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34.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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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은 아니지만 비건 지인들이 많아서 비건 페스타 같은 행사를 자주 방문하곤 하는데 고기맛과 거의 흡사한 대체육 신제품들을 접하게 됩니다. 이들의 비건 재료를 활용한 고도화된 레시피와 식품 첨가물의 과정을 떠올리면 해당 소설의 작중 화자가 겪은 수술 과정의 디테일과 크게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네, 기후 위기를 포함한 생태 환경 이슈를 오랫동안 공부하고 취재해온 처지에서는 대체육에는 양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어요. 고기 소비를 줄여보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대체육을 먹어야 할 정도로 고기 맛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그냥 고기 먹는 횟수를 줄이고 식물 식감을 그대로 살린 채식 식단 비중을 늘리는 정도로 충분하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공교롭게도 <세계일보> 기자 출신으로 지금은 환경 싱크탱크에 있는 윤지로 기자도 같은 고민을 하셨더라고요.)
탄소로운 식탁 - 우리가 놓친 먹거리 속 기후위기 문제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다. 탄소중립을 외치지만 지구온난화는 더 악화되는 때, 먹거리와 온실가스 문제를 엮어 취재·연구한 책이다. 먹거리와 기후의 연관성에는 ‘무심’한 우리에게 기후위기를 만드는 먹거리의 여정과 식량 시스템을 낱낱이 알려준다.
책 추천 감사합니다. 잠시 훑어보니 한국은 의외로 해산물 섭취 전세계 1위의 나라였네요. 방사능 오염수 방류 당일에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아무래도 해산물 섭취 1위는 3면이 바다이다보니 전통적인 식단이 해산물을 베이스로 구성된 탓 같기도 하네요. 음식은 문화권의 정체성이고 습관이라서 잘 안 바뀔 거 같은데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도 불구하고 해산물 섭취가 줄어들긴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데이터 시대의 사랑> AI가 커피숍의 고객과 피고용자들을 활동 데이터화하는 컨셉 영상인데 소설 내용과 겹쳐서 링크를 가져와봤습니다. https://twitter.com/lukasbenzlcom/status/1692543968829985124
팟캐스트도 뒤이어 잘 들었습니다. 제가 상식이 부족했는데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관련해서 YG 님이 부연 설명을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메롱이 @연해 제가 방송에서 자세하게 설명을 드리지 못했는데 '악의 평범성'에 대한 후속 연구를 소개한 이런 기사도 있습니다. 제목이 도발적이에요. "아렌트는 아이히만에게 속았다!"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8883.html
결국 그는 책의 결말처럼 능동적 가해자였군요. "지배 체제의 억압과 폭력의 행위자들은 수동적으로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가해자들로 형성되고 재형성되며 집단적인 정치적 사회화를 통해 파고력을 증대한다."는 문장이 섬뜩하게 느껴집니다. 처음부터 평범하지 않았던 이들도 있지만, 어느 순간 그 선을 넘었음에도(수동에서 능동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일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요. 여러 가지로 생각할 지점이 정말 많았던 소설이었어요. 저는 전편을 통틀어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이 가장 좋았답니다. 사전 지식이 많이 부족했는데, @YG 님 덕분에 더 많은 것을 알아가네요.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얘기는 많이 나눴으니 다른 작품도 함께 얘기해보면 좋겠습니다. 저는 표제작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과 두 번째 실린 「당신은 뜨거운 별에」도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답니다. 특히 「당신은 뜨거운 별에」를 좋아하는 독자도 많더라고요.
@YG 저요 저요! 저는 「당신이 뜨거운 별에」가 단연 제일 좋았어요 흑흑 몇 년 전에 나온 작품임에도, 최근 다수 등장하는 모녀 서사들보다 현실적인 진짜 엄마와 딸 간의 애증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천재적인 엄마 과학자, 영재교육에서 벗어난 딸, 자기 갈 길을 오만하게(?) 가는 엄마, 결국 혼자서는 생존할 수도,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는 상황에 각성, 딸에게 보내는 구조의 메시지, 딸의 명석한 해석과 이어지는 소통, 상처를 딛고 뻗는 구원의 손길, 방송이 추구하는 대중성에 걸맞는 기상천외한 구조 작전, 사랑과 연결의 마무리로 끌어안음까지... 갑자기 엄마의 젊은 날을 이해하며 훅 이해하고 연대하며 치유받는 흔한 전개들보다 훨씬! 마음이 움직였어요 ♡ (「저희도 운전 잘합니다」 읽고 다시 오겠습니다! ㅎㅎ)
오! 저도 <당신은 뜨거운 별에>도 좋았습니다. 원탑은 <알래스카의 아이히만>이기는 했지만요(하하). 저도 @수북강녕 님의 말씀처럼, 이 편을 모녀의 서사로 읽어서 더 많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 엄마와 딸의 미묘한 심리전(?) 같기도 했는데 결국은 둘이 힘을 합쳐 작전에 성공하는 모습까지! 너무 좋았습니다. 중간중간 딸의 독백을 잘 표현한 문장들도 좋았고요. 개인적으로는 '마리'라는 캐릭터에도 애정이 생겼답니다:) 근데, '저희도 운전 잘합니다'는 어디서 읽을 수 있는 것일까요?(흑흑)
아, 출판사 엘렉시르(문학동네)에서 격월로 나오는 잡지 <미스테리아> 44, 45, 46호에 세 번에 나눠서 연재가 되었습니다. 연초만 하더라도 이 작품을 표제작으로 쓰실 계획이셨던 것 같은데 분량이 넘쳐서 혹은 작품을 선별하고 배치하는 과정에서 따로 내실 궁리를 하신 모양입니다.
참, 이 중편의 주인공이 연지혜 형사입니다. 네, 『재수사』(은행나무)와 같은 세계관입니다.
재수사 1우리의 소원은 전쟁》 《한국이 싫어서》……. 날카로운 지성과 거침없는 상상력,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우리 삶과 연관된 가장 사실적인 순간을 포착해온, 그야말로 장르불문의 올라운더 소설가 장강명의 신작 장편소설 《재수사》가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된다. 6년 만의 장편소설이다. 강력범죄수사대 소속 형사 연지혜가 22년 전 발생한 신촌 여대생 살인사건을 재수사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이 소설은, 치밀한 취재로 만들어낸 생생한 현장감, 서사를
재수사 2우리의 소원은 전쟁》 《한국이 싫어서》……. 날카로운 지성과 거침없는 상상력,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우리 삶과 연관된 가장 사실적인 순간을 포착해온, 그야말로 장르불문의 올라운더 소설가 장강명의 신작 장편소설 《재수사》가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된다. 6년 만의 장편소설이다. 강력범죄수사대 소속 형사 연지혜가 22년 전 발생한 신촌 여대생 살인사건을 재수사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이 소설은, 치밀한 취재로 만들어낸 생생한 현장감, 서사를
@YG @연해 <미스테리아> 44,45,46호는 은평한옥마을 동네책방 수북강녕에 오시면 읽으실 수 있습니다 「저희도 운전 잘합니다」는 제목과 마지막 장면의 수미쌍관적인 반전이 있는 데다(저의 편견을 부수는 제목이었습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실제 제주의 볼거리, 먹거리, 동선을 그리며 읽었습니다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에 이 작품이 실리는 게 좋지 않았을까 하신 YG님 말씀에 따라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문득, 성로봇을 '인형의 집' 속 노라로 의.인.화하여 쓰신 장강명 작가님의 또다른 SF 단편 「노라」가 실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노라」 역시 수북강녕에 오시면 만나실 수 있으며, 짧은 작품이기 때문에 금방 완독 후 저와 이야기 나누실 수 있답니다 ㅎㅎ ^^
당신이 보고싶어하는 세상은 한번으로 끝난 건가요? 소식이 안 와서 진행하는 줄도 몰랐네요 ㅎ 그리고 방송이라 함은 어떤 방송인가요?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읽기는 끝난 건가요?
앗, 방송은 'YG와 JYP의 책걸상'이라는 책 팟 캐스트입니다. 네이버 오디오클립, 유튜브 등에서 검색해서 들으실 수 있어요. :)
아스타틴 가장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작가님이 영상화를 생각하시고 쓰셨을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리우드 시나리오가 생각이 났거든요. 머릿속에서 영상이 그려지듯 떠올리면서 따라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와! 배우 고아성 씨 주연의 영화 <한국이 싫어서>가 부산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군요. 장 작가님 작품 대부분이 영화나 드라마로 판권이 팔렸지만, (제가 알기로는) 아직 현실화된 것이 없었는데 이제 한 편, 한 편 나오네요. 기대됩니다.
컨텐츠라는 게 생선 같아서 시기를 놓치면 맛이 변질되곤 하는데 이번 작품의 영화화는 오히려 숙성이 잘 된 거 같은 느낌이 드네요. 주기적으로 한국이 싫어지는 쿨타임이 돌아오고 덕분에 타이밍상 적절한 거 같습니다. 개봉 시기를 잘 조율해서 흥행에도 성공했으면 좋겠네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나저나 자기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부산 영화제 개막작이 되면 기분이 어떨까요? 장강명 작가님이 처음으로(!) 부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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