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② 『같이 가면 길이 된다』 함께 읽기

D-29
<5부> "경제학의 그늘"이라는 부제를 달아주신 것처럼 경제학자로서의 작가님의 고민과 생각들이 많이 담겨 있는 챕터 잘 읽어보았어요. "경제학자와 경제전문가들은 실수나 잘못을 좀체 인정하지 않는다. 이론과 숫자로 무장한, 사회의 유일한 '과학'이라 믿기 때문이다" => 이 부분이 재미있었어요. 문과 중에 제일 이과 같은 학문이라는 나름의 자부심을 예전의 대학시절 경제학도 친구들에게 느낀 적이 있어서 그 때 생각도 났네요.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위의 @류월 님 질문에 이어지는 답변입니다만... 실은 내일 MBC 〈라디오북클럽 김겨울입니다〉 녹음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질문에 관한 이야기도 아마 나누게 되실 듯해요. 8월 27일(일) 오전 6시 5분 방송될 예정인데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네요-! 이번주 일요일 아침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마지막 읽기입니다. 6부를 향합니다. 6부 제목은 ‘이제 너에게 묻는다’입니다. 그간 품었던 모든 고찰과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상헌 작가님은 이제 스스로에게로 물음표를 건넵니다. 앞선 장들보다 자비 없지만 한층 섬세하게 떨리는 물음들이 종내는 책장을 넘기는 우리에게로 향할 때 제목 여덟 글자가 다시금 선명해지는 순간을 맞습니다. 10. 6부는 총 열한 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꼭지(또는 문장)에 가장 오래 머무셨을까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6부> 경제학자의 칼럼집 이라는 처음의 단순한 생각이 무색하리만큼 책을 읽으며 가슴 떨리는 좋은 문장들을 많이 발견하였어요. 문장들 중 일부는 우리의 경제 현실이나 상황과 관계가 있기도 했고 또는 없기도 했고요. 특히 6부에서 시적이고 좋은 표현들과 아름다운 문장들 만날 수 있어서 수필가의 수필을 읽는 듯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 이라는 테마를 계속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는데 마침 읽다가 딱! 아래 문장을 만나 함께 나눠봅니다.~
10. 6부에서는 ‘차별하지 않는다는 네게 묻는다’ 꼭지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습니다. 글을 읽는 내내 교차성과 특권, 차별에 대해 떠올렸습니다. 교차성은 말하고 듣는 것, 읽고 쓰는 것 그리고 그 방법에 대해 계속 고민하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 차별받는다고 느끼면서도 다른 상황에서는 차별의 주체가 되어 버릴까 봐 걱정을 이어나가며, 경계하고 조심하려 노력하는 중입니다. 작가님 말씀처럼 ‘p.270 차별당해 보지 않은 자가 차별의 고통을 알기란’ 쉽지 않고, 그렇기에 ‘p.267 차별하는 자는 자신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10. <차별하지 않는다는 네게 묻는다>에서 작가님의 이야기로 다시 잊었던 차별을 깨달았습니다. "차별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많아야 아주 서서히 사라지는 놈이다"라는 말에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차별은 멈추지 않는 세계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옆에 서 있어주는 것이라는 걸 다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책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 저는 〈매미가 뜨겁게 울던 여름날에 묻는다〉가 이상하게 기억에 남네요. 책의 다른 글들과 결이 다소 다르지만요... 그 여름날에 벌어진 사건이나 아카시아 숲 사내가 나중에 겪은 비극이 조금 더 궁금하기는 한데 작가님께서 일부러 더 명확하게 쓰시지 않은 것이겠지요?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한국 사회 왜 이 모양인가, ‘상식이 상식이 아닌 곳’이 참 많다, 생각하며 부끄럽기도 했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나,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도 하게 되었습니다. 화장실의 불평등은 충격적인 야만이었고,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작가님과 편집자님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6부 에얄 프레스의 다소 신랄한 정의에 따르자면, 더러운 일은 착한 사람들이 그 사회적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명시적으로 그것과 관련되고 싶어 하지 않아 결국 다른 사람에게 떠맡긴 일을 말한다.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우리가 착하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지만 스스로 하고 싶지는 않고 문제가 생기면 놀라는 표정만 잠시 짓고 곧바로 모른 척하면 되는 종류의 일이다. /한국으로 오면 더러운 일은 무엇보다도 위험하다. 일하다 다치거나 죽는다. 마치 더러운 일을 하는 용병 같다. (p.249) 최저임금이 다시 한번 ‘을’간의 감정 싸움이 되도록 내버려둔다. 이 역시 착한 사람의 방식이긴 하다. (p.250) 이주노동자, 비정규직 등등 자주 잊고 지워버리는 얼굴들을 떠올렸습니다. 값싼 용병을 이용하고 '을'의 전쟁으로 만들어버리는 '착한 사람'의 방식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드네요. 지난 봄에 어린이들과 이주 노동자에 관한 책을 읽고 토론을 했는데요. 어린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고용허가제에 대해 공부를 하며 여러가지 문제를 함께 나누어서인지 이 부분에서 오래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10. 마지막까지 왔군요. 6부의 제목 '이제 네에게 묻는다' 처럼 스스로 질문하게 되네요. 오늘날의 노동현실, 울타리치기와 불평등의 피해는 결국 서민, 노동자가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죠. 특권층보다 더 많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차별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많아야 아주 서서히 사라지는 놈이다"(270쪽) 처럼 우리 모두 함께 옆에 서야함을 느꼈습니다. 나가는 글에서 작가님은 말하시더라구요. "글이 길이 될 리가 없다. 내가 쓴 글에 내가 떠밀려 길에 나선다면, 그걸로 족하다."(307쪽) 작가님의 글로 떠밀려 나선 길에 그 글을 읽고 함께 그 길에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한 명 한 명 모이면 바로 변화의 길을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함께 책을 읽으며 서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른 분들의 글을 통해 느꼈습니다. 같이 읽고 같이 가는 동안 공감과 배움의 시간이 너무 좋았습니다.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일에 이다지도 열심인 사람들이 있는 반면, 우리끼리만 앞으로 와그르르 뛰어가는 일에 저다지도 열심인 사람들도 있는 게 매번 신기하고 놀라웠는데요. 6부 읽으며... 특히 '차별하지 않는다는 네게 묻는다'(266쪽) 읽으며 많이 뜨끔했습니다. 음... 저라는 사람을 둘러싼 겹겹의 층들이 있지만(대표적으로는 '젊은 여성'이 있겠습니다), 그 안에서도 "나름의" 안전지대에 속한 제가 뱉는 말과 행실 사이에 "나름의" 간극이 있었겠다는 생각에 좀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했습니다. "할 만큼 했다"는 항변이 부끄러워지기도 했고요.
책을 읽다 문장 수집을 옮겨 적고 위의 글들을 읽으려 눈을 돌리니 바로 같은 부분에 대한 언급이 있네요. 난 그래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약자 편에서 이야기했지만 그래서 그들의 화만 돋운 것 같기도 합니다. 그들에게 혐오의 초대장만 보낸 것이 아니었는지…
제게도 아주 어려운 숙제입니다. 저는 "나는 차별하지 않는다"는 말은 더이상 하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노력할 뿐이지요.
차별당해 보지 않은 자가 차별의 고통을 알기란 힘들다. 좀 안다는, 그리고 할 만큼 했다는 미망이 차별의 그림자를 길고 깊게 한다. 차별은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많아야 아주 서서히 사라지는 놈이다. 싫은 소리도 옆에서 해야 한다. 지레 이해했다고 앞에 서서 목청 높여 말하는 순간 그것은 훈계가 되고 때때로 혐오에게 보내는 초대장이 된다. 차별은 악착같은 놈이다. 우리가 차별이 없다고 외치는 순간 우리 머리 위로 차별이라는 놈은 고개를 내밀며 뱀의 혀처럼 날름거린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70, 이상헌
벌써 "같이 읽기"의 막바지입니다. 새삼 소통과 공감의 힘을 느낍니다. 같이 읽는다는 것은 같이 가는 것이라는 점도 깨닫게 됩니다. 많이 고맙습니다!
책뿐만 아니라 모임을 통해서도 작가님의 이야기와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광장을 본다. 광장은 같이 나누고 같이 이루는 곳이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54, 이상헌
하지만 차별하는 자는 자신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한다. 왜 차별하느냐며 소리치고 울부짖어야 그제야 알게 되는데, 이런 ‘인지’의 순간에도 가장 흔한 답은 “내가 언제 차별했다고 그래?”다. 나는 이런 대답의 뻔뻔함을 안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똑같은 뻔뻔함을 행하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67, 이상헌
차별당해 보지 않은 자가 차별의 고통을 알기란 힘들다. 좀 안다는, 그리고 할 만큼 했다는 미망이 차별의 그림자를 길고 깊게 한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270, 이상헌
조금 전 MBC 〈라디오북클럽 김겨울입니다〉 녹음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이 모임에서 나누었던 내용도 많이 언급이 되어서 신기하고 또 무척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요... 이번 주 일요일(8월 27일) 오전 6시 5분에 방송됩니다. 팟캐스트와 팟빵 등으로도 청취 가능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_^ 아래는 MBC 다시 듣기 링크입니다. https://www.imbc.com/broad/radio/fm/rabook/podcast/index.html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버터북스/책증정]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담당 편집자와 읽으며 2025년을 맞아요[책증정] 연소민 장편소설 <고양이를 산책시키던 날> 함께 읽기[📕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중간 참여할 수 있어요!
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
우리 옆 동물 이야기 🐋🐕🦍
[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 14. <해파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읽고 실천해요[진공상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들 모여주세요![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③ 『동물권력』 함께 읽기 [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그믐북클럽] 4. <유인원과의 산책> 읽고 생각해요
읽는 사람은 쓰는 사람이 됩니다_글쓰기를 돕는 책 3
피터 엘보의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를 읽고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요글쓰기 책의 고전, 함께 읽어요-이태준, 문장 강화[책증정] 스티븐 핑커 신간, 『글쓰기의 감각』 읽어 봐요!
국내외 불문, 그믐에서 재미있게 읽은 SF 를 소개합니다!
(책 나눔) [핏북] 조 메노스키 작가의 공상과학판타지 소설 <해태>! 함께 읽기.[SF 함께 읽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읽고 이야기해요![책증정] SF미스터리 스릴러 대작! 『아카식』 해원 작가가 말아주는 SF의 꽃, 시간여행[박소해의 장르살롱] 5. 고통에 관하여
버지니아 울프의 세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
2025년을 위해 그믐이 고른 고전 12권!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 한강 작가의 책 읽기는 계속됩니다!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2탄)흰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
현대 한국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을 작가, 평론가와 함께 읽습니다.
[📕수북탐독] 4. 콜센터⭐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3. 로메리고 주식회사⭐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2.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1. 속도의 안내자⭐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빅토리아 시대 덕후, 박산호 번역가가 고른 찰스 디킨스의 대표작 3!
[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① <위대한 유산>[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② <올리버 트위스트>[박산호의 빅토리아 시대 읽기] 찰스 디킨스 ③ <두 도시 이야기>
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읽기 좋은 뇌과학 책 by 신아
[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3. 도둑맞은 뇌[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2. 뇌 과학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뇌과학책 함께 읽어요] 1.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