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D-29
인간은 동물이 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동물을 대변한다", 혹은 "이것은 동물 중심의 역사다!"는 공언도 항상 목적지 앞에서 미끄러질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간은 동물이 될 수 없다, 나는 동물을 대변하지 못한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하는 것이 더 솔직하고 중요한 거 같아요.
1)저는 최근 동물원을 탈출한 암사자 사순이 사살 기사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발견 당시 공격성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사살 결정을 내린 인간 편의주의에 생각이 머물러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2)저는 인간들이 동물을 (다 같은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 가축, 야생동물, 동물원 사육동물 등으로 임의적으로 나누고 다른 윤리적 잣대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던 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3)그런데 “사자의 눈, 고래의 시선, 고릴라의 마음으로 다시 쓴 역사”라니요. 전혀 다른, 새로운 렌즈로 현상을 조망하게 되어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입니다.
1)얼마전 평생을 농장에서 살다 탈출한 지 1시간 만에 사살된 사자 사순이의 눈빛과 도시 대로변에 그림처럼 낯설게 서있던 얼룩말 새로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요. 2) 고양이를 키우게되면서 점차 다른 동물들,- 수족관 고래, 동물원의 동물들, 공장식 축산-등등으로 관심사가 뻗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한겨레 독자로 평소 남기자님 기사도 잘 읽고 있어서 이 책모임이 더욱 기대됩니다. 3)'사자의 눈, 고래의 시선, 고릴라의 마음으로'란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제목은 좀 무겁다는 느낌이 드네요.
<동물권력> 이 책을 기획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제목입니다. 출판 과정에서 다른 제목을 생각해봐도, 저나 출판사나 좋은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았어요. 요즈음 샤방샤방한 트렌드입니다만, 아직 이보다 책 내용에 근접한 제목은 찾지 못했다고 이 연사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1) 저는 지난 3월 동물원을 탈출했던 얼룩말 세로의 기사가 정말 마음 아팠어요. 주택가를 돌아다니다가 마취총을 맞고 생포됐었죠. 최근에는 '코코'라는 여자친구를 만들어줬다는 기사를 봤는데... 왜 저는 그 기사가 장난스럽고 괜히 불편하게 느껴지던지. @치폴리노 님의 답변도 저와 같은데, 남겨주신 글을 읽으며 새로운 정보를 또 알아갑니다. '거취 이동 현상'이었군요. "공감하기 위해 인간적인 서사를 부여하지 말고, 공감보다도 권리로서 접근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는 말씀도 인상 깊네요. 2) 이 모임에 참여하고 계신 @Jonas 님의 추천을 통해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그믐의 '모집 중' 탭에서 우연히 이 모임을 발견하고, 관심 있게 지켜만 보다가 느지막이 참여해 보았습니다. 이 책을 처음 추천받고 목차를 보는데 굉장히 흥미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흥미롭다고 말하는 게 조금 조심스럽지만, 눈길이 가는 주제들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21페이지에 있는 "이 책의 목적은 사자에게 역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좋았습니다. 노동자에게 권력이 있듯이 동물에게도 권력이 있고, 사람을 감동시키고, 변화시키고, 세계를 바꾸는 영향력이 있다는 문장도요. 남은 17일 동안 부지런히 읽으면서 잘 몰랐던 동물들의 서사에 대해 더 깊이 알아가고 싶습니다:) 3) 저는 부제가 좋았습니다. '매혹하고 행동하고 저항하는 동물의 힘'이라는 부제요. '동물권력'이라는 책 제목도 강렬하게 다가오긴 했습니다. 살짝 뜬금없지만, 책 표지의 사진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사실 영화 '혹성탈출'이...(죄송합니다)
저도 혹성탈출 생각났어요. 🥰
저도 마찬가지 ㅎ
저도요. ㅎㅎ '혹성탈출' '동물권력' 둘 다 네 글자라 더 유사성이 ㅎㅎㅎ
사실 표지 결정하는 단계에서 편집자도 그 생각을 했습니다. :)
안녕하세요, 편집자 Y입니다. 제가 최근 접했던 인상적인 뉴스는 28년 갇혀 살던 실험실 침팬지(이름은 ‘바닐라’라고 하네요)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늘을 봤을 때의 반응을 짧게 담은 기사였어요.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98053.html 이 침팬지는 1995년 태어난 뒤 2년간 영장류 실험 연구소(LEMSIP)의 철창에 갇혀 지내다가 연구소가 폐쇄된 이후 지붕이 없는 작은 우리에 갇혀 있었다고 합니다. 태어나서 28년 동안 하늘을 보지 못하고 산 겁니다. 그러다가 최근 보호구역에 합류하면서 처음 하늘을 보게 된 거죠. 하늘을 처음 본 침팬지의 반응을 보니 어찌나 미안하던지요. 기사를 읽자마자 『동물권력』에서 다룬 교차 양육 실험이 떠올랐어요. 침팬지 ‘바닐라’가 어린 시절 잠깐 지냈던 영장류 실험 연구소(LEMSIP)를 ‘님 침스키’라는 유명한 침팬지가 거쳐 간 적 있거든요. 당시 ‘님 침스키’는 수화 연구에 투입되었는데 폭력성 등을 이유로 연구가 중단되었고, 나중에는 연구소의 재정 문제가 불거져 LEMSIP에 팔렸습니다. 과학은 (사람과 비슷하다는) 영장류를 손쉽게 연구 대상으로 삼아 수화 실험이니, 생체 실험이니 하는 것들을 진행하지만 영장류의 삶 자체를 들여다보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습니다. (16장에 등장하는 ‘말하는 유인원’들의 이야기를 읽어 보면 눈물이 날 거예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부터 천천히 책을 읽어 보도록 할게요. 프롤로그를 한번 짚어 보겠습니다. 프롤로그에서 함께 이야기해 보고 싶은 주제는 ‘탈출하는 동물들’입니다. 최근 동물원을 탈출한 동물들의 소식이 많이 들려옵니다. 얼룩말 세로, 침팬지 알렉스와 루디, 암사자 사순이... 이들의 말로는 대부분 잠깐의 자유 끝의 사살입니다. 탈출하는 동물들에게 우리 밖의 세상은 마치 죽음 이후의 세계처럼 완전한 미지의 곳이겠지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도 본능적으로 알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출을 해내는 동물들의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다음은 저자 남종영 기자님이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여러분의 댓글을 열렬히 기다리고 있으시다는 후문입니다). 1. 동물이 저항한다는 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2. 얼마 전에 캠핑장 근처의 사설 우리에서 사자가 탈출했습니다. 태어나서 하늘도 몇 번 쳐다보지 못한 불쌍한 삶이었죠. 당신이라면 도망가도록 도와주시렵니까? (참고 기사) √ https://youtu.be/s8Df4yvk1mEhttps://www.hani.co.kr/arti/animalpeople/human_animal/1104366.html ★★★ 프롤로그에 적힌 문장, ‘탈출하고 공격하고 파업할 수 있기에 동물에게 권력이 있다. 사람을 감동시키고, 변화시키고, 세계를 바꾸는 영향력이 있다.’와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물론 다른 화제를 던져 주셔도 괜찮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동물들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이 얼마나 편협했는지를 계속 느끼는 중이에요. 감히 너무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것 같아 자기반성도 이어지고 있고요. 그들에게도 야생의 삶과 가축의 삶 중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참 부끄럽습니다. "우리가 동물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경계해야 할 것은 '인간이 주인공'이라는 도그마다. 우리 역시 인간이기 때문에, 역사의 목적은 지금의 인간이라는 지독한 자기중심주의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생명의 역사와 자연의 세계는 보이는 것 이상으로 복잡한 그물로 얽혀 있다는 점을 우리는 상기해야 한다. 우리가 초월자의 위치에서 동물을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아니며, 동물도 인간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복기해야 한다." - p.57 이 문장이 강렬하게 다가왔는데, 그런 의미에서 1번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답을 해보자면, 말이나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저항이라고 말해도 될지 조심스럽지만, 책에 등장하는 돌고래와 조련사의 모습을 보면서 느꼈어요. 조련사의 말을 따르지 않고 반항하고 태업하는 그들의 모습과 그런 돌고래를 화나게 하지 않기 위해 신경 쓰는 조련사의 모습, 말과 마부 사이도 그렇고, 모든 관계는 상호적이라는 말씀에서도요. 근데 이 글을 쓰는 순간조차 저는 인간이 주인공이라는 도그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야생에 있는 그들의 모습이 아닌, 우리 안에 갇혀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저항을 찾고 있으니까요. 2. 영상과 기사 모두 잘 봤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프면서도 한편으론 화도 납니다. 뉴스 영상에서 유독 귀에 들어온 문장은 "다행히 특별한 피해 없이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인데, 사자가 사살된 것은 이 문장에서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는 것일까 생각이 깊어집니다. 만약 저 또한 그 현장에 있었고 문자를 받았다면 겁을 질려 어서 빨리 이 상황이 해결되기를 바라겠지만, 그렇다고 또 자신 있게 도망가도록 도와줄 수 있다! 고 말하지도 못하는 제가 참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자기반성을 많이 하게 되네요.
1. 동물의 저항은 항상 목격되어 왔습니다. 고속도로에 돼지를 싣고 가는 트럭에서 그 울음소리를 들어봤다면 그 소리는 있는 힘껏 싫다는 의사의 표현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한 사례는 워낙 많죠. 고삐가 채워진 소가 사람과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도 있고, 계란을 가져가려고 할 때 사람의 가슴 높이까지 점프하며 덤벼드는 닭의 모습을 볼 때...(전 어렸을 때 할머니집에서 장닭이 저에게 덤벼든 경험이 있어서 솔직히 지금도 닭이 무섭습니다. 2. 당장 그런 사자를 제가 어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글쎄요... 그래도 신고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광의의 의미로 탈출을 돕는 거라고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우리로 보내는 결과여서 큰 차이가 없을지... 그 대상이 사자이다보니 선뜻 자연으로 돌려보내는건 무섭기도하고, 왠지 방치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자기랑 같은 개체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0이기도 하고요..)
1.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집단적으로 절벽에 떨어지는 동물들을 봤어요. 나레이터는 그 장면을 동물들이 자살하는 거라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충격적이었지만 전후관계나 사실여부는 모르겠어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동물이 저항할 수 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10년 넘게 같이 살아온 고양이도 귀찮게 굴면 가차없이 할퀴는데 야생동물은 더하겠지요. 2.탈출한 그 사자를 제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1) 전 최근 몇년 여러 책과 다큐를 보며 편견을 깨고 있는데요. 인간이 크게 나을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위주로 생각해서 그렇지 동물은 동물이 할 수 있는 저항을 항상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울음 소리를 내고 도망치는 것도 저항이고 인간이 강해서 동물을 맘대로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인간도 다른 생물이 없이 살 순 없잖아요. 다 같이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도망가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그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안전하게 돌볼 수 있는 단체에 신고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적극적으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듭니다.
1. 동물이 저항 또는 반항을 할 수 있냐에 답을 하려다 보니 '저항'이 과연 무엇인지를 묻게 되네요. "어떤 힘이나 조건에 굽히지 아니하고 거역하거나 버팀." 이라고 인터넷 사전에 나오는데 동물들도 자유의지가 있으니 저들 맘대로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는 것은 알겠지만 인간이나 혹은 다른 외부의 어떤 힘에 있어 끌려가지 않고 버틴다? 생각해보니 가능해요. 반려견을 동물병원에 데려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녀석들도 뭔가 저 쪽으로 가면 아팠다! 라는 걸 기억하고 그 방향으로 안 가려고 몸에 힘을 주고 반항하거든요. 아주 작은 단위의 저항이고 반항이지만 분명 동물도 싫다고 저항할 수 있는 존재들이죠. 2. 탈출한 사자가 늙고 유순하다고는 하지만 당시로서는 아무래도 맹수다 보니 사건을 맡은 담당 쪽에서는 인간의 안전 문제에 관한 다급함이 있었을 것 같아요.
1. 동물이 저항한다는 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 견주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일 아닐까요? 견주가 목줄을 팽팽히 당기는데도 개들이 흥미로운 냄새를 더 맡고 싶거나 자기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가고 싶어서 거기에 저항하는 모습을 흔히 봅니다. 개가 사람에 질질 끌려가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견주가 한숨을 쉬며 개를 기다리거나 산책 경로를 바꾸는 경우도 있죠. 동물의 주체성은 동물을 잘 관찰하기만 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사례를 말씀드리면, 저희 부모님 개가 저한테 아주 교활하게, 효과적으로 저항합니다. 다른 가족이랑 산책을 나갈 때는 안 그러는데 저하고만 밖에 나가면 얼마 걷지 않고 안아 달라고 매달립니다. 개가 어릴 때 겨울에 제가 품에 안고 몇 번 산책을 했더니 그게 너무 편했나 봐요. 제가 안아주지 않으면 발을 멈추고 걸으려 하지 않습니다. 이 개가 고집도 있고 시간도 많으니까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 보면 결국 제가 집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개가 다리가 아픈 거 같은데 안아주세요” 하고 한 마디씩 하고요. 개를 안지 않는 저희 아버지나 조카들이 밖에 데리고 나가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개의 다리 관절은 여러 번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아주 튼튼하다고 하네요. 저렇게 걷지 않겠다고 저항할 때도 공 던지기를 하자고 하면 미친듯이 달리고요... ㅎㅎㅎ
2. 얼마 전에 캠핑장 근처의 사설 우리에서 사자가 탈출했습니다. 태어나서 하늘도 몇 번 쳐다보지 못한 불쌍한 삶이었죠. 당신이라면 도망가도록 도와주시렵니까? : ‘한 마리당 14㎡(약 4평) 면적과 2.5m 높이의 펜스만 갖추면 사육이 가능하’다니... 사자의 불행한 삶을 생각해보면 가슴이 쓰립니다. 그러나 제 답은 아주 빠르게 ‘아니오’입니다. 사살이냐 마취냐 같은 질문이라면 고민의 여지가 있었겠지만, 사자가 도망치는 것을 돕겠느냐고 물으신다면 그렇습니다. 그런 빠른 ‘아니오’의 밑바닥에 인간중심주의가 있음을 알고, 그 인간중심주의가 지나치게 편의적이라는 사실도 압니다. 그래도 제가 인간인 이상 인간의 고통을 더 우선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고, 아직까지 인간을 중심에 놓지 않는 윤리는 저에게 너무 막연하고 비현실적으로 다가오네요. 지금 저한테 궁금한 것은 인간의 고통을 동물의 고통보다 더 신경 써야 할 타당한 철학적 근거가 있는지, 인간중심주의를 택하더라도 인간이 대체 얼마나 중심이어야 하는지 등입니다. 책 읽어가면서 잘 배우겠습니다. 그나저나 문장이 참 편안해서 아주 쑥쑥 읽히네요.
1. 영국에서 동물에 대해서 공부할 때, 동물의 저항을 두고 한참 씨름을 했어요.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학자들도 이것 가지고 씨름을 했더라고요. 그래서 동물의 의도가 있느냐, 의도를 무엇으로 볼 것이냐, 이건 인간중심적인 접근이다 등등... 물론 동물이 거사 계획을 꾸미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스크럼을 짜서 청와대에 진주하는 것처럼 저항하진 않겠죠. 그렇다고 동물이 아무 생각없이 저항하는 것도 아닐 거예요. 제이슨 라이벌이라는 학자를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동물원을 탈출한 호랑이의 사례에서 출발해, '동물의 저항'에 대해 아주 급진적인 생각을 주장합니다. 이 기사가 하나의 도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 동물이여 저항하라'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707515.html 2. 그 사자는 처음으로 해방감을 느꼈겠지만 동시에 공포와 불편도 느꼈을 거 같아요. 한번도 우리에서 나온 적이 없었으니까요. 개농장에서 식용으로 길러지는 개들은, 문을 열어주어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해요. 한 번도 그 공간을 벗어난 적이 없으니까요. 애써 꺼내서 풀어놓으면, 생애 처음 밟는 흙 위에서 그만 무너져내린다고 합니다. 제대로 걸어보질 못했을니까요. 그럼에도 사자는 밖으로 뛰쳐 나왔지요. 어쩌면 모든 생명에게 보편적인 자유에 대한 본능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동시에 사자는 밖에서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죠. 설사 세렝게티 초원에 방사해도 그는 적응 못하고 죽을 거예요. 한번도 사냥이나 생존에 대해 배운 적이 없으니까요. 실제로 최근 제주 바다에 방사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지금까지 감감 무소식이에요. 아마도 죽었을 가능성이 크죠. <어린왕자>에 한번 길들인 것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죠. 저는 사자가 밖으러 나왔을 때, 그 책임에 대한 생각이 더 깊어지더라고요. 동물에 대해선 절대 감상주의에 빠져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관련해서 제가 쓴 칼럼인데요. 한번 읽어보세요. '돌고래의 죽음과 야생방사 실적주의'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076950.html
동물원에 가두지 않고 살 수 있는 방안들을 생각해 보고 중단 없이 시도해 보아야 좋은 대안이 나올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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