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함께 읽어요

D-29
앗, @거북별85 님! 오랫만에 글 남겨주셔서 반가운 마음이 또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저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게 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어쩌면 그들이 저보다 저를 더 속속들이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구글 트렌드를 연구했던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의 <모두 거짓말을 한다>라는 책에서도 사람들의 검색 데이터를 이용해 그들의 진짜 숨겨진 욕망을 가감 없이 탐사하는데, 읽을 당시에 수치스럽기도 하고 정말이지...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 걸 보면 저도 제 자신을 온전히 신뢰하기가 어려워집니다. 혼란스럽기도 하고요(오늘 내가 뭘 검색했더라...). 이유진과 송유진의 해피엔딩을 바라시는 @거북별85 님의 문장이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사실 읽으면서도 불안불안했어요. 바람기가 다분한 남자와의 위태로운 결혼 같달까. "내가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게 해줘"라는 문장에 살짝 화가 나기도 했고요. 데이터로 분석할 필요도 없이 끼가 느껴지는(난 이 결혼 반댈세). 저는 말랑말랑보다는 물컹물컹에 가까운 느낌이긴 했지만, 앞전의 소설들과는 또 다른 느낌의 현실적(?)이고 치정이 가미된 재미있는 소설 같았어요.
모두 거짓말을 한다매일같이 사람들이 웹을 돌아다니면서 남기는 디지털 발자국을 뒤쫓는 인터넷 데이터 전문가인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의 『모두 거짓말을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빅데이터가 사람의 심리를 엿보는 아주 새로운 방법임을 보여준다. 키보드로 얻은 익명성 덕분에 사람들은 인터넷 검색창을 통해 매우 이상한 것들을 고백한다. 엄청나게 많은 일련의 문자로 광대하고 폭발적인 조합을 만들어냄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이러한 디지털 흔적은 축적과 분석이 쉬운 형태로
ㅎㅎ 이렇게 바로 답글도 주시고 넘~반갑습니다^^ 이 방은 다른 방들보다 참 재미있고 따뜻하네요~~ <그믐>에서 이렇게 글쓰는게 제겐 힐링 시간인데 가끔 몸이 못 버틸때가 왕왕있어서 그럴때는 잠시 잠수타고 회복에 집중하지요~~^^;; <데이터 시대의 사랑>이 '말랑말랑'보다는 '물컹물컹'하셨다는 연해님 글에 빵! 터졌습니다~^^~ 제가 나이답지 않게 좀 해맑은(?) 면이 있어서 그부분은 일부 감사하게 생각한답니다 전 데이터에서 송유진의 바람끼를 지적하고 이유진이 이를 계속 의심하는 장면에서 '정말 송유진은 바람둥이일까'아니면 '피그말리온 효과'나 '스티그마 효과'가 일부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의심하게 되더라구요~~^^;; 전 로맨스만 있는 소설을 별루 좋아하지 않는데 왠지 감정이 과잉되어 있으면 내가 슬프기 전에 미리 앞에서 너무 바람잡는 느낌이 들어서 어색하더라구요 그런데 이번 작품은 담담한데 좀 로맨틱하고 그러면서도 사회적 문제점도 느껴지고~~ 빨리 읽고 나니 좀더 긴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장작가님 장편으로 로맨스작품은 혹시 계획없으실까요?? 그리고 이 제목이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서 좀 착안하셨다고 했는데 이 작품의 어떤 점이 좋으셨을까요??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이 방의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게 너무 안타깝네요~~ㅜㅜ
이 방이 따뜻하다는 말씀에 제 기분이 다 좋아지네요. 회복하고 돌아오셔서 더더 기쁩니다:) 근데 말씀하신 것처럼 송유진을 의심하는 상황이 정말 그럴 수 있겠네요. 데이터에서 이미 바람기를 지적하는 바람에 상대가 더 불안함을 느꼈을 수 있겠어요. 마치 확증 편향처럼요. 아닌데도 자꾸 그쪽으로 생각하면서 의심하면 사실 상대 입장에서도 미칠 노릇이죠. 생각해 보니 소설에서도 그런 장면들이 계속 나왔던 것 같고, 이유진 입장에서는 일이 벌어지고(바람이 확실시되는 순간) 나니 '오히려 후련하다' 혹은 '역시 그럴 줄 알았다'가 됐을 수도 있겠네요. 저도 장작가님의 달달한 로맨스 소설 기대하고 싶은데, 밑에 작가님 댓글을 보니 알러지가 있으시다고(ㅋ). 이제 이 방의 시간이 8일밖에 남지 않아 저도 많이 아쉽지만 남은 기간 동안도 우리 즐겁게 대화 나눠요:)
아주 나중에, 죽기 전에, 감동적인 장편 연애소설 한편 쓰고 싶다는 소망은 있습니다. 지금은 엄두가 안 나고요. 누구한테 물어본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소설가들이 그런 연애소설에 대한 소망 내지 로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실은 제가 한겨레문학상으로 데뷔한 뒤로 완결했다가 너무 별로인 것 같아서 그냥 묻은 장편소설 한 편이 있는데 그게 연애소설이에요(한겨레문학상 받기 전에 썼다가 묻은 장편소설도 있습니다). 아는 출판사 편집장에게 딱 한번 원고를 보내줬고, 거절의 뜻을 돌려 말하는 것이라 여겨지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소설 쓰는 게 쉬우냐, 에세이나 논픽션 쓰는 게 쉬우냐라는 질문을 받으면 저는 논픽션 > 리얼리즘 소설 > SF나 판타지 > 에세이 순으로 어렵다고 대답하거든요. 대체로 그 말이 맞기는 한데, 논픽션 아이템의 경우에는 쓰기 전에 ‘이거 어느 정도나 어려울 것이다, 쓰는 데 시간과 노력이 얼마 정도 들 것이다’ 하는 감은 있습니다. 그런데 장편소설 아이디어는 간혹 그걸 전혀 모르겠는 때가 있어요. 단편은 비교적 그렇지 않은 것 같고요. 시간이 지나고 필력이 늘면 그런 감각이 생길지, 끝까지 이 모양일지 궁금합니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무척 로맨틱한 소설이기도 하고 반대로 그런 로맨틱한 이야기를 비웃는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저는 그런 면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달달한 것 알러지’가 이런 때 발현되는 걸까요. 『콜레라 시대의 사랑』과 「데이터 시대의 사랑」이 겹치는 구석도 좀 있습니다. 바람둥이의 순정이라든가, 로맨스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든가, 긴 시간이 지난 뒤의 재결합이라든가. 연애 얘기만 나오는 연애소설은 성공할 수 없다는 지론이 있네요.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연애소설은 『노르웨이의 숲』인데, 그 소설이 연애 얘기만 나오지 않기 때문에 최고의 연애소설이 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연애소설을 그다지 많이 읽은 편은 못 됩니다. 연애소설 쓰는 데 공부가 될 만한 좋은 연애소설/로맨스소설은 뭐가 있을까요? 여러 고수 분들의 추천 부탁드립니다.
소설은 아니지만 최근에 출간된 이 책도 조심스레 추천합니다. 저는 어떻게 죽을지 죽음의 과정이나 그 이전의 준비에 관심이 많은데요, 아마도 제가 절대 죽고 싶지 않아서인것 같아요. 죽음이 싫다기보단 "이별이 싫다"가 더 정확한 표현일텐데, 혹시나 사랑하는 사람이 나와 다른 생각일땐 어찌해야할까.. 도 역시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는 주제에요. 원제도 <In Love> 이고 부제로 <A Memoir of Love and Loss> 입니다.
사랑을 담아사랑하는 사람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스스로 삶을 떠나길 선택한다면, 그 선택을 지지할 수 있을까? 소설가 에이미 블룸의 에세이 『사랑을 담아』는 바로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한 아내의 가슴 절절한 상실의 기록이자 가장 애틋한 러브스토리다.
제가 읽은 최고 연애소설은 박상영 작가님 대도시의사랑법, 스탕달의 적과흑인데요..(+장강명 작가님 그믐..) 이게 맞는 분류인지 모르겠습니다... 드라마는 연애의 발견, 로맨스가 필요해, 멜로가 체질. 저는 비포선라이즈를 너무너무 재밌게 본 사람이어서 작가님이 안 좋아하실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남겨봅니다..
앗! 그러고 보니 박상영 작가님 글이 있었네요. 저는 <1차원이 되고 싶어>가 아주 좋았어요. 모처럼 그냥 순도 100%의 사랑이야기여서 '이런 기분 진짜 오랜만에 느낀다'하며 읽었던 기억이에요. 다른거 아무것도 안따지고 그냥 누군가가 좋을때 느끼는 (@연해 님 말씀처럼) 진짜 말랑말랑한 사랑이야기요. (결론은 과연..ㅎㅎ)
앗! 저도 이 책 잊고 있었네요. <1차원이 되고 싶어>는 올해 처음 읽었는데, 마음 아픈 장면들도 여럿 있어 읽으면서 몇 번 울컥했어요. 그리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학교라는 공통의 장소를 주제로 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그 책은 정말이지 그 나이 때의 감성이 듬뿍, 절절하게 담겨있는 것 같았어요. 순수함과 청량감, 사랑에 담는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았달까요. @Jonas 님 말씀처럼 순도 100%의 사랑 이야기라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사실 공통질문드리고 나서 정작 저는 뭐라고 답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답니다. 이제서야 겨우 골랐지만, 사실 확신은 부족합니다. 저는 보통 어떤 질문이 주어졌을 때 "가장"이라는 부사가 붙으면 괜히 힘이 들어가서 어렵고, 생각도 많아지고 그렇더라고요. 그럼에도 앞으로 드릴 질문들에 "가장"이 들어갈 것 같기는 하지만요(미리 죄송합니다). 과연 @Jonas 님의 원픽은!! 두구 두구 두구...!
근데 신기한 건, 저도 이 공간에서 달달한 연애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해놓고 그동안 읽었던 책 목록을 가만히 들여다봤는데 정작 그렇게 달달한 사랑 이야기는 없더라고요. 뭔가 다 한 가지씩은 저마다의 슬픔이 담겨있고 끝에 잘 안되거나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가 많았어요.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은 이도우 작가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와 황정은 작가의 <백의 그림자>입니다. 특히 백의 그림자는 소설 배경만 놓고 보면 로맨스라고 보기는 살짝 어렵지만, 저는 두 사람의 사랑이 그 소설의 주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으로 읽었던 것 같아요(사실 저는 아스타틴도...). 그리고 마지막 한 권은 소설은 아니고 총 스무 명의 작가가 쓴 <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에세이집인데, 달달한 이야기는 아니고,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담겨있는 여러 작가의 글 중 개인적으로는 김소연, 이도우, 박준, 정세랑 작가의 글이 좋았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또 좋아하는 책이 한 권 더 있네요.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라는 책인데, 말랑말랑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그 둘의 사랑이 참 아름다웠어요.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라는 남자 주인공의 대사가 너무나 마음 아팠던 책입니다. 있어요. 그 어떤 분이 쓰신 책인데(ㅋㅋㅋ), 저는 읽으면서 되게 좋더라고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롱 스테디셀러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의 이도우 작가의 장편소설. <잠옷을 입으렴> 이후 6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시골 마을의 낡은 기와집에 자리한 작은 서점 '굿나잇책방'을 중심으로 한 용서와 치유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첫 소설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를 펴낸 황정은의 첫 번째 장편소설. 2009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전재되었던 작품으로, 김이설의 <나쁜 피>, 이홍의 <성탄 피크닉>에 이은 '민음 경장편'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싱어송라이터 요조, 영화평론가 정성일, 시인 황인찬, 소설가 김중혁, 기생충학 박사 서민, 만화가 김보통 등 완전히 다른 일을 하며 살고 있는 스무 명의 남자와 여자. 이들 앞에 ‘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제목만 쓰인 빈 종이가 놓여졌다. 이들은 과연 빈 종이에 어떤 내용을 적어 내려갔을까? 『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은 스무명의 필자들이 ‘읽기’라는 ‘만남’을 통해 자신들과 지극히 사적인 관계를 맺은, 그래서 완전히 새롭게 보이는 연애소설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김영하, 조경란, 박현욱, 박민규 등 역량 있는 신진작가들을 발굴해온 문학동네작가상의 이번 수상작은 한겨레문학상, 수림문학상,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장강명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 진짜 ㅠㅠㅠ 저 두권 사서 오려놓은 문장이에요.. 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도 읽어봐야겠습니다. 필진분들 하실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으아... @지금 님도 그 대사에서 울림이 있으셨군요. 두 권 사서 오려놓으셨다니! 그 책은 읽으면서 화가 나는 부분도, 마음 아픈 부분도 많았는데 결국은 정직한 사랑 이야기 같기도 했어요. 사랑과 정직이 어울리는 단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도 정말 좋아요. 그 책을 집필한 작가들의 모든 글이 다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지만(몇몇 편은 살짝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여럿 있어 든든한 마음으로 잘 읽었던 것 같아요. @지금 님께도 좋은 책이 될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네 종이책 사러가는 시간도 못 기다려 이북으로 결제했습니다 ㅎㅎ 추천 감사해요 !
소설 그믐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도 참 반갑습니다 ^^ 저는 이 책도 처음 읽고는 깜짝 놀랐어요. 작가님 글을 많이 읽었다 생각했는데 아주 일부였더라고요. 개인보다 사회에 더 포커스한 작품들만 있는줄 알았는데 이 작품은 훨씬 '개인'에 초점을둔 이야기로 읽었거든요. 살짝 옆으로 새어보면, @지금 님이 오려 놓으신 저 문장은 어떤 의미로 좋아하셨을까요? 내게 저런 말을 해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 아니면 누군가를 저런 맘이 들만큼 사랑하고 싶다?
저의 답을 살짝 더해보자면 제 경우 @Jonas 님이 말씀해 주신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그럼 단순하게는 왜 유독 저 문장이 좋았을까를 생각해 봤어요. 그건 아마도 제 개인적인 경험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저 대사를 읊는 장면에서 저는 이 남자가 이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느꼈는데, 그 진심은 어떠한 행위로서의 진심이 아닌, 존재 그 자체로서의 사랑 같았어요. 네가 무언가를 해서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너라는 사람 자체를 온전히 사랑한다의 느낌이랄까요? 뭐 사실, 이 공간에서도 종종 나눴던 얘기지만 저는 엄마와의 관계가 썩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닌데, 그건 아마 자라온 환경에서 느껴온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형태로 자리 잡은 것 같아요. 제 경우 원가족으로부터 받은 사랑의 속성은 '쓸모'가 주를 이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존재 그 자체가 아닌, 쓸모 있는 존재가 되어야만 비로소 사랑받을 수 있는 환경이랄까요. 지금도 마찬가지의 이유(고장난 딸은 필요가 없다)로 사랑을 받고 있어서 늘 위태롭습니다. 필터가 잘못 끼워지니 이렇게나 비뚤어진 사람으로 머리가 자라버렸는데, 이 생각이 쉽게 바뀌지는 않더라고요. 그런 의미로 저 대사를 읊는 남자 주인공의 마음이 너무 절절하게 낭만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저에게 물으신 게 아닐 수도 있지만.. ㅎㅎ 저 문장 말고도 소년이 소녀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편지나, 처음과 끝에 대해, 해피엔딩에 대해, 소년이 소녀의 눈을 감게 하고 들려주는 이야기 등등을 다 좋아했는데요. 슬프고 아름다운 것은 마음에 어떻게든 고이는가봅니다.. 저는 사람을 만나자 마자 끝을 생각하는 버릇이 있거든요. 새로운 학교에 입학해서 만난 친구와는 언제까지 우리가 만날까, 호감가는 사이가 생기면 이 감정이 과연 언제까지 유지될까, 누군가의 친절로 마음이 잠시 따뜻해질때면 이 온기가 시간이 지나 식고나면 그 쓸쓸함을 어떻게 버틸까, 회사에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을 만나면 언젠가는 이직하겠지 떠나고 멀어지겠지 생각하는 등등.. 삶에서 좋고 따뜻했던 순간들, 꼭 영원처럼 붙들고 싶었던 순간의 마음들이 시간에 먹혀 다 흩어지는 것을 지켜보기를 반복하면서 슬픔이 더 컸었는데, 진짜 고맙고 사랑한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났거든요. ‘네가 이대로 세상에 사라진대도 너 없는 세상에서도 너가 나에게 준 것은 이 안에 남아있을거야’ ‘네가 나를 아프게하는 순간이 온대도 나는 이 마음을 언제든 꺼내서 물리적으로 다른 순간의 눈으로 너를 볼 거야’하는 마음이 나오는!! 그 이후에 그믐을 또 읽게 (2차로) 됐는데 ‘널 만나서 정말 기뻤어 너와의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들이었어 난 그걸 절대로 후회하지 않아 고마워 진심으로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거야’ 곧 적을수있는 마음이 선명할 때 이 문장을 고마운 사람에게 줘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편지 적어주면서 오려 붙였던 것 같습니다. (당보세 이야기하다가 그믐이 길어졌네요ㅠㅠ)
허엇! 저도 @지금 님이랑 아주 비슷했거든요. 항상 관계의 끝부터 생각해서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소중해지더라도, 내가 한 선택으로 총합 +100이 더 커진다해도 -1 만큼의 부정적인게 생긴다면 피하고 싶더라고요. (하앍.. 문학적으로 표현하고 싶은데 공대의 한계입니다 헤엣;) 쭈욱 그러다가 예전 일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보게 됐는데 그 영화 보고 처음으로 아.. 나도 끝을 알더라도 후회 않고 이 선택을 하겠어! 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 생각을 하는 나 자신한테도 놀랐던게 기억나네요. ^^ 그때가 어떤 변환점이었나봐요. 그 전에 <그믐>을 읽었다면,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이런 사랑을 받고 싶다'가 솔직한 맘였던거 같은데, 이때 첨으로 '나도 이렇게 끝을 알더라도 이 사람을 다시 만나러 갈거야'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그믐 읽고 이런 생각을 했던 예전이 떠올라서 더더욱 좋았답니다. 저는 카페서 읽고 있다가 무방비 상태로 눈물이 주루룩ㅠㅠ 사랑 이야기때문에도 울고, 그와중에 아주머니는 또 어떡하나 싶어 또 울고..
Jonas님 저도 공학과 나온 사람이기도 하고,, 온라인 상에서 이렇게 좋아하는? 마음이 가는 게 비슷한 분을 만나 뵈어 너무 반갑습니다 !!! <지금, 만나러 갑니다> 학생 시절 보고 잘 이해하지 못한 기억이 나는데, 비오는날 쉴때 찾아봐야겠어요. '끝을 알더라도 이 사람을 만나러 갈거야'.. 참 멋진 마음입니다.
실은 저도 달달한 사랑이야기만 있는건 좋아하지 않아서 장작가님을 떠올렸습니다^^ 800쪽을 너끈히 넘어가는 분량에 사회문제×사랑이야기×담담하지만 흡입력있는 필력까지 두루 갖춘 작품을 읽고 싶다는 욕심에 좀 부담을 드렸습니다~^^;; 이상하게 학생 때부터 가볍기만한 로맨스 소설은 읽기가 힘들어서요 전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안읽었는데 딸아이(요즘 로맨스물에 빠진)가 <콜레라시대의 사랑>과 <운명의 딸/이사벨 아옌데> 책을 추천하더라구요~~세상은 넓고 읽어야 할 책들은 정말 많은것 같습니다^^ 마감일에 쫓겨서 '데이터시대의 사랑'을 집필하셨다니 Jonas님 말처럼 헤어밴드 착용을 의심하게 되네요^^;;
오, 『운명의 딸』 줄거리 읽어보니 솔깃하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가볍기만 한 로맨스 소설은 저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그렇게 ‘로맨스 소설’이라고 타이틀이 붙은 장르소설은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한 거 같습니다.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려 보면 순정만화도 『라비헴 폴리스』나 『바람의 나라』처럼 SF나 판타지와 결합한 작품만 봤네요. 최근에는 네이버 시리즈에서 연재 중인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한편 읽고 있는데(제목은 비밀) 이것도 순수 로맨스는 아니고 회귀물+정쟁물입니다.
운명의 딸 1<영혼의 집>, <세피아빛 초상>과 더불어 '이사벨 아옌데 문학의 정수'로 꼽히는 소설이다. 폭력과 탐욕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자신의 운명을 새롭게 개척해 나가는 여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작가 특유의 '마술적 리얼리즘'과 '에로티시즘'이 이야기 속에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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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금) 이번 그믐밤엔 소리산책 떠나요~
[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극단 피악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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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누워서 쓰는 서평
무라카미 하루키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앨리슨 벡델 - 펀 홈시무라 타카코 - 방랑소년 1저메이카 킨케이드 -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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