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 경제학자의 칼럼집 이라는 처음의 단순한 생각이 무색하리만큼 책을 읽으며 가슴 떨리는 좋은 문장들을 많이 발견하였어요. 문장들 중 일부는 우리의 경제 현실이나 상황과 관계가 있기도 했고 또는 없기도 했고요. 특히 6부에서 시적이고 좋은 표현들과 아름다운 문장들 만날 수 있어서 수필가의 수필을 읽는 듯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 이라는 테마를 계속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마침 읽다가 딱! 아래 문장을 만나 함께 나눠봅니다.~
[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② 『같이 가면 길이 된다』 함께 읽기
D-29
김새섬
day
10. 6부에서는 ‘차별하지 않는다는 네 게 묻는다’ 꼭지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교차성과 특권, 차별에 대해 떠올렸습니다. 교차성은 말하고 듣는 것, 읽고 쓰는 것 그리고 그 방법에 대해 계속 고민하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 차별받는다고 느끼면서도 다른 상황에서는 차별의 주체가 되어 버릴까 봐 걱정을 이어나가며, 경계하고 조심하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작가님 말씀처럼 ‘p.270 차별당해 보지 않은 자가 차별의 고통을 알기란’ 쉽지 않고, 그렇기에 ‘p.267 차별하는 자는 자신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혜준
10. <차별하지 않는다는 네게 묻는다>에서 작가님의 이야기로 다시 잊었던 차별을 깨달았습니다. "차별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많아야 아주 서서히 사라지는 놈이다"라는 말에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차별은 멈추지 않는 세계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옆에 서 있어주는 것이라는 걸 다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책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장맥주
: 저는 〈매미가 뜨겁게 울던 여름날에 묻는다〉가 이상하게 기억에 남네요. 책의 다른 글들과 결이 다소 다르지만요... 그 여름날에 벌어진 사건이나 아카시아 숲 사내가 나중에 겪은 비극이 조금 더 궁금하기는 한데 작가님께서 일부러 더 명확하게 쓰시지 않은 것이겠지요?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한국 사회 왜 이 모양인가, ‘상식이 상식이 아닌 곳’이 참 많다, 생각하며 부끄럽기도 했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나,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도 하게 되었습니다. 화장실의 불평등은 충격적인 야만이었고,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작가님과 편집자님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밤엔더용감하지
6부
에얄 프레스의 다소 신랄한 정의에 따르자면, 더러운 일은 착한 사람들이 그 사회적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명시적으로 그것과 관련되고 싶어 하지 않아 결국 다른 사람에게 떠맡긴 일을 말한다.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우리가 착하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만 스스로 하고 싶지는 않고 문제가 생기면 놀라는 표정만 잠시 짓고 곧바로 모른 척하면 되는 종류의 일이다. /한국으로 오면 더러운 일은 무엇보다도 위험하다. 일하다 다치거나 죽는다. 마치 더러운 일을 하는 용병 같다. (p.249)
최저임금이 다시 한번 ‘을’간의 감정 싸움이 되도록 내버려둔다. 이 역시 착한 사람의 방식이긴 하다. (p.250)
이주노동자, 비정규직 등등 자주 잊고 지워버리는 얼굴들을 떠올렸습니다. 값싼 용병을 이용하고 '을'의 전쟁으로 만들어버리는 '착한 사람'의 방식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드네요. 지난 봄에 어린이들과 이주 노동자에 관한 책을 읽고 토론을 했는데요. 어린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고용허가제에 대해 공부를 하며 여러가지 문제를 함께 나누어서인지 이 부분에서 오래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메이플레이
10. 마지막까지 왔군요. 6부의 제목 '이제 네에게 묻는다' 처럼 스스로 질문하게 되네요.
오늘날의 노동현실, 울타리치기와 불평등의 피해는 결국 서민, 노동자가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죠. 특권층보다 더 많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차별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많아야 아주 서서히 사라지는 놈이다"(270쪽) 처럼 우리 모두 함께 옆에 서야함을 느꼈습니다.
나가는 글에서 작가님은 말하시더라구요.
"글이 길이 될 리가 없다. 내가 쓴 글에 내가 떠밀려 길에 나선다면, 그걸로 족하다."(307쪽)
작가님의 글로 떠밀려 나선 길에 그 글을 읽고 함께 그 길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 명 한 명 모이면 바로 변화의 길을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함께 책을 읽으며 서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분들의 글을 통해 느꼈습니다. 같이 읽고 같이 가는 동안 공감과 배움의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생각의힘
저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일에 이다지도 열심인 사람들이 있는 반면, 우리끼리만 앞으로 와그르르 뛰어가는 일에 저다지도 열심인 사람들도 있는 게 매번 신기하고 놀라웠는데요. 6부 읽으며... 특히 '차별하지 않는다는 네게 묻는다'(266쪽) 읽으며 많이 뜨끔했습니다. 음... 저라는 사람을 둘러싼 겹겹의 층들 이 있지만(대표적으로는 '젊은 여성'이 있겠습니다), 그 안에서도 "나름의" 안전지대에 속한 제가 뱉는 말과 행실 사이에 "나름의" 간극이 있었겠다는 생각에 좀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했습니다. "할 만큼 했다"는 항변이 부끄러워지기도 했고요.
흥하리라
책을 읽다 문장 수집을 옮겨 적고 위의 글들을 읽으려 눈을 돌리니 바로 같은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네요.
난 그래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약자 편에서 이야기했지만 그래서 그들의 화만 돋운 것 같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혐오의 초대장만 보낸 것이 아니었는지…
이상헌
제게도 아주 어려운 숙제입니다. 저는 "나는 차별하지 않는다"는 말은 더이상 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노력할 뿐이지요.
흥하리라
“ 차별당해 보지 않은 자가 차별의 고통을 알기란 힘들다. 좀 안다는, 그리고 할 만큼 했다는 미망이 차별의 그림자를 길고 깊게 한다. 차별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많아야 아주 서서히 사라지는 놈이다. 싫은 소리도 옆에서 해야 한다. 지레 이해했다고 앞에 서서 목청 높여 말하는 순간 그것은 훈계가 되고 때때로 혐오에게 보내는 초대장이 된다. 차별은 악착같은 놈이다. 우리가 차별이 없다고 외치는 순간 우리 머리 위로 차별이라는 놈은 고개를 내밀며 뱀의 혀처럼 날름거린다. ”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70,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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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벌써 "같이 읽기"의 막바지입니다. 새삼 소통과 공 감의 힘을 느낍니다. 같이 읽는다는 것은 같이 가는 것이라는 점도 깨닫게 됩니다. 많이 고맙습니다!
day
책뿐만 아니라 모임을 통해서도 작가님의 이야기와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새섬
다시 광장을 본다. 광장은 같이 나누고 같이 이루는 곳이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54,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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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 하지만 차별하는 자는 자신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한다. 왜 차별하느냐며 소리치고 울부짖어야 그제야 알게 되는데, 이런 ‘인지’의 순간에도 가장 흔한 답은 “내가 언제 차별했다고 그래?”다. 나는 이런 대답의 뻔뻔함을 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똑같은 뻔뻔함을 행하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67,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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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차별당해 보지 않은 자가 차별의 고통을 알기란 힘들다. 좀 안다는, 그리고 할 만큼 했다는 미망이 차별의 그림자를 길고 깊게 한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70,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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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힘
조금 전 MBC 〈라디오북클럽 김겨울입니다〉 녹음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이 모임에서 나누었던 내용도 많이 언급이 되어서 신기하고 또 무척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요... 이번 주 일요일(8월 27일) 오전 6시 5분에 방송됩니다. 팟캐스트와 팟빵 등으로도 청취 가능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_^
아래는 MBC 다시 듣기 링크입니다.
https://www.imbc.com/broad/radio/fm/rabook/podcast/index.html
화제로 지정된 대화
생각의힘
오늘 자정에 모임이 종료됩니다. 못다 나누어주신 이야기들 있다면 모쪼록 부탁드리겠습니다...!
밤엔더용감하지
오늘도 안녕하셨냐고 묻지 않겠습니다. 아침마다 기어이 찾아 오르는 태양처럼 사느라 애쓰셨습니다. (p.303)
글이 길이 될 리 없다. 내가 쓴 글에 내가 떠밀려 길에 나선다면, 그걸로 족하다. (p.307)
오래 머문 문장이 너무 많았는데 일일이 옮겨 적지 못해 아쉽습니다. 책의 도입부인 ‘들어가며’부터 1부가 제게는 매우 압도적이었습니다. 풍자와 비유를 오가는 유려한 문체에 멱살 잡힌 듯 따라가며 읽었습니다. 홀렸다고 하는게 더 정확한 표현인 듯합니다. 또한 작가님의 고민은 얼마나 깊고 뜨겁던지 읽는 동안 마음이 계속 따끔거리더라고요.
또한 마무리하는 글로 '회복'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오에 겐자부로의 칼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가진 칼을 잘 살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의 글은 모두 문학이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책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망원에서공덕까지
7. 3부의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로 '능력주의'와 '울타리 치기'가 있습니다. 다음 문장을 주제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나누어주시기를요. "사회적 이동성을 높이려던 핵심 도구는 이제 타인의 진전을 막는 장치가 된다."(109쪽)
몇 년 전 읽은 『당선, 합격, 계급』이 떠올랐습니다. 치열한 시험에서 합격해 '간판'을 따내야 '사람 대접' 받는 사회, 일단 성 안에 들어가면 성벽을 더욱 높게 쌓고 성문을 더욱 좁히는 '성 안' 사람들의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었는데요. 등단 시스템이 존재하는 문단 현실에서 시작해 한국의 다양한 공채 제도를 살펴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3부의 이야기와 함께 읽기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생각의힘
(혹 나중에 들어와서 보실 분들을 위해...) 책에는 거친 발톱끼리 손잡는 기적을 기다리며 적어 내린 문장들이 가득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일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두가 손에 들면 좋겠습니다. 우리 같이 읽고 나눌 이야기가 그득그득한 만큼, 그믐과 함께한 이번 모임에서도 실로 많은 감상이 오갔습니다. “뻔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온기 모아 회복”하며, “어떻게든 살아내는” 여정을 정겨이 반기고 뜨겁게 북돋는 책 『같이 가면 길이 된다』였습니다. 희망, 같이 가면 길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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