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당신을 숙성시키지 않는다는 말 엄청 공감됐습니다.
시간을 견디며 생각하는 삶, 나의 시선이 아닌 타인의 입장에 한 번 서 보는 것...그것이 나를 숙성시키는 원동력이 아닐까..생각해봅니다.
[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② 『같이 가면 길이 된다』 함께 읽기
D-29
오하
김새섬
4. 이제 막 2부를 읽고 나서, 답변을 남기기 전에 다른 분들은 어떻게 쓰셨을까 궁금해서 읽어보는데 다들 생각해 볼만한 지점들을 정말 많이 남겨주셨네요.
@day 님께서 들려주신 호텔 주방의 이야기, 건설 현장의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알바를 할 때 손님이 몰려오면 화장실을 제 때 못 가고 종종거렸던 적이 많아서 갑자기 그 때 생각도 나고 그랬습니다. 사람답게 산 다는 것의 기본이 제대로 먹는 것, 싸는 것, 자는 것이라고들 하는데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기본조건 이 세 가지만이라도 만족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새섬
'화장실의 불평등' 꼭지와 함께 눈길이 많이 머물렀던 것은 ' 임금체불 사건'입니다. 눈길이 머물렀다기 보다는 읽다가 눈물이 펑펑 났네요. 마음이 먹먹해서 무슨 말을 더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고인이 느꼈을 좌절감, 울분, 자책, 후회, 분노가 그냥 고스란히 다 느껴지는 것 같아요.
김새섬
"엄마, 나 임금이 안 나와서 문제가 생기면 남은 아이들 좀 부탁해요." 감당할 수 없어서 떠난 체불임금자가 여든을 훌쩍 넘긴 어머니에게 남긴 마지막 말이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83,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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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에서공덕까지
이 페이지를 읽을 때의 감정이 다시 떠오릅니다... 문장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새섬
5. 주69시간 근무제 에 관한 제 생각은 @메이플레이 님과 같아요. 안 그래도 우리나라 긴 노동시간으로 멕시코와 1,2위를 다투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긴 노동시간이 생산력을 증가시키는 시대도 아니고, 잘 이해가 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 필요로 하는 분들도 분명 있으실텐데 그 분들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네요. 주69시간 근무제는 최근 어떻게 대두된 것인지 잘 몰랐는데 이 참에 한 번 찾아보아야겠어요.
생각의힘
어제는 평산책방에서 북토크가 있었습니다. 경청하며 함께 이야기 나누는 독자분들 뵈니까 마음이 많이 뜨거워졌어요. 끝나고 사인 받으실 때 각자 마음에 품은 문장을 말씀하시는데 어떤 문장은 "너무 슬퍼서" 기억에 남았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도 잊지 않고 새기시려는 모습에 좀 겸허해지기까지 했는데요. 이상헌 작가님께서는 한 시간 꽉 채워서 귀한 이야기 들려주셨습니다. 영상으로 담아왔기에 요것도 시간이 허락된다면 같이 나누고 싶어요. 곧 링크 들고 오겠습니다! 3주가 짧은 느낌은 아니었는데 어느새 5일밖에 안 남았다니 마음이 급하고 괜히 아쉽네요. 더 오래오래 두런두런 이야기 주고받고 싶어서 그런가 봅니다. 모쪼록 남은 시간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고우리
4부 "불평등의 상처: 코비드 시대의 풍경"을 완독했습니다. 다른 장보다 짧아서 후다닥 읽었네요. 다른 장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이상헌 선생님이 시선이 한국이 아니라 전 세계에 닿아 있어서 역시나 관점이 확 넓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코로나19가 훑고 간 상처들을 한국뿐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들의 사정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약 1억 2,0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쓰시면서, 두 가지 '착시' 현상에 주의해야 한다고 짚어주셨는데요, 그중 실업자 수만 보고 일자리 사정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에 멈칫했네요. 저 역시 그런 착시 현상에 현혹되어 있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 중 3분의 2 이상은 일자리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비활동인구로 전환했다. 구직을 포기한 사람은 실업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코로나19의 후유증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거라는 전망들이 나왔었는데, 지금 그 후유증을 깊이 앓고 있는 자영업자, 청년, 여성 등 취약 계층의 곡소리가 어느 스피커를 통해서도 들리지 않는 현실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밤엔더용감하지
안녕하세요. 오늘에야 <같이 가면 길이 된다>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너무 늦게 들어온 데다가 앞서 그은 밑줄들이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가... 최근의 질문부터 답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4부에서 오래 머물렀던 문장.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단 하나, 위기의 불평등함이다. (p.176)
위기는 평등하지 않다. 취약계층에게는 이미 대공황이다. (p.180)
이 와중에도 굳건한 직종이 있다. 많은 나라에서 고임금‧고숙련 직종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거나 심지어 일자리가 늘어나기도 했다. 금융이나 기술통신 관련 직종은 일자리도 늘고 임금도 늘었다. 세계 전체 평균으로 보자면 고용 감소 규모가 고숙련 집중의 경우는 ‘이상 무’, 중간 숙련직종의 경우는 5%다. 저숙련 직종은 10% 이상의 고용 감소를 겪었다. 바이러스는 결코 공평하지 않다. (p.189~190)
--> 위기마저도 불평등한 현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불평등 바이러스’라는 말이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청년과 여성에 집중되어있는 저임금‧저숙련 직종의 일자리는 없어지는데 고임금‧고숙련 직종은 처음부터 고용위기에서 비켜나 있었기에 ‘K자 회복’이라는 말도 정확하지는 않다는 점에 매우 공감했습니다. 굳이 회복할 것이 없는 이들과 회복이 불가능한 이들 사이에서 역병의 시대는 ‘비겁해지는 시간’이라는 인용이 화살처럼 꽂힙니다.
코로나19에도 크게 타격을 크게 받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삶의 뿌리가 흔들릴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놓이는 영세 사업자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았기 때문이죠.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을 자랑하는 자리로 이동하기 위해 결국 교육 시장에서 그토록 치열한 경쟁과 사교육 전쟁이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3부와 4부를 연결지어 생각해 봅니다.
밤엔더용감하지
우리는 왜 바이러스와 싸우는가.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그 싸움에서 삶이 위태로워지는 사람들을 지키는 것 도 그만큼 중요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 사이에서 퍼지지만 그 바이러스와 싸우면서 만들어진 신종 바이러스는 물처럼 퍼진다. 마치 홍수 같다. 높이 서 있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 (p.171)
멀리 있는 고통은 적극적 공간과 정책 대상이 아니라 통제 대상이다. 오늘날 이 ‘정치적 거리’는 단순한 물리적 거리가 아니다. 우리가 같이 살아가는 불평등한 공간은 이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는 것들을 무수히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p.201)
--> 저 ‘높이 서 있는’ 이들에게 ‘멀리 있는’ 이 위태로운 고통이 닿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끝없이 질문을 던져주는 작가님의 문장에 빠져서 계속 밑줄 긋고 있습니다.
김새섬
"우리는 왜 바이러 스와 싸우는가.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 그 싸움에서 삶이 위태로워지는 사람들을 지키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저도 여기 같은 부분에 밑줄 그었어요.
흥하리라
7.
전혀 새로운 위기를 대처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란게 있을까요?
결국 경험해보고 과잉반응한게 있는지 부작용이 있었는지 체크하고 정리하는 과정은 필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갈수록 전정부가 코로나에 잘 대응했다 아니다로 선정적인 구호만 외쳐대는 정치권과 골수지지자들을 보면 민주주의가 잘못 흘러가고 있는 것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있은 후에 그 과정의 적절성을 따지는 것은 필요하고(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그럴 때마다 영화 셜리가 생각납니다. 사회 적 재난에 대한 기록과 분석, 필요사항을 정리한 백서가 만들어졌는지 궁금합니다.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한 인간의 진실된 삶이 어떤 기적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감동 실화『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초유의 불시착 상황에서 탑승자 155명이 전원 살아남은 ‘허드슨강의 기적’은 단지 208초간의 짧은 비행일 뿐이었지만 그 안에는 진정한 가치를 추구해왔던 한 남자의 57년 인생이 농축되어 있었다. 비행기를 조종했던 설리 기장은 영웅이라는 칭호에 뿌듯해 하는 대신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았던 208초간의 비행에서 자신이 내렸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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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하리라
8.
4부에서는 "인간의 역병"을 가장 주의깊게 읽었습니다.
지금 우리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여러 문제들 중에 개개인 스스로 해결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기후위기를 비롯해서 AI시대가 이끌어올 노동시장의 변화에 개인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물론 국가차원의 문제해결방법에도 한계가 있을테지만 적어도 이런 큰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정치의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치가 미래에 대한 대비책을 모색하기보단 선정적인 구호들만 외치고 있어서 한심스럽습니다. 시내의 대로변에는 스스로 뭘 해서 어떻게 바꿔보겠다는 말보다는 쟤들 하는 짓 좀 보라는 플랭카드만 펄럭이고 있습니다.
어쩌면 현재의 민주주의 방식도 시대와 맞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메이플레이
<3부>
6. 3부의 큰 제목인 울타리치기라는 말이 참 마음에 남습니다. <우리시대의 울타리치기>와<또 다른 울타리치기: 하청과 중간 착취>를 읽으며 과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울타리가 존재함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 울타리가 불합리함을 알지만 울타리를 없애기보다는 울타리안에 들어가려하거나 도리어 다른 울타리가 쳐지는 현실이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울타리로 인해 나뉘고 계층화되는 사회 속에 너무나 당연한 듯 살아온 것 같습니다. 울타리안에 들어가 보호받고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살지않았나 돌아보게 하는 글이었습니다.
7. 책에서 ‘아이큐와 근면성 정도로 측정되는 능력만으로 사람들을 줄 세우고 이런 과정을 통해 엘리트가 된 사람들이 지배하는 사회를 우려했’(109쪽)다고 하는 말에서 아이큐와 근면성 측정이 객관성만 가진다면 이를 능력으로 인정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좋은 머리에 성실히 공부하여도 경제적 능력으로 자신을 꿈을 펼치지 못하는 현실을 볼 때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오늘날 능력주의는 경제력으로 그들의 능력을 평가하고 줄 세우는 것 같습니다. 경제력이 계층을 나누고 그 부와 계층을 자식에게 대물림하고 있으니까요.
공공돌이
저는 작가님의 책과 글을 종종 읽고선 가슴에 팍 꽂히는 "아~" 감화하는 내용이 많아서 종종이었지만 자성과 반성을 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이 가면 길이 된다>를 읽고나니, 이제 무엇을 어떻 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믿지 못할 경제학을 공부한 탓일수도 있겠으며, 심지어 1980~1990년대 ILO에서 내린 '증거없음' 논쟁에도 일자리에 대해 떠드는 모습을 상기한 탓일 수도 있겠습니다. 답답하니까, 먹먹하니까, 짐짓 모른체 해야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6부를 다시다시 읽어보지만, 저는 이 아픈 마음을 되돌릴 방법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치폴리노
4부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코로나 시대의 어떤 하루>였는데요,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도 온라인으로 서로 쏟아내기에 오히려 노동 강도가 높아져 ‘워라밸’은 어려워졌고, 일거리가 줄어든 부서에서는 잘릴까 걱정하고, 노련한 지도자는 급히 정년퇴직하게 됐는데도 꽃을 전해주기도 힘들고, 동료는 아버 지의 죽음 소식에도 보러 가기 힘든 처지. 상실의 하루가 너무도 느껴졌던 부분인데요. 이런 각자의 코로나 시대 노동자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뉴스에서도 노동자의 해고 소식과 실업이 넘쳐 나고, 간호사들의 노동 과부하 벌어지기도 했고요. 중국에서는 청년 실업과 취업 좌절로 부모와 근로계약서를 쓰고 집안일과 가족 돌봄을 하는 ‘전업자녀’도 자연스럽게 생겼다고 들었어요.
코로나를 겪으면서 세계?가 노동을 어떻게 다시 바라보고, 코로나 전과 후 어떤 식으로 다르게 관리하고, 다시 또 이럴 때가 올 것을 대비해 노동기구 같은 곳에서 준비하는 것이 있는지 궁금했어요.
치폴리노
“ 고졸자의 실업률은 이미 20퍼센트에 도달했다. 취약계층에게는 이미 대공황이다. 하지만 이 숫자가 가리키는 현실의 어려움을 알기 어렵다. 일자리도 잃고 집에 갇혀 있으니, 그들은 목소리마저 잃은 상태다. ”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180,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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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소득분배 연구의 대가인 토니 앳킨슨은 한발 더 나가서 일자리는 교육과 건강과 같은 '가치재'라고 했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133,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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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정치는 실제 역사를 공유하는 실질적 장소에 관한 것이다. 세계주의는 모든 이의 꿈을 쫓지만 실제로는 누구한테도 속하지 않는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 p.142, 이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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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생각의힘
벌써 마지막 주입니다. 시간이 참말로 빠르네요... 이제 5부를 읽습니다. 5부 제목은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할 때: 경제학의 그늘’입니다. 이상헌 작가님이 경제학자로서 느끼는 책임과 비애 그리고 ‘뱃고동’에 비유한 희망을 담담히 적어 내린 꼭지인데요. 2007년 말 세계 금융위기를 회상하며 지금의 위기에서 헤어나올 길을 찾기도 합니다.
9. 5부는 총 일곱 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어떤 꼭지(또는 문장)에 가장 오래 머무셨을까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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