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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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미션! ‘운명을 결정짓는 만남’이라는 키워드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멕베스』입니다. 권력을 향한 야망에 이끌린 맥베스의 왕위 찬탈과 그 이후의 파멸을 그린 극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세 마녀들과 맥베스의 만남이었는데요. 마녀들의 예언을 들은 후 바로 코더 영주가 되자, 맥베스의 머릿속에는 ‘장차 왕이 되실 분’이라는 예언도 계속해서 맴돌며 결국 욕망을 못 이겨 왕을 시해하고 스스로 왕위에 오르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맥베스가 왕을 시해하지 않고도 왕이 될 수 있었을지 항상 궁금했습니다. 만약 마녀들의 예언이 정말 사실이었다고 가정하면, 맥베스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고도 왕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맥베스가 왕을 시해하며 왕이 될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낸 건지, 아니면 살인을 저지르지 않고도 왕이 될 운명으로 정해져 있던 건지, 어떤 쪽일지 궁금했습니다. 전자의 경우일 때 맥베스가 세 마녀를 만난 것이 좀 더 ‘운명을 결정짓는 만남’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커다란 초록 천막』에선 일리야와 올가의 만남이 운명을 결정짓는 만남 중 가장 인상적인 만남이었어요. 특히 올가의 인생이 송두리채 바뀌어버린 만남이라고 생각해요.
운명을 결정짓는 만남이라……고전이긴 하지만 저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생각났습니다. 서로 원수의 집안인 줄 모르고 연회에서 서로 첫눈에 반하고 평생을 맹세하게 되는 죽음도 불사하는 그런 만남이요!
소설이나 영화는 만남의 연속이고, 그 만남은 작든, 크든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저에게 강하게 만남을 생각하게 했던 소설은 <리스본행 야간열차> 입니다. 비가 내리는 아침 학교로 출근하는 주인공 그레고리우스가 다리 중간에 서 있는 여자를 만난 후부터 그의 생각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어 버렸죠. 주인공이 변하게 된 이유가 이름도 모르는 그녀 때문이라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그렇게 한 사람으로 인해, 그것도 지속적인 만남이나 관계가 아닌 딱 한 번의 만남으로 인생의 궤도를 변경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싶었거든요. 인상깊은 만남의 순간이었습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단조로운 바퀴 소리, 덜컹거리는 사물들… 삶에 회의를 느끼고 충동적으로 올라탄 열차가 데려다준 도시 리스본. 경사진 골목길을 달리는 오래된 전차와 낯선 언어를 헤집고 만난 새로운 사람들.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비채에서 새롭게 출간되었다.
저는 오펜하이머와 닐스 보어의 만남이 아닐까 합니다. 야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보편적이었던 때에 그에 반하는 이론인 양자역학에 눈을 뜨게 한 닐스 보어로 인해 원자폭탄까지 만들게 되었으니깐요.
5주차 두 번째 미션! 최근에 서명숙 작가의 '흡연 여성 잔혹사'를 읽었는데, 이 책에서 나온 영초언니와 서명숙 작가님의 만남이 '운명을 결정짓는 만남'인 것 같아요. 작가는 영초언니를 만나 담배를 배우고, 담배뿐만이 아니라 사회 활동과 젠더 문제에까지 눈을 뜨게 되어요. 어떻게 보면 서명숙 작가와 담배와의 만남이 운명을 결정짓는 만남이겠지만, 그 만남을 가능하게 해준 계기는 영초언니이기 때문에! 이 만남이 운명을 결정지었다고 생각합니다. (+ 커다란 초록 천막에서는 트리아농의 만남, 그리고 트리아농과 빅토르 선생님의 만남도 운명을 결정지었다고 생각해요.)
미션 저는 운명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인 연애의 발견이 생각났어요 ! 주인공인 여름이가 태하와 운명적으로 처음 만나게 되고 그날의 운명적 분위기가 각각의 연애와 앞으로의 심리적인 부분들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게 되어서 적어봅니다 이별 후에 다시 만나게 된 재회의 순간까지도 너무 운명적이라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친구인 솔이의 이별을 위로하기 위해 떠난 여행이 없었다면? 태하의 뒤를 따라 배에 타지 않았더라면 ? (여름이와 태하는 서로에게 이끌려 어떤 상황이었어도 만나려고 했을 것 같긴 하지만 ..! ㅎㅎ) 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여름이 지나가기 전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름이를 떠올리게 되네요
저는 이언 매큐언의 <속죄>가 생각났는데요, 운명적인 사랑이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만남도 있지만, 잘못된 만남으로 인해 망가지는 관계도 있는것 같아요. <속죄>에서 브라이오니는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였고, 어렸기때문에 세실리아와 로비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하던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자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로비에게 누명을 씌우게 되고 그뒤로는 로비에게 엄청난 시련이 계속됩니다. 로비가 뒤바뀐 편지를 브라이오니에게 전해달라 부탁하지 않았더라면, 세실리아와 서로 사랑을 확인했던 그날이 세실리아와의 마지막날이 되지 않을수 있었을까요?
5주차 미션 2 제게 운명을 결정짓는 만남이 있었나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저는 제가 인생책으로 생각하고 있는 ‘노인과 바다’와의 만남을 꼽고싶습니다. 좋은 책이라고 해서 무조건 읽는이의 인생을 바꾸진 않는 것 같아요. 그 사람 인생의 어떤 시기와 맞물렸을 때 그 파장이 휘몰아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고민도 많고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던 시기에 만났던 ‘노인과 바다‘는 제가 생각해왔던 제 존재 이유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하니, 가장 최근에 완독한 작품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라는 작품이 떠올랐어요. 이 직품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 암살에 실패했더라면,이라는 가정하에 쓰여진 소설이에요. 조선은 일본에 흡수되어 조선어와 조선의 역사가 잊혀진 1987년이 배경입니다. 소설 속 주인공은 기노시다 히데요는 시인이자 회사원인데요, 우연히 조선어의 존재를 알고 몰래 독학을 하다가 우연히 만난 노승에게 조선어로 쓰여진 시를 듣게 됩니다. 바로 한용운의 님의 침묵인데요, 짧지만 강렬한 그 시와의 만남이 기노시다 히데요에게는 운명적 만남이 아니었을까 해요.
운명을 결정짓는 만남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오늘 발표를 위해 학회에 갔는데 그 곳에서 학교 선배님을 10여년만에 만나고 다른 동료들 소식도 들었습니다. 오늘 미션 수행을 위한 운명적(?)인 만남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작품 속에서는 위에서 언급해주신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만남인데 사연을 쫒아 타국까지 가게되었으니 운명을 바꾼 만남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다른 작품을 하나 더 들자면 김금희 작가의 경애의 마음에 나오는 상수와 경애도 생각납니다.
운명이라는 소재를 보고 바로 떠오른 건 이언 매큐언 <속죄>와 <체실 비치에서> 입니다. 두 작품 모두 한 순간의 오해, 겹겹이 쌓여온 진실되지 못함으로 주인공의 인생이 완전히 바뀌게 되잖아요. 현실속 개인의 삶에서는 어떤 일이 계기가 될지도 모르고 어떻게 바뀌게 되는지도 전혀 알 수 없지만 소설을 읽으면서는 인간의 인생이 어떤 일을 계기로 기구하게 변해버릴 수도 있다는 걸 거시적인 관점으로 알게되니 묘하게 느껴져요.
운명의 만남을 생각하다 보니 저는 안나 까레리나가 떠 올랐습니다. 만약 기차역에서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만약 기차역에서 안나가 브론스키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녀는 어떤 인생을 살게 되었을까요? 어쩌면 운명이란 만남은 자신이 그 상황을 만들게끔 삶이 살아져 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슈퍼문을 보니 커다란 초록천막의 주인공들이 마구 오버랩되는 밤입니다.
@머위잎 204p 1922년 미하는 알레나를 만나서.. 223p 1943년 알레나가 태어났다.. 라고 돼 있는데 204p 연도가 잘못 된걸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스마일씨 스마일씨 님, 안녕하세요. 해당 부분 확인해보니, 러시아 원서에는 204p가 "미하가 22살인 해"라고 나와 있네요. 다음 쇄 때 꼭 반영해두도록 하겠습니다. 제보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박새입니다. 다들 어제 '슈퍼블루문' 보셨나요? 저는 크고 파란 달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가까워서 슈퍼,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떠서 블루문이더라고요! 😅 어제를 계기로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답니다. 📖 오늘부터 일요일까지는 〈밀류틴스키 공원〉과 〈최전방에서〉를 읽습니다. 🔖 5주 차 퀴즈는 아래 링크에서 제출하시면 되는데요, 이번 퀴즈는 정답을 2개 적어주셔야 합니다! 만약 어려우시면 언제든 그믐 채팅창에서 @은행나무@머위잎 을 찾아주세요 :) 정답 제출은 9월 3일 일요일 자정까지만 인정됩니다! 🔗https://forms.gle/cQhk8YQXV66uXhU17
제출했습니다.
제출했습니다. 😊
퀴즈 제출햇습니다~~
정신이 없어서 올린 줄 알았던 수, 목요일 부분과 함께 주말에 읽은 부분의 리뷰를 올려봅니다 ㅎㅎ 🔖 (0831) 「편도 여행」과 「농인 악마들」을 읽었습니다! 「편도 여행」에서는 일리야와 빈베르크가 운명의 흐름을 따라 만나게 되었는데, 그 결말이 죽음으로 끝날 줄은 몰랐네요. 에드윈은 혼자 비행기를 탄 건지, 아내 베라는 어떻게 된 건지 궁금했네요. 「농인 악마들」에서는 미하의 운명적 만남과 더불어 그의 진로와 관련된 에피소드라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아서왕의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했던 세르게이 보리소비치 체르노퍄토프가 알레나의 아버지였다니! 정말 이 소설의 인물들이 엮인 그물은 엄청나게 촘촘하단 생각이 들어요 ㅎㅎ 일리야와 미하는 생각보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서로의 삶에 영향을 꽤 주고 받은 듯한 느낌이 드네요. 일리야를 통해 알게 된 한 권의 책 때문에 미하의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뒤바뀌어버리기도 했고요. 🔖 (0903) 「밀류틴스키 공원」과 「최전방에서」를 읽었습니다! 퀴즈도 제출했어요 ㅎㅎ 「밀류틴스키 공원」에서는 이전에 미하가 감옥에 간다는 언급이 있었는데, 그에 관한 이야기가 풀린 장이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좀 슬프지만 어떻게 보면 타인의 감정에 이입하는 타고난 재능과 타인에 대한 연민이라는 미하의 장점이 그를 감옥으로 이끌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최전방에서」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안나의 죽음이 다뤄졌네요 ㅠㅠ 오래 아프다가 가신 게 아니라, 꽤나 갑작스러운 죽음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최전방에 선 기분’이라는 미하의 말이 아프게 와닿네요. 언젠간 저도 저런 기분을 느끼게 될 거라는 생각에 더욱 더 저 문장이 마음에 깊게 남는 것 같아요. 벌써 브릭스 북클럽 마지막 주네요! 처음 받았을 땐 이 두꺼운 책을 언제 다 읽나 막막했었는데, 미션과 퀴즈와 함께 정말 즐거운 독서할 수 있었어요. 남은 한 주도 열심히 참여하겠습니다~!
앞으로 놀랍도록 텅 빈 삶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이전에 잘못 쓴 것들을 모두 지우고 깨끗한 종이 위에 새로운 삶이 다시 쓰이기 시작할 터였다.
커다란 초록 천막 2 p.194,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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