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독수리의 제국』 혼자 읽기

D-29
진·한과 로마는 모두 도로 건설에 힘을 쏟았다. 학자들이 계산한 공공도로망의 길이는 로마제국이 7만 8,000킬로미터에 달하고, 동한(서역은 계산하지 않음)은 3만 5,000킬로미터에 달한다. 그중에서 약 10분의 1이 간선도로에 속한다. 정부의 관리가 공무로 출장 갈 때 증서를 발행하여 연도의 인력, 수레, 말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은 두 곳이 모두 같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우역(郵驛) 시스템은 진나라 때 이미 건립되었다. 그러나 로마는 3세기에 이르러서야 설치되었다. 속도가 빠른 말로 격문을 전하면서 역참에서 말을 교체하면 밤낮으로 200여 킬로미터를 치달릴 수 있다. 변방의 급한 소식이 수일 만에 도성에 도달할 수 있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 - 나라는 어떻게 흥하고 망하는가! 진秦·한漢과 로마, 두 제국의 천년사 제5장 사해안정四海安定, 팍스 로마나Pax Romana, 어우양잉즈 지음, 김영문 옮김
기원전 202년 항우가 죽자 중국에 비로소 군사 행위가 멈췄다. 기원전 30년 안토니우스가 죽자 로마의 내전이 종식되었다. 두 곳의 승리자는 모두 장수로서의 재능은 평범했지만 연기가 뛰어나서 스스로 황제라고 일컫는 활극을 연출했다. 유방은 두세 번 사양한 끝에 마침내 제후왕 일곱 명의 간청을 받아들여 황제 지위에 오르기로 하고 “천하의 백성을 이롭게 하겠다(便於天下之民)”고 했다. 그런 후 황급하게 전장 부근 범수(氾水) 북쪽 연안에서 허둥지둥 즉위식을 거행했다. 해하 전투가 끝나고 겨우 두 달 되는 시점이었다. 옥타비아누스는 악티움 해전 후 3년을 기다리고 나서야 천천히 로마 원로원으로 가서 명의상 권력을 내려놓고 공화정을 회복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딴마음을 먹고 내놓은 권력을 다시 탈취했을 뿐 아니라 ‘아우구스투스(존엄한 자)’라는 존호(尊號)를 포함한 더욱 많은 것을 찬탈했다. 옥타비아누스가 아우구스투스라는 존호를 칭할 때 나이가 겨우 35세였다. 이는 유방이 한 고조로 변신할 때보다 무려 스무 살이나 젊은 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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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이 안정되어 대동란이나 대변혁이 없으면 역사기록은 일련의 황제 전기로 변하기 쉽다. 중국과 로마의 역사가는 모두 뚜렷하게 드러난 인간의 행위를 기록하는 데 중점을 뒀고, 광활하고 추상적인 정치체제와 사회상황에는 비교적 관심이 적었다. 아울러 역사가는 모두 도덕적 관점으로 사건을 비평하기 좋아했다. 이들은 흔히 사악함을 근거로 진나라와 한나라, 그리고 로마공화정과 로마제국의 쇠망을 해석했다. 역사가는 또 습관적으로 정책 결정자의 성격을 들어서 정책의 내용을 해석했다. 예를 들어 황제 개인의 탐욕이나 근검으로 세율의 고하를 해석하면서도 당시 국방비 등 지출 수요와 정부의 행정 효율은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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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망의 신나라가 패퇴한 원인도 반고는 그가 쓴 허위의 가면에 있다고 간주하고 그것을 벗기는 데 주력했다. 로마의 티베리우스 정부가 실패한 원인에 대해서도 타키투스는 이와 유사한 분석을 내놓았다. 또 사회 경제적 요인은 논하지 않았다. 설령 정치사를 다룬다 해도 오로지 황제에만 중점을 두는 협소한 시각으로는 수많은 관련 요소를 소홀히 하기 쉽다. 황제가 대제국을 통치하려면 반드시 통치계층에 의지해야 하지만 고위 엘리트들의 흑심을 짐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왕망은 강퍅하게 자신의 주장만 내세웠고, 티베리우스는 각박하게 많은 사람을 의심했다. 그러나 이런 경향은 권력자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성격이다. 종국에 이르러 그들이 보여준 혼란한 성격이 전부 권력 부패에서 기인한 것만은 아니다. 부패한 환경의 영향도 똑같이 중요하다. 한 무리의 신하와 귀족이 자신만 옳다고 교만을 부리며 파당을 만들어 사리사욕을 추구하고, 심지어 비밀 모의를 하여 암살을 자행하거나 반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황제는 위협을 느끼고 자연히 심복을 임용하여 자위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한나라 유학자는 황제가 법률로 사대부를 감찰하는 것에 반발하여 이를 잔혹하고 불인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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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민주라는 개념이 없었다. 군주 체제에서 귀족의 권세는 더러 높기도 하고 낮기도 했지만 백성들 입장에서는 왕에서 황제에 이르기까지 그 의미가 대동소이했다. 그리스 로마에서는 많거나 적거나 줄곧 민주제도를 시행했다. 나중에는 이 제도를 위반하기도 했지만 군주제도도 여전히 민주 개념의 영향을 받았다. 아우구스투스는 카이사르의 전철을 밟을까 두려워하며 자신의 군주제를 가리고 분식하기에 전념했다. 그는 황제 직함도 쓰지 않고 전통적 예칭(譽稱)인 ‘princeps’ 즉 수석 공민이란 호칭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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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로 번역되는 ‘emperor’의 라틴어 ‘imperator’는 기원전 209년부터 사용되었다. 스키피오가 카르타고에 승리한 후 부대 병사들이 그를 왕(rex)으로 환호하는 걸 감당하지 못하고 이 예칭을 발명했다. 대개 의미는 가장 우수한 사령관이란 뜻인데 부하에게 이 호칭으로 외치게 했다. 로마는 군공을 가장 영예롭게 생각했기에 군대에서 ‘imperator’란 호칭으로 불리는 건 어디에도 비할 수 없는 영광이었다. 아우구스투스는 그것을 자신의 이름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나중에 ‘imperator’는 황제를 나타내는 공식 직함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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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존중은 결코 로마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의 법가도 로마와 마찬가지로 법률을 존중했지만 애석하게도 이 사상은 유가 독존 사회에서 법률은 곧 형벌이라고 폄하되고 말았다. 법을 받들고 이치를 따르는 건 확실히 로마인의 우수한 품성이다. 그렇더라도 로마제국이 ‘법률에 기반한’ 사회라고 말하면서 그것이 유생들이 주장하는 ‘백성이 가장 귀하다’라는 사상과 같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공허한 이론이다. 우리는 이렇게 물어야 한다. “그 백성은 무슨 백성인가? 그들은 얼마나 법을 귀하게 여겼는가?” 우리는 또 이렇게 물어야 한다. “그것은 무슨 법률인가? 그 법률은 정권을 어떻게 제한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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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나라가 형법을 솥에 주조해 넣기 15년 전에 형후(邢侯)와 옹자(雍子, ? ~전 528)가 땅을 두고 분쟁을 벌였다. 대리집정관 숙어(叔魚, 전 580~전 531)는 옹자의 딸을 아내로 맞았으므로 옹자의 편을 들었다. 형후가 분노하여 숙어와 옹자를 죽였다. 숙향은 사건을 처리하면서 살인·뇌물·횡령 세 가지 죄는 모두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미 죽은 사람의 시신을 베었다. 공자가 그를 찬양했다. “숙향은 옛 유풍을 지킨 정직한 사람이다(叔向, 古之遺直也).” 뇌물·횡령을 극형에 처한 것은 진시황이 탐관오리를 만리장성 공사에 보낸 것보다 훨씬 가혹한 형벌이지만 공자는 거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맹자가 활동하던 시절에 제(齊) 위왕(威王, 전 378~전 320)은 치적은 형편없지만 명성만 높은 아성(阿城) 대부의 부정 사건을 처리하면서 그와 그를 칭찬한 좌우 신하까지 깡그리 삶아 죽였다. 그럼에도 아무런 비난 여론이 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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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벌의 경중은 법률 내용에 관한 문제다. 숙향과 공자가 반대한 것은 법률 내용이 아니라 법률 개념이고, 또 형벌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규약으로 형벌을 사용하는 법률 특성에 반대했다. 법률의 사전 공개성, 안정된 일관성, 명확한 객관성, 반드시 시행하는 신뢰성, 평등 보편성 등은 법가에서 극력 제창한 ‘명법(明法)’과 ‘일법(壹法)’의 내용이다. 만백성이 사전에 알 수 있게 하는 공공성으로 인해 형법은 형벌과 다른 특성을 갖게 되었다. 유가는 이런 특성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왜냐하면 그것이 선왕의 도와 귀족 전제정치라는 인치 사상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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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연구자들은 다음 사실을 발견했다. “고대인은 나라를 다스릴 때 ‘예’와 ‘형벌’만 알고 있었을 뿐이고…… 이른바 ‘법’이 있다는 건 몰랐던 듯하다. 이 때문에 『시경』과 『상서』에는 ‘법’이란 글자가 지극히 드물다.” “단체에 묶인 사람들은 전부 인정과 습관에 의지했고, 하나하나 법률 조항에 구속되려 하지 않았다. 법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는 관념은 고대에는 없었고, 전국시대에 이르러 처음 성립되었다. 고대에 이른바 법은 아마도 형벌과 동일한 뜻이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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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왕들의 인치란 보편적인 법률을 공개적으로 반포하지 않고 사건이 있을 때마다 귀족들이 개별적으로 처리했다. 숙어, 숙향, 제 위왕과 같은 귀족의 심판은 모두 개인의 주관적인 감정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판결이 내려졌다. 그것은 숙향이 편지에서 “옛날에 선왕은 일을 논의하여 제재를 가했다(昔先王議事以制)”라는 상황과 같다. 그러나 이러한 귀족의 판단도 습속과 예교에 따라야 했기 때문에 그 판결이 완전히 혼란스럽지는 않았고 합리적인 요소도 적지 않았다. 귀족은 덕으로써 예를 지킨다고 과장했으므로 인치는 ‘덕을 위주로 하고 형벌을 보조수단으로 삼는다(德主刑輔)’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이 ‘덕’의 함의는 모호하고 공허했으며 각자의 품덕도 일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사건 판결에 임의성이 크게 개입되어 늘 경중을 잘 따지지 못하고 결정이 수시로 바뀌는 일이 발생한다. 숙향 자신도 일찍이 숙어의 횡령을 도와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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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는 자신들의 도덕이 뛰어나서 백성과는 논쟁할 수 없다고 스스로 칭송했다. 맹자도 이렇게 말했다. “군자가 행하는 일은 대중들이 본래 모르는 것이오(君子之所爲, 衆人不識也).” 인치가 지향하는 주지(主旨)는 이성에 입각한 판단을 은폐하는지는 잠시 내버려둔 채, 민중으로 하여금 “그 내막을 예측하지 못하게 하고 항상 위세와 죗값을 두려워하게 하는 것이다.” 사실상 내용이 불명확한 덕은 힘없는 백성을 확실하게 위협하여 형벌을 관장하는 권력자의 권위에 감히 도전하지 못하게 한다. 이 때문에 귀족은 나라의 권위를 마음대로 독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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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준수하는 통치는 충돌이 발생할 때 법률을 최고의 해결 준칙으로 삼는다. 법조항을 명확하고 상세하게 정하고 어떤 행위에 어떤 결과가 따르는지 미리 선포하여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행위 준칙으로 삼게 해야 사람이 법률에 기댈 수 있다. 법률의 한계를 명확히 하면 백성은 적지 않은 ‘위험 지대’가 합법이며 그 안전을 정부가 보장한다는 사실을 알고 법에 의지하여 논쟁을 벌일 수 있다. 즉, 수시로 권력자의 안색을 살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용과 독수리의 제국 - 나라는 어떻게 흥하고 망하는가! 진秦·한漢과 로마, 두 제국의 천년사 제6장 정치체제, 어우양잉즈 지음, 김영문 옮김
권력이 법으로 이동하면 제도가 귀족 대부분의 임의 처결권을 대신하게 된다. 로마인은 그것을 공민의 자유라고 칭송했다. 그러나 중국의 봉건귀족은 그것이 도덕을 해친다고 질책했다. 즉, 법률의 공평함 때문에 친한 관계와 소원한 관계를 분별하지 못하게 되고, 종친과 친해야 하는 어진 마음을 손상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또 숙향이 말한 바와 같이 “백성에게 다투는 마음을 심어주어(民有爭心)” 존귀한 사람을 존귀하게 대해야 하는 뜻을 위반하게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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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가 더욱 많은 것을 점유했다(Fewer have more).’58 현대 학자는 이 몇 개의 단어로 로마 사회 경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총괄했다. 그러나 이 말은 한나라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양자는 정도의 차이만을 보일 뿐이다. 두 제국의 사회 경제는 피라미드식이었다. 하지만 로마의 피라미드는 한나라의 피라미드에 비해 더 가팔랐다. 정보를 관장한 관리의 녹봉에서 그 일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한나라 최하위 품계의 관직은 좌리(佐吏)였는데, 이들의 한 달 녹봉은 대략 병졸 한 명의 녹봉과 같았고, 군수의 녹봉은 좌리의 15배였다. 모든 로마 군단에는 노련한 지휘관 10명이 있었고, 이들의 봉급은 병졸의 33배였다. 이들의 위에는 두 명의 장군이 있었고 군단 사령관은 속주 지사 아래에 속해 있었다. 로마의 속주 지사는 한나라의 군수와 임무가 유사했으나 봉급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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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기운이 생생할 때는 위대한 황조와 제국이 흉금을 크게 열고 시야를 넓게 열어 민중을 위해 복무하는 정신을 크게 진작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시야는 매우 좁아졌다. 로마 전통의 공공정신은 제국에 의해 대부분 방기되었고, 겨우 남은 것도 기독교의 내세관에 의해 압살되었다. 중국의 법가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치 정신을 제창했지만 유가의 독재 아래서 위축되고 말았다. 군부의 재정권(財政權)을 강구한 로마 정부와 문치의 가르침을 강구한 한나라 정부는 각각 어두운 일면을 드러냈다. 귀족주의와 봉건의식이 극성했다. 정부의 고관은 가정이나 당파에 온 정신을 기울여, 실제로 일을 할 능력이 있는 군대와 관리 기구를 쇠퇴시켰다. 아름다운 선전만이 유행하면서 황제와 통치 엘리트의 사리사욕 추구를 분식하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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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이냐 우유냐?” 이 말은 서구 근대 속담이다. 그러나 이 말이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국방이냐 부유함이냐 사이의 선택은 고금의 모든 나라에서 피하기 어려운 난제로 작용했다. 황조와 제국 말기의 특색은 기름기 번들번들한 엘리트가 지나치게 인색하게 굴며 대중의 안전에 필요한 총 몇 자루도 비치하지 않으려 했다는 점이다. 반용이 병사 300명을 보내 옥문관을 지키자고 간청했을 때, 정부의 보조를 받는 태학생과 조정의 고관대작은 서로 화답하며 대중에게 피해를 주는 지출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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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어떤 독일 학자는 언어학과 문자 파편을 연구하면서 훈족이 흉노의 후예라고 인식했다. 1930년대에 또 다른 독일 학자는 출토 유물과 장식예술을 비교하여 훈족과 흉노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 두 가지 학설은 모두 증거가 부족하다. 기원전 1세기에 흉노는 소그드 근처에서 나라를 세웠다. 이 때문에 소그드인은 그들의 민족 명칭을 잘 알았다. 흉노는 48년에 둘로 분열되었다. 남흉노는 한나라에 항복했는데, 그 후대가 바로 소그드인이 말한 Hun이다. 북흉노는 서쪽으로 이동하여 151년 이후로 중국 기록에서 사라졌다. 그때부터 훈족이 로마인의 눈앞에 나타난 376년까지 유라시아 대초원에는 무수한 비밀이 감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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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상황에 대해 학자들은 기껏해야 추측에 의지할 뿐이다. 그러나 대체로 정확한 점도 포함되어 있다. 유목 군체(群體)는 항상 혼합 집단으로 살다가 또 항상 흩어진다. 흉노 또는 훈족도 각각 적지 않은 집단이 섞여 살았다. 어떤 집단은 종족 구성이 들쭉날쭉했고, 어떤 집단은 모여들고 흩어짐이 일정하지 않았다. 만약 일군의 북흉노 세습귀족이 자신들의 지위와 종족명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소그드인이 알고 있던 Hun일 것이다. 그렇다면 200년 동안 초원의 유목민들도 틀림없이 또 다른 집단을 적지 않게 받아들여 그들의 풍습을 흡수했을 것이다. 훈족도 이런 군체일 가능성은 없을까? 독자 여러분 스스로 상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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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족왕국은 로마제국 밖에 있는 적이었다. 그것은 마치 흉노가 한나라 밖의 적인 것과 마찬가지였다. 두 유목민은 약탈에 뜻을 두었을 뿐 영토 점령에는 뜻이 없었다. 이들은 큰 전쟁을 일으켰지만 모두 로마제국이나 한나라보다 먼저 멸망했다. 제국이나 황조는 모두 성 밖의 야만인에 대처하는 것이 성안의 야만인에 대처하는 것보다 쉬웠다. 로마제국 경내의 서고트족이나 진(晉)나라 때의 변경 안쪽 남흉노는 영토를 점령하고 백성을 거느리면서 정권에 참여하려고 했으므로 훨씬 더 위협적이었다. 이들 경내 야만인을 뱃속의 우환거리로 만든 것이 제국과 황조 통치 엘리트의 잘못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뱃속의 우환거리가 가장 공포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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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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