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② 『같이 가면 길이 된다』 함께 읽기

D-29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자가 무리를 지어 경기장을 무너뜨리고 나오길 꿈꾼다. 경기장 안에 길을 열고 바깥길도 내는 방법을 고민한다. 거친 발톱끼리 손잡는 기적을 기다린다. 공감과 연대의 힘도 믿는다. 인간과의 연대도 기대한다. 여럿이 같이 가면 길이 된다, 그렇게 믿는다. 그런 믿음으로 글을 썼고, 그 글들을 이 책에 모아두었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15, 이상헌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제목이 조금 사무치는 한 주였습니다. 내가 너무 비약한 것일 거라, 너무 감상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일 거라는 탓?도 하고 싶지 않을 만큼 조금은 무기력했는데요.. 6부에서 '투표하러 가며 묻는다'를 읽으면서 그래도 같이 가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이 꼭지는 이 책에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꼭지이기도 한데요. ㅠㅠ 화를 냈다가 체념했다가 무관심했다가를 반복하는 와중에도, 각자 모두가 자기 몫의 총알을 가지고 있고, 그 총알은 나를 위한 총알인 동시에 다른 많은 이들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문장들에 힘이 났습니다. 알빠노, 누칼협이라는 말 정말 싫습니다. 나만 잘 사는 길 말고 함께 화내고 슬퍼하고 기뻐하면서 같이 갈 수 있는 길을 고민하고 싶다는 생각을 무척 많이 했습니다.
우리 모두 연대와 협력으로 차별이 없는 세상 만들어 보아요.
@이상헌 작가님의 다정한 답글과 @생각의힘 편집자님의 편집인을 넘어선 노동자로서의 경험까지도 귀하게 들을 수 있었던 19일간의 독서모임이었네요.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도 계속해서 의견과 생각 남겨주신 분들도 많으셨고요. 같이 갈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참여해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노동'이라는 주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모임은 여기서 끝이 나지만, 우리의 연대는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으며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곧 있으면 모임이 마무리 되겠네요-! 바쁜 일상으로 인해 같은 흐름으로 따라가지 못해 아쉽지만 작가님과 편집자님 그리고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 사실 저는 책 읽는 행위를 쉼의 하나로 생각해, 지금까지 큰 걱정없이 술술 읽히는 재밌는 책만 골라 읽는 편독자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시작할 때, 사실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사회 문제, 그중에서도 가장 삶과 직결되어있는 노동 문제를 다루는 책이라니. 읽는 내내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현실을 피하지 않고, 읽을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요. 그러나 작가님의 필력과 세상에 대한 다정하고도 냉철한 시선을 따라가보니 현실이 고통스럽다는 이유로 면밀하게 살펴보지 못한 제가 너무나도 부끄러워졌습니다. 타래를 따라가다보니 작가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더라고요. "그래도 끊임없이 말하는 말고도 달리 방법이 없을 듯 합니다. 우리가 지치고 포기하길 기다리는 '세력'은 질기고 강합니다." 저도 이전에는 사회 문제에 한참 관심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언제나 번번히 무너지면서 먼저 포기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이제는 힘을 잃지 않고 꾸준하게, 끊임없이 말하려 합니다.
북극을 가리키는 지남철(나침반)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바늘 끝을 떨고 있습니다. 여윈 바늘 끝이 떨고 있는 한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을 믿어도 좋습니다. 만일 바늘 끝이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합니다. (중략) 떨리지 않는 자는 기본적으로 지배하려는 자다. 그러려면 ‘큰 말’이 필요하다. 정의, 역사, 국민 그리고 민주주의. 이것마저 여의치 않으면 떨리지 않는 자들끼리 짐짓 싸우는 듯 연합하면 된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94~297, 이상헌
3주가 정말 짧네요. 그믐을 꽉 채워 조금 천천히 걸어왔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그렇지만 마음 속에 부채처럼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깊이 있게 들려주시고 또 다른 독자분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생각의 힘과 성북구 관계자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퇴근하고 저녁 먹고 집에 들어와 다시 또 주르륵 훑어보았습니다. 3주간 매일같이 들어오면서 알게 모르게 요 공간에 많이 익숙해지고 정도 들었던 듯합니다... ^_^ 마지막 날인데도 애써 이곳을 떠올려주시고 들어와서 말씀 나누어주신 모든 분께 다시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중히 귀하고 반가운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가장 처음에도 적었던 문장인데 (살짝 변주해서 다시 말씀드리면...) 우리의 노동은 먼저 우리를 살리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곁의 이들에게도 이로우면 좋겠습니다. 정직히 말씀드리면 노동자로서 오늘 제 하루는 어떠하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날은 생각보다 자주 있습니다. 예전에는 어떻게 버텼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요 책 만난 이후로는 그때마다 절로 찾아지는 페이지가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페이지가 꽤 곳곳에 있습니다. 독자분들께서도 고단하고 서글플 때마다 손에 들어주시면 편집자로서도 대단히 영광이고 또 기쁘겠습니다. "거친 발톱끼리 손잡는 기적"을 참말로 매일 기다리고 꿈꿉니다. 연대와 회복의 길이 마냥 어렵고 먼 꿈은 아닐 수 있겠다는 희망의 조각조각을 건네주셔서 깊이 감사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목에 대한 의문이 제일 컸던거 같습니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제목은 언뜻 '교조적인 리드'를 연상시켰거든요. '함께 가면 길이 되니, 뜻을 모으고 힘을 모아 같이 길을 개척해가자!'는 권유를 하시는 것인가? 표지를 보고 난 인상 또한 이 책의 첫 인상을 반감시겼습니다. 앞에 가는 사람이 큰 보폭으로 걸으며 한 손으론 어딘가를 가리키고, 다른 한 손은 뒤로 내밀며, 내 손을 붙잡으라는 느낌의 그림이 있었거든요. 다행이라면 그들이 내딛은 바닥이 같은 높이였다는 것이었달까요? 시작하는 글에서 루쉰의 그 유명한 글 "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와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의 돌아가신 어머니의 편지 에피소드를 보면서 이 분이 이야기 하려는 것이 '희망'이구나 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307페이지의 나가며의 마지막 문장을 마지막으로 작가님이 본의를 깨달을 수 있었어요. ' 글일 길이 될리가 없다. 내가 쓴 글에 내가 떠밀려 길에 나선다면, 그걸로 족하다.' 무려 300페이지를 통해 이야기 하신 것은 현재 세계의 현상을 해결할 솔루션을 내가 찾고 제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에 의문을 갖고 관심을 기울이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야한다. 백날 떠들어봐야 내 생각을 글로 전달해 봤자, 세상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내 글로 인해 내가 나라도 변화하고 뭔가 시도하려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좋겠다고 하시는것 같았답니다. 평생 노동에서 벗어날 수가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내 수고가 요구되니까요. 제레미 러프킨의 책을 읽으면서 <노동의 종말>이라니 그런 세상을 꿈꿀 수 있을까?도 싶었지요. 그러나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책의 제목과 달리 경제서적을 읽고 나면 현혹되었구나. 김수영 작가와는 반대로 하신 작가님처럼 문학으로 돌아가서 위로를 찾고는 했습니다. 점점 구조화되는 빈부의 격차, 자본가에게 집중되는 부, 제조업보다는 금융업에서 이득을 얻으려는 기업과 제대로 된 노동의 장, 제대로 된 일자리조차 보장받지 못 하는 미래세대에 대한 연민과 걱정이 많았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코로나 팬데믹동안 일어난 노동이 손실만큼 다른 한쪽에서 새로운 부가 형성되는 모습을 보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돈은 팔자이고 운인가보다 했을것 같아요. 되는 놈만 되는 구나 하구요. 희망을 꿈꾸기 힘든 시대로 돌입한거 같았습니다. 산업현장에서 그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산업재해에 고스란히 노출된 우리 노동자의 삶은 너무나 팍팍하고, 긴 수명으로 인해 이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일해야 살 수 있는 노동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 하겠구나 했지요. 이 책을 읽고 뭔가 해답을 찾았거나 놀라운 지혜나 혜안을 경험한 느낌은 솔직히 아닙니다. 그러나 작가님이 이 모든 상황 아래 놓인 모든 노동자에게 ' 우리는 함께야.. '라고 위정자들에게는 ' 그들에게 고통을 떠 넘기지 마 '라고 말씀하시고 싶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데 그 말이 큰 위로가 되네요. 덕분에 노동이란 말을 학문적으로, 사회문화적으로, 개인적으로, 국내적으로, 국제적으로 생각해 볼 수가 있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다양하게 언급하신 경제서들을 읽은 경험이 없어서 부지런히 읽어봐야 작가님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거 같아요. 계독의 계기를 주신것 같아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작가님이 보신 포인트를 제 시각에서 바라 볼 수 있는 역량도 키워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한 마음 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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