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함께 읽기] #32.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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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8월 10일)은 20장과 21장을 읽습니다. 우리 점점 원자폭탄의 탄생 시점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22장). 이번 주에 원자폭탄의 탄생까지 보고서, 주말에 맨해튼 프로젝트 이후의 오피를 만나는 일정입니다.
3부를 다 읽었습니다. 3부에서는 정말 행정가, 지도자로 확 변신한 오펜하이머가 놀라웠네요. 사실 여전히 젊은데 말이죠. 그러나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연민도 들었습니다. 끊임없이 감시 받으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지속적으로 증명하고, 거대한 성과도 내야 하는 그 자리.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책에서도 나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거대한 성과를 만들어낸 건 그만큼 오펜하이머의 야심도 상상 이상으로 컸던 것 같네요.
그밖에 파인만의 장난은 보안 관계자들의 눈에 띄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에는 그가 기밀문서가 들어 있는 캐비닛을 모두 열어 놓은 적도 있었다. 또 다른 날에는 그는 로스앨러모스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에 구멍을 발견하고는, 경비에게 손을 흔들며 정문으로 걸어 나갔다가 구멍으로 다시 들어와 정문으로 다시 걸어 나갔다. 그는 이것을 몇 차레 반복했다. 파인만은 거의 체포될 뻔 했다. 그의 익살은 로스앨러모스의 전설이 되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357,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파인만...왜 이렇게 웃기죠 ㅎㅎㅎ "파인만은 거의 체포될 뻔 했다"에서 정말 빵 터졌습니다. 정말 유쾌한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결국 의무와 야망이 그가 의구심을 넘어서게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그와 같은 의구심은 인간의 오류에 대한 인식의 형태로 그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171,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이 모임을 기반으로 삼되 개인적인 시간에 맞춰 읽다 보니 아주 늦어지고 있습니다. 활자를 느리게 읽는 편이라 점점 더 늦어지네요. 어제 6장, 7장 읽었습니다. 오펜하이머의 20대 후반이 흥미로웠던 것과는 별개로 동양철학을 접한 것을 두고 '신비주의에서 위안을 찾았다'고 표현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알고보니 '신비주의'라는 용어에 대해 제가 오해하고 있었더군요. 마치 허황되고 지적이지 못한 활동을 일컫는 느낌으로 단어를 이해하고 있다보니 동양철학을 폄훼한 것처럼 느꼈던 모양입니다. 국어 공부, 단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심리적, 정신적으로 폭풍을 겪었던 오펜하이머는 사랑하는 동생에게 편지를 쓰면서 자기 객관화를 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던 모양입니다. 공부한 것을 남에게 설명하면서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오래 암기하게 되듯, 소중한 이에게 조언할 말을 찾다 보면 인생을 반추하게 되고 지나간 고통의 핵심을 파악하게 되기도 하지요. 프랭크에게 썼던 편지글은 오펜하이머가 곧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탁월함과 목적성, 불완전함과 자유로움 사이에서 흔들리면서도 자기 세계를 구축한 인물이 전하는 여러 조언은 책갈피를 꽂게 만듭니다.
프로젝트는 모든 부분에서 모순투성이였다. 그들은 파시즘을 굴복시키고 전쟁 자체를 종식시킬 대량 살상 무기를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모든 문명을 끝장낼 수도 있었다. 오펜하이머는 보어로부터 인생의 모든 모순은 결국 하나로 귀결되고, 그러므로 상보적이라는 말을 듣고 안도감을 느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422,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팟캐스트 2부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안 읽으신 분들을 위해 스포를 피하고 영화 개봉이 안 된 상태에서 책과 비교해서 말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책에 대한 기대를 복돋아주시는 유익한 내용이었습니다.
팟캐스트는 어디서 들어야 하나요? 유튜브에는 없나요?
유튜브에도 있어요. 'YG와 JYP의 책걸상'을 검색해 보시면 된답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내일(11일)은 22장을 읽습니다. 원자 폭탄이 탄생하는 순간이죠. 이 장에서 오랫동안 회자되는 두 문장이 나옵니다. "이제 나는 죽음이, 세계의 파괴자가 된다." "이제 우리는 모두 개새끼들이다." 1945년 7월 16일 트리니티 실험 전에 이미 히틀러는 자살했고, 일본은 물밑에서 행복 조건을 미국과 협상 중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왜 일본에 핵폭탄을 투여하려고 했는지, 당시 오펜하이머와 과학자들의 입장은 어땠는지를 집중적으로 따지면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책이 도착해서 두께를 보니 ㅎㄷㄷ..그믐의 고수님들 도움 받으며 읽고 싶어서 오늘부터 나름 따라잡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지금 21장까지 가신듯한데 부지런히 읽을게요!
금방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응원합니다. :)
바깥은 태풍으로 비바람이 쏟아지는데 평온하게 주방 의자에 앉아 한 천재 과학자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비극에 어떻게 한걸음씩 다가가는지 읽고 있자니 다른 세계에 있는 것같습니다. 저도 독일의 패배가 명백하고 전쟁은 곧 끝날 것을 연합국측은 다 알고 있었을 텐데 왜 굳이 원자폭탄을 떠트렸는지 궁금했습니다. 로스앨러모스의 과학자들도 원자폭탄에 대한 윤리적, 정치적 문제에 대해 토론을 했군요.
그의 핵심주장은 근본적으로 닐스 보어의 "열림(openness)"이라는 비전과 상통하는 것이었다. 그는 세상이 이 근원적으로 새로운 무기에 대해 모른 채 이 전쟁이 끝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최악의 경우는 장치가 군사기밀로 남아있는 것이었다... 그는 그들이 이 장치가 시험단계까지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21장, P.442 ,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출판사에서 주선해 준 덕분에 용산CGV에서 열린 <오펜하이머> 시사회에 다녀 왔습니다. 책을 읽으신 분들은 확실히 영화를 더 풍성하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다음 주까지 책을 다 읽고 영화를 보러 가시길. (자세한 얘기는 스포일러가 될까봐 삼갑니다.)
저도 동감이예요. 저는 외국에 있어서 영화를 먼저봤는데 책 읽으면서 다시 복기중 입니다....(아, 이게 이거였구나! 하면서...) 책을 먼저 봤다면 더 재미있었을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의문이 가는 점은 오펜하이머가 활약할 당시 러시아는 소련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책을 읽다보면 소련이라고 하기도 하고 러시아라고 하기도 하네요. 이 당시에는 소련국가로 다들 그정도는 인지하고 있지 않나요? 읽으면서 좀 거슬리기도 하고 시대적 상황에 맞게 번역하는게 낫지 않을까싶네요. 원작에서는 러시아로 통일했는지... 소련으로 통일했는지 궁금하네요.
22장까지 읽었습니다. 파시즘을 굴복시키고 전쟁을 끝내기 위함이라는 말이 핑계이상의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것을 똑똑한 오팬하이머가 몰랐을 리야 없지마는, 그나마 히틀러가 살아 있을 때는 자기자신을 기만할 수도 있었겠지요. 그러나 그 히틀러마저 사라지고 한 편으로는 폭탄이 완성되고. 이보다 더 큰 사악함이 어디 있을까 싶어요.
오펜하이머는 나중에 ''나는 스팀슨(전쟁부 장관)이 대일본 공습에 항의하는 미국인들의 시위가 없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도쿄의 경우에는 대단히 많은 수의 사상자가 있었지요. 그는 공습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없는 이 나라에 뭔가 문제가 있지 않은가 생각했습니다.''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 p.446, 카이 버드.마틴 셔윈 지음, 최형섭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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