정한 거라 생각되고요. 책에 나온 대로 동물들의 의사와 선택권은 전혀 없는 듯해요. 동물들이 영웅이 돼서 그들에게 좋을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맛있는 먹이?... 2. 틸리쿰은 자신을 14년 동안이나 봐준 조련사를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살인자 고래라고 부르는데 틸리쿰이 잡히지 않고 고향 아이슬란드에서 엄마와 함께 살았다면 그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죠. 오래전 서울대공원 남미관에서 아르바이트할 때도 아침마다 배달되는 신선한 과일과 먹이만 주고, 매일 우리 물청소해주고, 똥 청소해주고, 사육사님들이 동물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많이 봐서 그래도 여기 사는 동물들은 괜찮네, 하는 생각하다가도 200살 넘은 갈라파고스 거북이가 힘없이 걷는 모습 보면 어찌 됐든 동물원은 야생동물을 구속하는 곳이란 생각 들었어요. 20년 전인데, 지금도 좁은 우리 속에 살겠죠.
찾아보니 제가 알바할 땐 갈라파고스 거북이 두 마리가 있었는데, 기억에 200살이었는데 그건 아니였고 100살쯔음(추정) 이었네요. 마토는 2006년에 죽고, 티토도 2015년에 죽었다고 해요. (글 수정이 어려워서 댓글로 달아놓아요)
느릿느릿 걸으며 우리 아버지의 할아버지까지 봤을 거북이를 상상해보니, 마음이 짠하네요.
"인간은 영웅이라고 해서 사람 사체를 박제해서 전시하진 않는데, 동물 영웅은 박제해 전시한다는 것" 이라는 부분을 읽고 정말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인간을 박제해서 전시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기괴한가요? 그런데 동물은 속을 비운 뒤 박제 해서 어디에 걸어 놓고 전시하고 (트로피 헌팅도 결국 목적이 그거였구요.) 왜 그럴까 생각해 봤는데 우리가 죽은 동물은 완전히 사물화를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인간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인격을 갖춘 존재로 예를 다하는데 셰르 아미의 예로 들어보면 살아서는 의인화 (용감하게 충성을 바치는 전장의 장병) 죽어서는 사물화 (군인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도구)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침팬치의 지능을 봤을 때, 침팬지가 차 마시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사소한 일이다. 오히려 완벽한 테이블 매너를 구사하는 침팬지가 너무 품위 있게 보일 위험이 있었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동시에 버릇없는 행동을 하도록 가르쳤다.
동물권력 P 210, 남종영
동물의 몸은 인간 욕망의 전쟁터다. 참과 거짓, 선과 악, 확신과 비관으로 무장한 정치학이 동물의 몸을 가로지른다.
동물권력 p.260, 남종영
동물이 세계의 수동적 반영물은 아니라고 하지만, 인간의 동물 통치 체제에서 인간 세계의 기준에 끼워맞춰지는 동물의 삶을 이 말이 잘 설명한다고 생각해서 스크랩해 봅니다. 편집하면서 강렬한 문장을 만나면 잠시 모니터 앞에서 문장을 크게 띄워 놓고 감상을 하곤 하는데, 이 대목이 그랬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 독서 모임도 중간 지점을 넘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4부와 5부에서는 과학계, 그리고 사회운동 진영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동물의 진짜 모습에 다가가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 그리고 인간중심주의를 뛰어넘는 인간-동물 관계는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생각하며 읽어 주세요. 1. 집에서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시는 분들께 질문! (남종영 선생님의 질문입니다, 주목!!) 혹시 그들이 자신의 모습을 '타인의 눈'으로 볼 줄 안다고 느끼신 적이 있나요? 비록 거울실험에서는 낙방했지만 말입니다. 2. 침팬지, 고릴라, 보노보, 오랑우탄 수십 마리를 반인반수의 괴물로 만든 교차 양육 및 수화 교육 실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으면 좋겠어요. 3. 참고문헌에는 남종영 선생님이 발로 뛴 흔적이 하나하나 정리되어 있어요. 취재 과정, 책 내용 등과 관련해서 작가님께 질문이 있으면 마음껏 해 주세요!
4부, 5부의 교차 양육과 수화 교육 실험 부분을 읽으면서 또 눈물을 쏟았어요. '올드 톰' 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특히 찬텍이 다른 오랑우탄을 "오렌지색 개"라고 부른 것이 너무 슬프고 안타웠네요. 제니스 카터와 루시의 이야기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 부분은 "길들임"에 대한 작가님 이야기가 다시 생각나기도 했어요. 길 들인다는 것이 가지고 있는 책임감에 대해 무겁게 되새기게 되네요.
1. 10년정도 유기견이었던 친구를 키운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와 함께 지낼때 신기했던건 처음 저희집에 온 날 전신거울 앞에서 무심히 서있었던 모습입니다. 그 뒤에도 그 친구가 종종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다른 개나 낯선 존재라고 생각했다면 짖거나 확인하려는 행동을 했을텐데 그저 그 앞에 서있기만 하길래.. 사실 저게 본인의 모습인지 아는건가? 신기하네 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유기견 센터에서 거울을 접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 사실 어릴때 동물에 관한 퀴즈프로그램이나 다큐를 보면 수화나 컴퓨터를 다룰 수 있는 동물들이 많이 나왔던것 같아요. 감탄하기도 하고 나보다 똑똑한거 같다는 생각만 했지, 그 이후 그 친구들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이 없네요. 그래서 사실 이 부분을 읽을 때 좀 충격이었습니다. 결국 인간에도 자신이 속한 종에서도 적응 하지 못한 그들의 삶이 너무 아팠네요. 게다가 가장 크게 놀랬던 점은 수화를 통해서 동물이랑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그걸 제가 교감한다고 느꼈던 겁니다. 뭔가 감동적이었거든요. 그런데 일방적인 폭력의 상황일수도 있었겠네요. 교감을 나누는 방식이 반드시 인간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3. 참고문헌을 보니... 상당히 책을 쓰는데 고생하셨겠다 싶었습니다. 자료수집에 있어서 혹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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