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D-29
@흥하리라 동물도 자신의 필요에 의해 무언가를 요구하고 소통하고 행동하는 거 같아요. 정말 신기한 일이지만, 필요와 필요, 몸과 몸이 만나면서 인간과 범고래의 공동 사냥이라는 신기한 일이 시작된 거죠. 이 에피소드는 호주에서 나온 책 <Killers in Eden>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젊은 동물학자가 쓴 책인데, 우리가 읽기에 문장도 쉽고, 분량도 얇아서, 푹 빠져서 읽은, 드문 영어책이었네요 ㅎ
@장맥주 인간의 고통을 동물의 고통보다 더 신경써야 할 철학적 근거... 에 대해 (동물의 고통을 중시하는) 공리주의자들이 많은 토론을 했어요. 이를테면, 물에 빠진 인간과 동물이 있다. 누구부터 먼저 구할 거냐? 이런 질문에... 신경계가 복잡한 동물일수록 고통을 많이 느끼니, 우선시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고... 인간은 구하면 다른 동물을 더 구할 수 있으니, 공리가 더 크다...이런 주장도 있을 수 있고...파고들면 별 논리가 더 많은데, 저는 중간에 포기했어요 ㅠㅜ
길들여진다는 것은 서로에게 좋으면서도 나쁜 것이다. 인간끼리도 마찬가지다. 마법에 홀린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푹 빠져 완전함을 느끼다가도 출근길 지하철에서처럼 사람들에게 둘어싸여 숨 못쉬며 버틸 때도 오는 법이다. 평안과 안락, 그리고 구속과 지루함이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야생의 삶을 사는 것과 가축이 되는 것은 자유를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다.
동물권력 p. 102, 남종영
다들 좋은 재미있게 읽고 좋은 의견 주셔서 저는 따라서 읽기만 해도 즐겁네요. @남종영 기자님도 바쁘실 텐데 고맙습니다. 1. 오늘도 국내 실내(!!!) 동물원의 유리 사육장에 갇힌 호랑이, 곰 등의 사정을 폭로하는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네요. 저렇게 해서라도 애들한테 호랑이, 곰을 보여주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도 생각하고요.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4164804 2. 한편으로는 동물원의 동물을 놓고서 계속해서 정리를 못하고 있는 생각도 있습니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이 스트레스를 받는 건 사실이죠. 하지만, 그 동물이 자유를 갈구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우리 인간의 처지에서 해석한 것은 아닐까. 천적과 밀렵꾼에 의해서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어떤 야생보다는 생존과 종의 번식을 도모할 수 있는 동물원이 그들에게 나은 선택지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작가정신)의 앞부분에도 나왔던 것 같고, 결정적으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 토머스 프렌치의 『동물원: 우아하고도 쓸쓸한 도시의 정원』(에이도스)에도 나오죠.
파이 이야기전 세계 50개국 출간, 누적 판매 1200만 부를 기록한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2004년 국내에 출간된 후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꾸준히 사랑받아온 『파이 이야기』는 이번에 처음 개정판을 선보이는 것으로, 작품에 담긴 의미를 새롭게 해석한 표지와 소장 가치를 더한 양장 제본으로 ‘현대의 고전’으로서의 품격을 더했다. 또한, 본문 말미에는 국내외 언론 및 명사들의 서평을 발췌, 수록하여 작품을
동물원KBS TV 〈100인의 리딩쇼-지구를 읽다〉(2022년 9월 24일자) 방송 도서. 인간과 동물의 진정한 공존은 무엇인가? 퓰리처상 수상작가가 6년여에 걸쳐 아프리카의 사바나, 파나마의 정글, 대도시의 동물원을 오가며 탐사한 내용을 고스란히 담았다. 언어의 마술사라는 찬사를 받는 저자답게 탄탄한 이야기와 유려한 문체 그리고 번뜩이는 통찰로 동물원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동물원은 자연과 역사, 생물, 문화, 인간의 행동과 심리, 무역에 대한 통찰이
동물들이 로우리 파크에 오게 된 사연을 한데 모아 보면, 동물뿐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잃어버린 야생성에 대한 인간의 열망. 자연을 찬미하면서도 통제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 숲을 초토화시키고 강을 오염시켜 동물들을 멸종 위기에 몰아넣으면서도 이들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가슴 깊은 곳에 자리한 갈망. 이 모든 것이 포로들의 정원에 전시되어 있었다.
동물원 47~48쪽, 토머스 프렌치
마침 『동물원』의 한 부분 메모한 부분도 있어서 공유합니다. (이 책도 『동물 권력』과 함께 읽으면 좋아요!)
사실 저는 @YG 님이 추천하신 토머스 프렌치의 <동물원>은 좀 읽다가 심드렁해져 그만두었어요. 그런데, 추천하시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근데, 중고책으로 팔아버렸다는 ㅋ
앗, 저는 남 기자님 책 옆에 (사이 몽고메리 등과 함께) 고이 모셔뒀는데. :)
그 분들 사이에 앉아 있다니, 영광입니다 ^^
원래 @고우리 님이 하시려던 책이었다니까요 ㅎㅎㅎ
'살아 있음'과 '행동 가능성'을 무기로 삼아 동물은 인간에 맞서 '저항'하고 있다. 어떻게 동물이 저항할 수 있냐고? 저항의 사전적 뜻은 "밖에서부터 가해지는 힘에 굴복하여 따르지 않고 거역하거나 버팀"이다. 왜 우리는 동물이 저항한다는 말에 저항하는 것일까? 저항은 고결하거나 순수한 행위라고 생각해서? 복잡한 사고와 의식을 지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해서? 저항은 신성한 단어가 아니다. 적어도 사전적 뜻으로는 '자본가에 저항하는 노동자'의 관계를 인간과 동물의 이항 대립 구조에 대응시키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동물이 저항하기 때문에 인간은 동물을 전일적으로 지배하지 못한다.
동물권력 p. 116, 남종영
인간의 욕망을 동물에게 투사하려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더 거세질 것이다. 우리는 고작 글로피시를 보았을 뿐이지만, 우리의 윤리가 시험받을 때가 분명히 올 것이다.
동물권력 p. 194, 남종영
겉으로는 인간이 동물을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물의 고통은 우리 몸에 내장된 '공감 회로'를 더욱 증폭해 종국에는 사회의 변화를 일으킨다. (중략) 그러나 빙판 위로 나와 펄떡거리는 산천어를 보면서, 시커먼 구이가 되어 나온 한때의 생명을 보면서, 우리는 화물 트럭 짐칸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민 어린양의 얼굴을 보는 것처럼 가슴 싸한 경험을 하지 않는다. 산천어는 귀여운 동물도 아니고, 학대받는 장면이 끔찍하지도 않다. 역설적이지만 이 때문에 산천어 축제 반대 운동은 의미가 있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에 의해 동물을 보호하려는 최초의 시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동물권력 p. 162~163, 남종영
비록 어린아이들이지만 한 생명을 끝장내고 손으로 직접 살점을 만지면서 뭔가를 느꼈을 것이다. 우리를 비롯한 모든 생명이 다른 생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그 고기를 입안에 넣음으로써 카리부의 생명을 자기가 잇게 된다는 것
동물권력 p.82, 남종영
2부를 읽으면서는 육식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엄청난 규모의 유니언 스톡 야드가 놀랍더군요. 공장화, 분업화 된 도축으로 우리가 밥상 위에 오른 지글지글 익힌 고기와 살아 생전의 동물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다는 점. 공감이 많이 되더군요. "나는 대중의 마음을 겨낭했으나, 위장을 건드렸을 뿐이다" 라는 싱클레어의 이야기를 읽고는 예전에 친구와 했던 대화가 생각났습니다. 비위생적인 축산업의 현황과 가축들이 공장식 우리에서 매우 스트레스를 받으며 불행하게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 중 친구가 분개하면서 "그런 고기를 먹으면 사람에게도 안 좋다. 인간의 건강을 위해서 고기의 살아 생전 삶의 질이 좋아야 한다" 고 주장했는데 정말 그 지독한 인간중심주의에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 그렇게라도!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기도 했어요.
@연해 님 이야기처럼 저도 물고기의 고통에는 공감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웠습니다. 생선회도 좋아하는 편이고요. 산천어 축제는 예전에 산천어는 화천이랑 무관하다는 내용만 어디서 읽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 자세히 알게 되었어요. 저는 충식, 배양육에 찬성하는 입장인데요, 책의 193 페이지에는 유전자 조작으로 동물의 고통을 해소해 준다면 그래서 소나 돼지가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렇다면 우리의 육식은? 이라는 새로운 윤리적 질문이 등장하네요. 저는 2부를 읽으면서 '동물의 저항'보다는 '육식'이라는 주제에 개인적으로 꽂혀서 이것저것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인상에 남는 부분은 산천어에 관한 부분이었어요. 언젠가 대만 여행을 갔다가 새우 낚시를 본 적이 있어요. 새우를 낚으면 바로 그자리에서 구워주는 그런거 였는데 이상하게 그게 되게 잔인하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그걸 잔인하다고 하니 누가 그러더라고요 우리가 횟집에서 수족관에 있는 걸 보며 싱싱하다고 말하고 잡아먹는것도 같은거 아니냐고, 만약 그걸 돼지나 소 닭이라고 생각하면 되게 이상하지않겠냐고, 제가 그때도 이 생경함과 복잡함에 마음이 쓰였던 기억이 있는데 이부분을 읽으면서 다시 그 기억이 났네요.
다소 뜬금없는 감상인것 같습니다만.. 동물권력 11장 비둘기 셰르 아미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무협지나 무협만화도 즐겨보는데요 무협 세계관에서도 '전서구'라는 통신용 비둘기가 나옵니다. 동물권력 읽고서야 이게 비둘기의 귀소본능을 활용한 통신이라는것을 알게 되었어요. 비둘기를 활용한 통신은 양방향 통신이 아닌 단방향 통신이라는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무협지 보다보면 야전에서 급한 상황에 갑자기 필요한 곳으로 비둘기를 날리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 '저렇게 긴박한 상황에 도착할 곳에 맞는 비둘기를 골라나왔단말이야?' 라던가, '저 비둘기 다시 데리러 어느세월에 가지?' 같은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10년도 더 되었네요.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계속 왔다갔다하는 북극곰 - 이름이 얼음과 썰매였어요. @한낮의휴식 님이 본 북극곰 맞아요. 저희 집이 거기서 멀지 않은데, 교통사고를 당하고 두어달 쉴 적, 매일 가서 인사를 하고 오곤 했죠. 그렇게 저와 친한 북극곰이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무지개다리를 건넜지요. 그때 제가 쓴 기사가 있어요. -그날밤, '북극곰' 얼음이는 문을 꽝꽝 쳤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541377.html
아, 제가 본 친구가 이 친구군요. 제가 본 건 한마리 였고 이 기사 이후였으니 아마도 얼음이였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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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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