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D-29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동물들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이 얼마나 편협했는지를 계속 느끼는 중이에요. 감히 너무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것 같아 자기반성도 이어지고 있고요. 그들에게도 야생의 삶과 가축의 삶 중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참 부끄럽습니다. "우리가 동물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경계해야 할 것은 '인간이 주인공'이라는 도그마다. 우리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역사의 목적은 지금의 인간이라는 지독한 자기중심주의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생명의 역사와 자연의 세계는 보이는 것 이상으로 복잡한 그물로 얽혀 있다는 점을 우리는 상기해야 한다. 우리가 초월자의 위치에서 동물을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아니며, 동물도 인간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복기해야 한다." - p.57 이 문장이 강렬하게 다가왔는데, 그런 의미에서 1번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답을 해보자면, 말이나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저항이라고 말해도 될지 조심스럽지만, 책에 등장하는 돌고래와 조련사의 모습을 보면서 느꼈어요. 조련사의 말을 따르지 않고 반항하고 태업하는 그들의 모습과 그런 돌고래를 화나게 하지 않기 위해 신경 쓰는 조련사의 모습, 말과 마부 사이도 그렇고, 모든 관계는 상호적이라는 말씀에서도요. 근데 이 글을 쓰는 순간조차 저는 인간이 주인공이라는 도그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야생에 있는 그들의 모습이 아닌, 우리 안에 갇혀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저항을 찾고 있으니까요. 2. 영상과 기사 모두 잘 봤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프면서도 한편으론 화도 납니다. 뉴스 영상에서 유독 귀에 들어온 문장은 "다행히 특별한 피해 없이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인데, 사자가 사살된 것은 이 문장에서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 것일까 생각이 깊어집니다. 만약 저 또한 그 현장에 있었고 문자를 받았다면 겁을 질려 어서 빨리 이 상황이 해결되기를 바라겠지만, 그렇다고 또 자신 있게 도망가도록 도와줄 수 있다! 고 말하지도 못하는 제가 참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자기반성을 많이 하게 되네요.
1. 동물의 저항은 항상 목격되어 왔습니다. 고속도로에 돼지를 싣고 가는 트럭에서 그 울음소리를 들어봤다면 그 소리는 있는 힘껏 싫다는 의사의 표현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한 사례는 워낙 많죠. 고삐가 채워진 소가 사람과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도 있고, 계란을 가져가려고 할 때 사람의 가슴 높이까지 점프하며 덤벼드는 닭의 모습을 볼 때...(전 어렸을 때 할머니집에서 장닭이 저에게 덤벼든 경험이 있어서 솔직히 지금도 닭이 무섭습니다. 2. 당장 그런 사자를 제가 어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글쎄요... 그래도 신고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광의의 의미로 탈출을 돕는 거라고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우리로 보내는 결과여서 큰 차이가 없을지... 그 대상이 사자이다보니 선뜻 자연으로 돌려보내는건 무섭기도하고, 왠지 방치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자기랑 같은 개체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0이기도 하고요..)
1.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집단적으로 절벽에 떨어지는 동물들을 봤어요. 나레이터는 그 장면을 동물들이 자살하는 거라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충격적이었지만 전후관계나 사실여부는 모르겠어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동물이 저항할 수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10년 넘게 같이 살아온 고양이도 귀찮게 굴면 가차없이 할퀴는데 야생동물은 더하겠지요. 2.탈출한 그 사자를 제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1) 전 최근 몇년 여러 책과 다큐를 보며 편견을 깨고 있는데요. 인간이 크게 나을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위주로 생각해서 그렇지 동물은 동물이 할 수 있는 저항을 항상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울음 소리를 내고 도망치는 것도 저항이고 인간이 강해서 동물을 맘대로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인간도 다른 생물이 없이 살 순 없잖아요. 다 같이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도망가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그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안전하게 돌볼 수 있는 단체에 신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적극적으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듭니다.
1. 동물이 저항 또는 반항을 할 수 있냐에 답을 하려다 보니 '저항'이 과연 무엇인지를 묻게 되네요. "어떤 힘이나 조건에 굽히지 아니하고 거역하거나 버팀." 이라고 인터넷 사전에 나오는데 동물들도 자유의지가 있으니 저들 맘대로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는 것은 알겠지만 인간이나 혹은 다른 외부의 어떤 힘에 있어 끌려가지 않고 버틴다? 생각해보니 가능해요. 반려견을 동물병원에 데려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녀석들도 뭔가 저 쪽으로 가면 아팠다! 라는 걸 기억하고 그 방향으로 안 가려고 몸에 힘을 주고 반항하거든요. 아주 작은 단위의 저항이고 반항이지만 분명 동물도 싫다고 저항할 수 있는 존재들이죠. 2. 탈출한 사자가 늙고 유순하다고는 하지만 당시로서는 아무래도 맹수다 보니 사건을 맡은 담당 쪽에서는 인간의 안전 문제에 관한 다급함이 있었을 것 같아요.
1. 동물이 저항한다는 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 견주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일 아닐까요? 견주가 목줄을 팽팽히 당기는데도 개들이 흥미로운 냄새를 더 맡고 싶거나 자기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가고 싶어서 거기에 저항하는 모습을 흔히 봅니다. 개가 사람에 질질 끌려가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견주가 한숨을 쉬며 개를 기다리거나 산책 경로를 바꾸는 경우도 있죠. 동물의 주체성은 동물을 잘 관찰하기만 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사례를 말씀드리면, 저희 부모님 개가 저한테 아주 교활하게, 효과적으로 저항합니다. 다른 가족이랑 산책을 나갈 때는 안 그러는데 저하고만 밖에 나가면 얼마 걷지 않고 안아 달라고 매달립니다. 개가 어릴 때 겨울에 제가 품에 안고 몇 번 산책을 했더니 그게 너무 편했나 봐요. 제가 안아주지 않으면 발을 멈추고 걸으려 하지 않습니다. 이 개가 고집도 있고 시간도 많으니까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 보면 결국 제가 집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개가 다리가 아픈 거 같은데 안아주세요” 하고 한 마디씩 하고요. 개를 안지 않는 저희 아버지나 조카들이 밖에 데리고 나가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개의 다리 관절은 여러 번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아주 튼튼하다고 하네요. 저렇게 걷지 않겠다고 저항할 때도 공 던지기를 하자고 하면 미친듯이 달리고요... ㅎㅎㅎ
2. 얼마 전에 캠핑장 근처의 사설 우리에서 사자가 탈출했습니다. 태어나서 하늘도 몇 번 쳐다보지 못한 불쌍한 삶이었죠. 당신이라면 도망가도록 도와주시렵니까? : ‘한 마리당 14㎡(약 4평) 면적과 2.5m 높이의 펜스만 갖추면 사육이 가능하’다니... 사자의 불행한 삶을 생각해보면 가슴이 쓰립니다. 그러나 제 답은 아주 빠르게 ‘아니오’입니다. 사살이냐 마취냐 같은 질문이라면 고민의 여지가 있었겠지만, 사자가 도망치는 것을 돕겠느냐고 물으신다면 그렇습니다. 그런 빠른 ‘아니오’의 밑바닥에 인간중심주의가 있음을 알고, 그 인간중심주의가 지나치게 편의적이라는 사실도 압니다. 그래도 제가 인간인 이상 인간의 고통을 더 우선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아직까지 인간을 중심에 놓지 않는 윤리는 저에게 너무 막연하고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네요. 지금 저한테 궁금한 것은 인간의 고통을 동물의 고통보다 더 신경 써야 할 타당한 철학적 근거가 있는지, 인간중심주의를 택하더라도 인간이 대체 얼마나 중심이어야 하는지 등입니다. 책 읽어가면서 잘 배우겠습니다. 그나저나 문장이 참 편안해서 아주 쑥쑥 읽히네요.
1. 영국에서 동물에 대해서 공부할 때, 동물의 저항을 두고 한참 씨름을 했어요.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학자들도 이것 가지고 씨름을 했더라고요. 그래서 동물의 의도가 있느냐, 의도를 무엇으로 볼 것이냐, 이건 인간중심적인 접근이다 등등... 물론 동물이 거사 계획을 꾸미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스크럼을 짜서 청와대에 진주하는 것처럼 저항하진 않겠죠. 그렇다고 동물이 아무 생각없이 저항하는 것도 아닐 거예요. 제이슨 라이벌이라는 학자를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동물원을 탈출한 호랑이의 사례에서 출발해, '동물의 저항'에 대해 아주 급진적인 생각을 주장합니다. 이 기사가 하나의 도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 동물이여 저항하라'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707515.html 2. 그 사자는 처음으로 해방감을 느꼈겠지만 동시에 공포와 불편도 느꼈을 거 같아요. 한번도 우리에서 나온 적이 없었으니까요. 개농장에서 식용으로 길러지는 개들은, 문을 열어주어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해요. 한 번도 그 공간을 벗어난 적이 없으니까요. 애써 꺼내서 풀어놓으면, 생애 처음 밟는 흙 위에서 그만 무너져내린다고 합니다. 제대로 걸어보질 못했을니까요. 그럼에도 사자는 밖으로 뛰쳐 나왔지요. 어쩌면 모든 생명에게 보편적인 자유에 대한 본능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동시에 사자는 밖에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죠. 설사 세렝게티 초원에 방사해도 그는 적응 못하고 죽을 거예요. 한번도 사냥이나 생존에 대해 배운 적이 없으니까요. 실제로 최근 제주 바다에 방사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지금까지 감감 무소식이에요. 아마도 죽었을 가능성이 크죠. <어린왕자>에 한번 길들인 것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죠. 저는 사자가 밖으러 나왔을 때, 그 책임에 대한 생각이 더 깊어지더라고요. 동물에 대해선 절대 감상주의에 빠져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관련해서 제가 쓴 칼럼인데요. 한번 읽어보세요. '돌고래의 죽음과 야생방사 실적주의'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76950.html
동물원에 가두지 않고 살 수 있는 방안들을 생각해 보고 중단 없이 시도해 보아야 좋은 대안이 나올 것 같아요
첫 번째 기사는 오래된 기사네요. 천천히 잘 읽었습니다. 계속해서 이 책에서 읽히는 메시지 같아요. "우리는 동물과의 관계를 일방적으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모든 관계는 상호적이다. 그리고 인간과 동물 사이에는 항상 '밀고 당기기'가 발생한다." 돌고래쇼에 대한 예시도 인상 깊어요. 책에서도 언급됐던 부분이지만 인간중심주의의 지나친 선입견들이 있는 것 같아요. 동물이 일방적으로 가축이 되었을 거라는 가정, 동물에게는 아무 선택권과 이득이 없었을 거라는 가정 등 동물에 대해선 절대 감상주의에 빠져선 안 된다는 작가님 말씀에 공감하게 됩니다. 두 번째 기사를 읽으면서도 씁쓸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감상주의에 빠져선 안 된다는 말씀의 연장선 같은 기사네요. 비봉이에게 뜻을 물어보고 야생방사를 결정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씀을 읽고, 이것 또한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혀 다른 얘기일 수 있는데, 저는 현 의료시스템의 한계와도 연결지어 생각하게 됐습니다. 비단 동물의 일만은 아닌 것 같았어요. 흔한 예로 대형병원에서는 환자를 살리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작 살아난 후에 환자에게 벌어질 여러 가지 삶의 질은 고려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조금 거칠게 표현하자면, 일단 살려놨으니 됐잖아? 라는 느낌이랄까요. 그 다음은 환자의 가족들과 간병인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같은. 이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의사는 외과적인 면에서 수술이 잘 됐다, 안 됐다를 판단할 뿐 수술 후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에 대해 논외로 여기는 것 같았거든요. 삶의 질 측면으로요. 동물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야생방사가 비봉이에게 과연 좋은 방법이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것 또한 인간들의 오만이었을 수 있다는 거죠. 그에 따른 파급효과도 고려해야 할 테니까요.
우리가 타자(동물 포함)의 운명을 결정짓는, 무지막지한 일을 할 때는, 그의 뜻을 충분히 듣고, 들을 수 없다면 최대한 숙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물의 경우 그럴 수 없지요. 인간이 동물의 권리를 '대리'해야만 하는데, 그래서 동물운동이 특이한 게 '당사자성'이 없는 운동이예요. 이러한 특별한 점 때문에 인간은 동물의 권리를 위해 '대리'해야 하고 하고, 간혹 동물의 진정 원하는 바를 대리할 수 없는 경우가 생겨나죠. 한편으로 인간의 다른 욕망이 개입하기도 하고요. (동물권단체 '케어'의 안락사 사태) 따라서, 우리가 동물을 대변한다고 이야기 할 때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금 뒤늦게, 앞쪽 질문에 답하게 됐네요. 1. 동물이 저항한다는 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동물은 당연히 저항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전에 서울대공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 있는데, 조류사에 고분고분하고 말도 잘 따라 하는 앵무새 한 마리가 탈출했는데, 호기심에 나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어찌 됐든 영역을 벗어나면 인간에게는 저항이 되니, 동물이 어떤 생각을 가졌든 이탈하고자 하는 욕구? 그런 저항은 당연하단 생각 들어요. 2. 직접적으로 동물원 우리 문을 열어주는 것 말고, 다른 방법으로 탈출을 도와주고 싶어요. 작년에 우리나라 강원 동해시에서 구조한 사육곰 22마리를 미국 콜로라도주 야생동물생추어리로 보내는 다큐를 본 적 있어요. 생추어리는 최대한 야생에서처럼 살 수 있도록 보호하는 곳인데, 콜로라도주 생추어리(TWAS)는 여의도 면적보다 크다고 해요. 동물 650마리가 뛰노는 곳이고요. 우리나라 사육곰 22마리를 구조하고 이송하는데 많은 돈이(10억원) 들긴 했지만, 방법을 찾고 실행했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에는 우리나라 사자도 간 적 있다고 들었어요. 암사자 사순이도 그렇게 보내졌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ㅜㅜ중국, 베트남, 라오스에도 생추어리가 있다고 하고, 우리나라에도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우와, 머리말과 프롤로그만 읽었는데도 마음이 울컥울컥 울렁울렁하네요. 프롤로그에서 원숭이 앨피를 비롯한 여러 동물들의 '저항'을 알게 되자, 동물이 '능동적'으로 움직일 줄 아는 존재라는 사실이 이제야 구체적으로 생생히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인간중심주의에 제기된 의문과 비판에 공감하면서도 남종영 기자님이 말씀하셨듯, "동물을 피해자라는 정체성에 가두곤" 했나봅니다. 사실 <동물 권력>이라는 제목이 언뜻 다가오지 않았었는데, "언제든 파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노동자에게 권력이 있듯이, 탈출하고 공격하고 파업할 수 있기 때문에 동물에게 권력이 있다"는 문장을 읽으니 바로 이해가 됩니다. 아니, 그런데 남종영 기자님 문장이 너무 아름다운 거 아닙니까! 앞응로의 내용이 무척 기대가 됩니다! (근데 기자님이 뇌종양 앓으셨던 건 몰랐습니다. 쾌유되셨는지요... ㅠㅠ)
그러고보니, 이 책 원래 고우리님과 하려고 했던 거네요 ㅎㅎㅎ 그리고 건강은...소출력으로 살고 있습니다 ㅎ
방가, 천천히 참여해 볼게요
하루 늦게 프롤로그를 읽었습니다. 청주로 이송된 바람이 이야기를 접하면서 동물원 운영과 동물권에 대한 생각들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푸바오를 보며 귀엽다고 좋아하는 저를 보며 내가 동물을 미디어로 소비하는 방식이 "가엾거나 귀엽거나." 참 극단적이라는 자기 반성을 한 적이 있습니다. 스스로가 조금 싫어졌거든요. 그 와중에 이 책을 접하면서 저에게는 귀한 시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번 질문을 읽으며 아 제가 그들의 저항을 반항으로 받아들였을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래전 개를 길렀을때도 훈육을 잘 안듣는 친구에게 반항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던 것 같고 얼마 전 얼룩말 세로의 탈출사건에서도 얼룩말도 사춘기가 있나 반항인가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났거든요. 저항이었군요. 권력을 가진 자 '제' 가 반항으로 여기는 거니까요. 의식하고 살진 않았지만 권력 관계를 확실히 인지하고 그대로 답습하며 살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2번, 이 질문도 고민했습니다. 아마 원숭이나 사슴과 같은 동물이었다면 응원하거나 모른 체 했을 수 있겠네요. 그런데 사자라면....솔직히 신고 했을 것 같습니다. 제 기준의 편협한 시각에서 무서우니까요. 위험하다고 판단했을테니까요. 하지만 최대한 돕기 위한 방법도 찾아볼거 같습니다. 공존하기 위한 묘수를 찾아내는 일을 끝까지 시도해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동물에 대한 집단적,조직적 착취는 문명의 발전이 가속화하는 시점에 출현하였다. 우리는 쉽게 오해하지만, 인간에 의한 동물의 멸종은 근래에 시작된 사건이 아니다. 2,000년 전 로마에도 있었다. 그리고 종을 착취한 뒤 멸종시키는 문명의 추악함은 원형경기장에서 "죽여! 죽여!"를 소리치던 평범한 시민의 욕망과도 맞닿아 있었다.
동물권력 1부 3장 P.79, 남종영
1부 다 읽었는데 완전 몰입하게 만드는 책이네요. 프롤로그부터 4장까지 밑줄 그은 문장들이 벌써 많아요. 논픽션이 이렇게 잘 읽히다니... 다른 책에서 읽은 개의 '자기가축화' 설이 무척 흥미로웠는데 작가님의 '가축화는 쌍방향으로 일어난다'는 말에 더 설득됐습니다. 제 안에 있는 저도 몰랐던 인간중심주의적 사고 방식을 깨닫게 된 계기였어요. 다정함이 전부는 아니었다는... 심지어 보노보처럼 인간도 자기가축화하며 진화했다니, 흥미롭습니다. 2부도 기대돼요.
동물원이 아닌 야생의 세계로 보내 주는 것도 좋을 듯 해요
(1) 언론이나 SNS에서 심심찮게 동물 뉴스가 들려오는데요, 최근 접했던 동물 뉴스 가운데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최근 사자가 탈출한 이야기요. 바로 사살을 했다고 하며 그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정말, 마음이 이상했어요. 바로 사살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그리고, 수년전에 길가던 고양이를 이유없이 발로 뻥 차버린 cctv가 공개된 적이 있었는데 동물 애호가가 아닌 저에게 꽤 큰 충격이였는지 꿈에도 여러번 등장 했던 기억이 있어요. (2) 『동물권력』 모임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책에서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 봤으면 합니다. 동물+권력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끌렸어요. 두 단어의 조합이 이색적이였지만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였는데 이제서 생각해봤다는 제가 부끄럽기도 하네요 🥲 (3) 표지 문구 가운데 눈길이 갔던 대목이 있나요? 무엇보다도 ‘동물 권력’이라는 제목이 첫눈에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는지 궁금합니다. 표지의 후가공이 정말 책과 딱이였어요. 또 고릴라의 저너머를 보는 듯한 눈빛은 갇혀있는 우리 창살의 뒤일지 아니면 자유로운 풍경 어딘가의 노을일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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