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 님! 반갑습니다. 세상에... 엄청난 우연이네요! (사담이지만... 제가 요즘 은희경 작가님의 『새의 선물』도 다시 읽는 중인데, "모든 중요한 일의 결정적인 해결은 꼭 우연이 해준다"는 문장을 마침 또 어제 읽었기에 굳이 적어봅니다. 이 모든 일이 다 엄청나게 멋진 우연 아닌가 싶어요) 말씀 중 '공동체'라는 키워드에 눈길이 갑니다. 과거에는 "우리" 자체에 방점이 찍혔다면, 지금 이 시대는 "우리 vs. 우리 아닌 저들"로 구분하는 일에 많은 것을 소모하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함께 두텁게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참, 마침 2부에 "AI(인공지능)"를 말하는 꼭지가 있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오가길 기대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성북구 한 책 플랜 비-문학] ② 『같이 가면 길이 된다』 함께 읽기
D-29
생각의힘
이상헌
책을 읽지도 않으셨는데, 책 내용을 너무나 잘 아시는 듯요 ^^ 제 책에서는 '공동체'라는 용어는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노동의 '사회성' 내지 '공동성'의 붕괴와 여기와 관련된 '연대'의 점진적 붕괴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나 연대는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가 핵심적인 고민거리입니다. 말씀하신 택배일, 가사일을 둘러싼 사회적 양상을 보면 그런 고민은 더 커지구요. AI는 지금 세계적인 논쟁의 대상입니다. 일터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봅니다. 언론이나 지식인도 온통 여기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그러면서, '밀린 숙제'에는 관심이 없거나, 아예 '새로운 숙제'를 핑계로 '밀린 숙제'가 아예 없어진 것처럼 한다는 것입니다. (한때 4차 산업혁명의 광풍이 있었는데, 그 치열한 논쟁이 남긴 것은 냉정하게 평가한다 면 '잿빛 연기' 뿐이 아닌가 합니다). '밀린 숙제'의 대표격이 산업안전, 저임금,차별, 장시간노동인데, 이 책의 주제입니다. 제 책은 '기술 광풍'을 경계하는 편입니다. 말하다 보니, 너무 흥분했고 어렵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
흔들은정
안녕하세요~ 한 발 늦게 이 책읽기에 참가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주 분량 읽고 소감 남기겠습니다.
생각의힘
반갑습니다. 흔들은정 님! 마침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요. 함께 읽게 되어 무척 기쁘고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생각의힘
“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루쉰, 〈고향〉(1921년 1월) ”
『같이 가면 길이 된다』 5쪽, 이상헌
문장모음 보기
김새섬
저도 다른 분들처럼 책을 펼치자마자 만나게 되는 루쉰의 글에 눈길이 많이 머물렀습니다.
이렇 게 따로 뽑아주시니 더욱 좋아요.
성북구 한 책 올해의 키센턴스 "우리 골목을 광장으로 만드는 법" 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고요.
이렇게 같이 걷다 보면 큰 광장을 곧 만날 것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생각의힘
👋 이번 주는 1부와 2부를 "같이" 읽습니다. 목요일까지는 1부에 관한 이야기를 좀 나눌까 해요. 책의 구성을 먼저 잠깐 살피면 우리는 1부를 만나기 전에 제법 두툼한 인트로와 마주합니다.
제사1(5쪽)-제사2(7쪽)-들어가며-시작하는 글인데요. 많이들 아시겠지만(또 많은 책에서 목격하셨겠지만) 책장을 넘기면 가장 먼저 나오는 '제사題辭'는 "책의 첫머리에 그 책과 관계되는 노래나 시 따위를 적은 글"로서, 한층 쉬이 책으로 녹아드는 일을 돕습니다.
1. (벌써 말씀해주신 분들도 계시지만) 다들 책에 진입할 때 어떤 느낌이셨는지 궁금합니다.
day
1. 책을 펼치고 5쪽에 나오는 글을 읽고 목차에 가기도 전에 저는 잠시 멈췄습니다. 저 또한 이 문장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라는 문장을 계속 곱씹다가 다음에 나오는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게 곧 길이 되는 것이다.’라는 문장 또한 곱씹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2쪽에 나오는 루쉰의 상황과 그가 생각했던 희망에 대해서 되짚어 보기도 했습니다. 5쪽에 나오는 글을 처음 읽었을 때랑 또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희망과 길, 이 두 가지 모두 나 혼자 품고 걷는 것이 아니라 함께 품고 함께 걷는 것에 대해서,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희망을 품고 함께 걸어 나가기를 바라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실 7쪽에서 또 한 번 멈췄습니다. 본문 어디에서 어떤 맥락으로 이 문장이 나오는지는 아직 책을 다 읽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나중에 본문에서 이 문장을 마주하게 된다면 아마도 저는 5쪽을 읽었을 때와 22쪽을 읽었을 때의 느낌을 비교했듯 처음 받았던 느낌을 같이 떠올려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옳음’이란 무엇인가 자문했습니다. 옳음과 그름 그리고 이와 관련해 절대성과 상대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편집자님께서 남겨주신 글처럼 지금 이 시대는 우리와 우리가 아닌 사람들과의 대립, 이분법적인 사고가 만연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옳다기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바와 일치하는 말을 하는 사람이나 그 생각은 옳은 것이고 아니면 내 편이 아니라고 외치기만 하고 듣지 않으려 하고 배척하고 갈등은 심화되고…. 저는 요즘 잘 듣고 잘 말하는 것, 잘 읽고 잘 쓰는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잘’이라는 단어를 덧붙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여기서 ‘잘’은 상대방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 것이 아닙니다.)
제사를 읽으면서 앞으로 어떤 내용을 고민하고 생각해 볼 수 있을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배울 수 있을지 더욱 기대되었습니다.
생각의힘
아아... day 님. 말씀하신 모든 대목 그러하였지만 "저는 요즘 잘 듣고 잘 말하는 것, 잘 읽고 잘 쓰는 것에 대해 생각합니다. 또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잘’이라는 단어를 덧붙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요 말씀에 백분 공감했습니다. 제 최근 고민과도 완벽하게 맞닿아 있는데 어쩌면 이번 그믐 모임 통해 살뜰하면서도 유의미한 숙고의 여정을 함께 지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게 되었어요.
이혜준
안녕하세요. 바쁜 탓에 오늘부터 책 천천히 읽기 시작했습니다 :
1. 책 진입할 때, 누군가 나를 바라봐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책 구석구석 모두를 읽으려고 하는데요. 이번에도 작가 소개를 읽었습니다. 그 아래 큰따옴표의 말이 기억에 남더군요. "~그런 당신을 오랫동안 바라보겠습니다" 책의 좋은 시작이었습니다.
2. 1부 제목을 읽고, 공포감을 느 꼈습니다. 마치 충격적인 사건의 속보 헤드라인을 읽은 느낌이랄까요? 책에 쓰였다는 건 이미 일어난 일일 것이고, 제가 살아오면서 몰랐던 혹은 외면했을 이야기를 들을까 무서웠습니다.
앞으로 책 의견 자주 나누겠습니다 :)
생각의힘
반갑습니다. 이혜준 님! 잘 부탁드립니다. 왼쪽 날개에 적힌 저자 프로필 아래 문장은 저도 참 좋아해서 배치해두었는데요. 그리 말씀해주시니 마음이 통한 듯합니다. "같이" 읽되, 이혜준 님만의 호흡으로 함께해주시면 더없이 기쁘겠습니다. :)
메이플레이
1. 책 제목 <같이 가면 길이 된다> 개인적으로 함께 한다는 것이 좋게 느껴졌습니다.
산행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많은 발길이 없던 길도 만들 듯이 여럿의 힘으로 변화를 만들어가자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표지 그림에서 같이 간다는 것이 단순히 평등을 강조하여 나란히 간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가는 사람이 방향을 알려주고 뒷사람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있는 것이 같이 가는 것이지 않을까요.
한 챕터의 분량 정도의 들어가며를 통해 이 책이 노동문제를 다룬다는 것을 감 잡은 뒤에는 특히 노동문제에 있어서는 이렇게 앞서간 이를 따라 같이 따라가고 또 뒤를 잇는 이를 이끄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생각의힘
이어서... 1부 제목은 "우리 시대 식인의 풍습: 일터의 죽음"입니다. 풍족한 살림, 부유한 경제, 만개하는 민주주의를 구가하는 가운데에서도 좀체 지워지지 않는 이 시대의 붉은 그림자를 말합니다.
2. 다들 1장 제목 읽고서는 또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저는 참말로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day
2. 저도 1장 제목을 읽고 나서 조금 놀랐습니다. 놀란 이후에는 우리, 시대, 식인, 풍습, 일터, 죽음이라는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를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의미가 모호하고 흐려지고 있음을 실감할 뿐만 아니라 공감과 감수성 또한 모호하고 흐려지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같이 가고 희망을 만날 수 있을까요. 책을 읽으면서 그 실마리를 잡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메이플레이
2. 1장의 ‘우리시대의 식인의 풍습’의 제목은 가히 충격적이었죠.
매일 나가 일하는 일터에서 죽어가는 현재의 노동현실에서, ‘나도 언제 그런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일하는 것이 무섭게 느껴집니다. 그러다가도 이런 일터의 죽음은 잊고 또 살아가겠지요.
‘식인의 풍습’이라는 말이 결국 다른 사람의 죽음 값으로 또 오늘의 하루가 굴러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나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에 그 일터의 죽음을 뉴스로만 여기는 거 태도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노동자이면서 왜 노동자의 생각이 아닌 기업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나라 걱정을 하며 살았는지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생각의힘
저부터 말씀을 드리면...
1. 어떤 책은 제사만 읽어도 느낌이 빡 올 때가 있습니다. '책이 나를 놓아주지 않겠구나...' 하고요. 『같이 가면 길이 된다』 또한 그러하였는데, 위에 '문장모음'으로 올려두기도 한 루쉰의 문장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독자분들 리뷰를 살펴봐도 요 대목에 관한 언급이 많더라고요. '시작하는 글'에서 조금 더 두텁게 설명이 이어지는데, 실은 "같이"도 "희망"도 요즘 시대에는 참 어색하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루쉰의 글을 읽으니 이게 단지 시대의 문제만은 아니겠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서 역설적이게도 위로가 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다면 시대를 막론하고 새삼스러운 키워드를 제목과 제사에 어엿이 올린 이 원고는 과연 무얼까... 이미 그 단계에서 요동치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힘차게 책에 뛰어들었어요.
2. 요 항목은 조금 더 여러분의 이야기가 오간 후에 적는 게 어떨까 싶지만... 저는 '헉' 놀란 후 한번 크게 숨을 들이쉬었습니다. 역시 더는 고개를 돌릴 수 없겠다는 생각과 함께 두 눈 크게 뜨고 직시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고요. 내가 진실로 어떤 원고를 손에 들고 있는지,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다들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요?
김새섬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책을 손에 넣어 후루룩 넘기기도 하고 표지 그림을 잠시 살펴보기도 하고 본격적인 독서에 앞서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잠깐 살펴보니 『같이 가면 길이 된다』 는 짧은 글들이 여럿 모여 단행본을 구성하고 있는 형태로 보이는데요, @생각의힘 편집자님께 궁금한 점이 생겼어요.
목차 구성이나 책의 전체적인 흐름은 어떻게 짜신 걸까요? 각 글이 발표된 시기와 연재처도 제각각이었을텐데 단행본으로 구성하실 때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작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생각의힘
반갑습니다. 고쿠라29 님! 3주간 잘 부탁드려요. 귀중한 질문도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요 책은 이상헌 작가님이 최근 몇 년 사이 이런저런 지면에 꾸준하고도 찬찬하게 적어온 글들을 모은 것인데요. 대체로 차례 구성은 작가와 편집자가 함께 논의합니다. 『같이 가면 길이 된다』는 작가님께서 초고 단계에서 '이 원고들 어떻게 한 권으로 엮어야 독자가 덜컹거리지 않고 같이 갈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고 대강의 얼개 잡아주셨고 (읽어 나가며 이야기 나누겠지만, '정공법' 택하셨다고 생각한) 저는 그 흐름에 동의하여 전폭적인 믿음으로 따라갔습니다.
김새섬
책날개의 작가소개를 통해 @이상헌 작가님께서 노동경제학을 전공하셨다는 것을 알았는데요, 일반적으로 경제학이라 하면 아무래도 친기업적, 친시장적 성격을 띄고 있다는 것이 저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서 '노동경제학'을 전공하시게 된 사연이나 계기도 궁금해지면서 노동경제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관심도 생기네요.
이상헌
경제학과에서 공부하면서 노동문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다가 보니까 자연스레 노동경제학으로 기울게 되었습니다. 경제학은 친시장적 성격이 강하지만, 노동경제학은 그나마 시장과 사회간의 '균형'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저는 경제학자이면서 경제학과 늘 '불화'하는 편입니다. 한마디로 참으로 '애매한' 경제학자인 것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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