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D-29
저는 말썽장이 인간 동물 하나 키우고 있습니다 ㅎ
ㅋㅋㅋ 그렇군요. 하긴 인간도 동물이니까요. 답변 감사합니다. ^^
인간이 동물을 가축으로 만든 사건은 이러한 세계관이 바뀌는 전환점이 되었다. 인간은 동물을 일정한 구역에 감금하고 노동력으로 활용하고, 최종 부산물인 고기를 먹었다. 인간은 동물의 신체의 자유를 속박했다. 동물을 사고 팔았다. 3장에서 보았듯이 문명이 발전한 제국에서는 동물을 오락용으로 키워 살육장으로 내몰고 피의 향연을 즐겼다. 동물은 인간의 소유물이었다.
동물권력 p.84, 남종영
문장수집을 글 쓰던 중간에 쓰면 쓰던글이 사라지는군요... 하하하... 1)사실 쌍방향 가축화라는 개념이 매우 새롭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편하게 받아들일수 있었습니다. 무조건적 가해자라는 입장에서 조금은 벗어나 협력자의 관계로서의 형성을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 협력적 관계에서 살아간 적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은 편했다고 할까요? 이후 가축화의 과정을 보면서는 어쩌면 이것이 인간이 자연과 분리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 제 삶은 아무래도 동물과 분리되어있으니까요. 이부분을 읽으면서는 이런 쌍방향 가축화라는 개념들이 학계에서 어떻게 연구되고 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2)인간과 고래의 공동어업에 대해서 보면서는 문명의 차이에 대한 생각이 들더군요 고래잡이를 했던 문명은 다양하게 존재했을때도 왜 어떤 문명은 고래와의 협력이라는 방식을 선택하게 되고 어떤 문명은 다른 방식을 선택하는 지에 대해서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고래잡이를 했었는데 말이죠. 또 한편으로는 고민이 생기기도 하더군요. 이런 협력자의 관계로 회귀하는 것이 가능한가? 불가능 하다면 오늘날 동물과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재정립되어야 하는가 등에 대한 생각들을 했습니다.
자기가축화 이론이 유명해진 것은 2012년 브라이언 해어와 리처드 랭엄의 보노보에 관한 논문(The self-domestication hypothesis: evolution of bonobo psychology is due to selection against aggression)이 나오고서였어요. 얼마 되지 않은 '신종 이론'이죠. '소프트한' 이론이니 '비행기가 날 수 있다'처럼 '하드한' 신뢰를 부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음... 자기가축화 이론은 '개가 된 여우'에서 착안해 보노보에서 출발, 최근에는 인간까지 논의가 발전하는 경향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하셨다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브라이언 해어의 책이 있죠. 위키피디아에 현재의 연구 경향이 정리돼 있네요~ 유려한 문장을 쓰는 칼 사피나도 <소리와 몸짓>에서도 상당히 많은 분량을 할애해 자기가축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책은 저의 최애 책 중 하나. 통찰이 배어 있어서 곰곰 생각했습니다. "나는 항상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소외된 것이 그냥 습관 탓이라고 생각해 왔다. 생활세계와 밀접하게 공명하면서 살아가는 수렵채집 부족민들이 최근까지도 분명히 있었다. 그렇지만 자연으로부터의 소외라는 문제, 에덴동산에서의 추방이라는 생각이 인간의 실제 본성 속에 박혀있는 것이라면? 우리의 본성은 자기 길들임에 의해 변화한 것인가? 우리는 우리 가축에 의해 가축화되었는가? 만약 '길들임 신드롬'이 인간의 본성이라면 어떻게 되는가?"(423쪽)
질문에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려주신 논문과 책들도 한번 함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가축화는 쌍방향으로 일어난다’는 가축화에 대한 전복적인 해석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 봤으면 좋겠습니다(1장). 남종영 기자님께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해 주세요! ** 인간 중심의 기존 질서를 다른 시각에서 보려는 여러 노력이나 주장에 대해 기존에는 그건 단순한 화자의 견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동물권력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주셔서 조금 설득되어가고 있습니다. ^^ 인간의 선택과 훈련을 통해 가축이 되었을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작가님(또는 그 이전의 연구들)의 가축화 과정에 대한 상상이 꽤 설득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계속 읽어가며 정말 인간의 선택으로만 이뤄진게 아닌지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 보겠습니다.
2. ‘인간-범고래 공동 사냥’, ‘인간-돌고래 공동 어업’ 등 동물이 인간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하며 지구의 역사를 써 내려온 모습을 살펴보니 어떤 생각이 드나요? **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고래의 지능이 높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고, 그건 어디까지나 훈련을 시킨다거나 제한적인 대화를 할 때 다른 동물들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정도(그 정도도 제겐 놀라운 능력이라 생각됩니다만)로 생각했는데 인간이 먼저일 수도 있고, 고래가 먼저일 수도 있는 공생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인간의 대신에 의한 고래의 행동 변화 등의 일화는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아니 벌써 2부를 시작했나요;;; 일단 1부에서, 사피엔스가 지구를 지배하게 된 결정적인 동력이 개와의 협동이라는 해석/관점이 너무나 흥미로웠습니다! 인간 중심 관점을 벗어나니 생각의 카테고리가 확 넓어진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관점을 바꾸니 동물이 인간에게 일방적/수동적으로 길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이 쌍방향으로/각자의 이익을 위해 서로를 길들였다는 해석이 전혀 전복적이지 않고 어찌 보면 자연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2부도 즐겁게 읽어보겠습니다!
1. 저도 이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우리는 종종 인간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버릇이 있다. 동물은 우리가 무엇을 하면 그대로 움직이는 수동적 대상이라고 격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생명의 관계에서는 '기브 앤드 테이크'가 적용된다." p.30 동물들이 가축화되는 과정이 단순히 인간에게 길들여지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야생에서 힘겹게 먹이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인간 주거지 옆에서 먹이를 구하는 게 이득이라 판단하고 자신만의 생존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두 행위자는 협력해야만 하고, 협력하지 않으면 가축이 되지 않는다는 문장도요. 근데 생각해 보면 꼭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주체적으로 살고자 하지만 때로는 기대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는 순간들이 있고, 그런 관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극단적인 예시를 들고 싶지는 않아서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해 보자면, 다 얻을 게 있으니까 선택하고 포기하는 것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죠. 2. 음, 우선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만 말해보자면 약간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다면, 2부까지 읽고 나니 '내가 동물들을 너무 안타깝다고만 여겼나'싶은 생각도 듭니다. 감정이입을 잘 하는 편이긴 한데, 동물에게도 과하게 감정이입을 하고 있지는 않았나 싶기도 해서요(동물의 표정을 다룬 뒷부분의 내용과 연결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지나친 감상주의의 단점 같은 거죠. 그런 의미에서 2번 질문에 대한 책의 내용도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공동 어업이 꼭 나쁜 것만도 아니겠지만, 또 한편으로 드는 가벼운 생각은 '돌고래 무섭네'라는... (허허)
1. 재밌었습니다. 저도 요즘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가에 의문이 있거든요. 인간만큼 의존해서 살아야 하는 동물이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단순히 우리가 동물을 길들여 이득만 취하는 게 아니느 라는 것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2. 인간 위주의 시선에서 벗어나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고 재밌었어요.
이쯤 되면 범고래는 수동적인 청소동물이 아니다. 오히려 사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포경선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다고 보는게 맞는다. 인간에게 종속된 관계도 아니었다. 범고래들은 끊임없이 자기 견해를 피력하며 이익을 지켰다. 특히 사냥이 끝난 뒤 선원들이 고래를 바로 항구로 가져가려고 하면, 범고래들은 이러한 '반칙'에 항의했다고 한다. 대표 선수 격인 '올드 톰'은 그럴 때마다 배나 작살에 달린 밧줄을 잡아 당기면서 막은 범고래로 유명하다. 1910년에는 올드 톰이 보트 쪽으로 자기 몸을 내던져 방해했다는 기록도 있다.
동물권력 P.64, 남종영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오늘부터 2부를 읽어 보겠습니다. 2부는 근대 이후 인간-동물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인간이 동물을 상품화해 정치의 최하위 계급으로 복속시킨 시기입니다. 2부의 제목이 ‘동물정치의 개막’인데요, 인간과 동물 간에 이뤄지는 지배·협상·저항의 틀, 이른바 ‘동물정치’의 관점이 바탕이 되기에 그렇습니다. 1. 근대 이후 자본주의경제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던 동물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으면 좋겠습니다. “노동자가 파업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기에 권력을 갖듯, 노동하는 동물도 말을 듣지 않을 수 있기에 권력이 있다.”는 대목에 관한 여러분들의 생각 또한 궁금합니다. 2. 강아지 품종이 ‘유행’을 탄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요즘 유행하는 견종은 ‘비숑 프리제’라고 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시츄’나 ‘장모 치와와’가, 불과 5년 전에는 ‘웰시코기’가 ‘유행’이었죠.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품종의 유행 주기’는 2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반려견의 평균 수명은 12년이기 때문입니다. ‘유행’이 끝난 동물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이 ‘유행’에는 동물들의 어떤 고통이 수반되고 있을까요? 자본주의의 극단적인 형태가 품종견 비즈니스 아닐까 합니다. 9장 ‘도그쇼라는 이름의 괴물쇼’ 파트와 함께 인간의 욕망을 동물에게 투사하려는 움직임에 관해 이야기 나눠 봤으면 합니다. 3. 남종영 선생님은 동물과 인간, 두 정서적인 주체의 공감에 대해서도 주목합니다. 특히 “동물의 고통은 우리 몸에 내장된 공감 회로를 더욱 증폭해 종국에는 사회의 변화를 일으킨다.”라고 하지요. 동물의 ‘힘’(책에서는 정동을 일으키는 힘이라고 표현합니다)에 대해서도 논의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4. 2부를 넘기다가 눈에 꽂힌 대목을 공유해 주세요! ★★★★
2부는 평소 제가 불편해서 외면했던 문제들을 상기시키는 내용들이 있어서 좀 힘들었습니다. 시카고 유니언 스톡 야드 사진은 충격적이었어요. 공장식 축산과 거대한 도축회사의 컨베이어 벨트를 다루는 내용은 사실 동물관련 다큐에서도 본 적이 있어요. 너무 끔찍해서 차마 못보고 채널을 돌리면서도 며칠 후에는 다시 저녁식탁에서 고기를 먹는 모순은 뭔가 싶기도 하고. 1. '노동하는 동물들이 인간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있기에 권력이 있다'. 한번도 그런 관점으로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인간들 앞에서 저항조차도 무력해보이는 동물들이 권력을 내보일 수 있다니. 아마도 가까이에서 노동하는 동물들을 관심있게 들여다본 적이 없어서겠지요. 하지만 쇼를 빨리 끝내려고 태업하는 돌고래는 분명한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어릴 때 집에서 키운 누렁이가 기억납니다. 개 품종이 이렇게 다양한 지 몰랐어요. 그것도 인간의 변덕스러운 마음에 따라 개의 품종이 개량돼 그 멋진 개들이 수많은 유전병에 시달려 짧은 생을 살다 가다니요. 우리 나라는 사람에게 이뻐보이는 품종을 위해서라기보다 고기를 먹기 위해 누렁이와 일본 도사견을 교배한 도사믹스견이 개농장의 대부분 개라고 읽었는데 두 경우 모두 인간들의 욕심이 원인이라고 봅니다. 옛날에 공공연히 했었던 소싸움, 투견대회도 같은 맥락이었을 것 같은데 점점 그런 것들이 없어지는 추세이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3.우리가 사람과 닮은 동물의 고통에 더 공감하는 게 다 이유가 있었네요.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 고양이나 강아지를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런데 넷플릭스 다큐 덕분에 문어에게도 그런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정동을 일으키는 힘'이라는 말은 작가님이 만든 말인가요? 울림이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1. 냄새 나는 이야기지만, 어렸을 적 키운 '아롱이'라는 강아지는 혼나고 삐졌을 때면, 거실 한가운데 '응아'를 하는 만행을 저질렀지요. 일종의 권력의 발현이자, 밀당이었다고 봐요 ^^
1.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노동하는 동물도 말을 듣지 않을 수 있기에 권력이 있다는 문장이요. 책에 있는 내용처럼 도시의 말들이 마부의 명령을 고분고분 따르지 않을 때도 있었고, 일부러 천천히 가거나 어떤 때는 가지 않고 버텼다는 것, 돌고래가 노동량을 줄이기 위해 쇼의 일부를 생략하고 조련사의 지시에 반항하고 태업하는 점 등이요. 다만 저항하는 동물들과는 별개로 목적이 분명해 학살당하는 동물들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암탉은 달걀을 만드는 방편에 지나지 않고, 젖소는 우유를 짜내는 방편에 지나지 않으며, 돼지도, 거위도, 개도... 공장식 축산에 대한 부분에서 그들은 감히(?) 저항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환경이라는 게 앞서 말한 내용과는 또 다르지 않나 싶기도 했습니다. 특히 고기 가공 공장에 대한 글에서는 도살 작업을 잘게 쪼개어 두 줄로 늘어선 사람들이 각자 자기 작업만 하면 된다는 대목이 무섭기도 했습니다. 도축업자와 동물이 일대일로 대면하는 방식에서 지정된 부위만 작업(?)하면 되는 방식으로 바뀐다는 건 그만큼 동물의 고통을 인간이 무감각하게 인지하도록 만들어버릴 테니까요.
2. 제 지인 중에도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이 있는데, 강아지 품종이 '유행'을 탄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근데 2년 주기라니... 정말 짧네요. 질문 주신 것처럼 유행이 끝난 동물은 어디로 갈까를 가만히 생각해 봤는데, 버려지거나 다른 목적(?)으로 쓰일 것이라 짐작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생명을 생산하지만, 동물을 생산할 때는 인간 아기가 태어날 때처럼 경외를 가지고 대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유독 아프게 느껴졌어요. 인간의 외모지상주의가 동물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더 잔인하고 더 비인간적으로 다뤄지는 것 같아 화가 납니다. 철저하게 인간 중심적이죠. 근데 한편으론 이건 꼭 동물에게 국한되는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연예인들도 비슷한 흐름을 거치는 것 같았거든요. 대중의 욕구에 맞춰 외모를 가꾸고 성형과 다이어트를 반복하다 건강이 다 망가지지만, 그들 또한 나이를 먹으면서 유행이 지나고 어느 순간 대중의 머릿속에서 잊혀지는 것처럼요. 참으로 씁쓸한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우스갯소리 하나 더해보자면, 저는 우선 키가 굉장히 작은 편인데, 어릴 때 엄마는 제 작은 키가 싫으셨던지 제 키를 키우겠다고 각종 키 크는 약, 운동 등을 강요하셨던 기억이 떠올라요. 심지어 오빠와 엄마가 제 머리와 다리를 양쪽에서 잡고 당기기까지 하는 기이한(?) 시간도 주기적으로 가졌죠. 하지만 저는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작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억지로 바꾼다고 바꿀 일인가 싶어요. 키가 작아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거든요.
3. 저도 책에서 말하는 '정동을 일으키는 힘'이라는 문장이 좋았습니다. 동물의 몸과 인간의 몸의 만남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가져오고, 두 주체의 몸을 관통하며 흐르는 감정과 행동은 서로를 공명시킨다는 문장도요. 하지만 공장식 축산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이 만남이 소거된 거죠. 내가 먹고 있는 이 고기가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고통을 당했을지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요. 근데 저는 이 과정 속에도 차별이 있다는 게 더 씁쓸하기도 했어요. 똑같은 생명인데 어떤 동물은 먹고, 어떤 동물은 입고, 어떤 동물은 손톱으로 눌러 죽이고(저 어제도...ㅠ), 어떤 동물은 이불 속에 데리고 함께 잔다는 대목에서요. 그리고 무엇보다 물고기! 물고기는 표정이 없고 신음하지 않기 때문에 물고기의 고통을 직관적으로 알 수 없다는 점이 새삼 미안했습니다. 제 경우를 봐도 저는 채식을 좋아하지만(아침, 저녁으로 야채와 과일만 먹습니다), 회 종류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럼 이건 채식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채식에도 단계가 있다고 하는데, 굉장한 아이러니죠. 이럴 때면 어느 선까지 어떻게 지키고 생각해야 할지 고민이 다시 깊어집니다.
1. 파업할 수 있는 힘을 노동자나 동물의 권력으로 비교하시니 일단 동물권력의 실체가 구체화되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직전에 읽었던 <<같이 가면 길이 된다.>>에서 파업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 노동자들의 권력이 얼마나 취약한가를 살펴봤는데 동물권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권력은 있되 자본주의 하에서 그 힘이 얼마나 미약한가 새삼 느끼게 됩니다. 로마 원형경기장에서 서로를 살육하던 검투사와 사자가 모두 피해자로 동등해보이는 것도 왠지 좀 씁쓸합니다.
1. 프롤로그에서 우리가 동물의 저항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다만, 그간 저는 동물이 말을 듣지 않는 행위를 훈련사와의 교감 부족이나 혹은 잘못된 훈련법으로 인한 결과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돌고래 쇼에서 돌고래의 태업이야기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2. 유기견 센터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이 시츄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때 인기 품종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유기되어 버린 것이겠죠. 말티즈와 같은 친구들도 많이 보이고요. 결국 새로운 애견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유행이 지난 개들은 마치 물건들처럼 버려진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유행에 휩쓸려 그저 보기 좋아서 반려동물을 선택했다가 가지고 있는 유전적 질병이나 혹은 성향이 맞지 않아 버려지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수있겠지만 예전에 유튜브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개가 영리하다는 걸 사람들은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개가 영리하다는 건 반드시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다는 의미만은 아니라고..." 약간 단적으로 사고를 쳐도 창의적으로 친다라는 말도 곁들이면서요. 이걸 보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욕망 내 말을 잘듣고 나를 귀찮게 하지 않는 영리한 개 라는 시각으로 개를 바라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결국 우리는 그 욕망대로 선택하고 그 욕망이 실현되지 않을 때 그들을 문제견이라고 단정하거나 버리게되는게 아닐까 싶네요. 3.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계속 왔다갔다하는 행동을 하는 북극곰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상행동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동물권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그 친구를 직접 보고 나서 부터 였던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사실 동물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근데 그 친구의 행동이 저에게는 마치 살려달라는 신호로 보였습니다. 게다가 그때 전 고시원에서 살고 있었거든요. 가끔 그 좁은 고시원이 감옥같이 느껴지던 시기라 아마 저는 그 북극곰의 행동이 남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나와 동일시 하게 만드는 힘, 나와 교감하고 있다는 느낌들이 동물이 가진 힘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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