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작가축제X푸른숲] 위화 작가님의 <허삼관 매혈기> 함께 읽기 챌린지

D-29
일락이의 출생의 비밀 때문에 결혼 생활 내내 고통 받았던 허옥란이 아닐까해요. 요즘 같은 세상에는 친자확인이란게 있어서 증명이 금방 될텐데. 아마 생활 수준을 봤을 때 요즘이라도 힘들지 않을까 싶긴하네요. 또 차라리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남는 것이 덜 소원한 사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구요. 끝까지 허삼관의 옆을 지키는 허옥란을 보고 부부의 의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되네요.
일락이요. 태어난 것은 본인의 의지도 선택도 아닌데 이리저리 방황하고 고구마 먹이고 그럴 때 정말 서럽고 억울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나중엔 허삼관이 자신의 피를 팔아서라도 지켜주긴했지만 처음엔 너무 안타깝고 불쌍했어요.
눈물이 주루룩~ 일락이가 아버지들에게 내쳐져서 떠돌때 그의 존재자체가 서글펐어요. 책장이 넘겨지지 않다가 허삼관의 등에 업혀 가서 국수를 먹는 일락이의 존재에 응원을 힘차게 보냈습니다. 어렸고 그 시대에 태어났기에 그냥 보낸거 같은데 그 상처가 잘 치유되길바래요~
먼저 허삼관매혈기 초반에 느껴지는 위화작가님의 특이점이라면 독백과 방백과 제3자의 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게 제일 눈에 띄었어요. 마치 고대 희곡의 코러스 같았던 부분들이 인상깊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습니다. 허삼관(에게 이입...까지는 안됐지만 어쨌든 주인공인 그)에게 느끼는 여러 감정들 외에 가장 감정을 가지게 된 건 일락이요. 아부지가 좋아서 아부지랑 할 일을 찾고 그 옆에서 거들 일을 찾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여러번 부정당했을 때 어땠을까, 아이가 견딜 수 있는 슬픔이였을까 싶었습니다.
일락이가 어린 나이에 이 집 저 집 치이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자기 잘못도 아닌데 상처받고 하기 싫은 일을 하는 장면들이 자주 나와 읽는 제가 너무 화나고 슬퍼지더라고요
전 일락이에게 마음이 갔습니다. 친자가 아니라 한들 키운정이 있을텐데 그렇게 매정할 수 있을까? 9살 밖에 안 된 아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모진말들을 쏟아내는걸까? 그럼에도 허삼관을 아버지라고 따르는 일락이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일락이를 생각하니 너무 마음 아팠네요.
"일락이가 대장장이 방씨네 아들 머리를 박살 냈을 때 피를 팔러 갔었지. 그 임 뚱땡이 다리가 부러졌을때도 피를 팔았고, 그런 뚱땡이 여자를 위해서도 흔쾌이 피를 팔다니 피가 땀처럼. 덥다고 솟아나는. 것도 아닌데..... 식구들이 오십칠일간 죽만 마셨다고 또 피를 팔았고 앞으로 또 팔겠다는데...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고생을 어떻게 견디나..... 이. 고생은 언제야 끝이 나려나...."
허삼관 매혈기 P.171,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요즘은 법원도 없고,경찰도 없다구. 요즘에 가장 많은 건 바로 죄명이야. 아무거나 하나 끌어와 대자보에 써서 척 붙이면 당신은 손쓸 필요도 없이 다른 사람들이 그를 잡아다 작살을 낸다 이 말씀이야...... p216
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여러분 안녕하세요!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렀네요. 이제 비도 내리며 아침 저녁으로는 날도 많이 선선해졌어요. 저도 일락이는 무슨 죄인가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답니다. 거기서는 작가님의 서문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었어요. 작가님은 사람과 운명은 따로 가다가도 함께 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한 편이라고요. 일락이도 분명 인생역로를 넘으며 살아남아 저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갔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을 드릴까 해요. 이 책이 지금도 유효한 이야기라면, 그것은 왜일까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추천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그동안 책을 함께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
한 가정에서 굉장히 큰 문제일 수 있는데 그렇게 슬기롭지는 않지만 애증의 시간을 거쳐 끝내는 가족을 위하는 그 마음이 애틋하네요. 일락이도 아마 삐뚤어지지 않고 잘 컸다면 그것 또한 애정을 많이 받고 자란 덕분 아닐까 싶고요. 이 책을 추천한다면 그래도 위화 작가의 책을 한 권이라도 읽었거나 영화로 접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하고 싶네요.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또 소설보다도 현실이 더 혹독할때도 있으니까요 지금과 다른 시대 다른 나라의 이야기지만 삶의 고단함은 비슷한것 같습니다. 소설을 잘 안 읽는 친구들에게 추천하고싶습니다.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허삼관 매혈기는 나름의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작가의 문장과 잘 어울어져서 '그래도 살아있으니 행복을 느끼고 의미가 있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선 질문이었던 안분지족하는 삶을 깨닫게 하기도 하고요 이야기에서 삶의 의미,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쉽게 슥슥 읽혀서 명저를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더욱 추천해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족과 인생의 이야기는 늘 후대에 교훈을 주고 삶의 지혜를 주는 것 같아요. 전대든 후대든 다 각자의 인생사이지만 결국 보편적인 큰 힘을 갖게 되는 것이 가족이야기와 인생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처음엔 자기 자식이 아닌 것을 알고 차별도 하였지만 결국 자기 피를 팔아서라도 일락이를 지키려고 했던 허삼관의 부정은 감동적이었어요. 이 책은 가족의 의미와 인생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지금처럼 우리나라가 가족간에도 각박하고 무정한 시대에 일독을 권하고 싶어요.
하소용은 일락이의 멱살을 잡고 몇 발짝. 움직이다가. 더 이상 들지 못하겠다는지. 내려놓고 질질 끌기 시작한다. 일락이는 죽을힘을 다해 자기 옷깃을 움켜잡은 채 이름 악물로 씩씩거렸다.
허삼관 매혈기 186페이지,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됐어. 더 시키면 다 못 먹는다구. " 돼지간볶음 세 접시와 황주 한 병. 그리고 두 냥짜리 황주 두 사발을 마주한 허삼관의 얼굴에 비로소 웃음이 피어났다. 그가 돼지간볶음을 입에 넣고 황주를 마시며 말했다. "내 평생 이렇게 맛있는 돼지간볶음은 처음이야. "
허삼관 매혈기 p.330,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힘을 팔았으니 그럴 수밖에. 우리가 판 건 힘이라구.
허삼관 매혈기 p.31,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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