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33. <나의 친구 스미스> & <사이렌: 불의 섬>

D-29
하지만 대회 준비하기 전까지의 주인공의 운동은 확실히 운동=건강이었어서, 저는 읽다보니 너무너무 PT를 받으러 달려가고 싶더라구요. 대회나 바프처럼 '보여져야하는 근육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만 아니면 사실 평생 PT하고 싶어요....
"감자~~~~~~!!!!"
생각해보면 웨이트 트레이닝은 이상한 행위다.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원판을 들었다가 잡아당겼다가 휘둘렀다가 하는 특정한 비일상적 동작을 반복한다.
나의 친구, 스미스 p.6, 이시다 가호 지음, 이영미 옮김
나의 친구, 스미스동네 헬스장의 ‘스미스 머신’을 벗삼아 웨이트트레이닝에 몰두하는 7년 차 회사원. 좀더 체계적으로 단련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보디빌딩 대회에 도전하지만 주위 상황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여성의 몸이 가지는 젠더성, 현대사회의 루키즘과 페미니즘을 참신한 관점으로 재해석한 소설이다.
사이렌 분명히 되게 감동하면서 봤는데(저도 올해의 예능이에요!) 이름들이 가물가물 해서 두번째 보기 시작했어요. 두번째 보니 안보이던게 보이네요? 예능을 두번 보게 하다니...책걸상의 힘인가 사이렌의 힘인가 @@
오늘 완독 했는데 결말이 제 생각과는 달라서 신선했습니다. 저는 슬램덩크식 결말을 생각하고 봤거든요. 진정으로 운동과 자기 몸을 사랑하는 사람의 결말답다 생각되어 좋았습니다. 한동안 읽히지 않던 책이 다시 읽혀서 그것도 너무 좋네요.
귀연사슴님은 어떤 결말 예상하셨어요? 저는 딱 이대로의 결말을 예상했어서 심심하기도 했지만 만족스러웠기도 해요. 읽으며 줄곳 속상했던 마음이 좀 풀렸달까요.
와 바나나님은 결말을 예상하셨군요. 저는 대회 나가는 장면까지도 입상은 못하나 좌절하지 않고 내년 대회를 준비해나가는 그런 흔한 스포츠 드라마 서사를 예상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끝이 난 결말이 좋았거든요. ㅎㅎ
'스미스'가 트레이너 이름인 줄 알았던 1인입니다. 우리나라 트레이너 쌤들 이름 (토미, 리키 등) 처럼 일본도 똑같구나 했는데 운동 기구 이름이었군요. 소설 소재로 헬스(?)가 나와서 일단 호감이에요. 이렇게 독특한 소재들 좋아요.
<사이렌:불의 섬> 이야기를 해보자면, 전 원래 서바이벌을 엄청 좋아해서 <더 솔져스> <강철부대> 등 여러 프로그램을 봤는데요, 보면서 여성 출연자가 없어서 항상 아쉬웠거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게 여성,남성을 섞은 팀을 만들자. 예를 들어 여성 2인, 남성 2인 그렇게 팀전으로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게 저의 상상력의 수준이었어요. 초등학교 계주 정도 생각했나봐요. ㅎㅎㅎ 그런데 <사이렌:불의 섬> 을 보고 알았어요. 그냥 여자들만 나와도 육체 예능 충분히 재미있다는 것. 여자들의 체력전도 "예능"으로 오롯이 설 수 있다는 것. 손에 땀 쥐게 하고 긴장감 있고 갈등 있고 다음 화를 기다리게 하고! 상업적 성공을 해야 그 다음이 있다는 게 쇼비즈의 비정한 논리이기 때문에 전 이 부분이 정말 반가웠어요. 출연진도 그렇지만 제작진 너무 멋짐.
사이렌을 2회차 보고 있으니...직업적인 디테일들이 눈에 들어와서 더 재밌군요. 회의할때도 등돌리고 앉아서 작전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군인팀, 눈으로 확인하고야 마음이 놓인다는 경찰팀, 불끄는데 수증기가 불을 확 감싸고 내려앉게 쏴야 한다는 소방팀의 팁까지 너무 재미있어요.
사이렌 2회차를 다 본 소감은 저는 군인팀이 젤 멋졌어요. 연합으로 협공을 두번이나 당해서 그렇지...사실 생존에 필요한 장기가 가장 많아 볼거리가 많았던것 같아요. 불도 잘 피우고, 매복, 정찰, 정보수집, 트렙도 만들고...과열되어서 빌런이 되어버린 점이 없지 않지만요. 운동팀은 다시 봐도 대단해요. 기지 위치도 시설도 별로인데 우승까지 하다니. 시즌2나올까요? 기대하게 되네요.
맞아요 군인팀이 욕도 많이 먹고 결국 이 프로에서 빌런의 역할을 했기도하고 사실 소화기 던지는 것 같은 행동은 욕먹어도 할말 없기는 했지만, 저도 군인팀이 제일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군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무조건 지켜야하고 무조건 생존해야하는 면모들이 많이 보였는데 군인들이 다 저분들 같다면 정말 든든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넷 다 정말로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목숨도 불사할 것 같아서 그 살기 띤 결기가 약간 충격적일 정도로 인상적이었어요. 현선씨였나 비오는 거 보면서 비오는 날이 공격에도 유리하고 죽기에도 좋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도 그런 게 느껴졌구요. 군인팀 멋있었어요..
군인팀 저도 멋있었고 기억에 많이 남아있어요. 룰 브레이커 같은 측면을 많이 보여주셨지요. 프로그램 보면서 전쟁이란 무엇인가 까지도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페어 플레이하는 운동 선수는 있어도 페어 플레이하는 군인은 없다. 군인은 페어하면 죽는다!! 프로그램 재밌었던 게 각각의 직업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군인은 페어하면 죽는다!! <- 이 말 너무 찰떡이에요. 맞아요 페어하면 죽죠 ㅋㅋㅋ ㅠㅠㅠ 정말 직업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점들이 재밌었어요.
최종 결승전은 군인 vs. 운동부가 흥미진진했을 것 같습니다. ^^(소방팀은 너무 순진)
시즌2가 나온다면 규칙을 좀 정교하게 하면 재밌을것 같아요. 연합은 아무래도 좀 별로인게 4:8은 너무나 한쪽에 불리하더라고요.
대회에 필요한 (근육 외) 모든 - 제모(의 부위도 종류도 많고), 필링, 태닝, 네일, 귀걸이/악세사리 등 - 꾸밈이 상세할 수록 낯설었어요. 저도 여성성이라고는 없이 살았나 봅니다. (근데 근육도 없음...)
네일, 귀걸이는 여성들만 준비하지만 태닝이나 제모 같은 건 남성 보디빌더들도 다 할 것 같아서 이 대회 준비가 딱히 여성성을 극대화한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요. (미소는 남자 참가자에게도 강요될 것 같고요.) 그보다 저는 보디빌딩 대회는 근육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완전히 맞춘 것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모임에 올려주신 댓글들을 읽어보니 책에서 묘사되는 그 대회는 근육을 포함, 인간의 전체적인 미를 보여주는 대회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얼굴이나 피부결 같은 것도 굉장히 중요하구나 싶으면서 운동에만 집중하고픈 참가자들이 현타 느끼는 시점이 분명 찾아올 것 같네요.
같은 이유로 가수가 되어 노래만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고, 배우면 연기가 제일 중요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고요...나는 그렇게 생각해도 세상이 받아들여 주지 않고..."보여지는" 직업들에 대해 생각해 보다가 슬퍼졌습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도 세상이 받아들여 주지 않고... 쓰신 글에 저도 슬퍼졌어요 ㅎㅎ 그렇지만 '보여지는' 직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회사를 다니든 내 가게를 하든, 먹고 살기 위해서든 혹은 사교의 목적이든, 다른 이들과 어울리는 모든 행위에 필요한 게 내 생각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 '받아들여지는' 모습인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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