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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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린농부
젊을 때는 내가 누구인지, 더 많이 알기 위해서 떠나는 여행이라면 점점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으로 부여된 여러 역할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점이 인상적
김새섬
“ 어차피 알 수 없다는 것. 많은 것들이 그저 우연으로 결정된다는 것. 이런 태도로는 불가능한 것을 통제하려는 충동은 줄일 수 있겠지만, 필연적으로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p.108, 김영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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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사피엔스
아니, 인터넷 시대가 되면 수요가 줄어들 거라던 여행은 오히려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p. 93, 김영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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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사피엔스
“ 이 여행이 매우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바로 이 순간, 완성된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매주 금요일 밤이었다. (...) 예상치 못한 각도에서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찍힌 자기 모습을 처음으로 보게 된다. ”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p. 101, 103, 김영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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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사피엔스
“ 여기에서 일종의 카프카적 상황이 발생한다. 수십 명이 프로그램에 관여하지만 이 여행의 전부를 경험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 그러니까 <알쓸신잡>이라는 이 이상한 여행은 화면에서는 밝고 유쾌한 나들이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성'을 향해 나아가는 건축기사 K나 조지프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의 여정을 닮았다고 할 수 있다. (...) '성'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다니지 말고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 이 순간은 유일하며 다시 오지 않는다. ”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p. 104, 107, 110, 김영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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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사피엔스
흔히들 통제할 수 없는 것에는 신경을 쓰지 말라고 한다. 비슷하게 이 챕터에서는 '통제할 필요가 없는 것들을 통제하려 하지 마라'라고 말하는 느낌을 받았고, '지금에 충실하면 원하는 것이 따라오게 되어 있다'는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아웃풋사피엔스
바야르는 오히려 필리어스 포그의 이런 태도는 여행지의 디테일에 함몰되지 않고 총체적 시각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p. 112, 김영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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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사피엔스
사실 이 부분에서는 직접 경험하지 않은 필리어스 포그를 비난할 줄 알았습니다. 반면에 작가는 직접 경험하는 것이 어찌 보면 시야를 좁게 만들거나 편향된 생각에 휩싸이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방식은 총체적인 시야를 가지고,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죠. 내용을 주욱 읽고 나서는 이 말에 설득되었습니다. 최근 스타트업과 관련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저는 제가 스타트업에서 겪은 상황을 토대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른 사람과 견해 차이가 생기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직접 느껴봤기에 스타트업에 대한 저의 시각을 포기하지 못했던거죠. 하지만 이 글을 보며 오히려 외부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더 총체적인 시야를 가지고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쑤린농부
저도 이 부근의 내용이 꽤나 충격적이었어요.
영국인 탐험가가 수에즈에 가서도 배에서 내리지 않고, 하인이 본 것을 들은 것만으로 책을 썼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던 그 챕터의 시작에서 저 또한 그 영국 귀족의 오만함에 코웃음을 쳤는데요. @아웃풋사피엔스 님의 말마따나 챕터를 다 읽고 나서는 오히려 여러 정보를 듣고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도 정보로서의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본 것에만 매몰 되지 않아야 한다는 작가의 말은, 저 또한 제가 경험한 것에만 생각을 제한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우리가 '언플래트닝'에서 봤듯이 내 시각과 다른 사람의 시각이 만나야만 온전해지는 입체가 될 수 있을테니 말이죠.
그런면에서 저는 이러한 생각의 부딫침을 연애의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배웠던것 같아요.
김새섬
생각의 부딪힘이라는 이야기가 참 좋네요. 이 분야 최고봉이 책인 것 같아요. 실제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게 제일 좋긴 하지만 아무래도 시간적, 경제적 비용이 꽤 크지요. 책은 단 돈 만오천원으로 (도서관에서 빌리면 이마저도 공짜) 저와 완전히 다른 시공간의 사람들이 주장하는 각양각색의 논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수 있어 좋아요.
아웃풋사피엔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존재가 되면 굳이 그림자가 없어도 된다는 것이다. (...) 자주 떠도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오디세우스와 같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게 된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p. 129, 132, 김영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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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사피엔스
일단 누군가를 신뢰하기로 마음먹으면 우리의 정신 속으로 평안함뿐 아니라 자극과 흥분이 파고들어온다. 신뢰란 다른 생명체와 맺어지는 관계 가운데 가장 큰 기쁨을 준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p. 143, 김영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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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사피엔스
“ 여행자는 낯선 존재이며, 그러므로 더 자꾸, 명백하게 분류되고 기호화된다. 국적, 성별, 피부색, 나이에 따른 스테레오타입이 정체성을 대체한다. 즉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게 아니라 그저 개별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p. 155, 김영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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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사피엔스
예전 여행할 때 느낀 감정이라 너무 공감되어 수집한 문장입니다
아웃풋사피엔스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던 시절이면 나는 무엇에든 쉽게 중독되어 자신을 잊기를 바랐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p. 178, 김영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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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사피엔스
“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무력함을 느낄 때는 강박적인 수집이 기분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뮌스터버거가 지적하듯, 유일한 위험은 여느 강박과 마찬가지로 수집 습관이 "신나는" 일에서 "파멸적인" 일로 바뀌는 어떤 지점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p. 31, 룰루 밀러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충격적인 데뷔작! 집착에 가까울 만큼 자연계에 질서를 부여하려 했던 19세기 어느 과학자의 삶을 흥미롭게 좇아가는 이 책은 어느 순간 독자들을 혼돈의 한복판으로 데려가서 우리가 믿고 있던 삶의 질서에 관해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엄연한 하나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하고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질문이 살아가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진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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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사피엔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한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무력감을 느낄 때 자신을 잊거나 또는 효용감을 느끼기 위해 자신이 지배할 수 있는 무언가를 향해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상황. 많은 사람들이 한 번씩은 겪어 봤을 것 같습니다.
아웃풋사피엔스
땅 멀미라는 말이 있다. (...) 흔들림에 익숙해진 사람에게 찾아오는 낯선 단단함. (...) 그러나 여전히 나는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곤 한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p. 206, 김영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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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소개한 책과 같은 이름의 에피소드 꼭지가 있어요.
<그림자를 판 사나이> 라는 책은 한 사나이가 악마에게 그림자를 판 뒤 대가로 엄청난 부를 얻었지만 그로 인해 인간사회에서는 속하지 못하게 된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네요. 별 역할도 없는 그림자였지만 우리와 남들을 구분짓는 필수요소로 기능했던 것이지요. 흥미로웠어요.
그림자를 판 사나이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19세기 소설 『그림자를 판 사나이』. 이제 막 자본주의가 태동하던 시기에 쓰인 소설로, 그림자를 판다는 재기발랄한 소재에서 시작해 극단적인 황금만능주의와 천민자본주의로 치닫는 현실 비판에까지 이른다. 현대의 고도 자본주의 사회에도 적용되는 비판을 한다는 점에서 소설의 텍스트가 시간을 초월해 유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21세기에 이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주인공 슐레밀이 자신의 그림자를 정체불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