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신기한 건, 저도 이 공간에서 달달한 연애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해놓고 그동안 읽었던 책 목록을 가만히 들여다봤는데 정작 그렇게 달달한 사랑 이야기는 없더라고요. 뭔가 다 한 가지씩은 저마다의 슬픔이 담겨있고 끝에 잘 안되거나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가 많았어요.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은 이도우 작가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와 황정은 작가의 <백의 그림자>입니다. 특히 백의 그림자는 소설 배경만 놓고 보면 로맨스라고 보기는 살짝 어렵지만, 저는 두 사람의 사랑이 그 소설의 주를 이루고 있다는 생각으로 읽었던 것 같아요(사실 저는 아스타틴도...). 그리고 마지막 한 권은 소설은 아니고 총 스무 명의 작가가 쓴 <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에세이집인데, 달달한 이야기는 아니고,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담겨있는 여러 작가의 글 중 개인적으로는 김소연, 이도우, 박준, 정세랑 작가의 글이 좋았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또 좋아하는 책이 한 권 더 있네요.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라는 책인데, 말랑말랑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그 둘의 사랑이 참 아름다웠어요. "너를 만나기 위해 이 모든 일을 다시 겪으라면, 나는 그렇게 할 거야."라는 남자 주인공의 대사가 너무나 마음 아팠던 책입니다. 있어요. 그 어떤 분이 쓰신 책인데(ㅋㅋㅋ), 저는 읽으면서 되게 좋더라고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롱 스테디셀러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의 이도우 작가의 장편소설. <잠옷을 입으렴> 이후 6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시골 마을의 낡은 기와집에 자리한 작은 서점 '굿나잇책방'을 중심으로 한 용서와 치유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첫 소설집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를 펴낸 황정은의 첫 번째 장편소설. 2009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 전재되었던 작품으로, 김이설의 <나쁜 피>, 이홍의 <성탄 피크닉>에 이은 '민음 경장편'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싱어송라이터 요조, 영화평론가 정성일, 시인 황인찬, 소설가 김중혁, 기생충학 박사 서민, 만화가 김보통 등 완전히 다른 일을 하며 살고 있는 스무 명의 남자와 여자. 이들 앞에 ‘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제목만 쓰인 빈 종이가 놓여졌다. 이들은 과연 빈 종이에 어떤 내용을 적어 내려갔을까? 『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은 스무명의 필자들이 ‘읽기’라는 ‘만남’을 통해 자신들과 지극히 사적인 관계를 맺은, 그래서 완전히 새롭게 보이는 연애소설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김영하, 조경란, 박현욱, 박민규 등 역량 있는 신진작가들을 발굴해온 문학동네작가상의 이번 수상작은 한겨레문학상, 수림문학상, 제주4.3평화문학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장강명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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